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읽기] 과학자는 하청업자다/ 정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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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Eng
등록일
2011-05-2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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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과학자는 하청업자다/ 정재승


대한민국 과학자들은 하청업자들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용역과제를 수행하는 소매상’이다. 실패란 용납되지 않는다. 무조건 모든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완수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았다고 공무원들은 믿는 모양이다.

만약 과학자에게 창의적인 연구 성과를 기대한다면, 그것이 국민의 세금을 제대로 쓰는 것이라 믿는다면, 과학자의 연구비는 용역비가 아니라 지원금이어야 한다. 연구할 주제와 아이디어가 뛰어나고 그것을 수행할 능력과 경험이 있다면, 그것으로 연구비가 지원되어야 한다. 연구 결과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결과가 뻔히 예견되는 연구라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과학자 대부분의 생각이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4797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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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공무원) 는 갑이고, 프로젝트 책임자는 을이고, 대학원생들은 병이고.... 뭐 이런 거죠.

수직적 계열화(?)가 조금은 건강한 수평적 관계로 바뀔 수는 없을까요?


  • restory ()

      국민세금가지고 하는건데 연구 결과의 퀄리티나 임팩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죠. 대학생한테 장학금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돈만 주고 결과는 신경쓰지 마라 그냥 지원만 해달라는 식의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글쓴이 정재승 교수가 과학콘서트 라는 책을 써서 다소 대중들에게 유명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가 한 연구 수준이나 결과가 세계학회에서 어느정도 수준이 되는지 모르겠군요.

  • 별밤 ()

      노벨상 못 받은 사람이면 입닥치고 있어야 된다는 말인가요.
    댓글이 수준이 참 가난하군요.

  • 공대생 ()

      저분이 일찍 교수되더니만, 세상 돌아가는 감이 없네요. 어차피 학교에 들어오는 정부 프로젝트는 다 눈먼 돈 아니던가요? 구색만 갖춘 결과만 내놓아도 별 무리없이 돈 받아 먹는데요. 이젠 그 결과마저도 내기 싫다는 건지. 총장은 여기저기 기부금 끌어모으느라 학교의 비전에 대해 알리고 다니는데, 저분은 자기 연구의 비전을 설명하면서 설득해서 여기저기서 돈 끌어올 생각을 해야지. 그냥 세금 주세요~. 하면 그게 말이 됩니까?

  • 빨간거미 ()

      실패도 제대로 한 실패면 그 가치가 큽니다.
    그런데 한국에선 이를 용납하지 않지요.
    그러다보니 거짓된 결과들, 포장된 결과들이 난립하게 됩니다.

    알맹이는 없지만, 어째든 구색 갖춘 결과를 내 놓아서 돈 받아 먹는 것 자체가 문제 있는 것이죠.

  • kn3 ()

      저는 restory님이나 공대생님과는 좀 다른 생각인데요. 정 교수님 글에 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냥 알아서 할테니 돈만 내놔라'라는 느낌이 들게 글이 나온 건 좀 그렇지만...

    미국 NSF 같은 경우는 큰 주제만 맞으면 교수가 세부내용에 대해서 proposal써서 낼 수 있고, 결과보고서가 필요 없거나 있더라도 논문 형식으로 쓰면 되죠. 진짜 연구 논문에 "NSF 지원 받았다"라고 주석만 달아 주고요. 그런데 우리나라 연구과제는 대체 용역과제랑 다른 게 없다는 거죠. 세부주제와 결과가 정해져 있고, 그걸 만들어 내는 것이니 제대로 된 '연구'가 안 된다는 것이고요. 대부분 단기 과제에 금액이 적으니 제안서, 보고서, 행정절차 따르다 보면 연구할 시간은 없고요.

    게다가 과제에 예산을 너무 빡빡하게 세분화해서 지정하게 되어 있으니까 과제 제안서 쓰는 것도 힘들고 예산 집행하는 행정 비용도 너무 크지요. 게다가 가짜 영수증 발행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르게 되고요.

    돈만 주고 결과는 신경쓰지 말라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결과를 가지고 평가하라는 것이죠. 연구의 결과는 연구논문/특허이고, 그게 제대로 안 나왔다면 다음에 그 연구팀의 제안서에 감점을 시키면 됩니다.  별 내용도 없는 두툼하고 화려한 보고서로 '연구 잘 됐다' 하는 것보다 이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요?

  • bifurcation ()

      제가 이 곳에 지속적으로 글을 쓰면서도 전반적으로 여기가 좋은 토론의 장이 될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위의 댓글들 (별밤님의 댓글 제외) 의 수준에서 볼 수 있죠.

    공대생//

    "일찍 교수되더니만." : 학부 입학 후에 14년 정도면, 조교수로 임용되는 평균나이에 매우 가깝습니다. 일찍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억지스러운 나이입니다. 제가 아는 최근의 경우를 보면 딱 평균인 듯 하네요.

    "세상 돌아가는 감이 없네요..." : 이하 모든 글은 그냥 웃기네요.

    restory//

    "그가 한 연구 수준이나 결과가 세계학회에서 어느정도 수준이 되는지 모르겠군요." : 카이스트에서 학위를 전부다 하고 카이스트와 Columbia 대학에서 동시에 임용될 정도면 이 자체만으로도 학문적인 성취도로는 이미 졸업생 상위 0.1% 안에 들어갈 겁니다.

    건방진 거 좋습니다. 한국 학생들에게 찾아볼 수 없는 건방진 태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다만, 제가 정재승 교수인가 하는 분의 Curriculum Vitae 를 대충 볼 때는 카이스트 졸업생 천명 중에 한명 정도 나오는 분입니다. 아니면 그 이내이거나.

  • bifurcation ()

      kn3 님이 그 사이에 매우 타당한 내용으로 댓글을 다셨는데요.

    건방진 것은 매우 장려할 태도입니다. 하지만 박사도 졸업하지 않은 학생이 자신이 학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뭐 정재승 교수님 같은 분은 위의 수준의 사고를 하는 학생들도 뭐 충분히 수용할 만한 분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만. 다만 이런 수준의 생각밖에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인 우리 사회 "자체"가 걱정되는군요.

  • 통통마로 ()

      공대생님의 의견이 어느정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실패는 어느정도 수용되어야 하지만 정부 눈먼돈에 미친듯이 설치는 사기꾼들이 너무 많습니다.

    bifurcation//

    "건방진 거 좋습니다. 한국 학생들에게 찾아볼 수 없는 건방진 태도 아주 마음에 듭니다."

    이거 누구보고 건방지다고 하는 겁니까? 건방지다는 표현이 매우 건방지군요.

  • bifurcation ()

      정재승 교수님 글을 그간 별로 재미 없게 읽어왔는데요. 이번에 아주 시의 적절하고 타당하고 정말 공감 100% 가는 아주 사려깊은 글을 쓰셨네요. 아주 너무 잘 쓰셔서 매 단락단락마다 숨어있는 의미까지 마음에 와 닿는 좋은 글입니다. 한겨레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합니다만. 한국의 수준이.

    쓰신 글을 단락별로 보면.

    1 단락: 대형과제가 정치적인 교수들의 힘에 의해서 그다지 공정하지 않게 선정이 되는 것에 대한 암시가 느껴집니다. 이런 분들이 한번 과제를 만드시면 그동안 평소에 친분이 두터웠던 다른 여러 대학의 교수들이 별다른 학문적 평가 없이 그냥 5~10 명이 붙어서 일하죠. 정말 없어져야 할 부조리한 행태죠.

    2 단락: 경쟁률이 너무 높은 것에 대해서 불평하시는 정도의 내용이고요.

    3 단락: 이거 정말 심각한 문제를 잘 지적하셨는데요. 한국 사회의 참 저질스러운 단면입니다. 어떤 분야가 유행한다고 하면 참 수준 떨어지게 딱 그 분야만 과제 공고가 나옵니다. 그러고 한 1~2년 지나면 또 완전히 다른 분야로 가서 그 분야만 과제 공고가 나오고요. 그것도 과제의 주제를 매우 좁게 한정시키고 공고를 하죠. 그럼 그 좁은 내용의 연구 분야가 아닌 다른 연구분야는 다 쓰레기라는 건가요? 지구상에 어떤 나라에서 이 따위로 과제 공고를 할까요?

    4 단락: 여기서는 과제가 너무 연구성이 없고, 때로는 회사에서나 해야할 일을 과제로 주기도 하는 경우가 많아서, 학생들이 연구하는데에 방해가 될 정도다. 이 대목에서는 정재승 교수님이 학생들의 연구와 장래에 대해서 얼마나 진정으로 고민하고 신경쓰시는 진정한 학자인지에 대해서 느끼게 되네요.

    5, 6단락: 지금 한국의 연구 과제들이 과제에서 지출할 수 있는 항목을 너무 세부적으로 명시하고 있어서 과제비를 자유롭게 쓸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정말 저질적인 행태에요. 교수들을 믿지 못해서 그런다고 하는데 최근 몇년간 임용되신 교수님들이 과연 과제비를 빼돌리거나 유용할만한 정도의 직업 윤리를 가지신 분이 몇명이나 될는지 궁금하네요. 다른 선진국에서는 과제비를 이렇게 쓰던 저렇게 쓰던 거의 제한 사항이 없습니다. 과제비 전체를 학생들 인건비로 줄수도 있죠. 한국에선 과제비에 학생 인건비 상한선까지 명시하고 있어서 학생들이 고생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댓가도 지불하지 못하게 행정적으로 막고 있어요.

    7, 8단락: 위의 일부 댓글들을 보면 우리 사회의 수준을 알수가 있죠. 교수는 무조건 악질이고 학생들은 무조건 피해자고. 서로가 피해자임을 상호 인정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갈 여유가 없는거죠. 나 자신이 이미 여유가 없으니까 사회 비판적인 글만 쏟아내고 있는거죠. 한국 사회에서 이미 교수도 피해자에요. 연구에 집중을 하려고 해도 과제 공고부터 시작해서 과제비 집행까지 모두다 엄망진창이고 교수가 연구에 집중하지 못할 정도로 행정적으로 너무나 귀찮게 합니다. 귄위적인 교수들이야 학생들에게 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선량한 교수들은 저런 가치 없는 짓거리를 학생들에게 피해를 안 줄려고 자신들이 시간 낭비하면서 저런 세부 사항들을 다 챙깁니다. 교수도 피해자에요.

  • bifurcation ()

      통통마로//

    뭘 아무것도 모르면 그냥 가만히 계세요. 뭐 어지러운 사회니까 교수가 진심으로 과제에 대해 불만을 진지하게 쓴 글에 대해서 멋모르는 학부생들이 쓰레기같은 소리 하고 있는 것까지 들어줘야 되는군요.

  • Hallo ()

      누구의 입을 통해서건 타당한 말이 나오면 수용할 수 있으면 토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비를 신청해보신 분들, "기획과제"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시븐 분들은 정재승 교수가 하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이고 한국에서 그런 경험을 해보지 않은 분들이나 일반 납세자들은 공대생님의 말처럼 "자기 연구의 비전을 설명하면서 설득해서 여기저기서 돈 끌어올 생각을 해야지"라는 원칙에 견주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이엔지는 그런 입장들을 이어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별밤님께서 다른 글에 올리신 수리과학연구소 연구용역비리글을 읽어보면 개별 연구자 입장에서 세상이 그렇게 녹녹하지 않음을 알 수 있지요. 사업하는 사람한테 사업기획서 잘써서 돈빌리면 되잖아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겁니다. 모 저축은행사태에서 보듯 중요한 건 학교 선후배사이냐 아니냐는 것이죠.

    똑같은 일이 연구자들에게도 존재한다는 것, 고등학교 선후배사이에 오고가는 연구비와 뒷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글로 돌아가 과학자가 하청업자가 되어가는 이유, 한정된 연구비의 재원때문이 아닐까합니다. 정부, 공공부분, 사적부분의 다양한 연구비 펀드들이 존재하여 다양한 수준의 요구수준, 난이도, 자유도를 연구자들이 선택할 수 있으면 되는데 우리나라는 그것이 너무 특정부문, 즉, 정부로 몰려있습니다. 그것이 사회 투명성과 맞물리다보니 과학자들에게는 너무 큰 제약이 되어가고 있는 면도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연구비 소스들이 존재하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우리 사회의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몰이해의 정도가 심하여 아직은 정부쪽 말고는 기댈 곳이 많지가 않은 게 현실입니다.

  • 통나무 ()

      개인적인 경험이나 공무원들과 얘기해본 결과는 본 글에 다 담겨져 있는것 같은데요.
    공무원들의 생각.

  • 스포일러 ()

      bifur...//
    저도 정교수 이번에 쓴 글에는 수긍하는데..그 분의 연구경력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홈페이지가서 그 분 논문실적을 학위과정부터 지금까지 함 보십시오. 교수되기 전에 쓴 대표 논문 몇 개 찾아 읽어보세요...얼마나 학계에 기여했나. 상위 몇 퍼센트 안에드는 실적으로 교수된 분은 아닙니다. 분야의 희소성 때문이었다고 보고요....그리고 지금은 교수라기 보다는 과학평론가죠..그것도 거품이 심한...

  • 빨간거미 ()

      근본 문제는 프로젝트의 성향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결과가 매우 명확하고 뚜렷한 성공을 추구하는 과제도 있어야 할 것이고,
    제안서만 패스되면 형식적인 것들을 모두 생략되는 과제도 있어야겠지요.

    그래도 과기부, 정통부, 산자부가 있던 시절에는 나열한 순서의 반대로 결과물에 대한 구체성이 요구되었는데,
    지금은 애매하게 되었지요.

    이에 대한 해결은 실무급 공무원들이 하기 어렵습니다.
    그 윗선에서의 재가가 있어야지요.
    그리고 그 윗선들은 만나보면 의외(?)로 합리적인 사람들이고 똘똘한 사람들이라 말이 통합니다.
    다만 그들 입장에서는 '안전'을 추구해야하기 때문에 '교수'나 '연구소' 혹은 '기업'들의 요구가 있어야 이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아래(?)로부터의 요구가 잘관철되는 곳은 '의료'쪽입니다.
    의대교수들은 필요한 주장을 하는데 인색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이공계쪽은 그런 주장이 상대적으로 약하죠.
    뭐, 밉보이고 싶지 않고, 모난 돌이 되기 싫은 거겠죠.

  • bifurcation ()

      스포일러//

    원칙적으로 글의 내용이 맞고 틀리고를 따지는데 정재승 교수가 연구경력이 어떤지에 대해서 판단하는 것은 틀린거죠. 어쨌든 주장을 그렇게 하시니까.

    학생들이 박사 과정 끝내기 전에 자신을 과대평가 하는 면이 있죠. 그런 학생들 50명 이상은 봤습니다. 거의 대부분 그러다가 학계는 커녕 학계 문턱에도 들어가지 못합니다.

    저는 정재승 교수의 분야 사람이 아니라서 논문을 봐도 수준이 어떤지 알수는 없습니다만, 제가 아는 한의 컬럼비아 대학은 적당한 사람에게 교수직을 제안하는 학교가 절대로 아니며 권위와 명성에 철저한 학교입니다.

    카이스트 졸업생 중 박사만 치면 현재까지 졸업생이 대략 7500명 이상이고 그 중에서 해외 대학에 임용된 사람 숫자는 34명입니다. 34명 중에서 말만 해외대학이고 어떤 수준인지 모르겠다는 대학을 빼면 10명 정도밖에 안 됩니다. 다시 말해서 카이스트에서 순수하게 학위를 다 하고 우리가 이름이라도 알만한 해외대학에서 임용되는 경우는 10/7500 입니다. 자신이 그 안에 들어갈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자신을 철저하게 과대평가하되 인정 받을 만한 사람은 설사 그 분야가 niche market 이었다고 하더라도 인정해 주는 것이 맞습니다.

  • bifurcation ()

      권위주의에 세뇌된 한국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현상 중에 하나.

    교수가 사회 평론, 과학 평론 하고 연구 이외에 다른 것들에도 관심이 많고, 취미나 흥미 분야가 다양하고 이러면 연구적으로는 뒤떨어지는 사람이라고 판단해 버리죠.

    교수가 인상쓰면서 살벌하게 말하고 뭐뭐해라 하고 구체적으로 모든 명령을 다 내려주고, 학생들이 관심 있어 하는 뉴스 기사나 이런것에 관심 없는 척 거짓 위선이나 하고 있어야 좋은 교수인 줄 알죠.

    이미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상태에 와 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 통나무 ()

      공무원이 갑이라면요.
    공무원을 폄하하는 얘기가 아님을 먼저 밝히고요.
    책임이라는게 있을겁니다. 문제가 생겼을때 비난수준이든, 문책을 당하는 수준이든, 당사자들은 일이 잘 풀려나가는것도 생각을 하겠지만 그것과 더불이 자신들이 문제가 없게끔도 염두를 두고 일을 하겠죠.
    그러기위해서 제일좋은것은 보여지게끔 선을 그려버리는것 아닐까요.
    위에 언급되는 어느분에 대해서도 이런 칼럼을 보고 뭔가 변화시키려고 하는 공무원이나 그런 자리에 있는 분도 다른 외적인 부분을 얘기듣게 되면 섣불리 나설필요는 없겠다라고 할수도 있을것 같고.
    그리고 돈이 풀려서 뭐가 되든 법적으로 문제만 없으면 공무원은 잘되면 좋겠지만 안되도 상관없다는 마인드를 보이기도 하거든요. 자기돈 아니니. 연구비 유용이니 뭐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 제일 쉽고 눈에 보이는 방법은 규제나 빡빡한 검사겠죠.

  • 공대생 ()

      // bifurcation

    "정재승 교수님 글을 그간 별로 재미 없게 읽어왔는데요." : 과학콘서트로 그 정도로 팔렸으면 평균적으로 재미있다라고 봐야죠. 재미없다고  표현하기는 좀 억지스러운 말입니다. 제가 아는 최근의 경우를 보면 딱 평균인 듯 하네요.

    "이번에 아주 시의 적절하고 타당하고 ..." : 이하 모든 글은 그냥 웃기네요.

  • avaritia ()

      정재승 교수의 글에 문제가 좀 있어요.

    자연과학 과제와 공학 과제를 막 뒤섞어서 얘기하는 느낌이에요.
    성패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특정한 기술개발 과제일 때, 목표치가 있을 때에나 가능한 것이지, 대부분의 자연과학 과제에는 실패라는 개념 자체가 적용되기 힘들어요.

    정재승교수는 실패불허 운운할 때에는 머리 속에 기술개발프로젝트를 떠올렸는데, 정작 주장을 할 때엔 순수과학 연구도 프로포절을 써서 경쟁해서 따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자격 있는 과학자가 좋은 주제 연구한다고 하면 평가도 하지 말고 돈을 달라'는 듯이 쓰고 있어요.

    일단 이 점을 지적하고요.

    정재승 교수가 지금은 기초, 응용 중 어떤 성격의 연구를 하는지 잘 모르겠으나 물리학을 배웠으니 일단 자연과학에 대한 펀딩체계에 익숙하다고 가정하고 그쪽에 초점을 맞춰 보면요,

    기초연구에 대한 연구비 지원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 세부적으로 세 가지쯤 있어요. 하나는 block funding 이라는 방식으로 대학에 그냥 돈을 럼섬으로 펑 주고 알아서 나눠 쓰라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계약기반 연구에요. 다들 아시겠지만 추세는 BF 비중이 줄어들고 CB가 늘어나고 있죠.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에요.

    계약기반을 다시 둘로 나누면 어떤 과학자에게 제법 후하고 관대한 grant를 주는 미국식이 있고, 꼼꼼하게 연구계획 하나하나 계약을 하는 프로젝트식이 있어요. 정재승 교수는 아마 전자를 선호하나본데요.

    일단, 첫째, grant 나 project 나 근본적으로 계약기반이에요.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거죠. 미국에서는 돈 받아먹고 허접한 논문이나 몇개 쓰고 말면 NSF가 "헤~" 이럴 것 같습니까? 보고서 안쓰고, 회계정산 항목별로 안한다고 마냥 해피할 것 같습니까? 논문이든 프로시딩이든 특허든 뭐든 연구결과에 대해 추상같은 peer review를 쥐도 새도 모르게 해서 칼같이 평가를 하고, 허접하면 다음에 걔한테 절대 돈 안줍니다. 프로포절 죽어라 써도 매번 이유도 모르고 떨어져요. 차라리 대충 돈 주고 대충 결과 내고 담에 또 대충 돈 주고 이런 한국 시스템이 미국 과학자들 보기엔 완전 heaven 이에요.

    미국 NSF 펀딩이 더 럴럴해 보이는건 우리 시각이고, 그들 나름의 빡셈이 다 있는거죠. 일상생활의 예를 들어서 영미권에서 인감증명서 없이 사인만 팍팍 하면 집도 사고팔고, 개인수표 뜯어서 가게에서 쓰고 하는 것을 보면 야 저렇게 럴럴하게 해도 돌아가는구나 싶겠지만 그정도 고신뢰사회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거죠.

    과학연구도 마찬가지에요. 과학자 커뮤니티 내의, 그리고 과학자와 사회(및 납세자)간의 신뢰와 경험치가 쌓여야 감시, 통제, 평가, 즉 '갑질'이 덜 개입하는거죠.

    둘째, 검증된 과학자에게 돈을 떡 주고 재량껏 쓰세요 이런 시스템은 결정적인 단점도 있어요. 일단 그렇게 믿고 맡길만한 유능하고 검증된 과학자는 상대적으로 소수니까 연구비가 그들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생깁니다.(프로젝트도 집중현상이 있지만 그보다도 심하다는 얘기) 학문의 다양성이 저해되는 부작용을 낳고, 신진학자들이 소외되기도 쉽죠. 또한 한국같은 나라에서 중요시하는, 정책적으로 특정 분야를 밀고 나가는 방식이 작동하기 어려워요.

    제가 하는 얘기들은 개인 주장이 아니고 과기정책학계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토론되어진 것들이에요. 다 장단점이 있고 국가마다, 상황마다 타협의 결과로 제도가 자리잡지요. 그리고 그것은 계속 변합니다. 불과 30년 전만 돌아봐도 한국에서 대학교수들이 연구프로젝트를 따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어요. 자연과학분야라면 특히 그렇죠. 90년대 초중반께부터나 큰 대학에서 정부과제나 기업과제를 따서 하기 시작했지요. 그러니까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는 정재승 교수가 원하는 식으로 바뀔 지 누가 압니까? 음...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여요. 과학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대 주는 유행은 좀 지나가서요. 잡무라고 생각되겠지만 '을의 의무'가 줄어들 가능성은 낮아요. 그나마 과학은 점잖게 대접받는다는 느낌이에요.

    다른 사람들의 돈을 쓰면서 autonomy 를 누리는 집단이 몇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과학자와 종교인이죠. 그들은 일종의 공익적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라 믿어지기에 일종의 '사회적 계약'이 존재하는거죠. 이 집단들은 autonomy를 누리는 대신에 '사회의 다른 사안'에 개입하는 것이 금기시됩니다. 종교인이나 과학자가 현실 정치에 뛰어든다거나 자신의 '세'를 무기로 이윤추구활동을 했을 때 시선이 곱지 않죠?

    현대의 과학자들이 근대이전의 성직자처럼 굴면 안되요. 우리 일이 숭고하니까 사회가 지원하라는 식이면 안된다는거죠. 세상에 공짜가 없어요. 무언가를 반드시 잃게 되요. 예를 들어서 "네에, 숭고한 일 하시니까요, 지원을 해 드릴께요. 대신 드러운 속세 일에서는 손 떼시는거죠?" 이렇게 됩니다.

  • 스포일러 ()

      bifur..//
    ... 논문내용도 모르시면서, 단지 어디에 임용경력으로 연구자로서의 실력을 판단한다? 님이 아는 상식이 항상 진리라도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나마 교수 임용후 초창기에나 연구자였지 지금은 정치가에 더 가까운 사람인데...

  • 스포일러 ()

      정재승교수는 다른 글에서도 그랬지만,,,자유롭고 널럴하고 풍족한 천국같은 환경이 주어져야 반드시 창의성이 발휘된다는 신화를 갖고 있어요. ... 교양과학서적만 많이 읽은 폐해죠.

  • avaritia ()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자유롭고 럴럴한 환경에서 나올 수도 있겠죠.
    그러면 연구비 따지 않고, 대학원생들 받지 않고, 검약하면서 유유자적 연구하면 됩니다. 남이 연구비 어떻게 따고 정부가 연구비 어떻게 주는지 상관할 필요 없죠.

    과학기술이라는게, 창의적 아이디어만 중요한게 아닙니다. 우주의 신비만 파야하는게 아니에요. 유용한 것들, 돈 대주시는 납세자들께 실질적으로 보답하는 연구들은 창의적 아이디어 말고도 '노가다' 투입이 필수적입니다. 기본적으로 연구개발 종사자들도 자신들이 하는 일이 '노동'이라는 관념이 좀 있어야해요. 월급은 노동의 대가입니다. 연구비도 서비스 제공의 대가라고 볼 수 있어요.

  • avaritia ()

      그런 점에서 과학자는 하청업자라는 정재승 교수의 글 제목은 매우 타당합니다. 문제는 하청업자를 깔보고 있다는 점이에요. 과학자가 하청업자 정도밖에 안되느냐 이것을 한탄하고 있거든요.

    최근 한 부품업체의 파업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하청업체의 중요성을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하물며 열등하다고 보는 것은 엘리트주의적인 시각이에요. 과학자는 다른 사회구성원들을 위해서 하청업체 역할을 하면 안됩니까? 무협지에 나오는 '신녀님들' 처럼 모시고 살아야 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 예진아씨 ()

      avaritia // 하청연구를 학교에다 시킬 필요가 있냐는 게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실제 결과가 잘 나오는 연구는 기업 연구소 및 기업과 협력연구를 연구소에서 사실 더 필요한 일이죠. 대학은 좀더 실험적인 걸 해야지 안그러면 학교를 뭐에다 씁니까?

  • 예진아씨 ()

      하청이 필요하면 그런 일에 특화된 연구소들에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서 연구원들을 정규직으로 많이 채용해야 정상이겠죠. 대학까지 다 똑같은 거 하자 이러니 문제라는 게 아닐까요? 물론 대학도 전부 다 고상한 것만 할 수는 없지만, 대학보다 하청 과제 훨씬 잘할 수 있는 집단과 인력은 돈을 투자하면 충분히 확보할 수 있습니다.

  • 빨간거미 ()

      하청연구 중에는 금세 상용화와 연관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다양한 성격의 과제가 있으면,
    알아서들 필요한 쪽을 지원할거라 생각합니다.

  • avaritia ()

      예진아씨님

    하청연구라는 연구는 없습니다. 정재승교수가 프로포절 내고 경쟁심사받아 프로젝트하는 것을 하청이라고 비하해 말한 것입니다. 대학에서 이공계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신 적 없으시죠? (없으니 말씀 마시라고 따져 묻는게 아니라, 밖에서 보기엔 연구 프로젝트의 성격이나 실제 하는 일들을 잘 모르기에 오해하기 쉽다는 말씀입니다)

  • doingscience ()

      정재승 교수가 과학 대중화에 기여한 점은 잘 알려져 있지만 연구자로서도 그런지는 좀 갸우뚱이군요. 해당 분야(세부분야는 아니지만)의 국가석학급 유명 학자가 사석에서 아주 시니컬하게 지적하던데....

    교수들 중에 정재승 교수 같은 사람도 있고 모두가 뛰어난 연구자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KAIST와 외국 유명대에 조인트 어포인트먼트로 채용된 것만 가지고 학문적으로 대단한 사람인양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오바가 아닌가 싶습니다.

  • restory ()

      별밤/ 댓글의 수준을 가난하게 만드는 건 님이 쓰신 댓글 부류입니다.


    그리고

    운영자님께 정식으로 요청드립니다. 댓글 단 내용에 대해 '건방지다느니' '수준 떨어지는' '학부생 수준의 쓰레기같은 이야기를...'...

    이런 식의 인신공격을 한 bifurcation 님에게 경고 또는 강제탈퇴 등의 조처를 요구합니다.

  • restory ()

      그리고 avaritia님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Hallo ()

      avaritia님//

    BF란게 창의과제 같은 것이 해당되는 지 모르겠는데 저는 경험이 없구요. 그래봐야 열손가락에 드는 사례이니 이미 현장에서는 거의 백프로 CB에 맞춰져있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정교수의 글을 읽어봤지만 꼭 공학분야와 혼동하고 있다고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제경험으로는 자연과학, 기초분야의 연구보고서라고 해서 정량적 목표가 주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즉, 연차별로 마일스톤들을 적고 그 해가 지나면 목표달성정도를 평가를 해야하거든요 세부항목별로. 60%, 80%, 100%, 연구하다보면 이게 말이 안된다라는 건 분명하지요.

    물론 어떻게든 말을 교묘히 써서 100%를 맞추는 건 똘똘한 대학원생들의 역할이지요. 물론 보고서마다 개개인의 성향이 다르니 제가 접한 경우가 유별날지 모르지만 어쨌든 기계적인 정량평가를 하지 않을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사업이 1차에서 안끝나고 연장되고 증액되고 하는 것은 결국 그 짧은 기간내 설정한 마일스톤들을 깔끔하게 미션클리어 하고 성공적으로 임팩트높은 페이퍼를 내는 것에 달렸지요. 일 이년 셋업하고 공동연구시작하고 그러다보면 논문이 만들어지는 게 힘든데 평가는 다가오고 그러다보니 대충 자기가 하던 분야에 먼저 데이터 쌓아놓고 이름만 나노니, 인포매틱스니 붙여서 연구단에 들어가서 첫해부터 논문들을 싣기 시작하지요. 그게 없으면 팀에 끼워주지도 않구요. 그러다보면 애초에 연구목적은 상관없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긴 커녕 자기가 하던 분야에 그냥 돈은 들어가고 그래봐야 심사위원들도 논문갯수밖에 평가를 못하니 과제 목표와 상관없이 조그맣게 과제 이름만 언급되는 논문 몇 개 내주면 성공이지요. 네이쳐 하나면 그냥 끝까지 편하게 가는 거구요. 그러다 한 십 년 돈잔치 잘하고나면 글쎄요. 뭐가 남을까요? 다른 토픽이 뜨면 우 옮겨가지요.

    제가 경험했던 것은 이렇고 원글 쓴 정교수도 현직에 있는 분으로 이런 부분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정교수가 대중에게 먹히는 몇 안되는 사람인데 자꾸 저렇게 불평도 늘어놓고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마다 상황마다 타협의 산물이라고 하셨듯이 우는 아이 떡 하나 더주는 것아니겠습니까? 다만 꼭집어 구체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그냥 푸념조로 글을 쓴 것이 아쉽습니다만 그냥 가볍게 읽고 지나갈 정도의 글인듯 합니다.

    그와는 별도로 과학자들의 사회적 위상, 직업윤리에 대한 논의는 카이스트문제와도 맞물려 많은 논의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마지막에 언급하신 것과 관련되어서 사이언스타임즈에 좋은 글이 실렸더군요.

    <a href=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todo=view&atidx=0000051442 target=_blank>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todo=view&atidx=0000051442</a>

    오늘 우연히 메일박스에 들어온 글인데 님의 글과 관련지어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었습니다.

    이글에서는 한국에서의 연구윤리는 표절과 같은 연구자의 부정행위를 근절하기위해 규제을 가하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스웨덴의 경우는 수행기준으로서의 윤리, 과학자 스스로의 개방성, 정직성 공유성등 개인적 품성을 강조하여 사회적 제약에서 자유로와지는 것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 두 문단을 옮겨봅니다.

    "스웨덴 문건은 머튼의 CUDOS 규범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는 CUDOS가 과학이 스스로 정립해온 윤리적 전통의 핵심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그것만 잘 지켜진다면 과학자에게 일반 시민들보다 특별한 어떤 윤리적 규범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 연구를 압박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문건은 머튼의 규범에 대해 과학적 지식이 학문 내부에 머무를 때에만 유효하다는 한계를 지적한다. 현대사회의 과학은 산업화되었기 때문에 과학자 사회 내부의 윤리적 규범만을 다루는 머튼의 규칙들은 오늘날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분석이 틀린 것은 아니다."


    저도 이 마지막 비판의식에 동의를 하는 편이구요. 현대에 와서 펀딩주체가 누구건 간에 과학자들의 다른 사회의 사안에 개입이 금기시된다는 시각은 낡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 avaritia ()

      Hallo 님

    언급하신 개인적 경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펀딩 주는 사람들도 그거 다 압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이유가 뭘까요.
    쪼으려고 하는 것이죠.
    당하는 입장에서야 이유없이 대체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하겠지만요.

    말씀하신대로, 그렇게 쪼임 당하니까 논문이라도 자꾸 써 내잖습니까.
    그런게 아~무 의미 없어 보일지 몰라도, 돈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레알전주(납세자)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증거가 됩니다.
    또 OECD회원국으로서 격년으로 과학기술및 산업활동 평가할 때 한계단이라도 올라갈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요. 순위가 올라가면 공무원 칭찬 듣겠죠? 올라가면 납세자들이 "아 우리가 낸 돈이....어찌저찌저찌해서 우리나라 전체 역량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는갑다" 라고 생각을 하겠지요?
    한 단계 더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아, 우리나라가 선진국들에 비해 과학기술이 꿀리지 않으니까... 바꾸어 말하면 사람들 퀄러티가 괜찮구나... 지식스톡이 쌓이는구나... 그니까, 결국 우리나라 기업들이 득을 볼 수 있겠구나. 그러니까 내가 월급을 받게 해주겠구나... 그래.. 계속 내 세금이 과학기술에 쓰이도록 냅두자." 이렇게까지 생각하지요.

  • Hallo ()

      하하 맞습니다. 정책하시는 공무원분들 실제 박사출신들도 계시고 다 잘 아시죠. 그래도 학교 순위도 오르고 카이스트가 이래저래 이슈화 되니 그래도 과학기술계가 신문의 이슈를 선점하고 그러다보면 과학벨트가 또 나라의 명운을 건 사업이되고 슬쩍 1조 6천억인가요 쓱 끼워넣어 숙원사업 해결도 하고요. 결국 잘 하고 있는 거지요.

    그런데 양적성장은 하더라도 질적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낼지 공무원분들은 아이디어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그냥 사회과학책에서 양에서 질이 나온다 그러니 그렇게되리라 수준인가요.

    질적 전환은 정말 과학자들이 내적 윤리에 충실한, 그럴 수 있는 환경에서만 가능하다고 보거든요. 양심에 부끄럽지 않는 연구. 유행이나 출판가능성보다는 지적 호기심이라는 내면의 동력으로 굴러가는 연구. 과연 그런 면으로도 앞으로 대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꼭 다 이룬 사람만 자유와 혜택을 누려야하느냐? 아이디어가 고갈되었을 수도 있는데요. 오히려 검증안된 젊은 사람에게 자유와 돈을 주면 뭐가 나올지도 모르지요. 전체 연구비가 다 그래서는 안돼지만 그 반대로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것이 한국아닌가요?

    그래도 최소한 저는 지금환경에서 그걸 얻었거든요. 제가 쓰는 돈이 헬름홀츠 재단에서 나오는데 연구내용은 암을 이해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면 자유롭고. 연차보고서는 일년에 a4 한 두장이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기초과학연구원이 그런 걸 제공해주었으면 하고 계속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돈 문제인데요 국민들중 KIST에서 뭘하는지 신경쓰는 사람있을까요? 그냥 아 예전에 박대통령 과학입국으로 만들어진 기관이야. 그런 이미지로 돈을 얼마쓰는지 관심없지요. 그냥 죽 나가는 저항없이 나가는 돈아닐까요? 마찬가지로 연구자들이 원하는 그런 형태의 기관도 좀 생길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되든 안되는 주욱 가는 거지요. 꼭 과학계 내부에서 열심히 하고 서로 쪼으고 해서 더 돈이 들어오고 그런 것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제 생각입니다.

    은행이나 건설회사 공적자금 배째라보다는 귀여운 수준이지요.

  • 예진아씨 ()

      avaritia // 지금 대학에서 연구하는데요 -_-

  • bifurcation ()

      지난번에 타블로씨 사태에서도 그랬지만 우리의 전체적인 문화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습니다. 세부분야도 아닌 사람이 석학인들 사석에서 그걸 지적하든 말든 그런 평가는 정확한 평가가 아닙니다. 제가 일하는 같은 분야도 세부적인 내용이 약간 다르면 서로 평가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겠지만 과학 기술이라는 분야가 자신이 하는 일의 정말 세부분야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이 아니면 서로 평가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렇게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로 조심해서 대해야 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마음대로 평가하고 재단하려고 하는 우리 문화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고유의 문화 중에 누군가가 좀 잘났다 싶으면 험담을 해서 자신의 만족을 느끼는 문화가 있죠. 인간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만, 이렇게 적나라하게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문화가 한국문화 말고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겁니다.

    이렇게 서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름이 있는 연구소나 대학에서 박사나 포닥을 할려고 하는 것이고요. 이렇게 서로 객관적으로 평가하느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학회나 저널의 이름에 어느 정도 신경을 쓰면서 연구를 할 수 밖에 없는 거에요.

    교수가 임용될 때에는 해당 세부 분야, 또는 그 분야와 매우 가까운 사람들이 여러 명이 모여서 나라마다 다르긴 하지만 자신들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논문도 살펴보고 토론도 거쳐서 상당히 진지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당장 돈을 주고 뽑아서 학교에서 같이 연구를 해야할 사람이기 때문에 교수를 임용할 때보다 연구자가 더 엄밀하게 평가받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렇게 때문에 어디어디에 임용이 됐다고 하는 그 사실 자체가 현실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평가요소가 됩니다. 컬럼비아 대학 너무 쉽게 이야기 하시는데 한국 대학이나 한국의 연구 사회에서 컬럼비아 대학을 쉽게 보고 이야기할 만한 수준에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 bifurcation ()

      avaritia//

    전체적으로 매우 타당한 논점을 지적해 주시고 큰 그림을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구만 오래했지 그렇게 체계적으로 생각해 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음 단락.

    "둘째, 검증된 과학자에게 돈을 떡 주고 재량껏 쓰세요 이런 시스템은 결정적인 단점도 있어요. 일단 그렇게 믿고 맡길만한 유능하고 검증된 과학자는 상대적으로 소수니까 연구비가 그들에게 집중되는 현상이 생깁니다.(프로젝트도 집중현상이 있지만 그보다도 심하다는 얘기)"

    쓰신 글에서 좀 따서 가져왔습니다. 이 단락은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되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믿고 맡길만한 유능하고 검증된 과학자가 소수다라는 말이 특이합니다. 과제를 선정할 때에 과제 책임자나 연구원들의 윤리가 믿고 맡길만한지 안한지 보고 맡기는게 아니라, 일단 믿어보고 맡기는 것이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학문적으로 많이 이해했다고 해서 꼭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에 가깝지는 않을 겁니다.

  • doingscience ()

      과학자가 peer들의 평가를 받는 것은 숙명입니다. 세부분야가 아니더라도 한 학자가 자기 분야에서 어느정도의 impact를 미치고 있는지는 아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평가를 단순히 험담으로 폄하해서는 안되고 또 인간에 대한 예의와도 다른 문제입니다.

    적어도 한 때 콜롬비아 대학에 4년간 조인트 조교수로 임용되었던 것만으로 (콜롬비아에서 테뉴어를 받은 것도 아니고...) 연구자를 평가하는 피상적인 방법보다는 훨씬 낫게 다른 사람의 연구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네이처, 사이언스, 네이처 자매지, PRL 등에 논문을 내면 그 세부분야 전문가만 리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비전문가인 에디터가 평가를 하고 세부분야 전문가 뿐 아니라 인접분야 학자에게 보내는 일이 흔합니다. 연구비 심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네이처, 사이언스에 논문 내는 연구자들도 창연, 도약, 우수신진 같은 연구비는 피터지는 경쟁을 해서 따냅니다. 물론 최상급 연구자들은 정교수가 말하는 "짝짓기" 없이도 단독으로 창연, 도약 등 잘 따내고 정점에 가면 국가과학자로 선정되기도 합니다. 분야를 좀 감안해 준다고 해도 정재승 교수 홈페이지에 있는 논문 정도가 다라면 연구비 따기 쉬워 보이는 케이스는 아닌 것 같군요.

  • bifurcation ()

      우리 사회가 신뢰사회가 아직 되지 못해서 과제비를 마음대로 쓸수 있도록 맡기지 못하겠다는 말이 너무 지나칩니다. 과제비를 이상한 곳에 썼을 때의 벌칙이나 징계를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고요, 과제비에 대한 규정이나 행정적인 제약은 줄여야 됩니다.

    Avaritia 님과 Hall 님이 토론하시면서 우리 나라의 과학 기술 관련 공무원들도 나름대로 공대 박사 출신도 있고 어느 정도 다 알면서 어쩔수 없이 저러는 것일 거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그것보다는 자신의 직장을 보전하기 위해서 윗사람들에게 하나라도 잘못될 소지가 있는 것은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어떻게 보면 비겁한 행정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정면적으로 비판하고 싶고요.

    과학정책과 관련하여 학문적으로 이것저것, 또한 좀더 높은 곳에서 여러가지를 조망해 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유용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정책이나 제도를 학문적으로 이야기 하는 동안에 정작 연구자들이 아주 품질이 좋은 연구를 가능하다면 많이 할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게 사실입니다. 아무도 그런 방향으로 끌어가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냥 방향성이 없어요.

  • bifurcation ()

      과학 기술 과제의 분야 선정, 또 과제의 분배, 또 과제비의 집행 이렇 것에 대한 대원칙 같은게 아주 동의할만하고 깔끔하게 정의가 되어야 하는데, 과연 이런 것이 지금 되어 있나? 하고 묻게 되고요.

    저는 여러 기관에서 일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연구에 집중시키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과제의 행정적인 문제로 연구자들에게 추가적인 스트레스를 주어서 비효율적인 연구를 해서 수준이 떨어지는 연구를 생산하도록 하지 말고, 오직 연구 자체에 대해 본격적이고 처절한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절대로 연구자들이 자기 마음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아니고요. 여기서 여러 분들이 여러 다양한 방향으로 주장하시지만, 사실상 연구비와 관련된 이런 문제들은 정확한 100% 답안지가 있는 것은 아니고, 나라별로 또 정치체계 별로 확연히 다른 원칙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영미권에서 공부하신 분들은 철저히 자본주의에 입각해서 이야기 하실 것이고, 또 중부유럽이나 북유럽, 또 남부유럽이 다 느낌이 다릅니다.

    하지만 저는 대원칙이 무엇인지, 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고 가는게 맞다고 보는데. 연구자가 받아야 할 아주 다양하고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불쑥 나타나는 온갖 잡다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연구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정책을 실현하는게 맞습니다. 이 스트레스는 고상한 부류의 스트레스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어떤 저널이나 학회를 목표로 한다든지의 (미국과 일부 유럽에서 하는 것과 같이) 아주 구체적이로 목표수준이 높은 연구를 행해야 하고 그것을 행하기 위해서 말그대로 정말 100% 진짜이고 제대로 된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한국의 과학 과제들을 둘러싼 행정들도 이런 쪽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쓸데없는 것들은 정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 bifurcation ()

      doingscience//

    저는 뭐 여전히 학자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보적인 입장입니다. 어떤 사람을 특히 학문에서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난해한 일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특이하게 한 논문이 유달리 좋은 논문이고 나머지 논문은 그냥 대충 쓴 경우가 있을수도 있고, 뭐 경우가 아주 다양하게 분명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생깁니다.

    Peer-reviewing 은 editor 가 나름대로의 선발방식으로 reviewer 들을 정하고, reviewer 들은 분명히 자신이 심사하는 논문들 읽어보고 나서 논문을 평가할 의무가 있습니다. 물론 현대에 와서는 reviewer 들이 논문을 제대로 읽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대원칙은 최소한 논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중요한 부분들만이라도 한번은 읽고 나서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Curriculum Vitae 나 대충보고 평가하는 전반적인 평가와는 달리 한 논문에 국한된 평가이기 때문에 reviewer 들이 충분히 쓴소리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고요. 좀 복잡하게 이야기했는데, 제 이야기는 논문 달랑 한개를 review 하는 것과 한 연구자를 평가하는 것은 다르다고 봅니다.

    Tenure 를 가지고 또 이야기를 잠깐 하셨는데. 물론 Columbia 대학에서 Tenure 를 받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tenure 는 둘째치고 일단 들어간 것만 해도 한국인으로써 쉽게 이룰 수 있는 성취는 절대로 아니라는 것은 제가 두번 강조하지 않아도 충분히 동의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분야에 따라 느낌이 다를수는 있겠지만.

    이것은 이정도로 했으면 합니다. 저는 다른 연구자를 쉽게 평가하고 싶지 않습니다.

  • doingscience ()

      다른 연구자를 쉽게 평가하고 싶지 않다면서, 너무 쉽게 졸업생 중에 천 명중에 한명 꼴이라고 이야기하시는 것은 좀 모순이군요. 애초에 정재승 교수가 대단한 연구자인 것처럼 "쉽게" 말씀하신 것이 사실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어디에 조인트 조교수로 임용된 적이 있었다는 것 보다는 차라리 최근 5년 (혹은 10년) 동안 논문의 질과 양, 임팩트 팩터, 논문을 낸 저널의 수준, 논문의 인용횟수, h-index 등으로 평가하는 것이 그의 현재 연구자로서의 업적과 능력에 대한 훨씬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정재승 교수는 (완곡하게 표현해서) 결코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 bifurcation ()

      doingscience //

    "쉽게" 말한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인정하겠습니다.

    저는 "칭찬" 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비판" 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성향을 가지고 일합니다. 제가 가진 이런 성향이 엄밀하게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통통마로 ()

      운영자님

    bifurcation라는 사람  뭔가 제재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인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건방지다', '의견이 쓰레기다', '게시판 수준이 떨어진다'등과 같은 인신공격성 발언을 일삼고 있습니다. 

  • avaritia ()

      예진아씨님

    죄송합니다 =_= 제가 다른 분과 혼동한 모양인데요. 누구랑 혼동한거지... 인문사회쪽 전공하신 분이라고...

  • restory ()

      doingscience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연구자의 평가는 그가 어떤 학교를 나왔고 어디에 임용되었나로 평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참고는 알게모르게 하겠지요. 하지만 주가 되어야 하는 것은 최근 5년 내, 또는 그 동안 쌓아온 논문, 특허 실적 등으로 평가하는 것이죠. 그리고 거기에 대한 의문은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의문을 해결하고 검증하고 어느정도 답변을 내는 사람들이 누구나가 되긴 쉽지 않죠.

    그리고 제 경험에도 소위 이공대학 국내 최고급이라는 대학교에서 계약된 연구를 해보고 주위에서 행해지는 연구를 보면 눈먼 돈 버리는 듯한 연구가 전혀 없다고 말하기 힘듭니다. 물론 이런 점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공기업, 공공기관, 정출연에서도 국민의 피땀어린 세금을 가지고 낭비하는 곳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남의 돈 가지고 일을 하면 어느 정도의 규율과 제재는 필요악입니다.

    물론 연구 사안에 따라 그 규율과 목표치 세부사항, 세부적인 과제관리 스케쥴, 기타 행정처리 내용등은 조율이 가능한게 좋겠죠. 보다 많은 자율성을 주고 계약이 끝났을 경우에만 철저히 평가를 해서 기대 이하의 실적이면 페널티를 가하진 않아도 추후에 다시는 펀딩을 주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구요.

    아무튼 이번 논지에 대한 분석은 avaritia님이 남겨주신 명문으로 잘 정리될 것 같군요.

  • 말년차 ()

      이렇듯 저렇든 요즘 R&D가지고 말이 많더군요.. 여러분들 의견을 잘 봤는습니다. ( 비대면 온라인 토론에서 이정도 토론이면 상당히 수준있는거 같은데요. ^^ 워낙 저질인 곳들이 많아서.. ㅋ )

    R&D담당 공무원으로서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거는, 공무원도 연구자분들이 생각하시는거 만큼 '천국'에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ㅠ 저희들도 역시 평가받고, 국회, 감사원, 언론 등 여러 기구로부터 '상시적인' 쪼임을 받습니다. 그런 쪼임이 결국 연구자들한테까지 전달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즉 주권자인 국민이 '연구원들은 정직한 애들이니 내버려둬라' 라고 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만, 논의된 '행정적 절차'가 현실에 맞지 않거나, 지나치게 연구 의욕을 떨어뜨려서 본 목적인 '연구 성과'까지 저하시킬 정도에 이른다면, 개선할 여지는 있을 것입니다. 이것과 관련한 언론과 국민의 태도는, '연구자를 가만히 나둬라..' 보다는 'R&D 자금이 줄줄 새고 있으니 더 많은 감시를 해라' 에 가깝습니다.

     <a href=http://www.etnews.com/201107040217 target=_blank>http://www.etnews.com/201107040217</a>

     아무튼, 제가 궁금한 것은 '그래서 R&D를 어떻게 개편하면 좋겠는가?'입니다. 일정 부분 '자율권'을 주는 것과 '행정 절차를 단순화'하는 것은 필요해 보이는 반면, '연구자 윤리교육 강화' 등의 말로는 부족합니다. 조선왕조 500년간 '공직자 윤리'를 강조해 왔는데, 그거보다 법적 안전장치인 "check and balance"를 도입했던 서양쪽이 훨씬 우수했듯이, 행정절차를 없애려면 절차가 없어도 연구자 / 기업 등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성과평가만 제대로 된다면 '절차'는 필요없거든요. 예를 들어 전지전능하고 선의의 '신'이 통치한다면 민주주의 절차가 필요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다만 압제자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에 절차적인 견제장치를 만들어놓은 것입니다. )

     논의된 내용으로 몇가지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는데, 좀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끝으로, 관련 공무원들도 '잡무'가 줄어든다면 현장의 목소리도 듣고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들도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여기 저기서 떨어지는 잡무에 시달립니다.. ㅠㅠ

  • 말년차 ()

      많은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담당 공무원'도 현재 상태의 '제도'를 바꾸려면 논리 정연한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면, 특별히 권력자가 개입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담당 공무원이 소속 부처의 장관 및 기획재정부, 국회의원 등 수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려 다녀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담당 공무원 수준에서는 어느정도 현장 감각이 있으나, 위로 올라갈수록 이공계랑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도 없습니다. 이분들은 시간도 없으므로, 초등학교 1학년도 이해할 수 있는 문장으로 매우 짧은 시간에 '아.. 이렇게 고치면 잘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지 않으면 '잘 모르겠으니 현 상태로 두자' 던가 '추가 검토해와라' 이렇게 됩니다.

     공무원 입장에서도, 제도를 멋지게 고치고 수요처가 만족하면 '실적'이 되어서 여러 가지로 유리합니다. ( 다만, 그 '멋지다'는 것은 국민이 상식적으로 봤을 때 매우 훌륭해 보여야 합니다. 즉 전문가의 시각이 아니라는 거죠.. 일반적인 상식은 '내 돈을 가져 갔으면 성과를 내놔' 이거입니다. ) 따라서, 좋은 정책 인풋을 주는 것은 담당자가 무척 고마워 하는 일입니다. 다만, 경험상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비판'에는 능하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말해주진 않더군요.. (물론 정책화하는 것은 월급을 받는 공직자가 해야할 일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현장에 있으신 분들이 상황을 정확하게 아시므로...)

     결론적으로, "행정절차"를 줄이면서 "성과"도 내고, 연구비 유용도 막고 하는 방법이 어떤게 있을까요? 저도 나름 기술개발에도 껄적거려 봤었지만 잘 모르겠네요... ㅠ

  • 말년차 ()

      참고로, 제가 앞에 링크해놓은 'R&D 자금 관리 부실하다'라는 언론 비판에 대해 국토부는 이런 대응을 내놨네요..

    <a href=http://www.cnews.co.kr/uhtml/read.jsp?idxno=201107041644385810692 target=_blank>http://www.cnews.co.kr/uhtml/read.jsp?idxno=201107041644385810692</a>

  • dogmaster ()

      챙기긴 뭘 챙긴다는 건지..
    과제 주는 인간들이나 과제 받아 먹고 사기치는 인간들이나.

    과제 받았으면 똑바로나 했으면 좋겠음.
    사기 데이터나 만들지 말고.
    위에 교수님들도 있는 거 같은데..
    이제까지 학교나 기업체나 과제 받은거 제대로 하는 case는 한번도
    못 봤음요. 그렇다고 내가 "남들 말하는 후진 대학교"다닌 것도
    아닌데.
    현실을 직시 못 하는 분들 되게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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