서울사람, 타지생활이 괜히 어려운게 아니였네요

글쓴이
ElectricMan
등록일
2017-05-27 03:29
조회
11,3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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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건
3년 넘게 충청도 아랫지방에서 타지생활하면서(지역비하로 보일 수 있고 회사가 밝혀질 수 있어서 detail 한 지역은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매주 회사 주말셔틀타고 서울(주말)<->타지(평일) 하고 버텼는데 도저히 버티기 힘들더군요.

회사에서는 수도권 공장으로 보내준다는 확신이 없으니 어느새 사람인, 잡코리아, 링크드인, 피플앤잡 모든 곳에 이력서를 올리기 시작했고,
결국 수도권 공장이 보장된 동종업계로 이직합니다. 정말 지금 다니는 회사 부서 사람도 좋고 일도 편하고 그런데 결국 타지가 저를 힘들게 하네요... 직무도 생산기술 에서 R&D로...

나중에 결혼하면 독립한다는 말들 많이 하시지만 아직 제가 20대 후반이고 결혼 생각이 없어서 그런지 더 서울이 그립더군요. 매주 주말에 서울올라갔다가 내려가니 허무함도 많고요.

특히 평일에 부모님이 편찮으실때 곁에 있지 못하고 주말에나 병원 모셔다 드리는게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불효자인것 같고요. 문화생활을 좋아하는 저에게 평일 타지생활은 너무 무난했고요..

공대생분들 요새 취업어렵다고 많이 서류 쓰시겠지만 근무지 잘 고려하시길.. 막상 쉬운게 아닙니다. 그나마 회사 주말셔틀이 있으니 버텼습니다. 주말근무가 별로 없는 회사인지라..

  • zhfxmfpdls ()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활반경이 넖어지더군요.
    요즘은 그나마 KTX도 있고, 이전보단 그나마 낫긴 하네요.
    저도 님과 비슷하게부터 타지생활을 시작했던거 같습니다.
    처음엔 고향 생각도 많이 나고, 익숙하지도 않고 그런데.. 살다보면 또 자기 터전이 되더라구요.
    지금 회사를 얼마나 다니실지, 아니면 또 이력서 낸 좋은 곳에 합격이 되어서 서울에 금방 가실진 모르겠지만, 암튼.. ㅎㅎ 세상살이가 한치앞도 모르긴 합니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 신부감을 얻어서 결혼하게 되면 또 영향도 받고요.
    아무래도 결혼하면 움직이기 쉽지 않게 되거든요. 총각땐 그나마 자유롭지만..
    결혼 하실지에 대한 고민은 어차피 30대 중반쯤에 정리될 겁니다. 지금 나이엔 당연히 혼자 사는게 편하고, 집값도 비싸니.. 결혼 생각이 없겠지요. 좀 더 나이 들어보면 생각이 정리되어서, 결혼하든, 안하든... 결정이 납니다. 그걸 깊이 생각하기엔 아직은 조금 이른감은 있구요..
    문화생활 좋아하시면 지방생활이 참 힘드시긴 할겁니다.
    서울처럼 그냥 딱 문화생활 즐기고 싶을 때 즐길 수 있는게 아니고,
    한달에 몇번 되지도 않는 문화생활 관련 일정을 굳이 따로 챙겨서 찾아다녀야 하기도 하지요. ㅎㅎ
    여튼, 서울 좋은 곳으로 합격하셔서 가시면 더 좋겠지만,
    지금 직장도 일도 편하고 사람도 좋다면.. 그 동네에 정붙이고 사셔도 나쁘진 않을겁니다.
    서울처럼 빡빡하게 살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여유는 더 있어 장점은 있습니다. 집값도 서울보단 저렴한 편이고.
    3년이면 아직 동네가 정들기엔 쬐금 짪죠. 익숙해지긴 하셨겠지만.
    조금 더 오래 생활하시면.. 아마 충청도 거기 계신곳 떠나면 나중에라도 지금 그 동네가 그리워질 때가 있을겁니다. ㅎㅎ

  • 댓글의 댓글 ElectricMan ()

    예 zhfxmfpdls 님 말씀대로 그곳에 적응하면 충분히 정이 들것 같긴한데....
    사실 부모님 연세가 좀 있으셔서 돌아가실 때까진 제가 돌봐야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그게 좀 힘들더군요. 최근에 많이 편찮으시기도 하셨고요. 외동이다보니 그동안 제가 받아온게 있는데 저만 위해서 지방생활 할수는 없더군요...ㅠㅠ. 그리고 충청도 아랫지방 = 경상도, 전라도 남쪽이에요...ㅠㅠ 저에겐 너무 멀어서 안되겠더군요. 평일에 서울 있으면 부모님 편찮으셔도 하루 연차쓰면 되지만 경상도, 전라도쪽 있으면 KTX 도 타야하고 시간도 부족하고 너무 난감하더군요.
    분명 제가 그쪽 지방 출신이였으면 그 회사 20~30년 다녔을 겁니다.ㅠㅠ

  • 댓글의 댓글 zhfxmfpdls ()

    아~~ 말그대로 '충청도 아랫지방' 이었군요...
    그나마 충청권(특히 대전)정도는 서울과 심리적 거리감은 덜한데, 더 남쪽이면 멀게 느껴지긴 하겠어요.
    그래도 2-30년 다니고 싶은 좋은 회사에 근무하시는 것에 그나마 위안을 삼으시길 바라며,
    또 기회가 있으면 서울에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서류 틈틈히 접수해 보세요.
    그리고.. 그건 그거고, 일단 지금 시간은 나름 의미있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20후반.. 정말 좋은 나이라.. 다양한 곳에서 경험쌓는다는 생각으로 긍정적으로 상황을 맞아 보시길 바랍니다. 지방 고향인 사람들은 서울 답답한 생활 탈출하고 싶어하는데 버텨가며 다니는 사람도 많아요.... ㅎㅎ

  • 돌아온백수 ()

    서울이 어디까지 인가요?
    시간으로 따지면, KTX, SRT 타고 다니는 가정을 하면, 남한에서 지방과 서울을 구분하는 기준이 참 애매해요.

    서울에서 친구들 만나보면, 조금 늦게 끝나면, 집에 갈 방법 때문에 애먹는 경우를 왕왕 보는데요. 서울과 지방이라는 것이 마음속에 만들어놓은 경계가 아닌가 의심스러워요.

  • 댓글의 댓글 zhfxmfpdls ()

    사실 그렇기도 하지만,
    타향살이 안해보다가 갑자기 하면 꽤 힘들긴 할겁니다. 특히 3년차면...
    질문자도 굳이 서울 지방 그런 관점보다는, 고향 비고향 관점이 더 크긴 할거고,
    아랫지방(?)에 살면 아무래도 고향과 이질감은 느껴질듯 하네요.
    돌백님도 아마 타향살이(?) 중이실거라, 그런 고충을 잘 아실거라 생각은 되고요.
    질문자 3년차면 정말 외롭고 그럴때일듯 하네요.. 연고도 없는데.. 총각이라.. ㅎㅎ
    서울-지방 KTX 타면 금방 가긴 한데, 아무래도 물리적인 거리가 심리적인 거리로도 다가오긴 할거 같아요.

  • 댓글의 댓글 돌아온백수 ()

    아직도, 고속열차가 다니는 아직도, 서울 지방 타령을 하고 있으니, 답답해서 끄적여 봤어요.

    미국은 땅이 넓어서 이기도 하지만, 국립연구소나 큰 공장들은 깡촌에 있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남극에 누가 갑니까? 과학자들이 가지요?

    물론, 미국에도 실리콘 밸리나 뉴욕 같은 예외도 있어요. 하지만, 특정 산업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분류할 수도 있거든요. 그 경계가 모호하기도 합니다만.

    한국처럼 분야를 가리지 않고, 수도권 집중현상이 있고, 이렇게 오래 지속되는 상황은 우려 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댓글의 댓글 ElectricMan ()

    돌아온백수님의 의견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고속철도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저희 집에서 고속철도역까지 지하철로 1시간정도 걸립니다. 그리고 또 고속철도<->지방: 1시간 30분~1시간50분(맨아래지방이라 ^^;)... 그리고 또 회사에서 고속철도역까지 택시로 1시간 걸리지요. 결국 min 3시간 30분 ~ 3시간 50분정도가 걸리는데요. 거기다가 고속철도랑 철도, 대중교통 모두 공짜가 아니지 않습니까 ^^;; 제 고향이 서울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아플때마다 가기에는 시간도 걸리고 왕복 10만원 이상이 들고.. 그것도 반복되면 지치기 마련이지요. 무슨 의견인지는 이해합니다. 저도 현실적인 문제로 답답한것뿐이고요..ㅠㅠ

  • 댓글의 댓글 세아 ()

    예를 들어 KTX로 대전까지 빠르면 50분이면 가지만... 문제는 서울역까지 가고 대전에서 집까지 가는데 드는 시간이 추가되지요. 어지간하면 2, 3시간 훌쩍 듭니다. 그게 문제인거지요.

  • Hithere ()

    총각이라서 그래요. 결혼 하면 휠씬 나아지고 할 겁니다. 아직 굳이 맘부칠 이유가 없어서 그런거지요. 터전도 가족도 다 서울있고 (이건 다른 지역이라도 마찬가지) 사회나가면 학교다닐때랑 다르게 맘으로 사람 사귀기 쉽지 않죠.....

  • 그리피스 ()

    수도권사람인데 경상도에서 8년 정도 일했었습니다.그 생활 안해본 사람은 모르죠.. 글쓴이분 마음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집에서 서울역까지의 거리.. 그리고 경상도까지의 ktx 2시간 남짓.. 게다가 다시 숙소까지의 거리... 솔직히 버스타면 편도 버스시간만 5시간 가까이 됩니다. 시간날때 집에 오갈때 다시 돌아오는 기분은 군대 귀영하는 기분과 정말 흡사합니다. 계신지역에서 결혼할 여친을 만들어서 사귀면 정 붙이고 살만합니다. 저도 그당시 여친(지금의 집사람)을 사귀기 전까지는 정말 힘들었었죠. 아는 사람은 회사 사람밖에 없고, 속마음 털어 놓을수 있는 친구는 다들 수도권에 자리 잡았으니까요. 지역 때문에 힘들면 이직을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저 같은 경우는 그곳에 자리 잡을 생각에 거기서 여친을 만들고 결혼하고 잘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수도권의 가까운 지인들만 남고 나머지는 정리되더군요. 지금은 또 다른 지방으로 옮겼지만 하루 빨리 좋은 결정하길 빕니다. 직장생활 10년차 전 직장 동기는 이제라도 본사로 갔습니다.

  • 통나무 ()

    그냥 타지 생활이 힘든거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와서 자리잡고 사는게 다 먹고 살기 위해서이고
    지방은 일자리 자체가 없어서 다들 도시나 수도권으로 모여드는것이고요.
    내려가고 싶어도 내려가서 먹고 살수가 없으니 그냥 사는것이고요.
    타지 생활이라는게 익숙함에서 벗어난것인데.....

  • 돌아온백수 ()

    서울 시골 분리하는 이 습성을 고칠 묘안이 없나요? 세월이 이렇게 흘러도 나아지지 않는걸 보면, 한국인의 DNA속에 각인이 되어 버린건가요?

    한국에서 잘나가는 미국유학파들 학교 목록 보시면, 깡촌이 더 많아요. 거기서 살던 기억은 좋은 추억인데, 왜 한국의 지방에는 못 사는 거죠? 좋은 추억이 안되나요?

    공장도 그렇지만, 지방에 돈 들여서 대학 지어놓으면, 교수들 상당수가 주말부부 하며 반이상의 시간을 서울에서 지내는 경우가 허다 한데요.

    서울에 사는 사람들 중에는 지방 출신들이 반가까이 되지 않나요? 그 사람들은 또 뭐에요? 친구와 친지 때문이라면, 주말에 지방에 가야 할거 아닌가요? 그런데, 실상은 반대로 나타나죠.

    참, 답 안나오는 문제에요.

  • 댓글의 댓글 zhfxmfpdls ()

    솔직히 터놓고 말해,
    젊은이들에게는 서울이 살기 매력적입니다.
    중장년층되면 이야긴 좀 달라지지요. 그래서 귀촌도 많이 하고요.
    어디까지나 질문자도 청년(?)단계라 서울생활 많이 그리울것 같기도 하고요.

    해결 방안은,
    뭐 서울에 있는 주요 인프라를 공평하게 지방으로 이전하는 수 밖에요.
    지금 뭐 여러가지로 지방 이전을 하곤 있는 단계인데, 이게 좀 더 본격적으로 되어야, 지방이라고 마다하지 않겠지요?
    지방에 제대로 일자리건, 문화요소건 인프라만 구성된다면, 꼭 지방이라고 싫어하지는 않을겁니다.
    지금이라도, 만약에., 대학원생에게, 대전의 유명 정출연 정규직 취업시켜줄테니 가라고 하면 지방이라고 안갈까요? ㅎㅎ 실제로 정출연은 외지사람이 대다수고요. 또한 서울출신 대전 정출연 직원은 주말마다 서울 가고 그러진 않던데요. 잘 정착하고 살더군요.

    뭐 지방에 이것저것 많이 생기면 지방도 발전하고, 인구도 분산되겠죠.
    중요한건 아직까지는 서울에 너무 많이 뭔가 집중되어 있는 상태라....
    이전하고 하는덴 시일이 걸릴테니, 금방 해결은 안되겠지요?

    그리고.. 설마, 우리나라 국민들이...
    서울이라서 무조건 우월하다.. 뭐 이렇게까지 생각은 안할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합니다. (일부 개념없는 사람들은 여기선 논외하고요.)
    단지 서울이 여러 인프라 환경으로 살기 좋아서, 문화환경이 좋아서, 직장이 좋아서, 아니면 일자리가 서울에 많아서, 좋은학교가 있어서.. 다들 서울에 그렇게 살아가고 있겠지요.

  • 댓글의 댓글 Hithere ()

    전 다시 학위하면 깡촌 같은 데선 절대 안합니다. 아주 신물이 나는데 무슨 좋은 추억.... 제경우기는 한데, 너무 일반화해서 말씀 하시는 듯해서...

  • 댓글의 댓글 세아 ()

    무슨 DNA까지나... 선진국이라 불리는 잘사는 나라들 다들 수도권 집중 문제 때문에 한참을 고생고생했었습니다. 대개들 1960년대 쯤에 지방분산정책을 사용하여 약간 완화시켰을 뿐이지요. 지금도 런던 집값은 장난 아니라지요? 왜 그렇겠습니까? 다들 런던으로 런던으로 몰려서 그러는거 아닙니까?

    그리고 미국처럼 엄청나게 넓어 수도권이랄 것도 의미가 없는 나라 예만 드시면 어떡합니까? 그렇게 엄청나게 넓은 나라들은 어차피 각 지역별로 살아가게 나름이고, 각 지역별로 살펴보면 또 잘 나가는 도시 중심으로 몰려들게 되어 있습니다. 다들 그런거예요. DNA라면 DNA지요

  • 노르망디 ()

    얻는 게 있으면 참아야 하는 부분도 있는 것이죠.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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