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자동차 = 부품

글쓴이
배성원
등록일
2002-03-29 13:31
조회
9,381회
추천
8건
댓글
6건
자동차 기술은 부품 기술입니다. 부품의 종류는 엄청 많지요. 크게 엔진동력전달, 현가, 제동, 내장, 외장, 유리 등으로 분리합니다.

제가 작년까지 근무했던 모 기업(A)은 현대자동차에 에어컨과 방열기(라디에이터)를 납품하는 기업입니다. 근데 이 기업 자본(주식)의 70%를 포드(Ford) 계열사인 비스티온이라는 회사가 가지고 있습니다. 양사간 기술협력 자동적으로 많이 하겠죠. 서류상으로요.
이 비스티온(Visteon)은 현대의 정공(모비스)과 같은 위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흔히 climate control이라고 부르는 이 분야는 현재 일본의 Denso 사가 전세계를 거의 주름잡고 있습니다. 막강한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로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우리 국내 기업 A는 이 덴소사를 경쟁사로 규정하고 기술력으로 한번 붙어볼라고 합니다. 그러나 실무 엔지니어들은 사장과 이사진의 그 같은 생각에 머리를 휘휘 내두릅니다.
기술로 붙어보자는 그 회사 제품 일본 시장에서 사 들여와서 맨날 벤치마킹하고 앉아 있습니다. 경쟁 제품을 독자 디자인해서 내 놓는다지만 그게 어디 독자 디자인입니까? 특허 회피 작업이지요.
에어컨 컴프레서에 가변용량식을 도입하고 원가를 대폭 절감한 덴소 제품을 뜯어보고 나름대로 그 원리를 써먹어서 제품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특허가 걸린 부분은 돌파할 방법이 없습니다. 형상 자체가 특허인데 도저히 그 형상이 아니면 생산 방식에서부터 원가가 안나오니까요. 결국 업체를 조집니다. 업체인들 별수 있습니까? 그나마 현상이라도 유지할라면 그 가격에 물건 납품해야지요. 대신 뒷구멍으로 재료, 가공정도 등을 원가에 맞춥니다. 모양은 같은데 질 떨어지지요.

사실, 이렇게 경쟁제품 내 놓는데 6개월도 안 걸립니다. 부장이 차장 조지고 차장이 과장 조지는데 어떻게 도면이 안나오겠습니까? 모르는 사람은 A 기술 대단한 줄 착각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는 사람은 다 알지요.
우여곡절 끝에 그런대로 제품이 안정화 되고 납품업체도 납품규모가 커지면서 제정신차리고 제대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엔지니어들도 '야..이제 한숨 돌렸으니 뭔가 장래를 바라보는 진짜 연구 함 해보자" 하면 덴소가 가만 있습니까? 또 하나 더 나옵니다. 이번엔 정말 넘기 힘들어 보이는 기술로 도배를 한 신제품을....

그래도 A는 뭔가 제대로 해 볼려고 꾸준히 실제적 기술(생산과 기술관리: 사실 기술이란것이 기술적 document의 관리가 잘 되어야 진정하게 꽃 피울수 있습니다) 분야에 투자해 왔기 때문에 6개월에 따라 붙지요. 아마 조만간 일본 경쟁사 수준의 originality를 가진 기술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열교환기의 디자인 분야에서는 상당한 기술이 축적되어 있다고 보여집니다. 진정한 기술! 이란 내것! 이어야 합니다. 국내 대부분의 다른 부품업체들은 잘 모르겠습니다. 이들의 협력업체(납품처)는 더 영세하고 열악한 기업환경에서 제품을 만듭니다. 연구요? 그런 말은 달나라에 가서나 하십시오.

  • 이공계2 ()

      고맙습니다. 하긴 국산자동차가 라디에이터가 문제인 것은 듣질 못하고, 포ㄷ ,마쯔ㄷ, 가 문제인 것을 4번 보았습니다. 근데 국산차의 미션이 좋지 않은 것을 3번 보았습니다(6년 미국에 있으면서..). 미션은 이제 좋은 것입니까?

  • 배성원 ()

      미션은 주로 만도에서 제작 납품하고요. 엔진 자체는 정공에서 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품의 자세한 내역(원개발자, 라이센스라면 그 내용)등은 잘 모르겟네여...

  • 배성원 ()

      개인적으론 현대자동차의 가장 큰 취약점이 미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뉴얼에서 특히....오토는 라이센스인걸로 알고요. 대우는 두 형태다 극히 불량햇었지요. 기아는 이제 현대니깐..

  • 익명기고 ()

      알고 베끼느냐, 모르고 베끼느냐는 종이 한장 이상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틀림 없이 문제는 생기지 않습니까?) 문제 해결 능력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 배성원 ()

      대체로 알고 베낍니다. 보면 아니까요. 그러나 한발앞선다는것, 그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고 기술화 한다는 것, 그런 것들이 우리기업에 없어서 맨날 허덕대며 쫓아가기 바쁘지요.

  • 배성원 ()

      그러나 들여다보고 있어도 답이 안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경우, 온갖 추측을 해대고 일본애들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를 고민합니다. 우습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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