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이 백으로 바뀌기 까지...

글쓴이
리영희
등록일
2020-06-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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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은 내가 막 외국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직후였고, 곧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정희가 죽은 해이기도 하다. 나는 어렸고, 아무 것도 몰랐다. 그래서 김재규라는 나쁜 사람이 감히 대통령을 시해했다고 배웠고, 그렇게 알았다. 한마디로 어두운 그림자 같은, 검정색 이미지, 그것이 김재규라는 사람의 이미지였다.

그런 흑역사 속의, 흑색이, 40년이 지난 오늘, 거의 완전히 백색으로 바뀌게 된 것, 비로소 본래 백색이었던 것을 "흑색"으로 알아야 했고, 그렇게 포장되어 꼭꼭 숨겨져 왔다는 것을 정말 서서히 서서히 설마 설마하면서 하나둘씩 알게 되었다.

내가 그렇게 서서히 천천히 사실에 접근해 갈 수록, 나를 키워주고 보살펴주고 아껴주었던 부모님, 나의 부모님, 그 시대를 순응하여 사셨던 부모님께서도 조금씩 더 완강해지신 것 같다. 우리는 서로 김재규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식 세대인 나는, 40년이 지나고 보니, 정말 김재규가 옳은 말을 하였고 억울하게 덧칠된 이미지로 잊혀져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덧칠을한 장본인이 바로 신군부, 박정희의 아들들인 육사 11기와 친구들 나아가 보안사에 있던 그 정치군인 후배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힘센 놈 다음에 나온 또 다른 힘센 놈에 순응하고 거기 빌붙어 산 이들이, 조선일보이자 우리네 어르신 들이고, 많은 기성 세대의 사람들 이라고 알게 된다.

흑이 백으로 바뀌기 까지 오래 걸렸고, 이런 식으로 사실 백색인데 흑색으로 잊혀져 가는 것들이 얼마나 많겠나? 싶다. 함부로 역사에 대해 과거 사건에 대해, 왈가왈부 하기 쉽지 않다.

  • 시나브로 ()

    백번 지당한 말씀입니다.
    인터넷이라는 소통할 도구가 생겨서 김재규가 재평가 받을 기회를 얻게 된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해야겠죠.

    저도 군부독재 시절엔 어린 나이였지만 박정희의 오랜 독재와 그 이후 신군부가 지배하는 땡전뉴스 시대가 뭔가 옳지 않은 세상이라는 것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어느때가 될 지는 모르지만 10. 26을 김재규의 의거일로 기록할 날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 예린아빠 ()

    박정희가 "흑"이라고  그를 죽인  김재규가를"백"이 라고 할수 있을까요?
    가정해  보자면은
    1.박정희가  김재규의  암살시도(10.26)에  살아 남았다면은  부산 마산이  피바다가 되었을까?

    2..김재규가  정권을  잡는데  성공했다고 하여도  과연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했을까?

    김재규가  민주주의자라고  할만한  아무런  경력이  없는  상황에서  그를  단순히  박정희에
    반대했다고  그를  암살했다고  그 자체로 민주주의자라고  말할수는  없습니다.

    김재규의  박정희 암살에는  소위 "부마사태"와  "김형욱 실종" 이라는  두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김재규는  부산에서의 학살을 막기위해서  거사를  벌였다고  말했지만은
    김재규나  그를  죽인  전두환  둘다  말하지  않은  "김형욱  암살 사건"이  더  직접적인
    요인 일 수도 있습니다.
    당시  권력구조상  중앙정보부가  실행한 것으로 보는것이  합리적인  추측인  김형욱 암살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김재규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 했을 수도있습니다.
    박정희에  의해서 김형욱과  같은  운명에  처하던지
    포스트  박정희에  의해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자신이  김형욱 살인자로  처단될 것이라고
    말이죠.

    당시 군력구조상  역시  당연히  "김형욱 암살사건"에  대해서  알고있었을  전두환이
    김재규를  체포  심문(고문) 해서  발표한 것은  달랑  군부와의  연결고리  뿐이 였습니다.
    그걸  명분으로  그는  12 12 구테타에  성공하죠.
    김재규가  주장 했을 법한  "미국"과의  연결고리나  김영삼  김대중은  하나도  안나오죠.

    ...........................................................
    그럼  김재규가 박정희를 암살한  진짜 이유는  뭘까요?
    친구이며  전임인  김형욱을  암살하면서  자신의  운명을  예감했기 때문일까요?
    혹은  그 와중에 미국의 지시나  교감이  있어서 일까요?
    아니면은  그런 험한일을  치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새롭게  생겨서 일까요?

    어찌되었건  그의  "거사"가  민주주의를 앞당겼는지에  대해서 저는  회의적입니다.
    전두환의  "수사 발표"도  믿을수 없지만은  그의  "재판정 진술" 역시  모두 다  진실
    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니  10 26 이후의  끔찍한  역사에  그가  일조한  혐의가 있기에  더욱 더  그를
    "의인" 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리영희 ()

    김형욱은 부패한 중정부장 아니었나요? 김재규가 김형욱 처럼 부패한 일을 했습니까? 김형욱이 재산을 챙겨서 뉴저지로 도망간 사람 아닌가요? 박정희 스위스게좌 빼내서 돈챙으긴?
    김재규는 그런 짓은 안했지 읺습니까?

  • 예린아빠 ()

    김형욱이  죽은 이유가  부패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조직(오야붕)에  충성 한답시고  손에  피를 많이  묻힌  사람들은  특히나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이  많다고 합니다.
    역사속의  수많은  인물들과  소설의  내용이  다들  비슷하죠.
    그들의  삶의  끝이  대부분 좋지  않은걸로요.

    김재규의  행동은  이름도 묘하게  겹치는 실패한  "궁정 구테타" 정도로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승만...김창룡...김구
    박정희...이후락...김대중
    박정희...김재규...김형욱
    다들  비슷하면서도  다르내요.

  • 리영희 ()

    맞네요. 이후락이 뉴저지에  부패한 부장이고 김형욱은 부패는 아니었네요. 혼동했습니다.

  • 시나브로 ()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02036

    김재규가 김형욱 암살을 지시했다는 설은 조작원발 같네요.
    겉으로는 과거사조사위가 발표한 내용이지만 근거로 삼은게 국정원 소스 같거든요.
    10. 26 사태 불과 17일전인 10월 9일에 김형욱 암살을 지시했다는 것은 바보가 아닌 이상 믿기 어려운 내용이죠.

    구글링해서 자료를 좀 찾아보면 김재규는 휴머니스트면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진 훌륭한 사람임이 확인될 겁니다.
    사이코패스적 성격의 박정희로부터 장준하같은 민주투사들을 보호한 것도 김재규더군요.
    부마사태를 박정희 차지철에게 맡겨두었으면 김영삼, 김대중같은 야당인사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민주국가 건설을 위해 박정희에게 직선제 개헌, 긴급조치해제 등을 건의하기도 했고요.

  • 산촌 ()

    무슨 소린지..
    김형욱이 박정희 돈을 건드리는 바람에 박정희가
    빡친건데요..
    김형욱이 미국으로 도망갔을 때 카지노에서 하루에도
    수십만달러씩 잃고 그랬는데...
    박정희가 빼돌린 돈 김형욱이 빼돌리고 ..
    미국으로 도망가고..

  • 리영희 ()

    또 헷갈리네요.. 암튼 김형욱 이후락 이 두사람은 돈을 마련(?) 해서 해외로 도망간 것 같아요. 이후락은 왜 도미했는지 모르겠네요. 정호용이를 봐도 독재자 똘마니들은 돈을 많이 챙기던데...

  • 댓글의 댓글 산촌 ()

    이게 따질 것도 없이 박정희때는 원조자금등 먼저 먹는
    놈이 임자였어요.
    그중에 그나마 김재규가 제일 깨끗했다는 것이고..

    김재규의 본심이 무엇인지 간에 그건 어차피 김재규만이
    아는 것이고 ..
    김재규의 행위에서 나온 결과만 가지고 역사는 얘기하게
    됩니다.
    아무튼,
    김재규의 차지철 박정희 총살은 대한민국을 바꿔놓은 것은
    분명하고 .. 비록 전두환의 출현으로 민주화가 늦어지기는
    했지만 지금의 민주주의는 김재규의 총으로 인해서
    시작된 거라고 봐도 됩니다.

  • 샴발라 ()

    답답하군 흑과 백이 어딨나?
    광해군은 몇 백년이 지나서야 광해라는 영화로 재조명 되었다.
    몇 백년 후에 김재규가 흑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분법적 사고로 어떤 정치성향은 진실이자 선이며
    반대편은 거짓이자 악으로 몰아가는
    이런 사고방식이 진절머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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