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관리자라는 것... 한번 생각해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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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2-09-14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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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대학 자유게시판에서 퍼온 글입니다
공식적인 자유게시판은 아니고 학교에 의한 자유 게시판 강제 폐쇄 후에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자게 관리자분께서 쓰신 글입니다

이 글 보면서 박상욱님 생각나는건 저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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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관리자라는 것... 한번 생각해 보시겠어요?


(글이 좀 길어질 것 같지만, 한번쯤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자유광장에서 *****로... *****에서 이곳으로...
전단을 만들어 놔눠주고... 뱃지를 만들어 팔고...
굳은 일을 앞장 서서 했던 사람들...
그렇게 이곳을 처음 만든 분들은 어느 정도 알고 계실 겁니다.
그중에서 다섯분 정도가 관리자를 맡게 되었다는 것도 알고 계시겠죠?



그런데 한번쯤 생각해 보셨나요?
처음에 즐겁게 이곳을 찾아 글을 같이 쓰던 분들이
언젠가부터 하나 둘씩... 조금씩 조금씩 뜸해지더니
요즘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는 거...
조금만 관심을 가져본 분들이라면 느끼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왜 관리자들은 갈수록 보이지 않는 걸까요?
각자의 일이 너무 너무 바빠서 이곳을 둘러보기 힘들 정도가 된 걸까요?
군대를 가신 분도 있고, 공부를 하고 계신 분도 있으니... 어느 정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아니면 이곳에 대한 애정이 식어서, 귀찮아져서 그런 걸까요?
물론 이것도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겠죠.
누구나 열정이 식을 수 있고, 보다 바쁘고 중요한 일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제가 알기로는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네요.
여전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어느새 "관리자"라는 이름이 부담스러워졌다면... 이해하실 수 있을까요?



저는 컴퓨터 동아리에서 관리자란 호칭을 1년 반 정도 듣고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냥 웹매스터가 아니라 관리자라는 말이 맘에 들었고,
제가 속한 곳을 위해 무언갈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뻤을까요.
꾸준히 뭔가를 할 수 있길 찾는 저 같은 타입의 사람에게는
딱 맞는 일이라 생각하며 만족하며 지낼 수 있었지요.

하지만 관리자를 그만 두게 되면서 몇몇 후배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네가 어떤 직함을 갖고 싶더라도, 관리자는 하지 않는 게 좋다.
사람들에게 있어 관리자란,
잘 하면 그냥 가만히 있어도 잘 돌아가는 줄로 여겨지는 무의미한 존재이고,
뭔가 일이 터지는 날에는 욕이나 먹는 그런 자리에 불과하다.
차라리 무언가를 공부하고 만든다면 네 능력도 나아지고 시간도 덜 들 거다.
보람된 일을 찾는다면 관리자를 하는 거 자체는 좋다.
하지만 넌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누가 인정해 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수 있어야 하고,
너는 매일 매일 지겨울 정도로 매여 있는 걸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네가 가진 관심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지금까지 최소 수십명에서 백여명이 넘는 후배를 보아왔지만,
딱 한명을 제외하고 애정을 1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을 보지 못 했습니다.
특히 능력과 영리함, 약간의 뻔뻔함, 자신감을 두루 갖춘 관리자감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쓰면 후배들이 보고 섭섭해 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여깁니다.)

애정이 크면 애증도 커지는 게 당연한 걸까요.
한 학기 정도 열심히 했던 사람들은 오히려 떠나가더군요.
대체 왜 그럴까요? 왜 열심히 한 사람이 떠나고, 즐기기만 하던 사람이 남게 될까요?
그런 세상이라면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요?
우리는 열심히 한 만큼 이루어진다고 배우고, 그것을 믿으며 사는 게 아니었던가요?



저는 이곳, 자게사랑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정을 가졌던 관리자들이 떠나가는 지금 이 시간.
혹시 이런 글을 쓰신 적... 이런 쪽지를 보내보신 적 있나요?
"관리자가 뭐길래 내 글을 지우냐?"
"관리자면 글 지워도 되나? 관리자도 학생인데, 학생이 학생 글을 지우다니."
"관리자는 뭐 하냐, 저런 사람 안 내쫓고. 훌리건 좀 내쫓아라."
"관리자님. 저런 글 좀 빨리 지워요."
"**생 확인이 안 돼요. 어떻게 하는 거죠?" (첫 페이지 맨위에는 자세한 공지가 있습니다.)
"관리자님, 제 레벨 좀 올려주세요. 3급 정도 시켜주시면 안 될까요?"
"레벨 업 중. (냉무)"
"아햏햏. 이 양심 업ㅂ은 인간아. 우기면 방법하겠소."
"&(%^#(@!@#)*$#@)*=" (제목과 내용 욕)
자, 여러분이 관리자이고, 저런 글이나 쪽지를 보았습니다.
어떨지를 딱 10초만 생각해 보시겠어요?
1. 특권을 가지고 있음을 자랑스러워 한다.
2. 죄송합니다. 글을 지우지 말았어야 했을까요. 그런데 지우란 의견이 많았거든요. 잘 모르겠네요.
3. 어디 개가 짖나. 신경 끊는다.
4. 별 것도 아닌 게 시끄럽네. 관리자한테 딴지 걸므로 삭제.
5. 짜증난다. 그만 두고 싶다.

관리자들은 어떠한 혜택을 누리는 것도 아니고
단지 관리자라는 이름과, 게시판을 관리해야 하는 책임을 부여받은 자리입니다.
잘 하면 별 소리 못 듣고, 일이 생기면 욕 먹는 자리입니다.

제가 관리자분들의 마음을 전부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 관리자를 해봤던 경험,
그리고 최근 관리자분들과 접촉을 종종 했던 경험으로 미루어보건대
많은 분들이 병을 앓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애정이 애증으로 바뀌는 병.

여러분 중에 관리자를 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3개월 이상 이곳을 건전하게 관리할 자신이 있는 분이 있다면
제가 달 수 있었던 관리자 직함을 관리자분들의 동의를 얻어
그 분께 달아드릴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새로이 열정을 불사를 분이 있다면 아마 다들 좋아하실 겁니다.



얼마 전부터 회원 가입을 할 때나 로그인을 할 때 안내문이 함께 뜨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막무가내의 글이나 험한 글은 받지 못 하며,
어디까지나 건전한 자게사랑을 목표로 함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관리자분들은 단순한 학생으로서가 아니라
여러분의 동의를 얻은 관리자로서 활동하는 것임을 확인해 드리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곳의 관리 권한이 저분들에게 있음을 동의하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이곳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요?
누가 험한 글을 자제시키고 건전한 자게사랑을 유지시켜 나갈 수 있을까요?

물론 자게사랑의 관리라는 것은 이상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없어져야 마땅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말씀대로 학생이 학생의 글을 관리하는 것이 무리가 있을 수도 있는 일이고,
가끔 큰 문제가 있을 때만 관여하여 조정하는 것이 무척이나 이상적인 모습임에 분명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자제하고, 서로 서로 보완해 가는 모습이겠죠.

하지만 여러분이 진정 그것을 원하신다면 우리, 아니 "나부터"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합니다.
"욕하자" 게시판이 아닌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게시판에서는 욕설이 금지되어 있고,
그러한 일반적인 원칙은 이곳에도 당연히 적용됨을 아실 겁니다.
내가 쓰면 문제의 대상이 안 되고, 다른 사람이 쓰면 몹쓸 사람이라는 말. 억지인 줄 아시죠?

반면 dcinside를 가면 "아햏햏"이 표준어처럼 쓰이고 있듯이,
고려대학교에서 "연고전"이라 칭하면 정신 나간 사람 소리 듣듯이
어느 곳이든 그 곳 특유의 분위기란 것이 있고,
특정한 곳에서는 써서는 안 되는 말이 있을 것입니다.

이곳은 분명 **대학교 자유게시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며,
**대학교 자유게시판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원칙이 바탕에 흐르고 있습니다.
굳이 예를 들어드리지 않아도 우리가 자부하는 "**생 ^-^"이 맞다면 아실 겁니다.
"자유"게시판이기에 어느 정도의 선을 지나치게 벗어나지 않는 한 대부분 용인되고 있지만,
아주 일반적이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반발이 있다면
스스로 사과의 말을 먼저 건내고, 서로 다독이는...
그런 모습이 우리가 지향하는 참된 자게사랑의 모습일 것입니다.



저는, 그리고 여러분 대부분이 그러하시겠지만, 이곳을 자랑스러워합니다.
며칠 전에 집에 내려갔을 때도 오랜만에 만난 형에게 **대학교 자게사랑을 자랑했습니다.
간단한 답변에도 친절하게 답변을 달아주는 곳.
누가 뭐라기 전에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왕성한 생명력을 지닌 곳.
우리는 이렇게 나날이 발전해 나가고 있고,
모두가 한번씩 더 생각할 때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 믿습니다.



주제 넘은 것일 수도 있는 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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