젋은이들이여 헬조선을 즐겨라

글쓴이
사이먼앤 가펑클
등록일
2016-04-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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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청춘들이여 헬조선을 즐겨라!

기사승인 201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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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청춘들이여 헬조선을 즐겨라!
강 길선 교수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우리 베이비부머 시대들의 중고등학교를 걸쳐 대학 다닐 때, 약 30~40년 전 대한민국 청춘들의 풍경이다. 점심시간 때 도시락 먹을 시간이 되면 30% 넘게 보리혼식이 되었는지 담임 선생님은 검사를 하셨다. 쌀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하루는 의무적으로 분식을 하였다. 한 학급이 중학교 때는 75~80명까지, 고등학교 때는 65~70명 한마디로 떡시루와 같았고 대학 입시에는 100만 명이 응시하여 고작 15만 명 정도 만이 4년제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고졸출신들은 오로지 먹고 살기 위해서 본인과 가족을 위해서 어떠한 일거리라도 잡아야 되었다. 군대제대 후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제조 산업의 기반이 되는 직업군들 즉 요즈음 TV의 달인이나 극한 직업에 나오는 직업군으로 어쩔 수 없이 직업을 잡았다. 여성들의 대학진학 율은 10% 이하였다. 공돌이와 공순이라고 하여 바로 산업 현장에 투입되어 우리나라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대학에 갔던 청춘들이라고 해도 별반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주일에 네 시간씩 3학년 때까지 교련 수업을 받았고 일 년에 열흘은 군사 교육과 똑같이 병영 집체 교육을 받았다. 대학 교육이라고 해봐야 요즘의 개도국 수준이었다. 장학금도 많이 없었다.

매일 계속되는 독재타도·유신철폐의 데모에 휴강을 밥 먹듯이 하였고, 최류탄에 눈이 따가우니 랩을 눈에 감고 등교를 하였다. 급기야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때에는 거의 일 년 동안 휴교를 하였으니 과연 무엇을 배웠겠나? 이렇듯 민주화 운동에 행불자 친구들이 500여명, 분신자살자가 70여명에 이르렀다.

대학 졸업 후에도 나라가 데모로 지새우니 무슨 경기가 좋았겠는가? 대졸자 취업도 고졸자의 취업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공 찾아가는 것도 힘들었다. 새로 시작한 자동차, 조선, 섬유화학 산업 군들의 기술을 해외로 배우러 갔다. 배웠기는 배웠는데, 무엇을 배웠는지도 모르는 채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점차 알아가면서 자동차도, 배도, 플라스틱도 만들 수 있는 것은 다 만들었다. 그것도 초일류로 만들어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국가에 연구비라는 개념이 없었으니 등록금, 장학금, 매달 주는 연구월급도 없었고, 심지어는 논문에 들어가는 실험비, 시약비 등도 다 개인 돈으로 충당하였다. 어렵게 유학을 가더라도 일인당 일 년에 외화로 교환 할 수 있는 외화가 2천불 이하였으니 유학생 대부분이 아르바이트와 병행하였다.

결혼을 하게 되면 여성들은 얼마 안 되는 직장을 무조건 그만두어야 했고 말 그대로 사글세에 전세방 한 칸에 사과궤짝 하나를 놓고 신혼생활을 시작하였다는 부부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는 부모 봉양에 자식 교육에 정말로 정신없는 세월을 살고 있는 우리 베이비부머 세대이다.

이런 세대를 살아오면서 제일 무서웠던 것은 가난도, 무식도, 굶주림도 아니고 ‘불확실성’이었다. 이것이 바로 요즘 청춘들이 말하는 ‘헬조선’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러나 사실 이 불확실성을 인지할 시간이 없는 채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 “어떻게 해서라도” 헤쳐 나가야 되었다.

그래도 우리 세대들의 특징은 지금보다도 더한 헬조선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에 포기는 안했다. 아니 포기를 할 수 있는 여유조차도 없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즉, 요즘세대의 젊은이들로 대표되는 N포를 안했다는 이야기이다. 결혼, 취직, 연애, 출산, 내집, 인간관계 등을 포기하는 N포 세대인데, 이는 전술한 어려움을 헤쳐 나온 우리 세대들에게는 차라리 “응석받이”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박스 하나놓고 결혼을 못하니까 포기하고, 월세 방을 얻어 들어가기 싫으니까 포기, 등등 모든 것을 해보려고 하지 않고 모든 이유들을 대고 있다. 취직하러가서는 내가 그 회사한테 해줄 수 있는 포부와 꿈을 이야기 하지 않고는 월급이 얼마냐? 회사가 나한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

눈높이를 조금 낮춰 내 자신의 창의성과 장래성을 맞춰보면 아직도 많은 직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월급이 적다고 일단 포기부터 하고 본다. 어차피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외국과 관계되는 것이 80%이상인데도 자신을 글로벌화로 시도조차 않는다. 그러니 포기를 쉽게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역으로 나는 우리 젊은 청춘들에게 거꾸로 제안하고 싶다. 젊은 그대들이여 헬조선을 즐겨라! 이를 피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당당하게 즐기라고 하고 싶다. 왜냐하면, 남들과 똑같이 유사하게 해서는 벗어날 수가 없다. 두 배 일하고, 더 부지런해야 되고, 능동적으로 일을 찾아, 내 스스로를 개척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이는 어느 시대이건 간에 똑 같이 적용되는 금언이다.

젊은이들이여! 응석에서 벗어나 헬조선을 즐겨라! 왜냐하면 여러분들은 대한민국의 장래이기 때문이다.


전북대 교수님의 글이라고 화제가 되네요
확실히  이전 세대 분들이 더 힘들긴 하고 그 분들 젋은 시절 당시에 스스로 이루어 냈지만
지금 세대 분들에겐 열불 나게 하는 이야기 일지도

  • 돌아온백수 ()

    한국 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베이비 부머들에게 "전쟁 겪어봤어?" 로 시작해서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로 끝나는 푸념을 들어면서 저렇게 살아왔죠. 아무리 불안정해도, 전쟁보다는 낫겠다 싶어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왜 그렇게 바둥바둥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관성으로 아직도 버둥버둥 살고 있습니다만.

    옛날 기억도 잘 안나지만, 미래가 보여서, 혹은 불안하지 않아서 그렇게 살았다는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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