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익단체여야 합니다.

글쓴이
Cinderella
등록일
2002-03-05 18:5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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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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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군요. 여기에 대한 제 생각과, 현재 논의 안에서 간과하는 점에 대해 몇자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제 생각에 동의할 분보다 그렇지 않을분이 많을겁니다. 그런 분들이라도 제 글 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한번쯤 곱씹어 보셨으면 합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잠깐 하겠습니다. 바로 이익단체에 성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논의의 가장 뜨거운 점 중의 하나는 이곳이 이익단체여야 하는가임을 생각하면 문제의 본질에서 그다지 크게 벗어나는 일은 아닐 겁니다.

사전적인 이익단체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해관계집단·이익집단·이익단체·관심집단 등으로도 부른다. 이 집단은 근대사회의 조직, 기능의 분화, 민주주의 정치원리의 보급을 배경으로 하여 존재하고 증가하여 왔다.

형태적으로는 직장 내의 비공식적인 소집단이나 조직으로부터 국가적 규모로서의 단체나 조직을 포함하여 상당히 다양하다. 정당은 아니지만 일정한 정치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이해관계 집단을 특히 압력단체라고 한다. 현대사회에서의 이들 집단의 의의는 특히 여론이나 정책형성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으로, 사회적으로 제2차 집단에 속한다.

(이하 엠파스 사전에서 인용)

위와 같이, 이익단체란 같은 성격의 일은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고 지키기 위한 모임일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이익이란 이기심에서 비롯된 단체임은 부정하기 힘들 겁니다. 그렇다고 이 이익과 이기심이란 단어에 부정적 반응을 보여서는 안됩니다.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구동의 근본 원리는 이러한 개개인의 '적절히 조절된' 이기심이니까요. 또한 이익이란 말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떠올리며 이맛살을 찌푸릴 이유도 크지 않습니다. 여기서의 이익은 사회적으로 타당성을 지닌다는 가정 하에 우리가 응당 받아야 할 몫이란 측면이니까요.  다시 말해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고 찾는 이익집단의 성격 자체가 이상적인 자본주의 질서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또한 위의 정의대로 정책결정이나 여론형성의 기능이 있다는데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기능이 지금과 같은 극단까지 분화되어 복잡한 시대에 이익단체의 가장 중요한 기능일 겁니다. 모든 것을 잘 알고 '제대로'결정하기 힘든 정책결정에 정말 이 분야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된다는 데 부당한 이유를 저는 찾기 힘듭니다.

이번에는 아래 어느 분의 글을 잠시 인용하겠습니다.

>이 scieng.net은 평범한 이공계 출신들이 각자의 어려움을 나누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수 있는 커뮤너티가 되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사회,정치적인 것이라면, 그 해결을 위해 우리의 힘을 합치기도 하는 것입니다. 커뮤너티의 사람수가 많아지면 정치적 힘을 가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과 생활이 곧 정치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유승준 팬클럽이 이익단체도 아니요 정치단체도 아니지만, 유승준 입국을 요청하는 것은 정치적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사이트는 우리 이공계 출신들이 바라는 이 나라의 과학기술 및 과학기술인력과 관련한 정책방향을  이 나라에 제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학기술인 계층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과학기술인들이 한국의 과학기술 정책 결정에 올바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 나라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이견이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관계, 정계, 재계 등 사회 각계, 각층에 과학기술인들이  진출하여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한국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것이라 믿습니다.

문제의 해결, 이를 위한 힘의 집산, 정책 결정에 대한 올바른 영향력, 다분야에 제 목소리를 내기. 이러한 모든 성격을 아우름에 이익 집단 이상의 말을 저는 생각해 낼 수 없습니다. 이익 집단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아마도 겉으로 '이익'이란 말을 잘 내세우지 않는(그러면서도 온갖 추잡한 일은 뒤로 다 벌이는) 사회 분이기와, 사회적인 맥락과 균형은 고려하지 않은 체 자신의 이익만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타 이익집단의 횡포가  대다수 사람들을 너무나 아프게 할퀴었기 떄문이 아닐까 합니다. 줄여 말하면, 이익집단이란 말은 가치중립어입니다. 따라서 어떤 이익집단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우리가 경계해야 할)균형감각 없는 닫힌 집단의 극단적 이익 추구가 남긴 그림자 떄문이지 결코 이익집단이란 말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결국 자신에게 돌아올 정당한 이익 이상으로 분자화된 개개인을 모을 수 있는 모임이 이익단체 이외에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아닌 말로 나쁜짓 하자는 것도 아니고, 결국은 제대로 된 사회구조 실천의 일부분이기도 한데요.

위의 제가 인용한 분의 글 안에 있는 www.scieng.ent에 대한 정의에 동의하신다면 우리는 이미 이익집단입니다. '이/공학도가 제대로 평가받는 사회라는 이익을 바라는 사람들의 동일 집단'이며 여러 방면에서 이를 추구하려고 노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우리가 생각해야 될 건, 이익집단이다 아니다가 아니라, 사회적인 맥락과 균형을 어그러뜨리지 않는 선 안에서 우리의 주장과 이익(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이익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을 한데 뭉쳐서 추구해 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이 모임이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이익단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이익(결국은 사회의 이익이 될)을 추구하면서도, 그것이 정당한 사회적 균형을 침해할 소지가 있을때 당당히 구성원 모두가 부정할 수 있는 모임이 되길 바랍니다.

의정부에서 Cindy...+

  • 임도진 ()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말씀 참 잘하셨습니다.

  • 이동엽 ()

      옳소!

  • 한대희 ()

      결론에 동감입니다.

  • 김형석 ()

      내 생각과 같구려

  • bioman ()

      저도 찬성합니다. 한가지 생각되는 것은 과연 개인의 이익 또는 우리 단체의 이익과 사회의 이익이 같다는 가정이 항상 타당할까 라는 점입니다. 초심이 항상 변치만 않는다면 그런걱정은

  • bioman ()

      필요하지도 않겠지요. 각설하고 이제 우리도 빠른 시간안에 방향설정을 확실히 하고 나아가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고생하고 계시니까 좋은 방향으로 가겠지만 시간이 마냥 우리의 편이 되어

  • bioman ()

      되어 줄것 같지는 않습니다. 신속하지만 신중하게 참 어렵죠? 저는 우리가 가야하는 길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많은 땀과 정성과 협력(단결)을 필요로 할겁니다.

  • Cinderella ()

      그 가정은 물론 타당하지 않지요. 그렇기에 타당성있는 대안과 균형감각이 중요함은 이미 제 글에서 언급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곳 정체성의 자각(긍정적인 이익단체) 논의를

  • Cinderella ()

      마감하고 대안과 정책제시, 그리고 이에 따른 움직임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Cinderella ()

      이것이 제 짧은 넋두리에 담긴 목적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붙입니다.

  • Cinderella ()

      Festina lente!(천천히 서둘러라!) - 송대방, 헤르메스의 기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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