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과학기술인의 압력 수단은 뭐가 있을까요?

글쓴이
관전평
등록일
2002-03-20 07:2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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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에는 무얼 할 것인가에 앞서서 "주제파악"을 좀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과학기술자"가 어떤 직업인지를 좀 정리해야 될 것 같아서요.  여기 오시는 천차만별의 과학기술인들은 박사, 연구원, 등등 여러분야에서 다양한 일을 하시지만, 사실은 "노동자"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거든요.

"어허, 감히 체면이 있지 어떻게 천한 노동자들과 같이 머리띠를 매나.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진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시면 이 사이트 문닫고 굶어죽을 때까지 기다리시는 게 낫다고 생각되네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미래가 중요하다고 하시는 분이 있는 걸로 봐서 그 분들은 아직 배가 좀 덜 고픈 것 같습니다.

"돈,돈,돈"한다고 천박한 것이 아닙니다.  굳이 그런 얘기를 안해도 정당한 노력의 댓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하려면  "돈,돈,돈" 수천 번도 더해야되고 머리띠도 싸매야 되는 겁니다.  그런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예요.  정당한 노동자의 투쟁을 파괴적인 행위로 보는 시각이 부끄러운 것이지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의사들은요, 일종의 소자본가예요.  자신들의 능력을 대중들에게 팔고, 그로부터 이윤을 얻는 사람들이지요.  그 사람들에게는 기술=자본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자신들의 서비스를 중단함으로써 대중들과 정부에게 압력을 가할 수 있지요.

그러데 99%의 과학기술인은 자신의 기술만으로 가치를 생산할 수 없기때문에 기술=노동이지요.  그래서 항상 자본에 종속되어야만 생존이 가능해진거죠.  자본가와 노동자는 물과 불처럼 섞일 수 가 없다는 건 잘 아시지요?  여러분은 자본에 종속된 도구일 뿐이예요.  그게 정부 출연연구기관이건, 기업연구소건, 공장이건 스스로의 기술을 자본으로 만들지 못하는 한 여러분은 단지 고가의 부품일 뿐이지요.

이 상황에서 여러분같으면 어떻게 행동하시겠어요.
1) 기술을 자본으로 사용한다. -> 창업하는 길이지요.
2) 자신이 갖고있는 기술의 가치를 높인다. -> 한마디로 나아니면 안되는 상황을 만드는 거지요.
3) 자신이 갖고있는 기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한다.  -> 이건 "제대로"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데요, 만약 "국제시장에서의 가치와 동등하게"라고 정의한다면 현재 외국으로 들고, 나는 분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겠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3-1) 단체로 자본가에게 이런저런 기준을 들어 좀 더 나은 대우를 요구한다. ->  자신이 대체될 수 있다면 이런 일은 바보짓이죠.  대부분의 경우, 이에 해당됩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인력과잉인 국가, 고급인력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말입니다.
4) 눈물로 호소해서 동정심을 자아낸다. -> 철거민들이 주로 쓰는 방법인데, 여기 오시는 분들이 써먹으면 좀 추접스러워보이겠죠?
5) 국가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을 빌미로 대중들을 선동, 협박한다. ->  대다수의 국민, 대다수의 정치인은 여기에 속겠지만, 기업가들은 속지않겠죠.  그래도 한번쯤은 써먹을 만한 방법인데, 길게 쓰면 들통이 나니까 조심해야겠네요. 그리고 일부 어린 학생들을 과학기술 진흥이란 미명하에 희생양으로 써야하니, 좀 양심에 찔리는 면이 있지않을까요?
6) 가상의 적을 만들고, 이걸 빌미로 국민과 정부를 우려먹는 방법입니다.  -> 미국이 핵무기만들고, 달나라갈 때 써먹었던 방법인데, 아주 효과만점입니다.  한국에서 재탕하려면 뭘 목표로 해야될까?

하하하, 질문이 너무 어렵다보니 답이 완전히 횡설수설이 됬네요....

정말로 한국의 이공계기피가 문제인지, 정말로 한국의 과학기술인들이 생산성에 비해 못한 대우를 받고있는 지, 과학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밑에 글에서 본 것처럼 문제라고 생각했던 이공계기피가 전혀 문제가 아닐 수도... 그렇다면 현재 받고 있는 대우가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일 수 도.....  설마 이런 결과가 나오지는 않겠지요.

  • 최경환 ()

      동의합니다. 정말 무엇이 문제인지 그것부터가 불명확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갈피를 못잡고 있습니다

  • 포닥 ()

      S전자나 S통신과 같이 둔 많이 주는 곳이 있는 한, 돈 얘기로 힘을 모으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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