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인의 영향을 %로 따지는 게 적절치 않은 경우도 있지 않나요?

글쓴이
윤덕턴스
등록일
2016-04-14 03:21
조회
4,6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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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건
문득 궁금해서 올려봅니다.
제가 뉴스나 정보글을 여러 사이트에서 보다 보면 "이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각 요인의 비중은 a가 30%, b가 60%, c가 10%이다."라는 식의 설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역칠기삼"(운동에서 힘이 7할이고 기술이 3할이다)이라는 말도 있고, 재능에 학습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조사한 글에서 "어떤 분야의 성공에 노력이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27%이고 재능은 73%이다."는 식의 글을 보게 됩니다(근데 학습에서 노력과 재능의 영향도 %는 너무 제각각이더군요). 암튼 그렇게 각 요소 간의 비율을 따지려는 시도들이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여기서 문제가 있는 게, 퍼센트(%), 비율 척도로 따진다는 게, 각 요소가 서로 간에 영향을 주지 않고 상호 독립적(달리 말하면 '병렬'로)으로 결과에 작용하며, 전체적으로는 선형적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y = a(x1 + x2 + ...)이어야 한다는 거죠. 만약에 y = a(x1 + x2 +...) + 1이거나, y = a * x1 * x2 * x3 * ...와 같이 변수들 간에 비선형적이거나 아니면 서로 '직렬', '종속', '되먹임(궤환, feedback)'의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퍼센트(%) 척도로 따지는 짓 자체가 전혀 완전히 무의미할 것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이게 아주 복잡해서 위상수학의 도움을 빌려야만 간단해질 수 있을 정도로 고도로 복잡한 영향관계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예를 들어서, 결과가 변수들의 곱하기로 구할 수 있는 관계가 있다고 해봅시다. 두 변수 '노력'과 '재능'이 있다고 할 때, '노력' = 0.01이고 '재능' = 1인 경우에는 둘의 비율은 1:100입니다. 반면에, '노력' = 10, '재능' = 1인 경우에는 둘의 비율은 10:1로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전자에서 노력과 재능의 비율을 0.9091%, 99.0909%, 후자에서 90.91%, 9.09%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둘은 곱하기 관계(종속관계라고 하기도 하나요?)니까요.

또 다른 경우로, y = (a+b)+10이라는 관계가 있다고 할 때(수식 뒤의 10도 변수에 넣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a = 2, b = 8인 경우, a의 전체 영향은 10%, b의 전체 영향은 40%일 것이고, a = 20, b = 70인 경우, a의 전체 영향은 20%, b의 전체 영향은 70%가 될 것입니다.

피드백 관계가 되면 더 복잡해지거나 아예 불가능할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어떤 상관관계나 인과관계의 케이스에서는 원인들 간의 비율의 산정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값이 오르면서 서로 간의 비율은 같아도 전체에 끼치는 영향의 정도가 천변만변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비율 산정을 통한 영향 평가가 부적절한 면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피아니스트나 학자들을 대상으로 재능과 노력의 관계를 조사한 경우에는 기량이 성숙한 경우를 조사한 케이스기 때문에 괜찮은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심도 있고 전문적인 질문이 될 수도 있고, 더 복잡한 건 자세히 모르기 때문에 이 이상 말하기는 주저됩니다만, 아무튼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 간단한 설명 해주시면 감사하겠고, 이런 문제에 대해서 심도있게 학문 분야나 책,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퍼센트를 따지는 학자들의 문제점이 있으면 짚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꾸벅).

[이 게시물은 sysop님에 의해 2016-04-14 12:46:37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 돌아온백수 ()

    개그는 개그로 받아들이셔야죠. 과학저널이 이거나, 돈에 관한 것 처럼 검증이 되지 않는 숫자들은 정량적으로 받으면 안되겠죠.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제시한 정성적인 상징으로 받아야 겠죠.

  • kinetics ()

    5;5 에서 51:49 만되도 사실상 끝임. 왜냐면 거기다 무한 제곱을 하거든.
    제일 하류들 할말 없을때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지.

  • 윤덕턴스 ()

    개그는 개그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치도 못했던 말인데 그 한 마디 들으니 속이 확 풀리는 기분입니다 ^^ 감사합니다 %%

  • kinetics ()

    제일 중요한건 결국 성적이다. 요즘 내가 제일 강조하는 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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