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김풍넷(http://www.kimpoong.net)에 올려놓은 글입니다.

글쓴이
Eldine
등록일
2004-10-03 22:28
조회
5,63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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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어느 땅에서 3수의 고생(?)을 하고 있는 고 5 학생입니다.
사이엔지의 글을 읽고 김풍넷에다  졸필이지만 한 번 올려보았습니다.
혹여나 이 졸필이 호소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다른곳에다 퍼트려 주시길 다른회원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수능이 며칠 안남은 시점에서 이렇게 도울 수밖에 없는 저를 용서해주시길.....

(편집/수정 하셔서 더 좋은 글로 올려주시면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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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어느 땅에서 3수의 고생(?)을 하고 있는 고 5 학생입니다.
3수생이 이 곳에 와서 글을 남기기에는 어울리지 않을 상황이란 것은 알지만, 제가 가끔 들려보는 사이엔지에 이공계전직방지법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염치불구하고 첫 글을 올려봅니다. 참고로 전 사이엔지의 회원이긴 하지만, 그 단체와 관련이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자세한 사항은 링크된 홈페이지(http://www.scieng.net)의 글을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만, 이공계전직방지법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이공계인이 기업의 기술유출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구개발인력의 3년간 전직금지, 퇴직 후 경쟁업체 취업금지서약서를 의무화하겠다는 대책을 '첨단산업기술 유출방지에 관한 법률(가칭)'로 현재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이공계를 지원하는 학생으로서, 이 법이 입법추진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물론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기술보존을 위해서 정당한 입법 추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이공계의 대우가 좋지 않아 적게는 1년, 길게는 3년 내에 연구직을 그만 두게 되는 현 시점에서 3년간 수입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사학위를 받고 졸업한 전문연구원의 연봉이, 경리직의 연봉과 같고, 경리들이 8시간 근무하고 정확히 퇴근하는 것에 비해, 그들의 업무시간은 15시간이라면 엄연히 노동력 착취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노력이 한국을 바꾼다는 일념하나에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법안은, 기술유출에 대한 대책으로서는 그들에게 너무 가혹한 조취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꼭 이공계 관련 일이 아니더라도 먹고 살 수 있는 길은 많습니다. 하지만, 연구원들에게 족쇄를 채운 이상, 훌륭한 기술은 더 이상 나올 수 없으며, 그것은 곧 우리나라의 제품이 기술력 뿐만 아니라 가격 결정력또한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곧 우리는 수출량이 점점 줄게 되고, 그것은 곧 기업에 있는 평범한 근로자의 임금삭감과, 중소기업의 부품을 좀 더 싸게 사려고 가격을 담합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이공계의 족쇄를 풀어주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의 발전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과학기술인들의 모임인 사이엔지(http://www.scieng.net)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약 8000여명 정도의 분들이 동참해주셨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이 운동에 동참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왜 다른 곳도 아니고, 하필 여러 회원분들 즐겁게 노시는 이곳에 이런 암울하고 딱딱한 글을 올려야 하는지 물으신다면, 저는 죄송하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법이 입법화되는 순간, 주변에 있는 제 친구들이나 가족, 혹은 친지들이 이 엉터리로 만든 족쇄를 풀지 못하고 울부짖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되었고,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선 많은 분들의 동참으로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내가 서명을 해서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보다는, 꺼져가는 이공계인들의 희망을, 나의 서명 하나가 그들에게 일말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나의 서명 하나가 그들에게 웃음이 되고,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나의 친구가 엉터리 법안이 만들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따뜻한 밥 한끼를 더 먹을 수 있게 되고,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우리나라도 예전과 달리 인정이 없어지고 삭막해 지긴 했지만, 전 수많은 네티즌들의 정리와 저력을 믿습니다. 마음만 있으시고 참여를 해주시지 않으셔도 저는 뭐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급적 많은 분들의 참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만 저는 물러가겠습니다. 즐겁게 노시는 분위기를 암울한 분위기로 망쳐놓아서 죄송합니다

  • 박상욱 ()

      관심과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다만, 사실관계 등에 있어서 세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법안이라던가 처우라던가 하는 것 말씀입니다.

    이 문제는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됩니다. 그러기에 사실과 논리가 더 필요합니다.

    밑에 시솝 아이디로 올린 정리 게시물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 Eldine ()

      여담이지만... 제 글에 대한 평가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분수를 지키고자 함이오니...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꼭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kalp ()

      핵심기술 개발인력이었던 사람들이 첨단산업기술유출방지관련법류의 주 대상이란 점을 좀 더 강조하고, 경제적인 문제보다는 핵심기술유출이 전적으로 개발자(연구자) 책임으로 돌아가는게 문제임을 부각시키면 괜찮을 듯 합니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도 빠지면 안되겠습니다.

  • 학생 ()

      고생하시네요..

  • 서이 ()

      잘 쓰셨네요.
    전에 다른 분 댓글에도 달은 적 있지만, 전 제 전공관련 홈피 게시판에 어떤 분이 썼던 것이 인상 깊습니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죠.
    [연구원들이 자꾸 이직하자. 회사 사장이 왜 그런가 고민하다가, 월급이 적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월급을 왕창 올려줬습니다. 돈 없어서 못 주는 거 아닙니다. 그만큼 줘도 와서 일한다는 사람 많으니까 그만큼 주는 겁니다.]

    얼마 전에, 내가 지금 받는 월급도 전에 직장보다 많이 받는 것이며 얼마정도 받는지 탁 까놓고 잉크충전집 아저씨한테 야그를 했지요. 그 아저씨 말씀이 "허! 참. 요즘 자장면 배달부도 그만큼 받는데......"라며, 혀를 끌끌 차시더군요. 그 얘기 듣고 한 이박삼일 패닉 상태에 빠져 버렸습니다.

    잘 쓰셨는데, 혹시 글 쓰실 때 사례가 필요하시면 갖다 쓰시라고 적었습니다.

  • song ()

      1. 어제 리플을 달려고 했는데 ..... 너무나 좋은 글입니다.
    2. 학생과 같이 나라사랑, 과학사랑하는 사람들이 더욱더 많아져서 우리나라에 슬픈일이 또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3. 학생들의 저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 부탁드립니다.

    전혀 동떨어진 얘기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교사들의 자녀들중 상당수가 조기유학을 갔더군요...
    남의 자식은 우리나라에서 교육받게 하고,
    자기는 그 교육계에 종사하면서 번 돈으로,
    남의 나라에 자기자식을 교육받게 하는게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 교사들도 사람인지라,... ㅋㅋㅋ
    그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이공계 정책 입안하고 지원해주는 윗선의 사람들의 자기 자식은 이공계로 잘 안보낸다는 것... 그래놓고선 남의 자식에게는 떡고물(이공계 장학금)으로 유인하는 작태란~~ 노블리스 오브리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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