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UI 개발자들에게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09-12-12 11:21
조회
7,26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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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예전에 핸드폰 UI 관련한 주제들을 정리했는데, 안쓰고 넘어가려다가, 간단히 요약 정리해서 쓰겠다.

1. "Samsung, stop doing this...."
    상황을 보아하니, 삼성에서는 옴니아 2라는 핸드폰을 대항마로 내세우는 것 같다. 얼마전 Gizmodo의 리뷰를 읽었다.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내용이 충격적이란 얘기가 아니다. 내가 지금까지 수많은 리뷰를 읽었지만, 이렇게 무자비하게, 그것도 flagship model을, 까대는 글은 처음이다.  

"Samsung, stop doing this...."
http://gizmodo.com/5417413/samsung-omnia-ii-review

그래서 유투브 동영상을 찾아보았다. 할말 없다.... 한동안은 언론플레이에 의한 착시 현상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1년, 2년이 지난 후에는 정말 대책없이 당할 것이다.

2. 빼는 디자인
    원래 디자인이라는게 넣는 것은 쉽지만, 빼는 것은 어렵다. 애플이 잘하는 것은 바로 불필요한 기능을 과감히 빼는 것 (또는 넣지 않는 것) 이다. 쓰지도 않을 기능들을 덕지 덕지 집어넣으니, 사용자들이 헥갈리는 것이다.    
    애플은 Broadcom사의 Transceiver chip을 사용하는데, 그 안에 FM tunner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하지만 애플은 아직 이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 기능 없어도, 사람들은 알아서 인터넷 라디오를 듣고 있지 않은가.

3. 로직의 통일성
    적어도 삼성이나 LG 정도되는 회사라면, 나름대로 통일된 인터페이스가 있어야 한다. OS 까지 갈 것도 없다. 내가 말하는 것은 로직이다. 각 기능별로 통일된 (나름 최적화된 ) Hierachy가 있어야 하는데, 모델마다 다 다르다. 보자하니 옴니아 2는 옴니아 1의 인터페이스를 완전 갈아 엎은 모양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인터페이스 출발점은 하나이어야 한다. 특히 핸드헬드 디바이스는 더욱 그렇다. 이런 면에서 옴니아 2의 인터페이스는 정말 가관이다. 3D 큐브도 나오고, 무슨 Constellation도 나오고, PC 화면도 나오고 ...  

   솔직히 나도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회사 개발 조직의 구성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무슨 말인지 알거다).

4. 자연을 벤치마킹하라
    애플 디자인의 유일한 벤치마킹은 자연이다. 그것이 우리가 아이폰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이유는, 터치 스크린, 스크롤, internet browser pop-up 효과가 매우 자연스럽다는데 있다. 제발 요상한 transition효과 좀 넣지말자. 한국에서 폰 빌릴 때마다 느끼는 건데, 한참 보고 있으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런 면에서 "타이밍 최적화"가 매우 중요하다

애플의 보이지 않는 위대함은 타이밍의 최적화에 있다. 즉 화면이 뒤집힐 때, 새로운 Browser 창이 뜰 때, 옆 화면으로 넘어갈 때, 스크롤 할 때의 걸리는 시간이 아주 자연스럽다.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다. 인간이 느끼기에 가장 쾌적하면서, 자연스러움을 느끼는 시간을 찾아내야 한다.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작업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H/W 와 S/W의 성능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5. 단추를 줄여라.
    예전에 언급한데로, 아이폰의 가장 위대한 발명은 "홈 버튼" 이다. 단추가 두개만 되어도, 사용자는 눈으로 보고 확인한 후 눌러야 한다. 소프트든 하드웨어 버튼이든 마찬가지이다. 기능이 많아질 수록, 선택해야 할 단추 수는 늘어나고, 이에 비례해서 사용자가 어느 단추를 눌러야할 지 고민하는 시간도 늘어난다.
    더욱 황당한 것은 동일한 기능을 하는 버튼이 여러개 존재한다. 동영상을 보니 가관이더라. 메뉴버튼, 취소버튼 들이 화면에 코딱지만하게 붙어 있어서, 펜끝으로 찔러야 한다. 하드웨어 단추들이 멀쩡히 붙어 있는데, 왜 화면에 같은 기능을 하는 버튼을 집어넣는가? 하드웨어팀, 소프트웨어팀이 따로 일한 후 나중에 만나서 합한 것 같다.
  
6. 외  관
 - 색깔 좀 신경써라
  한국폰들 화면의 색 배합이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이건 모닝글로리 팬시 제품이 아니다. 사용자가 하루종일 들여다 보고, 일하고, 노는 기계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내가 보기에 한국 폰들은 전반적으로 Contrast가 크고, 원색에 가까운 색을 많이 사용한다. 오래보면 피곤하다.

 - 재질도 신경써라.
   아이폰과 다른폰은 손에 잡는 순간부터 차이가 난다. 손에 닿을때의 촉감이 다르다는 거다. 미안한 얘기지만, 미국에서 팔리는 한국 폰들은 플라스틱 싸구려 티가 팍팍 난다. 겉에 광을 내든, 표면처리에 신경 쓰기 바란다. 소비자는 사용하기 전에, 손에 들어본다는 사실을 잊지마라.

7. 마무리
   기능이 "되는 것"과 "잘 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각 기능들이 통일된 인터페이스하에서 유기적으로 결합/연동할 수 없다면, 그것은 재앙이다. 사용자들에게는 마치 고속도로에 놓여진 바위같은 존재로 느껴진다. 백지에서 출발해서, 사용자 입장에서 정말 필요한 기능 순서대로 하나씩 하나씩 트리 구조에 집어 넣어 보라.  

  • Tsailor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적하신 내용들은 국내 뿐만이 아니라 기존 휴대폰제조사 거의 전체에게 해당되는 문제이지 않나 싶습니다. 전통적으로 휴대폰을 만들던 곳에서는 자신들 생각의 틀에 갇혀 해내지 못했던 것이었고, MP3에서 시작된 애플은 휴대폰으로 접근해가면서 기존 업계에서는 신경쓰지 못한 부분을 잘 파고들었던 것이 아닌 싶네요. 그래서 애플이 대단한 것이기도 하고요. 시장 참입자라는 불리하지만 용감하게 지를 수 있었던 것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bozart ()

      물론 아이폰 처음 나왔을때는 모든 폰 메이커들이 동일한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제가 지적하는 건 그 이후의 대처방식에 대한 부분입니다. 문 걸고잠그고, 소비자 눈귀를 막고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집착했죠. 그러다가 막상 아이폰이 들어오니 허둥지둥데고 있지않습니까. 

    문제는 여기서 피해자가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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