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펌] 이공계 졸업자 선진국보다 많다 - 반론입니다. (자유게시판과 같은 내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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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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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한겨레 신문에 인용된 대로라면  그 대학교수의 시각은 너무 많은 이공계를 배출했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기사대로라면) 그 교수의 시각은 그래서 현재의 문제 (문제가 아닌데 너무 떠든다 ?)는 문제가 될게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을 질을 주장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비약하면 마치 '허접한 대학의 이공계는 없애고 일류대학만 남겨서 '소수정예'로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항상 그렇듯 양은 질을 담보해 줍니다.***)

정말 통계적으로 그렇다면 현재의 문제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현재 이공계 지원감소로 나타나는 전반적인 문제가 오히려 수급조절의  한 측면으로, 다시말하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소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 정말 숫자가 넘 많은 게 문제일까요 ? 그게 이공계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일까요 ?

결론은 '아니다'입니다.

제가 이런 주장을 토론실의 과학기술 정책란에 글을 올렸습니다. 다시한번 통계자료를 갖고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제가 여기서 정부, 즉 정부의 과학정책을 수립하거나 평가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자문하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소 (STEPI)의 2001년 연구보고서에 나타난 통계를  제시하여 이문제를 좀더 심도있게 짚어 보겠습니다. 참고로 이 보고서는  토론실의 이공인의 소리란에서 논란이된 연합뉴스의 '정부연구개발투자의 고용효과' 기사 (''이해안가는 기사'의 글에 인용된 그 기사)의 원자료로 자료실에 연하뉴스의 김세진 기자님이 올려논 자료입니다.

먼저 총 연구개발 인원을 비교하면,
1999년까지 (간혹 1995~1999년 중 어느 한 년도 자료일 수도 있습니다) 노동인구 1000명당  우리나라의 연구개발인력수는 4.6명으로 핀란드 9.9명, 일본 9.7명,  미국 8.1명, 독일 6.0명, 영국 5.5명, 프랑스 6.1명, 네델란드 5.0명 등보다 작고, 한편 우리보다 연구개발인력이 작은 나라는  이탈리아 3.3명, 포르투갈 2.7명, 그리스 2.6명 스페인 3.7명 등 세나라 뿐입니다. 

뭐 우리실정에 그 정도도 많다고 주장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21세기에도 계속 지금처럼 24시간 2교대로 일해서 운동화 100만켤레, 자동차 10만대 팔아서 손바닥 만한 기계하나 사오는 것을 감수한다면 그렇게 가도 되겠지요.

이와같이 OECD국가 중에서 연구인력비가 하위 4번째라는 것 말고도 이 보고서에서 지적한 것 중에서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숫자가 해바다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1995년 4.8명, 1996년 4.7명, 1997년 4.7명, 1998년 4.3명, 1999년 4.6명. 같은 기간에 우라와 같이 바닥인 스페인은  3.0 --> 3.2 --> 3,3 --> 3.7 --> 3.7, 핀란드는 6.7 --> - --> 8.4 --> 9.4 --> 9.9

"결코 연구인력의 인프레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한가지 1997년 현재 이공계 및 농학, 사회과학을 포함한 박사급 연구인력규모를 살펴보면  한국의 4,999명으로 미국의 12%, 독일의 21%, 일본의 36%, 영국의 45%, 대만의 421% 수준입니다. 그중에 공학박사 수는 1157명으로 미국의  19%, 일본의 34%, 독일의 52%, 영국의 62%, 대만의 267%입니다. 한편 이학박사 수 (수학과 컴퓨터 공학 분야 제외)는 427명으로 미국의 4.1%, 일본의 32%, 독일의 6.7%, 영국의 11.8%, 대만의 262% 입니다.

한편 농학과 사회과학자는 총 2189명으로 미국의 8.1%, 일본의 36%, 독일의 19%, 영국의 31%, 대만의 261%입니다.

즉 박사급 연구인력이 보고서에서 지적한대로 '절대부족'이라는 겁니다. 특히 기초과학분야는 인구비례나 경제규모비로 볼때 극히 작다는  것입니다.

이 보고서에는  우리나라의 연구인력을 살펴보면 2000년 현재 총 159,973명으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이 인원은 1997년 138,438명, 1998년 129,767명, 1999년 134,568명으로 IMF전후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납니다. 연구기관별 연구인력비는 기업체 연구소에 59%, 대학에 32.3%, 시험연구기관 (정부출연연구소를 의미하는 듯)에 8.7%입니다. 학위별 인력분포는 박사급이 46,146명으로 28.8%, 석사급이 32%, 학사급이 33.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박사급 연구인력의 76.2%가 대학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박사들 대부분은 '대학교수님'이 되었다는 이야기지요. 또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 심각한 점입니다)  정부출연연구소의 박사급 연구인력은 40.6%인 반면에 기업연구소는 5.7%에 그치고 있고, 기업연구소 연구인력의 54.7%는 학사급인력이라는 통계입니다.

이 자료에 나타난  전체적인 인력분포는 상당히 '기형적인' 분포임에 틀림없습니다. 즉 박사들은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소에 가야하는데 대학은 이미 박사들로 '바글바글'하고 정부출연연구소는 인원이 너무 작아 그 인원을 다 수용할 능력이 안된다, 기업연구소는 박사급 없이도 너무나도 '잘'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엄청난' 집단이다가 결론이 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 자료를 그대로 믿는 다면 (이보다 더 정확한 자료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명확하게  현재 이공계 문제에서 문제의 원인이 되는  것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생기는 문제는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현재 보다 국가의 과학기술력이 발전하지 않아도 좋다고 한다면 별문제겠지요.  물론 다같이 십수년내에 쪽박차겠지만요.

우리가 여기서 중요한 시간을 허비하여 떠드는 것이 '우리와 국가의 밝은 미래 열자'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  위 통계는 우리가 이를 기대하기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즉 인력구조의 문제입니다.  현재 박사가 남아돌아간다면  특히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절대수는 부족한데, 남는다 ?

제가 생각하기에 인력 구조의 틀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가장 시급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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