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문제에 대해 최종적으로..

글쓴이
???
등록일
2002-09-14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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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진분들의 당부가 있지만 이 글은 올리는걸 허락해주셨으면 합니다.-그래서 기존글의 바로
밑에 이었고요..)

기분이 너무나 착잡하군요.. 너무 몰리는 양신규님을 변호한다는게 저도 모르게 엇나가
박상욱님께 상처를 드리고...

우리가 어떤 한가지 공통의 목표를 마음에 두고 소망하며 이곳에서 다른이의 의견을 듣고
때론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온지가 (프리챌을 떠난후론) 반년여가 되어가는군요. 솔직히
이번 사건은 싸이트가 내환으로 자멸하느냐 마느냐의 기로로까지 느껴진다는건 지나친
기우일까요.

도로에서 싸움이 났을때 누군가가 싸움을 끝내지 않으려는 사람쪽의 편을 들어주는 시늉을
하면 거짓말처럼 싸움이 끝나버리는걸 본적이 있으신지요. 아마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광경
이겠지요. 제 지원(?)에 다소나마 누그러진것 같은 양신규님을 보며 제가 진작에 나섰으면
지금까지의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혼자 해봅니다.

아래글을 읽으셨겠지만 양신규님은 대단히 독특한 캐릭터의 소유자입니다. 사실 저는 이 분
이 언젠가는 이곳을 찾아오실 줄 알았습니다. 아니 원래는 일부러 이곳을 알려드리려다가..
(만사 제쳐두고 이곳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실건 알았습니다) 말았습니다.. 뭐랄까 좀 주저되는
마음이 들더군요. 그리고 만약 언젠가 나타나신다면 어떤 모습이실까하고 생각해본적도 있지만
이렇게 충돌이 있으리라고는.. (어쩌면 그 주저함이 이에 대한 예감이었는지도 모르겠군요)

맨 처음 문제가 된 "비젼2020"이란 글은 보지 못 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보관하지 않고
운영진분들이 지우신건 (적어도 양신규님에겐) 큰 실수를 하신겁니다. 왜냐하면.. 양신규
님의 자기글에 대한 애정은 상상을 초월하니까요.(본인 표현에 의하면) 개개의 글마다 들인 공
도 엄청나고 비싼 돈으로(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컨설팅 피를 말하는게 아닐지..)
환산되는 자기 시간을 들인것이기 때문이죠.

다른분들은 악의적인 괴롭힘이라고 받아들인 모양이시지만 전에 그런 토로(글이 지워지는
것에 대한 비통함)를 접했던 저로서는 양신규님의 계속된 클레임이 이해가 갔습니다만..
그러나! 그래도 이번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사과하는 운영진에게 계속해서
비난과 함께 그 문제를 들먹이는건 대다수의 상식이란 판단에선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말이죠.(물론.. 제가 진작 그런 상황을 양측에 설명했더라면 좀 오해가 덜하지 않았을까
싶긴하네요..)

글 삭제문제에 있어선..
사실 자신이 쓴 글에 대한 보관의무는 작성자 개인에게 있다고 봅니다. 저 역시 공들여 쓴글이
잘 있겠지하며 옛 게시판을 찾아갔는데 그 게시판이 폐쇄되어 온데간데 없을때 무척 황당하고
아까운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그걸로 그 게시판 운영자를 욕하거나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게다가 저 역시 싸이트 운영자의 경험에서, 삭제게시물 보관원칙을 세우고 되도록 준수하려 했
지만 사람이라 가끔은 실수도 하고(지금까지는 다행히도 요청이 없었습니다) 그런 보관이,
문제가 생겼을때의 증거보존 차원도 있기는하나 결국은 운영자의 호의와 수고로움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사실 거의 전적으로 운영진의 편이었고 그래서 지금껏 아무 의견표명
을 않았던거죠.-이해해주십시요..)

그 다음에 양신규님은 박상욱님을 타겟으로 삼아 집중적 비난을 퍼부었는데 사실 그에 있어
초반 박상욱님의 다소 세련되지 못한 대응이 기름을 부은격이었던것은 맞다고 봅니다.-저는
연배가 되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젊은 혈기셨을까요?  이 부분은.. 더 언급은 않겠습니다.
그저 제가 중재에 나섰더라면 약간은 상황이 지금보단 낫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이 크고요.

(이 글을 쓰다 잠시 보니 임호랑님께서 "넘어서지 말아야 할선이 있는데 (제가) 넘었다"고
말씀하신걸 보았는데 참혹한 기분 금할 길 없습니다. 뭔가 꼬일것 같은 예감에 애써 참으려해
왔는데.. 도무지 끝나지 않는 상황에 뭔가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게 제 repetition이며 양심-박
상욱님께 상처를 드렸다는-에도 먹칠을 하다니.. 누굴 원망할 일이 아니겠습니다만..)

저는 애초 4월달에 소개했던 글에서의 양신규님의 평가를 쓸때 드러나게 나타내지는 않았습
니다만.. 이 분의 role이 단순히 미국(자본주의의 메카인 뉴욕과 학문적 중심지 보스톤)의
상황을 알리고 미국의 국력에 있어 과학이 차지하는 의의에 대해 환기하는 역할에"만" 머물렀
으면 하고 바랬습니다. 그런데 이 분은 그걸 넘어서는 욕심을 가졌는지.. 아무튼 상당한 평지
풍파와 반목을 이끄셨군요..

좀 일반적인 주제입니다만..
진보의 의미와 성격이, 무조건적인 변화와 제한없는 표현, 수평적 관계 설정이라면 양신규
님은 그 의미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표현에 의하면) 수구와
기득권의 전복에 가까운 교체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변화를, 교수라는 신분에 얽메이지 않는
직설적 표현에서 제한없는 표현을, 역시 사회적 신분을 스스로도 의식치않는-많은 분들이
아직도 양신규님이 교수로서 뭔가 권위적이려한다고 생각하시는데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이 분은 적어도 우리의 주제에 관한 한은 나이,직위,학문을 불문하고 대등하게 토론하는
사람입니다.-면에서 수평적 관계설정이라는 성향을 아주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모 대통령후보와 친화적이었던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이는 진보계열이 사회의
리더를 맡기에 미숙한 약점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이 분이 앞서가는, 훗날에는 평균적인 캐릭터를 가진분일지 모르나 현실은 이곳 싸이엔지의
구성원들이 (대체로는) 한국의, 2000년대의 (아마 약간은 진보에 치우칠) 의식을 가졌다는 점입니
다. 양신규님은 그들로하여금 구시대의 낡은 사고방식에서 깨어나라고 하나..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공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제가 평가하는 진보계열의 약점, 즉 개인(자신)의 수준에서
는 가능하지만 대다수(타인)는 받아들이기 힘든 기준(이상)을 무리하게 촉구한다는 약점을
양신규님은 뚜렷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얼핏 이 분이 가정생활에서 통념상 성공하시지는 못하다는 건(이혼?) 눈치챘었
는데 그 사실을 어떻게 아셨는지 상욱님께서 이 문제를 우회적으로 표현하시며 인간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다는식으로 간접적,공개적으로 여론을 유도하시는건 좀 반감이 들기는 했습니다..
과거의 사회적인 면을 가지고 비난하는것은-사실 양신규님 본인은 그다지 심적으로 피해를
입는건 아닌걸로 보이지만- 가장 피해야할 일이라는 개인적 신념때문이었던거지요.. 그게
제가 그렇게 심한말을 하게끔 흥분했던 이유입니다....

사실 제가 양신규님의 출현을 계기로 (언급하여) 써보려했던 글은, 싸이엔지가 결국 (극단적인
코스모폴리터니즘에 대해 대비되는 관점으로) 국가주의의 틀속에 있어야 한다는게 드러났다는
관찰이었습니다. 즉 다른곳보다 국수주의에 대한 경계와 보편적인 가치의 추구성향이 강한편
이나, 양신규님의 극단적인 코스모폴리턴적 경향에 대한 대다수의 반감-다소 벗어나지만,
솔직히 "금발미인들과 수백달러의 저녁식사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자랑하시는게 좋아보이지는
않죠. 꼭 그런것에 끌리는 사람들만 있는건 아니겠고요.-은 결국 이 싸이트의 추구목표를 한국,
한민족 공동체의 발전이라는 가치안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우리 스스로 깨닫게 했다는 주장에
따라 몇몇 국가에 대한 벤치마킹에 대해 글을 써보려 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운영진 분들이
그러한 점을 간과하신다는 불만이 좀 있었기 때문이죠(꼭 대결구도가 아니어도 중국에 대한
관계설정이라든가 하는 주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신게 아닌하하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많은 부분이 엎질러져 버렸습니다. 오늘밤이 꿈이었으면 하는 기분이고요..

제가 보기에 (이것도 사실 미리 여러분께 말씀드렸어야하는데) 양신규님은 이곳에 오지말라고
해서 안 오실분이 절대 아닙니다. '교수라는 권위로' 자신의 의견을 펴고 그것이 실현되기를 바래
서는 아닙니다.(실명을 쓰는 이유가 "나 교수 누구요"라고 과시하기 위한 의도는 이 분에게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특히 가명인 분들은 이분에게 섣불리 비난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실명을
쓴다는데 대해 떳떳함을, 그러므로 그들은 실명자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논리가 한번 발동걸
리면.. 지금하고는 상대도 안 될 정도로 골치아프실겁니다...) 공명심때문에? 그건 맞습니다.
그것은 이 싸이트가 굉장히 큰곳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분은 이곳을 이용하기를 바라고
또 바랬던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작은 살롱 수준이면 모를까 과학기술인 연합이란
거창한 자격을 가진곳에서 요건에 맞지 않는 글이라면 모를까 어떤 사람을 배격,축출할 수는
없다는게 이분의 논리일거고 누구도 이 논리를 묵살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우리 싸이트가 몰락하지 않는한은 이 분을 막을 수 없다는걸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역설적이나
그건 이 분의 우리싸이트의 목표에 대한 열정이 어마어마하게 강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단지
이 폭풍같은 사람을 그의 활동을 우리의 이익과 동조되도록 조금은 참고 설득하는 수 밖에 없습
니다.. 그게 이 분을 지켜봐온 사람으로서의 최종적인 충고입니다..(그 분도 보실 글을 이렇게
쓴다는게 얼마나 우스운지.. 그러나 가만히는 있을수 없다는.. 정말 괴롭습니다..)

(박상욱님과는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이곳에 계속 오건 안 오건
이 문제는 해결해야겠군요.. 제가 누군지 아는 유일한 이인-그리고 직언을 해주는 사랑하는
동생에게 무척 창피합니다...물론 보이지는 않으나 여러분께도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창피합
니다..)

  • 임호랑 ()

      이 글을 통해 양신규님과 과학도님에 대해 보다 많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드린 말씀에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고요.... 다른 회원들에게 다소간 오해를 무릅쓰고 나름대로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셨다는 점은 제 개인적으로 높이 사고 싶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것이고 큰 용기를 낸 것이라고 보기에........ 밤이 늦었군요. 좋은 밤들 되시길....

  • 배성원 ()

      누군가를 알아 나간다는게 참 힘든 일인것 같습니다. 과학도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 모임의 생명력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호랑님도 좋은밤 되시기를...

  • 최성우 ()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않고 공정하게 '중재'를 한다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과학도님은 나름대로 노력을 하셨고, 실수를 인정하셨으니 큰 용기를 지니신 분이라 생각됩니다.  좋은 사이트를 만들어 가기 위하여 다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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