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나서기를 바래선 안됩니다.

글쓴이
포닥
등록일
2002-04-02 00:19
조회
3,9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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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
댓글
3건
토론이 열을 띄고 있어서, 보기 좋군요.

그런데, 몇몇 분들의 의견에 기업을 끌어들여서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저는 반대입니다.

물론, IBM 과 같은 예외적인 기업이 있기는 합니다만, 기초 과학에 투자하는 기업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기업의 본래의 존재의미와 괴리가 있는 것입니다. 극히 일부인 미국이나 일본 기업의 기초과학 투자를 보고, 일반화 시키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기초과학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자꾸 선진국의 예를 들어서 기분 나쁘시겠지만,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지 못하면 치료방법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기초과학과 장기연구과제는 세금과 기부금으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선진국의 산학협동을 볼때도 겉모습만을 보는 실수를 해서는 안됩니다. 선진국의 산학협동모델의 성공사례는 주로 우리가 말하는 실험실 벤쳐형태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형태의 기업이 탄생하기까지는 수십년의 실험실 역사가 그 뒤에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잘나가는 선진국의 기업들이 당장 제품화해야 하는 기술을 대학과 함께 개발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런 객관적인 사실들은 왜 우리나라 학계를 장악하고 있는 유학파들이 우리나라 산업계와 소원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이러한 사실, 즉 선진국의 대학에서 가르치고 연구하는 것과 기업에서 필요한 현장기술의 괴리, 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똑 같이 당장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데도 왜 그들은 그렇게 잘 살고, 우리는 못사는가? 

쉽게 설명하기는 어렵겠지요. 차 먼저 팔고, 백성들이 아우성을 쳐야 도로를 만드는 패러다임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기업의 투자를 끌어내자는 것도 결국은 '차와 도로' 의 패러다임입니다.
우리는 우선 과학의 경제, 사회적 역할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 이공계2 ()

      저도 동감입니다. 기업에 돈 안되는 토픽에 돈을 대라고 압력을 주면 그만큼 괴리는 더 커질 것입니다. 기업은 자신의 입맛에 맞는 교수나 대학에 돈을 줘 보겠죠. 여기서 "입맛" 은 1-3년 안에 써먹을수 있는 기술이 주로 되겠지요. 그리고 열매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더 줄것입니다. 국가에서는 기업의 입맛에 안 맞는 연구에 투자해 주어야지요.

  • 이공계2 ()

      기업은 과학 기술 인력의 소비자입니다. 생산자가 소비자의 눈치를 보게 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된 시스템 아닙니까?

  • 이공계2 ()

      지금은 왠지 소비자가 생산자의 눈치를 보고 답답해하다가 해외 생산자에게 공급선을 돌리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 물건(인력)들은 영어라도 잘 하지 않냐.. 이런 생각을 기업은 하고 실제 이런 소릴 들은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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