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학교에는 자살하는 학생들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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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ory
등록일
2011-04-1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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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에서도 자살을 많이 하고 대학교에서도 자살을 많이 하지 않을까 하는데요. 듣기로 작년에 서울에 모 대학에서는 등록금 문제로 학생 3명이 자살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언론은 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카이스트 연쇄 자살이 이슈화되고 나서야 작년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그 학교 재학생을 통해 들었네요.

물론 이번에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에는 징벌적 등록금과 영어 강의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 동의합니다. 대학원이라면 모를까..학부까지 전과목 영어강의는 철폐되어야 한다고 저도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특히 인문교양 수업은 우리나라말로 해야 되고 전공과목도 일부의 과목만 지정하여 영어강의를 하도록 하는게 좋겠죠.

징벌적 등록금 문제 관련해서는 어느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Positive incentive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립대 수준의  수업료를 모든 학생이 내고 성적우수자 몇% 한해서 장학금을 주는 방식으로 변경되어야겠죠. 이미 넉넉한 가정에서 좋은 환경에서 교육 잘받아 대학가서 열심히 밋딧릿 준비해서 의치전 로스쿨로 가는 학생들에게 돈없는 불쌍한 상당수의 국민들이 피땀흘려 일한 돈으로 등록금까지 바쳐주는 꼴은 차마 보기 민망할 지경입니다.

그리고, 외부인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너무 열심히 했는데 성적 못 받는 친구들보다 공부 제대로 안하고(못하고) 게임이나 하고 허송세월해서 공부 못하는 학생들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게 창의성을 위한 배양과정이라고 하시면 할 말이 없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창의성도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과공부 안하는 천재(학교 때려치는 등..)들은 봤어도 (조직에 계속 속해있으면서)못하는 천재들은 본 적이 없습니다. 학과 공부의 성취도와 과학적 공학적 창의성은 절대 양립 불가하고 모순적인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조금 과장해서 '영재, 천재, 과고우수인재 등등의 수식어를 한때 가졌어도 대학오면 거기서 거기다'는 말을 예전에는 웃기는소리로 치부했었는데 어느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않은 수의 우수한 학생들은 당초 카이스트의 태생 목적에 걸맞게 훌륭한 과학자나 공학자가 되려고 진로를 확고하게 개척하기에 어느 정도의 등록금 특혜(positive incentive)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요. 등록금 관련해서는 징벌적 등록금 폐지 쪽으로만 가닥잡혔으나 좀 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카이스트 교수들은 물론 다른 대학 교수들도 서남표 총장을 까기에 여념이 없는 것을 지켜보며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교수사회에 경쟁을 부추기는 서남표 총장의 정책이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절대 긍정적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 사건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아마 교수들의 논문 실적, 연구실적 관련해서도 언급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자살의 큰 원인은 사실 영어강의도, 징벌적 등록금이 아닐 수 있습니다. 망자들의 죽음을 모두 자기 자신의 밥그릇을 위해 이용하는 사람들과 언론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 세아 ()

      "카이스트 교수들은 물론 다른 대학 교수들도 서남표 총장을 까기에 여념이 없는 것을 지켜보며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교수사회에 경쟁을 부추기는 서남표 총장의 정책이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절대 긍정적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정적으로만 보실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교수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언제나 만나고 항상 지켜보는 존재입니다. 외부 인사나 만나러 다니는 고립된 총장실의 총장과는 다르지요. 서 총장은 그 동안 교육자의 모습이 아닌 회사 사장의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대학은, 특히 사립대가 아닌 국공립대학은 총장 한 명이 운영해가는 사기업이 아닙니다. 국공립대학에서는 일반 평교수들도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할 수 있고, 또 그렇게 운영되는 대학이 건전한 대학입니다만, 카이스트 교수들에게서 들어왔던 서 총장에 대한 의견은 "독단적"이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교육자가 아니었던 총장에 대한 반감이라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영어 강의를 원어민 수준으로 잘 하는 교수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언어라는 것이 자기 전공과는 또 다른 세계니까요. 교수가 전공 잘해서 뽑혔지 영어 잘해서 뽑힌 것은 아니잖습니까? 그런데 학교에서는 난데없이 영어 강의하라고 강제합니다. 교수는 수업을 몇 년 해봅니다만, 영어 강의할 때면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라든가 학생들의 수업 이해도가 뚝 떨어지는 것을 몸으로 느끼지요. 총장실에 있는 총장이 그걸 알리가 있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에서 학생들과 직접 부딪히는 일반 평교수의 의견이 총장에게 전해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수들이 서 총장에게 반감을 갖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그리고... 논문 실적, 연구 실적이 강화되어 밥그릇이 깨지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논문 실적 모자라서, 연구 실적 모자라서 짤린 교수는 카이스트에 있었던 몇 명의 교수 밖에 없습니다. 논문 실적 때문에 밤잠 못자는 교수들은 대개의 경우 임용된지 얼마 되지 않아 3-4년 안에 몇 편 이상의 논문을 양산해내야하는 젊은 신진 교수들입니다. 실험실 세팅도 되지도 않았는데 논문 실적 만들어 내야하는 경우이지요. 논문 실적, 연구 실적 맞추는 것 어렵지 않습니다.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것이 SCI 저널이니까요.

  • bifurcation ()

      세아//

    세아님의 개인 감정을 쓰신 것인지 사실을 기반으로 쓰신 것인지, 아니면 개인의 희망사항을 쓰신 것인지.

    1. "그리고... 논문 실적, 연구 실적이 강화되어 밥그릇이 깨지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만, 논문 실적 모자라서, 연구 실적 모자라서 짤린 교수는 카이스트에 있었던 몇 명의 교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연구실적이 모자라서 나간 사람 꽤 많습니다. 아주 매우 잘 아시겠지만 아무리 실력이 형편 없는 교수라고 하더라도 정년 보장을 이미 받은 교수를 짜를수는 없습니다. 정년보장을 받지 못한 조교수들 중에서는 카이스트에서 상당히 많이 내보냈습니다. "공식적" 으로 학교에서 내보낸 경우보다 "스스로" 나간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얼마나 많은 박사과정 학생들이 어느 날 갑자기 날벼락 같이 지도교수가 카이스트를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알고나 하시는 이야기인가요? 연구 실적에 대한 조교수들에 대한 카이스트의 요구 조건은 지금 현재로 "매우 살벌" 한 상황입니다.

    2. "실험실 세팅도 되지도 않았는데 논문 실적 만들어 내야하는 경우이지요."

    조교수가 실험실도 세팅 안 되었는데 논문을 요구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고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나, 하지만 전세계적인 현상입니다. 물론 한국이 좀 더 심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있습니다. 이 부분은 개선되었으면 하고 저도 생각은 합니다만,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3. "논문 실적, 연구 실적 맞추는 것 어렵지 않습니다.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것이 SCI 저널이니까요."

    이 부분을 읽고 잠시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화가 났습니다. 세아님은 수학 분야쪽만 잘 아시지 전자전산 쪽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는 것 같네요. 카이스트에서 이미 SCI 중에서 최상위 저널에 매우 높은 가산점을 주고 있고, 다시 말해서 최상위 저널에 논문이 없으면 승진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학계의 Nature 나 무슨 이런 것만 우수한 저널이고 공학계열은 좀 우습게 본다는 느낌을 받는데요. 최근까지도 전자전산계의 특정 몇개의 저널은 한국 사람이 쓴 논문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직도 한 두 군데 저널은 한국 사람 찾기 거의 불가능합니다.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지극정성으로 연구해서 그런 저널에 논문을 냅니다.

    SCI 논문의 양적인 부분에 대해서 여전히 어느 정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카이스트 전체 분위기가 교수들의 승진 심사에서 그냥 SCI 저널이 아니라 최상위 (불과 5~10년 전에만 해도 꿈조차 꿀수 없었던 곳) 저널에 논문이 얼마나 있느냐를 점점 더 중요하게 따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사생결단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너무 쉽게 이야기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 bifurcation ()

      정년심사 강화한다 강화한다하고 주장하는 한국의 대학들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최상위 저널을 요구하면서 살벌한 조건을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대학은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카이스트 밖에 없습니다. 여러 다른 대학 교수들이 실제로 대상으로 하는 저널의 수준이나 연구의 방향, 분위기를 보아도 카이스트만큼 까다로운 승진 조건을 가진 대학은 한국에 없습니다.

    이런 요구 조건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급인력들이 희생을 감내하면서 연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해해 줄 필요도 있습니다.

  • 세아 ()

      bifurcation님// 너무 강하게 이야기해서 죄송합니다. 그저 키보드에 손가는 대로 글을 쓰다보면 이렇게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카이스트가 승진 규정이 그렇게 까다롭다고는 하시지만, 제가 만나 본 카이스트 교수들 중에 그렇게 까다로운 승진규정 때문에 문제가 되는 교수를 만나 본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최근 임용된 젊은 교수들 중에서 연구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걱정되는 경우는 많이 보았습니다만, 어느 정도 몇년 정도 자리를 잡은 교수들의 경우에는 승진이나 정년보장 자체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하는 경우를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많은 경우 자기 학문 분야의 상위권 수준의 저널에 실린 논문이면 승진이나 정년보장 받는 것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저의 이런 사적인 경험을 나열해 본 것이니 너무 나무라지 말아 주세요.

  • bifurcation ()

      세아//

    약간 지나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신다면 그냥 쿨하게 넘어갑시다.

    학과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세아님이 만나시는 분들의 학과가 대개 어느 정도 비슷할 수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경험하고 듣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십니다. 정년 보장 문제 때문에 많이들 신경 쓰고 있습니다, 고민 같은 것은 할 시간도 없을 겁니다. 카이스트 교수라는 세계 최고의 두뇌의 집단의 특수성도 있습니다. 이 분들은 공부만 하고 자라신 분들이라 자존심이나 민감함으로 따지만 세계최고죠. 학교에서 "너 연구실적 안 되니까" 나가라 한다고 나가는게 아니라 학과 분위기상 연구 실적에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부터 벌써 정신질환을 겪을 수 있는 분들입니다.

    저는 이 분들의 건강 상태도 매우 걱정됩니다. 최근 카이스트에 임용되시는 분들은 5년전, 10년전에 임용되시던 분들과는 넘사벽이 너머에 있는 엄청난 수준의 분들이신데 이런 분들이 지나친 연구로 인해 건강하지 못하다면 그것도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일 겁니다.

    온갖 잡다 언론에서 카이스트를 비난하고 있네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나마 가장 세계적인 연구다운 연구를 하고 있는 대학이 카이스트인데, 아무리 봐도 문화혁명을 연상시키네요.

  • 빨간거미 ()

      bifurcation님.
    지금 여론의 비난은 "카이스트 교수들의 퀄리티나 연구 수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징벌적 장학금, 전면영어수업, 정서적 측면에서의 학생 관리 부족 등
    잘못된 수단들에 관한 것 아닙니까 ?
    승진구조를 뭐라고 하는것 같지는 않은데요.

  • 목록 ()

      카이스트가 이슈가 되는것은 그 자살 속도율이 말도 안되게 가파르기 때문이죠...
    불과 1달만에 4명, 교수 포함 5명이 자살했습니다...
    학부생이 불과 4,000명인 학교에서요...
    종합대로 따지면 불과 한달 사이에 12명이 자살한 경우죠...
    그래서 더욱 관심을 받는 것입니다.

  • 개츠비 ()

      세아//제 친구들중 교수님이 테뉴어 짤려서 지도교수님 바꾼 사람을 세명이나 봤습니다. 정확히는 모르나 조용조용히 존재하기 합니다.

    빨간거미//맞습니다. 이번에 자살하신 교수님은 테뉴어를 통과하셨습니다.

    목록//통계적 우연입니다. 베르테르 효과로 연관성을 찾으면 심각한 문제가 되겠지요. 어쨋든 언론이 몰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번 논란을 '사회적으로'종식시킬 힘은 언론에 있습니다. 언론이 조용해 지면 KAIST는 찻잔 내부의 소용돌이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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