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와 대학의 역할은 꿈을 꾸는 것

글쓴이
포닥
등록일
2002-04-02 00:54
조회
4,386회
추천
3건
댓글
5건
IMF 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미시경제학에 대한 개념을 심어 준것은 칭찬할 만한 일입니다.
그러나.....
시장 논리와 이익이 현대사회를 다 설명해 줄것이라는 기대는 우물에서 커피찾는 격입니다.

미국 대학의 역할은 단순히 기업이나 사회에 기술과 지식 제공이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광범위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학이 주요 수출품이라는 사실은 여러번 말씀드렸지요. 큰 이견은 없을 겁니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반도체, 자동차 수없이 만들어 팔아도,
몇명의 철없는 아이들 미국와서 일년동안 써버리는 달러 액수를 생각하면 쉽게 셈이 되실 겁니다.

그 뿐만이 아니지요. 개발도상국의 젊은이들에게 막대한 장학금을 제공하면서, 불러들여 그들에게 미국 문화를 주입시키고, 결국 그들을 미국 문화 수출의 앞잡이로 써먹습니다. 미국의 주요 수출품이 영화, 콜라, 햄버거, 그리고 프랜차이즈등이란 걸 생각하시면서, 우리나라 서울 강남에 즐비한 미국 상품가게를 보시면 무슨 얘기인지 쉽게 아실겁니다.

이런 경제적인 면외에, 지역주민들에게 미국 대학이란 엄청난 의미가 있습니다. 대학 농구를 위시한 각종 스포츠를 통한 여가 선용의 기회제공, 캠퍼스의 공원화및 각종 교양강좌와 유명인사 초청 세미나등의 고급 문화의 접촉기회 제공등과 대학 구성원들의 지역에 대한 기부및 봉사활동 등등 한국에서 대학을 바라보는 것과는 매우 다른 의미들이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대학사랑은 학벌이라는 것을 떠난 형태입니다.

미국인 들에게 과학이 가지는 의미는 우리에게는 생경하기 조차 합니다. 해마다 주기적으로 개봉되는 공상과학영화들을 보십시오. 얼마전에 E.T. 가 20 주년 기념 재개봉을 해서 박스오피스 3 위를 기록하였습니다.

단편적이겠지만, 제가 보는 과학과 대학의 의미는 현실과 떨어져 있으므로 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지리하고 일상적인 현실은 그야말로 일상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비현실적인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꿈입니다.

과학, 그리고 대학이 바로 그 꿈을 만드는 곳이어야 합니다. 과학과 대학은 꿈을 꾸고 있을 때만이 존재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과학에 대한 투자, 대학에 대한 투자는 바로 그 꿈에 대한 투자입니다.

이것이 천민자본주의자들 만이 보지 못하는 자본주의의 숨은 힘입니다.
꿈이 없는 자본주의, 과학이 없는 자본주의, 대학이 쓰러져가는 자본주의는 인류에게 해가 될 뿐입니다.
  • 소요유 ()

      옳은 지적입니다. 덧붙이면 국민에게는 꿈을  전략가에게는  전략을 제공하는게 과학입니다.  즉 미국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에게는 세계전략이고 미래전략입니다. 그래서 미국이 무서운 것입니다.

  • 포닥 ()

      그래서 한국이 걱정이 됩니다. 어째서, 이런 곳을 보고 배우고 돌아가서 만들어 놓은 몰골이 그 모양 입니까? 어째서, 미국 시민권자, 영주권자로 구성된 정부의 브레인들이 우짜자고 나라 꼴을 저리 흉물스럽고 엽기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까? 왜 대한민국의 대학은 권력앞에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인가요?

  • 소요유 ()

      우리나라는 국가적인 전략이 없는 나라입니다. 그걸 고민하는 사람도 없구요. 오히려 군바리들이 그런 점에서 낫습니다.  그들은 적어도 '전략'이란 개념은 있으니까요.  전 제 연구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허블망원경의 예를 듭니다. 이 '기계'는 그야말로 다목적입니다.  허블망원경과 쌍동이에 해당하는 전략위성이 '홀5'란 위성입니다. 여기에는 허블망원경에 쓰이고 있는 detector들이 그대로 쓰이고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허블망원경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우주의 신비애 가득한 아름다운 사진을 제공하여 국민들을 행복한 꿈에 젖게 합니다.

  • 소요유 ()

      자라나는 세대에는 허블은 그야말로 미래의 꿈입니다.  한편으로 미국넘들은 이런 속에서 '미국시민으로서의 자부심 (스티브유가 생각나지요?)'을 느낍니다. 이 것만으로도 100억달러 가까이 세금을 쓴 '거대한 카메라'에 대하여 미국인들은 그만한 가치를 느낍니다. 다른 나라사람들은  미국의 과학기술의 위대함과 미국이란 나라에 대하여 환상을 갖게됩니다. 그래서 같은 값이면 미국제품을 쓰겠지요 (저도 그렇습니다).  한편 정치가들은 그것 자체가 정치적인 것으로 정치자금에 비하면  새발의 피입니다. 그런데 효과는 만점자리죠. 

  • 소요유 ()

      과학자들은 나름대로 챙길 것이 많습니다. 저도 그축에 들어가지만 어재든지 1년에 수백여편에 가까운 논문이 쏟아져 나옵니다. 즉 허블망원경 하나로  국가전략 (국방) 에서부터, 정치인, 기업, 과학기술자,  국민의 꿈까지 만족시키는 대단한 국가 전략의 집합체입니다. 우리는 이런한  것을 기획할 국가 전략가도 없고, 과학기술자는 더욱없으며, 그런것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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