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종사자, 업계를 떠나고 싶은 10가지 이유

글쓴이
바닐라아이스크림
등록일
2011-05-17 09:49
조회
6,517회
추천
1건
댓글
15건
1. 스트레스 
2. 근무시간
3. 임금체불
4. 대인관계
5. 명령계통
6. 테크놀러지
7. 경쟁
8. 클라우드
9. 표준의 부재
10.존중


저는 IT종사자로 살아오면서 전항목 모두 공감합니다.
다른 산업 종사자들도 힘들게 살고 있지만, 아무래도 제가 직접 체험하고 정말로 비정상적이고 몰상식하다는 일들을 많이 겪어보니 공감을 안할 수 없네요.

특히 그 어느 산업분야보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면서, 가장 사람이 중요하면서 동시에 가장 인권이 유린되는 산업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IT산업이라는 것이 더이상 첨단이 아닌 이유와 앞으로 사양산업으로 몰락할 가능성이 큰 이유는, 바로 인간에 대한 몰이해에 기인하는 것으로 확신하는데요.
문제는 이 사회에 어느 구석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변화의 낌새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요새 개발자 구하기 어렵다는 말은 자주 들리는데, 개발자들 형편 좋아졌다는 얘기는 거의 없는 것도 그렇고요.
그나마 이 문제의 근원이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었던 '농협' 전산사고 문제는 어의없는 북한소행으로 귀결되며 이슈에서 묻혔버렸죠.

농협 전산사고를 통해 갑을관계의 하도급관행의 문제점,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갈등, 하도급업체의 임금횡령, 갑을계약의 공정성과 단가 산정문제, 개발자들 개발환경의 열악함.... 등등 정말 IT산업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점을 사회문제로 키워서 건설적인 방향으로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었건만...

  • 산촌 ()

      저야 간접적으로 들어서지만 제가 듣는 바로는 현재 개발자들의 처지가
    예전 공장 근로자들의 처지와 비슷합니다.
    옛날 구로공단 시절에 보았던 것과 많은 것이 일치합니다.
    그런데 다른 것은 옛날 공장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하나씩 만들어
    가면서 조금씩이라도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나갔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현재 IT 종사자들은 그것도 없다라는 것이죠.
    예전 구로공단이 현재는 디지털 공단으로 바뀌었다는데 우연의 일치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이웃 분도 고생하시다가 돈을 벌어서 이곳에 사무실도 구입하고
    그랬는데요. 요즘은 또 일거리가 마땅치가 않다고 하십니다.
    이런 얘기 들으면 꼭 건설 노동자들과도 같구요.
    건설 노동자분들이 노동조합도 없이 말 그대로 수요공급에 의해서
    그때 그때 임금이 정해지고 했었죠.   

  • 산촌 ()

      이크! 그래도 건설노동자들은 칼출근에 칼퇴근이 생명이었는데요.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 전통은 지켜지는 것 같습니다.
    오전 7시 일 시작 , 오후 5시 일 마침.

  • 바닐라아이스크림 ()

      구로 디지털단지 건물에 심심치않게 붙어있는 표어가, "공장형 빌딩"입니다.
    실상 벤처기업과 방직공장이 같이 있는 빌딩도 여러개 있죠. =_=;

    IT산업이 막장인 이유가, 70년대 공장수준의 열악한 환경과 인권유린을 당하면서도 건설노동자의 불안정성과 막대한 과로로 인해 건강상 위험요소까지 갖고 있다는거죠.
    게다가 오르지 않는 인건비를 보면 건설노동자랑 거의 동급 취급이나 마찬가지죠.
    건설현장에서 새참 주는걸로 생색내는것처럼 고작해야 야근할 때 저녁식대 주는걸 대단하게 생각하는 꼬라지도 그렇고.

  • 바닐라아이스크림 ()

      어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구로에 있는 회사는 큰회사 빼고는 피하라고 조언할 정도죠.
    그만큼 가뜩이나 안좋은 IT산업 현장에서도 안좋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열악한 회사가 많이 있기 때문에.

  • UMakeMeHigh ()

      한국 기사인줄 알았는데.. 미국에서 나온 내용들이네요..

    미국에서는 IT가 공부는 힘들고 보상은 그것에 비해 적어서
    기피하는 분야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연봉순위 보면 IT가 그래도 상위권이던데..
    미국도 임금체불이 꽤 많은가 봅니다.

  • kn3 ()

      미국에서는 "IT"를 좀 더 좁은 의미로 사용합니다. 보통 IT는 기업 내의 정보시스템 관리 직군을 말하고요. 예를 들어 구글에서 IT Professional로 일한다고 하면 구글의 검색시스템을 개발하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그런 개발자들을 위한 PC, 네트웍 등을 관리하는 일을 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연봉이 낮은 편은 아니지만 높은 편도 아니죠.

  • 바닐라아이스크림 ()

      UMakeMeHigh// 한국에서는 이미 IT산업은 '막장'으로 인식된지 오래죠.
    요즘 젊은이들도 잘 알고 있고, 현직 종사자들도 달리 선택지가 없으니 남았을 뿐 비젼과 희망을 안고 자리를 지키지는 않지요.

    그리고 저 10가지 요소는 미국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봐도 되죠.
    그나마 법치가 지켜지는 미국이라는 사회와 인권이 철저히 유린되도 돈과 권력 앞에 찍소리도 못하는 권위주의가 팽배한 사회는 당연히 비교 대상도 안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같은 회사와 견줄만한 회사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원천 기술이란게 애시당초 존재하지도 않을뿐더러, 그걸 키울 의지도 없으면서 기회도 안주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IT산업은 kn3님이 말씀하신 좁은 의미의 IT이 경우가 절대다수입니다.

    우리나라 IT산업의 비중을 조사한 통계조사를 얼핏 본적이 있는데, SI산업이 70%를 차지한다고 그랬습니다.
    재벌 계열사에 속한 SI 대형회사들이 각종 사업을 나눠먹고, 대다수 IT회사들이 이들 SI 대형회사의 하청형태로 일을 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 밑에서 법적으로 보호도 못받으며 일하는데 당연히 열악하죠.

  • 통통마로 ()

      특별이 한국이라고 해서 정부나 정치인들이 더 권이적이거나 더 법치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한국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낮은 나라중에 한국보다 정치인의 윤리도덕성, 법치주의, 민주주의가 잘 지켜지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의 IT종사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이 희소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IT 종사자들이 넘처나기 때문입니다. IT종사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은 절대 한국만의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따라서 IT종사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려면 이공계 기피현상도 더욱 심화되어야 하고, 대학 공대 정원 지금의 1/10 수준으로 줄여야 합니다. 공대에서 지급되는 낚시성 장학금 모두 폐지해야 합니다.

    '한국사회는 희망이 없다.'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낙담할 필요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한국의 저출산 문제,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합니다. 사람들이 IT 직종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지하자원이 없는 이 나라에서 IT 산업을 버릴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이 계속 IT 직종을 기피하게 되면 조금씩 조금씩 IT 직종 종사자들에 대한 대우가 개선될 것입니다. 지금은 그 과정 속에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이 진행되는 속도가 느려서 '나는 해당사항 없다'는 것입니다. 불행이도 ...

  • 산촌 ()

      희소성이 없어서 임금이 적다는 것과 불법적인 근로를 시키는 것은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수요공급에 의해서만 처우가 정해진다면 공무원들은 임금을
    반으로 줄여야 합니다.
    공무원 경쟁율이 얼마인지는 아시죠?
    공무원만 그런가요?
    희소성의 문제와는 다릅니다. IT종사자들이 힘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구요. 그 힘은 조직에서 나옵니다.
    노동조합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겠지요.

  • UMakeMeHigh ()

      바닐라아이스크림//

    IT가 한국에서 비젼이 없다는 것은 저도 크게 동감합니다.
    미래가 별로 안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나이 들어 개발하기도 힘들구요.

    그래도 현재 IT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아주 좁은 문이지만 프로그래머로도 길은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실력이 있는 친구들에게 마져 기회를 미리 박탈하고 싶지는 않아서요.

    특출나면 그래도 이런 저런 기회가 있는 것 같구요.
    특출나지 못하더라도.. 대기업 들어가는게 목적이라면 (SI업체 말구요)
    IT관련 전공은 크게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문제는 그 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많은 업체들이겠지요..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남들보다 월등히 잘할 자신이 있다면
    저는 그래도 IT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 아나로그의추억 ()

      좋은 글입니다. 기술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의 고충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원문출처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10 reasons for quitting IT
    By Jack Wallen
    February 25, 2011, 9:58 AM PST

    <a href=http://www.techrepublic.com/blog/10things/10-reasons-for-quitting-it/2316 target=_blank>http://www.techrepublic.com/blog/10things/10-reasons-for-quitting-it/2316</a>

    이 글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 파랑개비 ()

      전 제발 IT경력인정을 국가에서 한다는 그 망상부터 빨리 벗어났으면 합니다. 그리고 학력인정, 경력인정 자체부터 빨리 바꾸어야 합니다. 초급,중급,고급,특급이라는 말도 안되는 인정제도로 인해 제대로 능력을 펼칠 수 없는 구조와 모순이 생기는 것이죠. 구글의 뛰어난 엔지니어들도 국내라면 경력 10년 미만들이 대부분이라... 잘해야 고급인것이죠. 대부분 중급일 것입니다.

  • 파랑개비 ()

      실력있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능력을 어필할 수 있습니다. 좋은 대학, 유명한 프로젝트에서 자신한 역활과 능력, 그리고 집필, 컨퍼런스, 세미나 등등

    최근 모 컨설팅회사에서 사람을 뽑는데 다음과 같이 요구하더군요. 스킬 외에 100억 이상 금융 프로젝트 경험 2회 이상, 제안서 작성 경험 또는 컨설팅 경력 2년이상

    대부분 회사에서 인력 구인하면 인터뷰에서 우수수 떨어집니다. 말도 안되는 경력으로 만들거나... 초급상, 중급상 이런 말도 안되는 요구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초급에도 하,중상이 있는 건가요? 중급에도.. 그럼 도대체 IT 경력등급은 내부적으로 몇등급이 있는 것이죠?

    좀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격증이나 시간에따른 경력으로 초,중,고,특급이 되는 것이 아닌, 정말 실력과 능력으로 적절한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면 공정하지 못한 룰이 적용되는 현실은 자정능력이 없는 것이죠.

  • 빨간거미 ()

      파랑개비님 말씀이 맞습니다.
    기업에선 다 구분합니다.
    지들(정부)가 그걸 못하니까 저 짓들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일부 기업들도 저짓을 옹호합니다.
    정말 짜증나지요.

  • 바닐라아이스크림 ()

      파랑개비// 매우 공감합니다.
    능력은 별개로 오로지 종사기간만 갖고 개발자 등급을 구분한다는게 어이가 없죠.
    이건 프로그래밍이라는 업무와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에 대한 깊은 이해없이, 공무원들의 탁상공론으로 이루어졌다고 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네요.
    아뭏든 그래도 정부나 기업에서 아무 소리 안내고 있는걸 보면, 정부기관이나 기업에서 재미를 보고 있거나 골치아픈 일이 없기 때문이겠죠.

목록


펀글토론방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7279 [펌] "열역학 법칙요? 전 인문대생인데요." 댓글 8 밥이저그냐 06-02 5901 0
7278 휴대폰 사용 - 장기적으로 암 유발 (brain tumor) 댓글 8 Simon 06-01 4446 1
7277 도쿄 야경 사라졌다…"아! 손정의" 댓글 4 바닐라아이스크림 05-30 5365 0
7276 안철수 교수의 실리콘 밸리 강연 댓글 2 UMakeMeHigh 05-27 4970 1
7275 수리과학硏 연구용역 ‘억대 뒷돈’ 의혹 댓글 6 별밤 05-26 5364 0
7274 [세상 읽기] 과학자는 하청업자다/ 정재승 댓글 49 BizEng 05-26 11160 0
7273 원전 근처 인구통계 댓글 8 Hallo 05-25 6663 0
7272 중성자를 흡수하는 붕소의 한계에 대한 궁금증 댓글 2 탑돌이 05-24 6235 0
7271 답변글 최악의 사태가 일어난다면 댓글 17 남영우 05-25 4697 0
7270 중이온가속기 관련된 잡음들 댓글 8 Hallo 05-20 5351 1
열람중 IT종사자, 업계를 떠나고 싶은 10가지 이유 댓글 15 바닐라아이스크림 05-17 6518 1
7268 ‘날강도’로 변한 사업 파트너, 서울시 바닐라아이스크림 05-15 3741 0
7267 영어수업에 대한 덴마크 현황 댓글 16 unlimited 05-14 5850 0
7266 하버드나 겉 간판으로 오판하곤 하는 우리들이 알아야 할 것 댓글 4 Simon 05-09 5517 1
7265 올 4년제 대졸 실업률 35%… 이공계가 인문계보다 심해 댓글 12 BizEng 05-05 6685 2
7264 답변글 [re] 올 4년제 대졸 실업률 35%… 이공계가 인문계보다 심해 댓글 2 Hallo 05-05 6597 1
7263 역시 한국은 중소기업하기 척박한 것 맞습니다. 댓글 37 R_B_ 05-03 9650 1
7262 “한국 경제 고목 숲, 불나면 타버린다” 댓글 5 바닐라아이스크림 04-30 4868 1
7261 The PhD factory 댓글 3 kn3 04-28 5077 1
7260 기술유출 관련 기사가 떴는데요... 댓글 2 Psychedelist 04-25 4193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