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www.carlife.net 강명한컬럼~

글쓴이
프론티어
등록일
2004-05-15 10:12
조회
5,595회
추천
1건
댓글
0건
현대자동차 성장과정 이야기입니다. 아마 글 중간에 좋은 내용 나올겁니다^^

=>
`세계 백대기업 가운데 자동차회사는 여럿 들어 있지만 조선회사는 없어. 지금은 자동차가 조선보다 작지만 자동차회사가 커지면 조선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단 말이야.`

이것은 언제였던가 정주영 회장이 현대자동차가 첫해에 그런 대로 경영을 잘했다고 칭찬하던 자리에서 한 말이다. 현대조선에 근무하는 간부들이 현대자동차 사원들에게 “유조선 한 척에 해당하는 돈을 벌려면 자동차를 몇 대나 팔아야 하지?” 하고 비웃던 시절, 정 회장은 자동차사업이 조선소보다 더 큰 사업으로 발전할 것이라 내다 봤던 것이다.

중동 현대건설 현장에 포니 내보내고
78년 초부터 생산능력 두 배 확장 계획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하고 2년차가 되자 정 회장은 포니를 수출하라고 독촉하기 시작했다. 좁은 한국 시장만 가지고는 공장 능력을 다 발휘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는 우선 중동에서 일하는 현대건설 현장에서 포니를 이용하도록 했다. 처음 중동으로 몇 대를 수출했는지는 잊었지만 수십 대를 화물선에 실어 보냈다.

현대건설 중동 건설현장에서 포니를 받고 보니 시트가 모두 찢어져 있더라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대시보드가 모두 휘어지고 핸들까지 찌그러진 것도 있다는 것이다. 공장에서 품질관리 부장이 부랴부랴 현지로 출장가서 조사하고 돌아왔다.

그의 보고에 의하면 비닐로 된 시트는 바느질한 곳이 터져 있고 대시보드는 그것을 체결한 스크류를 벗어나 새 날개처럼 휘어 있더라는 것이다. 미러는 휘어져서 거울이 빠져 버린 것도 있었단다. 기술센터와 품질관리부는 여러 가지로 조사를 했다. 결국 그 이유가 고온이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일본측 자료에 의하면 그들도 똑같은 경험을 했던 것이 밝혀졌다. 인도양을 지날 때 선실내의 온도가 50도를 웃돌아 시트가 팽창해 바느질한 곳이 터졌고 중동에서 햇볕에 세워둔 포니의 대시보드 위 온도가 한시간이 지나면 50도를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당시만 해도 대시보드를 만들고 핸들을 납품했던 현재의 LG그룹에 플라스틱 재료에 대해 잘 아는 기술자가 없었다. 그래서 일본의 스미토모계열에서 합성수지 원료를 판매하는 사람을 불러 물어봤다. 그랬더니 합성수지 재료에는 고온에 견딜 수 있는 재료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아닌가?

그 뒤로 대시보드와 핸들의 재료를 바꾸고 시트에는 팽창한 공기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고열에 엔진냉각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해서 라디에이터를 냉각시켜주는 팬과 라디에이터 사이를 얇은 철판으로 막아 냉각효과를 높이는 조치도 했다.

이렇게 수출을 대비해 준비를 했지만 현대건설 해외공사장 말고는 포니를 사주는 곳이 없었다. 그래도 정 회장은 왜 포니를 수출하지 않느냐고 성화였다. 해외판매를 담당한 부서에서는 지금 돌이켜 보면 엉성하기 그지없는 카탈로그를 만들어 들고 포니를 사줄만한 나라를 찾아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남미의 칠레, 멕시코, 아프리카의 코스타리카를 비롯한 후진국, 유럽의 영국과 네덜란드 등지의 수출을 담당한 사원들은 스스로를 사기꾼이라고 비하하며 어렵사리 몇 대씩의 주문을 받고 돌아왔다.

국내에서도 포니의 판매는 계속 늘어났다. 현대보다 먼저 브리사를 팔기 시작한 기아자동차와의 경쟁에서 조금씩 앞지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런 노력으로 생산량은 77년 2만5천 대, 78년 5만 대로 매년 두 배씩 증가해 갔다. 그러자 78년 초부터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장하는 계획이 시작되었다.

10만대 공장으로의 확장과 동시에 다음 단계로의 확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검토되었는데 15만 대로 하느냐 20만 대로 확장할 것인가 토론하던 끝에 기존설비를 또 하나 만들어 20만 대로 확장하는 것보다 30만 대 라인을 신설하는 것이 공장 전체의 코스트를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내에서 10만 대를 팔고 미국 시장에 들어가 10만 대 정도만 팔아서 그 라인에서 20만 대 이상을 제조하면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소형차 추세 따라 앞바퀴굴림 선택해
미쓰비시와 기술협상, 1년 만에 결실
그렇다면 똑같은 포니를 그렇게 많이 만들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하는 의견이 나와 그 무렵 새로 등장한 앞바퀴굴림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당시 유럽과 일본에서는 소형차를 앞바퀴굴림으로 만들어 팔고 있었는데 그것이 소형차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현대도 그것을 따라가야 했다. 그러나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하기에는 시간과 자금이 너무 들었다. 포니처럼 차체는 직접 개발하더라도 섀시는 기술제휴로 기술을 들여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기술을 어디서 들여올 것인가?

정세영 사장은 뒤떨어진 일본 기술보다 유럽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처음에는 피아트, 르노와 협의를 벌였고 폴크스바겐과는 아주 진지한 협의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내라는 기술료가 너무 비싸서 결국에는 포니 엔진과 트랜스미션, 액슬 기술을 공여해 주었던 미쓰비시와 협의하게 되었다. 그러나 미쓰비시가 요구하는 기술료도 유럽보다는 쌌지만 금액이 컸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더 싸게 해 보려고 흥정하노라 협의는 지지부진했다. 하루는 정주영 회장이 자동차회사로 찾아와 미쓰비시와의 협의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 현황을 살폈다.
정세영 사장은 “지금 협의 중에 있는데 그들이 기술료를 너무 비싸게 달라고 해서 흥정 중에 있다”고 보고했다. 그랬더니 정회장은 허리를 펴고 정색을 하면서 야단을 쳤다.

“기술도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기술료를 깎겠다고? 기술료는 달라는 대로 주란 말이야. 그대신 기술을 제대로 가르쳐주고 우리 기술자들이 빨리 자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하란 말이야.”

오래 끌던 협상은 그의 한마디로 곧 결론이 났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쓰비시쪽에서 기술을 너무 싸게 판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그리고 그들 해외사업부 쪽에서는 현대가 수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자기들 시장이 침식당한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도쿄에서 미쓰비시와의 연락사무를 맡았던 노이사와 필자는 그런 사람들을 만나 뒤로 설득하는 작업을 맡아야 했다. 그리고 포니 개발의 주역이었던 정 부장이 미쓰비시의 기술센터를 찾아가 그들을 설득했다. 그런 가운데서 있었던 가지가지 에피소드를 모두 소개할 수는 없지만 그 협상은 거의 일년을 끌어 겨우 양사가 계약서에 서명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이루어지고 현대 독자로 차체가 개발되어 만들어진 것이 엑셀이다.

공장의 확장이 끝나 연간 10만 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던 무렵인 79년 10월 26일, 박 대통령이 서거하고 국내 정치가 혼란에 빠지고 제2차 석유파동이 일어나자 그때까지 급격하게 늘어가던 자동차시장이 쑥밭이 되었다. 새로 정부를 장악한 군사정권은 산업을 개편해야 된다고 현대와 대우의 합병을 명령했다. 합병한 회사를 누가 경영하느냐로 국보위가 김우중 씨와 정주영 씨를 불러 조정작업을 벌였다. 국보위는 현대그룹에서 조선에 필요한 대형모터와 변압기를 만드는 중전기사업을 통합해 맡고 자동차사업은 대우로 넘기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다.

“아닙니다. 우리가 중전기사업을 포기하고 자동차를 하겠습니다.”

정주영 씨는 조선에 들어가는 대형 모터사업을 포기하더라도 자동차만은 꼭 하겠다고 나섰다. 조선보다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자동차사업을 포기할 그가 아니었다. 결국, GM의 자본이 참가한 대우와 현대는 합병을 이루지 못하고 양사가 승용차와 대형상용차만을 생산하는 것으로 낙착되고 말았지만 현대는 1톤 트럭 포터의 생산과 중전기사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정주영 씨가 생전에 유산분배를 하면서 자동차부문을 큰아들인 정몽구 씨에게 넘겨준 이유도 자동차사업으로 세계 백대기업에 들어가면 현대그룹 전체가 세계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21세기에 현대자동차가 과연 정주영 씨의 뜻을 이룰 수 있게 성장할 것인지, 그들의 노력과 성과가 자못 궁금하고 기대된다.


출처:www.carlife.com
      리플이나 조회수 보고 계속 올리께여^^ 이거 말고도 재밌는거 많이 있어서여

목록


펀글토론방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39 [연합뉴스] 소요유 05-18 4286 1
38 [동아] 어느 공인회계사의 편지 댓글 2 Simon 05-18 4829 1
37 [사이언스타임스] " '이공계=과학자' 등식 깨야" 댓글 1 소요유 05-18 4713 1
36 답변글 [대덕넷] 노 회찬 총장, "연구원 보수 국회의원보다 많아야" 댓글 5 소요유 05-18 4405 1
35 독일이 이쪽으로도 유명하군요 댓글 1 iching 05-17 4442 1
34 [펌] 카이스트 대학원생들의 학내 시위; 실험실 폭발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강지훈 연구원 댓글 1 김덕양 05-17 8217 1
33 요기는 위촉연구원 급여를 좀 많이주네요... 댓글 1 이민주 05-17 7851 1
열람중 [펌] www.carlife.net 강명한컬럼~ 프론티어 05-15 5596 1
31 혁신적 문화와 기술개발 댓글 1 new 05-14 4663 1
30 ‘발명과 특허’ 걸림돌을 제거하라 노가다 십장 05-14 4301 2
29 [dtimes] 과기인연합, 실험실 안전 대책 촉구 성명 김덕양 05-14 4753 2
28 이공계기피의 원인이 연봉이라는 조선의 기사. 댓글 4 김선영 05-14 5263 6
27 [연합] 아들 사고 보상금, KAIST 학술기금 기부 최희규 05-12 5013 5
26 [펌]상의 “이공계 살리기 출구가 막혔다” 댓글 3 한비광 05-12 5246 12
25 낙하산인사 somebody 05-12 4903 3
24 기술영향평가 참고- 펌 cygni 05-11 4985 3
23 [펌] 부족한 에너지 확보 原電으로 해결해야 (중앙일보) 댓글 15 기쁨이 05-11 6101 11
22 답변글 대체 에너지 실용화 예. andysheep 05-23 7037 0
21 [Nextwave] 왜 미국은 미국인 과학자들을 필요로 하는가? 댓글 2 준형 05-11 5422 5
20 게시판 제목에대한 짧은 생각 댓글 2 영구없~~다 05-11 7453 5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