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전쟁 (The Great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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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ament
등록일
2002-03-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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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국가는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경제 전쟁시대입니다. 현재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터가 바로 우리의 터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 인력은 전쟁을 치루는 최전방의 전사들에 비유 할 수 있고 의사는 군의관, 변호사는 법무관정도가 되겠죠. 그리고 그밖에 작전 참모, 통역관, 수송부대, 취사병 등등이 있겠죠.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모두가 중요합니다.

자 여기 봅시다. 이들 구성원중에서 양적으로 가장 많이 필요한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군의관? 취사병? 아니, 바로 당장 나가싸울 수있는 군인들입니다. 군의관은 소수만 있으면 충분하고 후방에서 환자만 돌보면 됩니다. 그들은 물론 모두 장교들이고 이미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군인들은 장렬하게 싸우는게 그들이 선택한 일입니다. 마치 일개미와 같은것이죠. 총 한발 못 쏴보고 뒤지는 놈들도 있을 것이고, 혹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여 전과를 올리는 군인들도 있을겁니다. 그중 공이 큰 군인들은 장교로 승진하기도 합니다.

'백만양병설'을 주장했던 옛날과 같이 과학기술인력의 '백만양공돌설'이 현재에도 그대로 유효할지 모릅니다. 과학기술인력이 군의관처럼 후방에서 알아서 기어오는 예상된 클라언트들만 상대했다가는 전방에 적들은 물밀들이 밀려옵니다. 과학기술인력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언제라도 대처 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충분한 양을 유지해야합니다. 20세기 군사학에서는 군인들은 소모품 (expendable)으로 분류 되어 있습니다. 21세기의 과학기술 군사학을 보면 과학기술인력은 마찬가지로 expendable로 분류 될것입니다.

그럼 충분한 양이란 과연 얼마나 충분한것이 적절한걸까요? 質的인 대안은 없을까요? 요즘 테러와의 전쟁을 보면 미국의 전략은 대규모 지상전이 아닌 소수 공군력으로도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있다는걸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현명한 지휘관은 쓸데없이 군량미를 낭비하지도 않고, 무모하게 병사들을 희생시키지도 않습니다. 아무리 군사가 많고 아무리 각각의 군인들이 용감해도 그들이 아프리카 원주민 전사수준이라면 상대 적의 용병 하나가 전투기 몰고가면 게임 끝입니다. 현재 많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인력들이 오합지졸로 여기저기 흩어져서 적에 투항(유학) 내지는 총대를 버리고 도망가는 이유도 그들이 못나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단지 '위대한 전쟁' (the Great War) 이라는 명분아래 의기충천하여 모인 이 나라의 전사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용병들과 맞서 싸울 힘도 없고 배도 고픕니다. 계급장도 떨어져서 알아봐 주는 사람도 없지만 그래도 목에 건 군번줄 (dog tag)만은 손에 꼭쥐고 죽은후에라도 자신을 알아주기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 집안의 아들들이 모두 전쟁에 몰살하게되는 가련한 사연을 조금이나마 눈치챈 사령관 (과학부장관쯤)은 급기야 '라이언 이병 구하기 (Saving Private Ryan)'에 나섰습니다. 특례로 Ryan만은 군복무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쟁터에는 수많은 Ryan들이 장렬하게 싸우고 또 사라져가고 있을런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고기국물이든 MRI (일명 레이션)를 먹는 용병들을 부러워하면서,  고성능 전투기를 눈앞에 바라보면서 적의 치밀한 작전에 몰려 희미하게 사라져 갑니다. 점령당한 고지를 만회하기위해 오늘도 사령관은 싸움 잘 할만한 수많은 고삐리들을 M1 소총하나 쥐어주고 전쟁터로 몰아넣습니다. 어떤 고삐리는 M1 소총이 너무 무겁다고 공부 좀 더 해서 장교가 되었는데, 장교용 권총은 총알이 장교 한명당 3발 밖에는 지급이 안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장교는 권총도 없이 남들 전쟁하는것만 지켜봐야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위대한 전쟁을 위해서 싸우는것이 그들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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