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이공계열 씨가 마른다.

글쓴이
하상근
등록일
2002-03-08 05:4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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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 이공계 등록률 추락 '충격'

“기초 학문 붕괴, 과학 공동화, 신입생 학력저하 등 대책 없는 한탄만 오갔습니다. 교수들이 직접 중ㆍ고생 과학교육에 나서자는 이야기까지 나오더군요.”

7일 이ㆍ공계 붕괴와 관련한 긴급 교수회의를 연 서울대 자연대 박성현(朴聖炫) 학장은 침통한 회의 분위기를 전하며 “특단의 대책 없이는 고급 과학기술 인력의 씨가 마를 것”이라고 탄식했다.

■실태

올 입시 서울대 공대와 자연대 등록률은 81.7%와 81.9%로 대학 평균(86.6%)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물론 지난해보다 11.2∼23.4% 포인트까지 급감하면서 이ㆍ공계 ‘고사(枯死)’ 위기가 현실화했다.

서울대 공대 한 교수는 “최근 몇 년 간 정원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올 입시 결과는 이공계는 조만간 말라죽는다는 선언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올해 서울대 공대와 자연대 졸업생은 890명과 267명. 1997년 졸업생 1,790명과 761명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신입생 감소는 대학원 진학자 축소로 이어져 서울대 공대 졸업생 중 대학원 진학자는 97년 761명에서 332명으로 줄었다.

올해 대학 신입생 정원은 더 줄어 공대가 594명, 자연대가 226명에 불과한 데도 등록률이 더 떨어진 셈이다.

다른 대학도 이ㆍ공계 위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연세대는 이학 계열의 처참한 등록률을 가리기 위해 이ㆍ공계열로 뭉뚱그려 등록하는 편법까지 썼고, 서강대 역시 공대 등록률이 53.3%로 평균 60.9%에 못 미쳤다.

이ㆍ공계 등록률이 90% 안팎인 고려대도 마찬가지. 고려대는 올 입시에서 교차지원 비율을 지난해 25%에서 15%로 줄였지만, 공대는 25%를 유지했다. 문과생으로라도 학생을 유치하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해결책

이ㆍ공계 기피 현상은 결국 심각한 국가 과학 수준의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당장 신입생 학력저하 현상이 코 앞에 닥쳤다. 추가등록 과정을 통해 대부분 대학 이ㆍ공계에서‘지원이 곧 합격’인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

실제로 서울대 공대는 지원자수가 모집정원(694명)의 1.39배(967명)에 그친 데다 합격자 중 567명만 등록, 지원자 대다수가 추가등록을 통해 공대에 진학할 전망.

고려대 공대 한 교수는 “제대로 된 경쟁을 통해 걸러지지 않은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의심된다”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처럼 사설 학원에 이ㆍ공계 신입생의 기초 과학 교육을 맡기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각 대학 관계자들은 우선 교차지원을 제한해 자연계열 학생 감소 추세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포항공대 입학팀 관계자는 “교차지원의 부작용으로 자연계 수험생이 최근 매년 5만명씩 줄고 있다”면서 “간단히 말해 과학 기술을 이끌 상위 1% 학생만 한해에 500명씩 사라진다는 것으로 이는 포항공대 정원(300명)보다 많은 숫자”라고 주장했다.

연세대 수학과 장건수(張健洙) 교수는 “학금이나 병역특례 혜택 확대도 결국 미봉책에 불과하고 장기적으로는 과학자를 우대하는 사회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 김진구 ()

      7일 저녁이나 8일에 난 기사인가요? 껍데기만 새거고.. 내용은 다 옛날 거군요. -_-;;; 실태부터는 다 옛날기사인데

  • 박상욱 ()

      박성현 학장, 장건수 교수 인터뷰까지. 다 옛날거군여

  • 하상근 ()

      날짜는 확인 못했었는데, 그랬었군요. 지송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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