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 관련된 잡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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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o
등록일
2011-05-2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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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기 설계, 건설, 운영능력은 포항방사광가속기 관련해서는 많이 축적이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제가 포항에 다닐때도 빔의 안정성, 출력이 해마다 안정되어 나중엔 일본의 photon factory보다 낫다고 평가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FEL도 지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외국디자인을 따오는 것이 아니고 포항 저장링에 맞추어 자체 설계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이온 가속기라는 것은 최초로 시도되는 이상 설계경험이나 능력이 부족했으리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강원도 초등학교 교정에 있는 ‘한국가속기 및 플라스마연구협회(KAPRA)’라는 곳도 생소하긴 합니다만. 관련 연구자분들께서는 잘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크게 어쨌든 기술적 역량을 떠나 4천6백억짜리 장치가 기초분야에 생기는데 기여한 부분은 평가하고 싶습니다. 약속한 만큼 4천 6백억이상의 파생효과가 없더라도 그 경험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거대장치라는 것이 만만하지 않고 중간에 나자빠지는 수가 있죠. 관련 연구자들은 아마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지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공개하고 도움을 받고 머리를 맞대고 성공시켰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카피해올 수도 있는데 부끄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현실이라면 노벨상같은 대외 홍보는 그냥 접어두고 저런 장치를 만들어보고 운영해보고 관련 기업을 키우는 목적에만 충실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동아일보에서 시리즈로 심층취재를 하고 있네요.
기사의 옳고 그름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저렇게 파고드는 과학저널리즘은 매우 칭찬할 만합니다. 공격하는 측이나 대응하는 측이나 과학적, 합리적 논리로 승리를 거두길 소망해봅니다. 예산이나 기초과학 원론적인 주제가 아니고 기술적인 논란이라면 카이스트 정재승교수 발언을 싣는 것보다는 가속기 설계경험이 있는 실험물리학자, 가속기전문가들을 찬반입장에서 인터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avaritia ()

      방사광 가속기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은 중이온가속기에서는 무용지물에 가깝습니다. 단적으로, 포항가속기의 기술진이 중이온가속기 설계 구축 과정에 얼마나 관여하고 있는지를 보면 되겠네요. 아마 전무에 가까울겁니다.

    4600억짜리 장비에 관련된 일처리가 구멍가게 수준인 이유는 이 분야 국내 연구자 커뮤니티가 대단히 대단히 작기 때문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4600억의 투자와 이후의 연구비의 수혜집단 또한 대단히 대단히 작다는 얘기입니다. 물리/화학/재료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가 그나마 있는, 서비스형인 방사광 가속기와는 비교 불가입니다.

    과학계는 원래 '내 돈 빼앗아 가는거 아니면 남이 얼마를 받아내든 상관않는 것이 불문률' 입니다. 그래서 속으로는 반대해도 말을 안하죠.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가다가, 결국 중이온가속기가 연구예산 빨아먹는 블랙홀이 되면서 다른 쪽 예산을 갉아먹기 시작하면 커다란 문제로 떠오를 것입니다.

  • avaritia ()

      동아일보가 아직 까지 않은 공격카드가 남아 있습니다. 과학계에서 우군이 나오는지 두고 보면서 만지작거릴 것입니다.

    바로 거대과학 자체를 때리는 것인데요. 1993년 미국 SSC 취소 사례를 들면서 외국에서는 거대과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얘기를 하는겁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얘기하고, 과거 거대과학이 왜 추구되었었는지 등등을 까뒤집기 시작하면 여론 뒤엎는 것도 순식간입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하면 과학계 전체를 공격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과학계 내부로부터 동아일보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면 쓸 수 있는 카드죠. 

  • avaritia ()

      전체 과학계 입장으로서는 중이온가속기는 과학벨트를 확실히 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왕 발표가 난 이상 용도폐기나 마찬가지죠. 4600억을 다른 분야 전체가 나눠쓰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논의가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일대 사건입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시대가 끝나는거죠.

  • Hallo ()

      만약 중이온가속기가 연구예산 빨아먹는 블랙홀이 된다는 것은 중이온가속기로 논문이 많이 나와서 다른 연구자들이 그것을 수용한다는 것이겠지요. 그게 아니라면 블랙홀이 되기전에 적색왜성으로 생을 마칠것이라고 봅니다.
    감당할수 있는 일을 벌인 것인지 아닌지 아마 관련 주체들도 편한 입장이 아니겠지요. 저도 동아일보가 여기서 넘어가지말고 계속 논쟁을 이끌어주었으면 합니다. 마지막 답글에서 언급하신 것처럼 과학계의 체질을 개선하는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PRC ()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면~~~
    제가 보기에 이 사업을 주저 앉히려는 계획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업의 타당성을 문제삼으려면 타당성을 걸고 넘어졌겠죠.
    지금 상황에 정부에 과학프로젝트 용도로 4600억원 쓸 돈이 과연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더 시급한 사안도 많거든요.... 사대강 사업이라던지.

  • 스포일러 ()

      도대체 카대 정교수 인터뷰는 뭐죠? 자기 실험실 관리나 잘하시길...

  • Hallo ()

      관련보도입니다.

    <a href=http://news.donga.com/Society/New/3/03/20110523/37443734/1 target=_blank>http://news.donga.com/Society/New/3/03/20110523/37443734/1</a>

    생각보다 진행이 빠르군요. 청와대까지......
    이런 경우는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군요.

  • PRC ()

      " ... 당일 KoRIA 기초설계 총책임자인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를 소환해 자세한 내용을 파악했다”며 “문제점을 제기한 보도 내용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된 만큼 그냥 덮고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보도된 당일 총책임자를 불러 추궁했고 향후 논란이건 뭐건 그냥 덮고 가지 않겠다는 군요. 그림이 쫙 그려지지 않습니까? 어떻게 된 사연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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