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 이공계열 위기와 이공계열 대학진학에 관하여

글쓴이
김도우
등록일
2002-03-07 19:20
조회
5,809회
추천
2건
댓글
12건
반갑습니다.

저는, 울산에 거주하며, 19세, 김도우라고 합니다.

진로와 관련하여, 너무도 걱정하고 있는 제 친구 때문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 친구는, 올해 고3 올라가는 여학생이고
화학관련 공과대학(화공학 등)에 진학하고 싶어합니다.
집안사정이 좋지는 않아서,
대학원까지는 꿈꿀 여유없이
대학교 졸업 후 바로, 자신의 전공과 관련하여
회사나 연구소 등에 들어가서 연구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공계열의 위기에 관한 말들을
친구도 대충은 들었는지,
진로를 아예 바꿔야할 정도로 심각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벌써, 취직을 생각하기에는 이른 나이이기도 하지만,
친구의 입장이 되고보면 이해할만도 합니다.
자신의 전공과 관련한 일자리를 구하지도 못하는데
대학 4년간을 헛되이 썩히고 싶지 않아하는거죠.
게다가 앞서 말씀 드렸듯이, 경제적여유가 좋지 않기 때문에
취직은 중요한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구직난에 관한 문제가,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이긴 하나,
특히 이공계열의 위기에 관해서 얘기가 많습니다.
아마도 그 점이 적잖이 작용하여,
많은 신입생들이 이공계학과를 기피하고
취직등의 걱정이 비교적 덜하며 안정된 생활이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는
의예과 등을 많이 선택합니다.
신문보도를 통해, 최상위권 대학에서조차
이공계학과의 신입생 등록률이 심각할 정도로 저조하다고 들었습니다.
또, 실제 대학에서도 자신의 전공과는 관련이 없는 취직공부에
더 신경을 쓴다고도 들었습니다.

반면,
과학 전분야는 오늘날에 있어 가장 중요하며 실용적인 학문이므로,
절대 "죽지 않으며"
정부나 많은 회사에서 장려하고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는 걱정할 필요없이 많다는
이런 상반된 이야기도 듣곤 합니다.

이 점에 관련하여 주위의 여러 사람들에게 여쭤보고
또 여기까지 글을 올리게 되군요.

대학마다의 차이, 학과간의 차이, 각 개인의 능력 차이 등등이 큰 요소이겠지만
이공계열 전체만을 두고 보았을 때,
특히 "취직"을 중점으로 하여 궁금한 점이 많습니다.

1. 구직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직업수요가 많은가?
2. '암울하다','전망이 좋다'는 상반된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3. 암울하다면 어느 정도로, 전망이 좋다면 또 어느 정도인지?
4. 현 공대생들의 분위기? - 실제로 다른 취직공부할 정도로 위기인가
5. 공대생의 대략적인 남녀 성비율은 어느 정도이며, 취직시 차별이 있는가?
  (- 물론 사회적으로는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저 위의 질문이 단순히 '원하는 곳으로의 취직이 잘 되는가'에 관한 질문이었다면,
이번엔 취직 후의 문제가 되겠습니다.
원하는 곳으로 진출했다고 해서,
과연 '만족하는 생활'이 보장되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있습니다.
(반드시, 임금과 관계된 처우문제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이 역시, 그것을 결정하게 하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는 것도 알고,
한 마디로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며,
여러가지 관점이 있다는 것도 압니다.
일반적으로 어떠한가라는 말입니다.
아니, 다시 질문 드리겠습니다.
- "현재, 이공계열에 종사하시는 여러분들, 어떻게 생활하고 계십니까?
  얼마나 암담한 겁니까?"

"현실"에 대해서, 혹은 "전망"에 대해서
가능하면 자세히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밖에 생각나시는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꼭 좀 많은 분들이 답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친구와 저는 너무도 심각한 문제이기에...

물론 상황이 아무리 어렵다고 하더라도,
저는 친구에게 "하고 싶은 길을 가라."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현실은 이렇다"고 덧붙이면서,
"그럼에도 원한다면 하고 싶은 길을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

대학진학을 앞둔 전국의 많은 고등학생들이
이런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줄로 압니다.
순수히 "과학자"라는 꿈을 갖고 살아가는 많은 학생들은 지금,
이런 전사회적으로 나오고있는 불안한 목소리들에
진로자체를 바꿀 정도로 심각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 많은 학생들이 그 순수한 꿈을 접는다는 그 사실이야말로
진정한 이공계열의 위기 아니겠습니까?

지금 이공계직업에 종사하시는 많은 여러분들,
학생시절에 품었던 그 "과학자"라는 순수했던 꿈을 한 번 떠올려 보십시오.

현실과 전망에 대해서 사실적으로 바로 알려주어야하겠지만,
그 꿈을 꺾어서는 절대로 안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많은 분들의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공계2 ()

      어쩐지 19세의 학생같진 않게 느껴지도록 논리적이군요. 하여간 대학원을 진학하지 않겠다면, 이공계는 좋은 진로입니다. 당장 직장을 구할때는

  • 이공계2 ()

      하지만 회사에서 현장에서 생산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실험실에서 살고 국가, 나아가 세상을 위해 첨단 과학을 정진하겠다면 말리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이공계2 ()

      울산에 사시면 석유화학단지에 취직하시면 되겠는데, 명문대라는 데는 안 가는 것이 더 나을지 모릅니다. 모든 교수들이 주로 첨단을 전공하고 있지, 정유회사의 플랜트를 연구하는 교수는

  • 이공계2 ()

      거의 없습니다. 첨단이 아니니깐요.  다 정부의 고결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 입니다.

  • 이공계2 ()

      아마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은.. 이런 언론의 보도와는 상관없이 기존의 산업에 합당한 전공에 진학할 것입니다.

  • 이공계2 ()

      문제는 처음에 선택과 집중에 따른 첨단 기술에 과잉생산된 고급인력의 구직란입니다. 과학한국의 허상에 세상물정 모르는 공부를 하던 이들의 불만이라고나 할까요?

  • 이공계2 ()

      하여간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산업을 겨냥해 공부시키는 소위 명문대 진학을 하지 말고, 기존 산업에 직장이 확실한 전공에 맞추어 알맞은 대학에 진학하십시요..

  • 이공계2 ()

      따라서 명문 공대의 미달은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며, 그런 능력이 있다면 의료계가 더 낫습니다. 다 정부와 언론에 나온 과학에 대한 환상을 믿은 사람들의 잘못이라는 것이 일반 사람들

  • 이공계2 ()

      ..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선진국은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많이 하는데 뭐 많은 것을 바랄수는 없지요..

  • 이공계2 ()

      그런데 정치나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이공계는 일자리는 당장에 많지않냐 하는 등 이야기로 이번 이슈를 진화하려 하는 것 같아 더 한심합니다..

  • 이공계2 ()

      끝으로 만약 대학원에 진학하여 첨단을 공부하면 님께서는 직장도 없이 정부에서 마련하는 저수지에 담길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연구인력들은 당장 공장의 밸브를 잠그고 파업

  • 이공계2 ()

      할수 있는 사람들도 아니니 힘도 없습니다. 그러니 이공계인을 우습게 보고,  진로 선택을 스스로 잘못했다고 자인하라고 강요하는 것이 우리나라 사회의 인식입니다. 이상



자유게시판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300 황당한 글 한토막!-왜 우리가 윤리적이어야 하는가? 댓글 7 장재영 05-27 4374 3
299 제 1 회 한국과학기술인연합 회원 초청 강연회 요약문 댓글 8 김덕양 05-27 3993 4
298 답변글 filament 님의 반론; 제가 댓글을 이쪽으로 복사했습니다. 김덕양 05-27 4007 1
297 [연합뉴스] < 마하티르 총리, 대덕밸리 방문 > 소요유 05-25 3933 1
296 [연합뉴스기사] '`국가과학경쟁력 10위'는 더 분발하라는 뜻' : 이 게시판 267 & 268 글과 관련… 댓글 1 소요유 05-24 3838 1
295 [연합뉴스기사] `기업연구소장 재직기간 짧아졌다' 소요유 05-21 3745 1
294 이공계 위상 앞으로 더더욱 추락할 듯 댓글 7 이상학 05-20 4823 0
293 도대체 교수들은 뭐하는가? 하이닉스 좀 살려준다고? 댓글 2 이상학 05-18 4059 2
292 [연합] 출연연 사기진작 위해 '사학연금' 가입 추진 ; 새로 나온 대책이랍니다. 댓글 18 김덕양 05-17 5443 2
291 경제의 민주화, 패자부활전 그리고 이공인 댓글 1 포닥 05-15 3760 1
290 [공지] 회원 초청 강연회가 열립니다! 댓글 31 박상욱 05-03 5472 2
289 한글을 지키는 것이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죠. 댓글 13 포닥 05-11 4329 2
288 쩝... 댓글 4 mhkim 05-11 3536 1
287 변화는 더이상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댓글 4 포닥 05-10 4056 1
286 [퍼옴] 영국대학교의 연구평가 (RAE) 댓글 2 Facts 05-10 5292 0
285 [조선] 이공계교수 '논문수 뻥튀기' 심각 댓글 6 Facts 05-10 4989 0
284 현 과학기술 평가제도, 문제있다. 댓글 33 tigerim 05-04 4956 0
283 [교수신문]SCI 오용되고 있다…ISI “교수 평가잣대로 활용 금물” 열방 05-02 5842 1
282 답변글 [re] [교수신문]SCI 오용되고 있다… 이거 시험에 나와 안나와? 댓글 6 Facts 05-02 5103 0
281 답변글 [re] [교수신문]SCI 오용되고 있다. ---> 상당히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입니다. 댓글 2 소요유 05-03 4703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