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스] " '이공계=과학자' 등식 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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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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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공계=과학자' 등식 깨야"
존 에치멘디 스탠포드대 수석부총장         
               
        ▲ 존에치멘디교수와 밀러교수  ⓒ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후보에 노벨상 수상자인 스탠포드대학의 러플린 교수가 지원하면서 '제 2의 히딩크' 프로젝트가 아니냐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때마침 KAIST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스탠포드 전현직 수석부총장들의 만나, 한국 이공계 문제의 해결책과 이공계 대학교육 개선방향에 대해 물었다.<편집자주>

[구남평 대전일보 기자] “야후나 구글 사장도 이공계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사장들을 보면 이공계 출신들이 대부분이지요. 한국의 이공계도 과학자 외에 벤처 등 다양한 직업 선택의 문이 열려 있다는 것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1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방문한 스탠포드대 존 에치멘디 수석부총장(54)과 윌리엄밀러 전 수석부총장(76,명예교수)이 내놓은 한국의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해법이다. ‘이공계=과학자’라는 등식이 한국의 이공계를 멍들게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들 두 사람은 이날 열린 KAIST 창의학습관 터만홀 개관식과 이를 기념하는 국제심포지엄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이공계 문제, 실리콘밸리의 산-학 협력, KAIST와 스탠포드대 간의 교류 협력 방안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두 명사들과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KAIST를 방문한 소감을 말해 달라

               
        ▲ 존 에치멘디 수석부총장  ⓒ       
▲ 존 에치멘디 수석부총장

프레드릭 터만 교수는 실리콘밸리와 스탠포드대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다. 특히 스탠포드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미국 이외에 나라에서 ‘터만홀’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KAIST에서 처음이다.

(함께 참석한 윌리엄 밀러 전 수석부총장을 가리키며) 전에 수석부총장을 역임한 밀러 교수는 터만 교수와 인연이 많다. 터만 교수 생전에 마지막으로 리쿠르팅(교수채용)한 분이 밀러교수다. 터만 교수는 밀러교수에게 전산과를 이끌도록 요청했는데 훌륭하게 역할을 해낸 분이다.

-KAIST 총장 공모에 스탠포드대 러플린 교수가 지원했는데 러플린교수는 어떤 사람인가.

▲ 존 에치멘디 수석부총장

물론 잘아는 사이다. 아시다시피 그는 지난 98년도에 노벨상을 수상한 훌룡한 분이다. 하지만 공모가 진행중인데 이 자리에서 코멘트를 하는 것은 적적치 못한 것 같다. 특별히 할말이 없다.

다만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윌리엄 밀러 전수석부총장  ⓒ       
▲ 윌리엄 밀러 전수석부총장

리더를 영입할 때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상황이다. 카이스트의 발달 단계가 중요하다. 가령 정책을 놓고 볼 때 기존 정책을 이어가려면 내부인사가 중요하고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려면 외부인사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외국인 총장 공모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KAIST와 스탠포드대를 비교해 달라.

▲ 존 에치멘디 수석부총장

스탠포드대는 113년 된 학교다. (미국의 기준으로 보면) 아직도 젊은 대학이다. 프레드릭 터만 교수와 이 자리에 함께 온 윌리엄 밀러 교수가 부총장을 맡은 이후 상당히 발전했다. 카이스트는 매우 훌륭한 대학이고 현재 높은 수준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3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동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대학이라는 느낌이다.

-KAIST와 스탠포드 대학간 교류와 협력에 대해서는 어떤 방안을 생각하고 있나.

▲ 존 에치멘디 수석부총장

톱다운방식(하향식)이 아니라 버틈업(상향식) 방식이 좋다. 학교의 공식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교수와 학생들간 활발한 교류가 이어질 것이다. 이미 일부 교수들 간 공동연구와 학생 교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의 MBA 과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100여년 역사의 스탠포드대는 세계 초일류 대학인데 이런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존 에치먼드 수석 부총장

좋은 대학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어느 경지에 오르면 타협하고 편해지려는 것이 사람의 심정이다. 스탠포드대학이 이런 명성을 얻은 것은 프레드릭 터만 교수 같은 분들이 있어서다. 오르기 보다는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 부단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교수들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도 하나의 방안으로 작용했다.

▲ 윌리엄 밀러 전수석부총장

스탠포드대가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는데 60년이 걸렸다. 그때까지 스탠포드는 미국의 변방에 있는 일종의 지방대였다. 현재 명성의 기초를 닦은 것이 프레드릭 터만과 월라스 스털링 교수 덕분이다. 이들이 국가적이고 국제적인 대학으로 발전시켰다. 두 분들이 강조한 것이 도전정신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전정신이다.

-우리나라의 교육계의 최대 화두는 교육의 질과 양적 평등이다. 미국은 엘리트 교육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도 엘리트교육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존 에치먼드 수석부총장

당연히 엘리트 교육은 필요하다. 하지만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등 유명 대학들이 엘리트 교육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입학은 모두 평등하다. 서류만 본다. 재정이나 인종을 놓고 뽑을 수는 없다. 이런 평등이 사회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도 엘리트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보다 더 중요하다. 엘리트 교육은 사회적,기술적,산업적 으로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KAIST 같은 학교가 엔진이 될 것이다.

▲ 윌리엄 밀러 전수석부총장

엘리트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최상의 교육이 필요하다. 가령 기술 발전에서 특허가 중요한데 이런 특허를 위해서는 우수한 교육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고만고만한 교육으로는 미래가 없다. 과학기술분야는 특히 엘리트 교육이 절실하다.

-실리콘밸리에서 스탠포드대가 많은 역할을 했는데 기업들과의 협력에 대해 말해 달라.

▲ 윌리엄 밀러 전수석부총장

산-학협력은 일방적인 관계가 되어서는 안된다. 쌍방간의 교류가 근간이 되어야 한다. 야후나 선마이크로시스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모두 스탠포드대에서 창업했거나 관련이 있는 회사들이다. 이들 기업들의 성장과정을 보면 공통점이 스탠포드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학과 기업은 쌍방향으로 교류와 협력을 하면서 상호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의 과학기술계는 이공계 기피 형상이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현황과 의견을 말해달라.

▲ 윌리엄 밀러 전수석부총장

미국도 마찬가지다. 과학기술계에 학생들이 몰릴때고 있고 적게 올때도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공계가 인기를 얻으려면 중요한 것은 이공계의 교육과정이 달라야 할 것이라고 본다. 다양한 진로를 보장해야 한다. 이공계라고 해서 과학자의 길만을 가야하는 법은 없다. 벤처를 창업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 존 에치먼드 수석부총장

(밀러 교수)전적으로 동의한다. 다양한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사장들을 보자. 엔지니어 출신들이 대다수다. 야후가 그렇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렇다. 기업공개를 앞둔 구글도 그렇지 않느냐. 이공계 출신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2004.05.17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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