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정신의 실종시대...

글쓴이
서시
등록일
2010-10-29 14:38
조회
4,3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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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건
진실을 알리는 것이 기자의 직무요, 국민이 진실을 깨닫고 행동하도록 하는 방아쇠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말 참을 수 없을만큼 가벼운 행동을 하는데, 아무래도 특종의 압박 때문이겠지.

http://news.joinsmsn.com/article/258/4586258.html?ctg=1000&cloc=joongang|home|top

이 뉴스에서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기사화하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이런 문제들은 당사자 간의 상당히 복잡한 감정의 문제가 있다. 하물며 국제결혼인데, 오죽하겠냐.

국민의 알권리? 그걸 주장하기에 이 기사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임펙트가 뭔지 먼저 묻고 따지고 싶다.

가쉽거리밖에 안되는 이런 걸 단독보도라고 헤드라인으로 내건 중앙일보에 실망감을 금치 못하겠다.


내가 기자분들에 대해 거리감을 갖는 것도 이런 무개념한 행동 때문이다. 엠바고 문제도 황우석 사태

이전에는 불거져 본적이 없는 문제다. 나중에 이 결혼 깨지면 기자는 어떻게 대처할까 몹시 궁금해진다.


그들은 잘못된 보도에도 제대로 된 사과라는 것을 할 줄도 모른다. 취재 행태도 참 실망스럽다.

포토라인이라는 것이 지켜지기 시작한 것이 얼마 안되었고, 그나마도 가끔씩은 있으나 마나다.

한마디만 말씀해 주십시오... 참... 앵무새같이 되뇌이는 만국 기자들의 공용어다.


특히 방송의 경우에는 편집신공으로 애꿎은 사람 바보 만들고, 역적 만들어내는데 그 재주가 놀라울 지경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기자: "그러니까 박사님 말씀은 이 질병으로 인해, 어린아이들이 감염되어 치명적일 수 있다는 말씀이시지요?"

박사: "아... 그런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만, 몹시 드믑니다."

기자: "그러니까 [어린이가 치명적으로 걸린 사례가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박사: 예 그렇지만 그 확률이 매우 희박합니다.

방송화면 : 어린이가 치명적으로 걸린 사례가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예


이외에도 현장보도를 들 수 있다.

질병발생현장에 들어와서 몰래 취재하고 가는 덕분에 죽어가는 동물들, 사람들 사진은 구했을지 모르나,

그 질병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데 기여하고 계신다는 사실은 왜 간과는지...

하지 말라고 하면, 정치적인 이유라도 숨어있는 듯 몰아세운다. 그게 아니고 과학적인건데 말이다.

Mechanical transmission이라고 아실런지들 모르겠다.

심지어 airborne disease 발생현장에 헬기타고 저공비행하며 촬영하시는 분들은 대체... 한숨나온다.

헬기 바람에 다 날려가는 꼴을 상상해봐라...


포토라인이 지켜지기 시작한 것도 사실 얼마 안됐다. 그나마도 가끔씩은 와르르 몰려들 드는 덕분에 엉망이 되기 십상이긴 하다.


이야기가 약간 빗나갔는데, 원하는 건, 제발 개념갖고, 본인이 원치 않는 것들, 국민의 알권리를

주장하기엔 문제가 되는 것들은 보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기자들에게 하긴 Off-the-record란 건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모두들 고개를 절래거리긴 한다만...

그들의 질척거림은 도가 지나칠때가 너무도 많은 것 같다.

  • Esssential ()

      현재 이 답글을 다는 시간까지 구글에서는 검색이 안되더군요. 영어로써서 그런지는 몰라도 Putin's Daughter Marry Korean 키워드 하나라도 걸릴 줄 알았는데 전혀 없더군요. 있는건 한국 신문의 영자판 뿐이던데....

    일예로 드신 박사와 기자의 질병 인터뷰와 같은 상황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 바닐라아이스크림 ()

      허위기사로 판명났던데요.
    가족들은 결혼얘기 나온적 없고, 당사자인 윤씨도 절친한 사이지 연인관계도 아니라고....

    이건 뭐 소문만 듣고 기사 썼던건가요? ㅡ ㅡ;

  • Esssential ()

      이제는 기자하다가 짤리면 픽션 소설 쓴다고 하겠네요..

  • 서시 ()

      이어지는 기사들이 가관입니다. 푸틴이 직접 불러 "사생활 언급말라 경고"했다고 까지 나는데...

    참... 추측성기사인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이렇게 말한 걸 적는 것 자체가 윤씨에게는 마이너스 포인트인데...

    하여간 한국 언론의 기자정신은 정말 시궁창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 못해 발효되어 흔적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 소피스트 ()

      정말 기가막힐 따름입니다. 그래도 많은 기대를 했는데.. 뭔가 빅이슈가 하나 터지길 바랬는데 역시 풍선이었군요. 그나저나 이거 기자들 혼 좀 크게 나야할 일입니다.

  • 서시 ()

      최소한 기사 말미에 오보라고 사과하는 말이라도 짧게 써 있다면 좋겠는데 오보라고 쓰지도 않는군요. 전 이런게 제일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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