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Quantum Leap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10-01-04 11:5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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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ntum Leap is a change of an electron from one quantum state to another within an atom. It appears to be discontinuous; the electron "jumps" from one energy level to another very quickly ...

~ From Wikipedia


1. World is Discrete

나는 세상의 발전이 Continuous 형태가 아닌 Discrete 형태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물리학에서 배운 Quantum Leap 현상이 사회 발전모델에도 적용된다는 얘기다.  다들 이런 류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떤 아이가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는데, 몇 달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다른 차원의 연주를 하는 경우 말이다.

지난 사회의 발전상을 지켜보면, 한동안 특정 질서가 평형으로 유지되다가, 어떤 계기에 의해 새로운 질서가 순식간에 형성되는 경우를 보게된다.


2.  임계 에너지

겉으로 들어나는 현상들만 보면, 뜬금없이 새로운 단계로 점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질서가 유지되고 있는 동안에도 끊임없는 변화의 에너지가 충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에너지가 한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새로운 스테이터스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어린 아이의 말문이 "트인다"는 말을 표현을 한다. 그 어린아이가 어느날 아무 연고없이 말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주변에서 들리는 언어를 듣고 익히는 중이었다는 얘기다.


3. 모바일 시장

나는 지난 글에서 지난 20 년에 걸쳐 고착화된 이동통신 시장 질서에 대한 얘기를 해왔다. 변화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그 질서의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일까? 내가 IT 세계가 혁명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은 모바일 시장 자체만을 본 것이 아니다. 모바일 시장을 둘러싼 그동안 주변의 상황 변화를 살펴보면, 이제 모바일 시장의 변혁의 임계치에 도달했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개혁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속도와 성공률이 점점 더 향상되고 있다. 이 얘기를 다룬 글이 "Knowledge Singularity?" 란 글이다.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techcritic&page=2&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06

여러가지 움직임이 있었지만, 여기서는 한 예로 반도체 시장의 변화를 얘기해보겠다. 다른 부분, 특히 통신 쪽은 기회봐서 따로 글을 올릴 생각이다.


4. 반도체 기술의 변화  

2000년 초반 CMOS 공정을 이용한 Analog/RF IC의 혁명적 발전으로, 통신용 IC의 집적화가 급속도로 진전되기 시작한다. 이전에 GaAs공정을 사용해야 했던 Transceiver chip들이 디지탈 chip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여기에 Direct conversion이라는 새로운 architecture가 실현되면서 (아이러니칼하게 디지탈의 도움을 받아서), 여러개의 주파수를 지원하면서도, 필요한 부품 (특히 필터) 숫자를 줄일 수 있었다. 그 결과 통신기기에 필요한 부품의 숫자가 급속히 줄어들게 되는데, 이때부터 핸드폰 개발부, 특히 H/W 부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다.

반도체 공정 기술은 그 기간동안 눈부시게 발전해왔지만, 25nm가 현재 기술의 한계로 여겨져 왔다. 그 이유는 미세공정으로 갈수록 leakage 문제가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몇가지 기술들이 개발중이었는데, 얼마전 Intel이 그 한계를 넘는 high-K 공정을 성공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제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 추가적인 공정의 미세화와 저전력/고성능화를 보장하게 된 것이다. 이에 맞서  IBM, 삼성, 도시바등이 공동으로 차세대 공정을 개발중이다.

System-on-Chip의 architecture분야에서도 눈부신 발전이 이어져왔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Multi-core architecture의 적용이다. Intel CPU나 Cell 뿐 아니라, ARM 역시 multi-core를 제공하게 된다. 현재 아이폰에 들어 있는 Samsung이 공급하는 AP (Application processor)에 ARM CortexA8가 사용되는데, 이게 바로 multi-core 다. 내가 알기로 옴니아2는 전 세대 모델인 ARM11을 사용하고 있다. iPhone이 얼마나 Multi-core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 가능성은 무한히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5. 통신용 반도체 시장의 구조조정  

Digital 및 Analog Chip의 집적화가 가속화 되는 와중에, 2004년 경부터 IT 버블이 꺼지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구조 조정이 시작된다. 몇 개의 예를 들어보면... Motorola는 일찌감치 반도체 부분을 Freescale로 분사한다. TI는 무선 부분의 인력 수천명을 일거에 정리함으로써 오랜 기간 지속된 Qualcomm과의 전쟁을 마무리 한다. TI는 노키아와 공동으로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었다. Agilent는 반도체 부분을 떼내어 Avago로 분사한다. Philips 역시 반도체 부분을 NXP로 분사한다. (결국 ST 마이크로로 넘어간다.)

왜 이런 급격한 구조조정이 일어났을까?

기술 발전에 따른 미래 시장의 변화를 읽었기 때문이다. 즉 고도의 집적화가 일어나면, 기존에 나름대로 시장을 갖고 있던 중간 크기의 회사들이 살아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내가 위에서 언급한 회사들은 통신용 반도체가 회사의 주력이 아니었고, 마켓쉐어도 그리 높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떨어져 나간 회사들이 다시 흡수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이들 분사과정에 사모펀드들이 많이 개입되어 있다. 통신용 반도체 시장에서 몇 개의 공룡만 남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6. 마무리

세상은 Discrete 하게 변한다. 하지만 평온해보이는 보이는 그 순간에도 변화의 에너지는 끊임없이 충전되고 있다.

나는 이동 통신 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할 것이며, 그 변화의 원동력으로 전자 시장 전반에 걸친 혁명적인 기술 발전을 꼽았다. 이번 글에서는 반도체부분만 언급했지만, 마찬가지 시각으로 소프트웨어 (특히 OS), 통신기술을 관찰해보면, 비슷한 결론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과거의 현재의 기술과 시장의 흐름을 읽고, 이에 대처해야하는 것이 전문가가 해야하는 일이다. 과연 우리나라의 자칭 타칭 "전문가"들은 지금 이순간 무엇을 하고 있을까....

  • 클레야 ()

      bozart님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기술적인 부분도 같이 들어있어 더욱 좋네요.
    요즘 멀티코어랑 새로운 아키텍쳐등의 기술로 고성능이지만 저전력을 먹더군요. 최신 arm core 전력 소비량이 1watt 이하라고 하니, 예전 펜티엄4만해도 풀로드시 100와트 수준이였고 프레스캇은 150와트까지도 먹었는 것 같은데. 요즘 폰들에 들어가는  CPU는 그에 못지 않는 고성능인 것 같은데, 전력은 백분의 일정도밖에 안 먹네요. 나중엔 슈퍼컴퓨터를 돌려도 굳이 전기걱정은 없을 것 같네요.
    저도 얼마전에 아이폰을 구입했는데, 성능은 거의 노트북 수준이라고 생각됩니다. 거기다 GPS, 나침반, 3G, 카메라등 일반 노트북에 없는 기능까지 되니 오히려 조그만게 나은 것 같기도 하구요.
    회사일때문에 PDF파일을 자주 보는데,  아이폰에서도 확대 축소도 자유롭고 그림까지 완벽하게 읽을 수 있는데 놀랐습니다 . ebook인 킨들에서는 불가능하더군요. 그래서 킨들DX팔아 버렸습니다.
    앞으로 나올 안드로이드폰은 어떨지 기대되네요.

  • bozart ()

      감사합니다.
    기술적인 얘기는 가능한 안쓰려고 머리를 싸매고 있는 중입니다. 안그래도 조회수가 안나오는 걸요... 그러다보니 어느 블로거에서는 학생이라고 추정하더군요 ^^

  • Neo Blue ()

      인텔이 4년전 CI바꾸면서 내건 슬로건이 생각나네요..[LEAP AHEAD]

    저와같은 부족한 엔지니어는 저 Leap을 대비해 무엇을 준비 해야할까요??
    [포드가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면서 자동차산업의 발전보다 빠르게 발전한것은 부동산과 여행산업이었다고 하는데]

  • 붙박이 ()

      Cortex A8 는 superscalar core 이기 때문에 여러개의 명령어를 동시에 처리할 수는 있지만 멀티코어는 아닌 듯 합니다. A9 이 멀티코어죠. 아이폰 차기버젼이 A9 기반일 것이다라는 루머가 있긴 하던데...A9 은 A8 에 비해 전력소모가 상당할 텐데 어떻게 해결할 지도 궁금하군요.

  • 언제나 무한도전 ()

      저는 기술적인 부분이 같이 있으니까 더 좋습니다. 조금씩 들어가면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더 좋을 것 같아요. 결국 하시고자 하는 말씀, quantum leap이 작은 변화들을 축적을 통한다는 면에서 더욱 와 닿습니다.

  • bozart ()

      붙박이님 말씀하신 것처럼 차세대 iPhone이나 태블렛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ARM의 Cortex-A9의 성능평가 영상입니다. Intel의 모바일용 저전력 플랫폼인 ATOM 기반의 netbook과 비교합니다. 화면을 보시면 두개의 성능 차이가 거의 비슷하죠.

    <a href=http://www.youtube.com/watch?v=W4W6lVQl3QA&feature=player_embedded target=_blank>http://www.youtube.com/watch?v=W4W6lVQl3QA&feature=player_embedded</a>

    그럼 차이가 뭐냐?

    ATOM은 1.6GHz clock에 그래픽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반면, ARM A9은 무려 500MHz (!!) 그래픽 프로세서 도움을 받지않는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경악할 만한 성능이군요. 아 ~ 인텔 너마저...

  • 현이 ()

      NxP의 통신용 반도체 부문 (NxP Wireless)은 ST의 통신 부문과 통합되었다가 다시 EMP (Ericsson Mobile Platform)와 JV를 구성(ST-Ericsson)하게 되지 않았나요? 인피니온에게 넘어가지는 않은 것 같은데요.

  • bozart ()

      현이님 감사합니다. 제가 착각했습니다. 수정했습니다.

    죄송한 마음에 재밌는 얘기를 해드리죠.이게 제가 절대 착각할 수 없는건데...

    제가 활동하는 커미티에 ST마이크로 출신과 NXP (당시 Philips) 출신이 참석하는데, 둘이 고양이와 개처럼 만나기만 하면 얼굴 붉히면 싸웠습니다. 몇 년동안을... 첨에는 그저 ST와 Philips가 유럽 기반이니까 라이벌 의식이 있어서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른 친구가 하는 말이 ST쪽은 그리스, Philips 쪽은 터키 출신이라고 귀뜸해주더군요 ^^. 그리고 나서 NXP와 ST의 합병 소식이 나오자 과연 그들이 어떤 관계가 될까 우리끼리 농담을 주고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 붙박이 ()

      자꾸만 트집 잡는 것 같아서 쓸까말까 고민을 조금 했습니다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듯 해서 간단히 언급만 하겠습니다. 일단 Atom에도 종류가 여러개인데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만 동영상에 사용된 것은 N series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single core죠. 옴니아2와 아이폰의 클럭속도를 비교한 기사를 보면서도 한마디 한 적이 있습니다만 클럭속도만으론 성능비교상 큰 의미가 없습니다. 600MHz인 아이폰이 800MHz인 옴니아2보다 실제로 빠르죠. bozart님이 앞서 언급하신 것처럼 아키텍쳐의 차이죠. 그리고 단순 웹브라우징으론 graphic accelerator의 유무 차이를 느끼긴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마지막으로 Atom도 accelerator를 내부에 포함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N450 제외).

  • bozart ()

      붙박이님 좋은 코멘트 감사합니다.
    어두운 날개님도 동시에 비슷한 지적을 해주셔서, 그쪽에다 코멘트를 달았습니다. 혹시 두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시는 거 아닌가요?

    <a href=http://www.scieng.net/zero/view.php?id=techcritic&page=1&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46 target=_blank>http://www.scieng.net/zero/view.php?id=techcritic&page=1&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46</a>

  • 붙박이 ()

      하하하...그럴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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