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로미오와 줄리엣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10-01-11 07:0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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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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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수수께끼 "K"에 이어지는 글이다. 이 글 읽기 전에 다시 한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techcritic&page=1&page_num=20&category=&sn=off&ss=on&sc=on&keyword=&prev_no=&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47


1. 로미오와 줄리엣?

전자공학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H/W 엔지니어와 S/W 엔지니어중 하나에 속해서 일생을 마감한다. 이제부터 여러분의 머리 속을 비우고, 다음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라.

- 과연 언제부터 H/W와 S/W라는 개념이 생겼을까?
- 언제부터 H/W와 S/W를 분리해서 개발했는가?
- 언제부터 S/W 산업이라는 것이 생겼을까?

이번 이야기는 바로 H/W와 S/W의 분리라는 세익스피어의 작품과도 같은 운명의 장난에 대한 얘기다.


2. H/W와 S/W의 이별

언제부터 H/W와 S/W라는 개념을 산업적 (기술적보다) 으로 분리하게 되었을까?

바로 PC의 출현부터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IBM 호환 PC의 출현부터이다.  잘 생각해보라. 처음 PC라는 것이 나왔을 때, 컴퓨터를 "부팅"하기 위해서는 플로피 디스크에 담긴 DOS를 집어넣어야 했다. 부팅이란 별도의 "용기"에 담겨져 있는 S/W를 컴퓨터에 옮겨담는 작업이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동작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누가 그러더군.... 원래 PC는 사용할 때마다 DOS 디스크를 넣고 업로딩해야 했기 때문에 오픈 시스템이라고.... 당시에는 다른 OS를 선택할 수 없었다. 사용자는 컴퓨터를 구입한 후 천번 이상 매번 이런 행동을 반복했다고 생각해보라. 그리고 이 기본적인 부팅 방식은 아직도 유지되고 있다.
 
그럼 도데체 왜 Microsoft가 이런 짓을 했을까?  


3. Microsoft의 출현

PC가 출현하던 당시 (70년대 후반~ 80년대 초), Software의 가치를 사람들이 인정하지 못했다. 아니 이해하지 못했다. 당시 S/W는 H/W 사면 당연히 딸려나오는 서비스 (?) 정도로 생각한거다. 빌게이츠는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별도의 용기에 담긴 S/W를 판매하고, 컴퓨터를 작동시킬때마다  S/W를 옮겨담는 상징적인 (매우 비효율적인) 작업을 하는 장치를 고안했다.

더 황당한 사실은 DOS는 Microsoft 가 만든 프로그램도 아니었다는 거다. IBM과의 역사적 계약 과정에는 당시 메인 프레임 비지니스의 호황에 힘입어 PC를 천대하는 IBM 내부 분위기도 한 몫했으며, 빌 게이츠 엄마와 IBM 중역진과의 친분도 작용했다는 설도 있다.  

이 계약에 따라 탄생한 PC의 눈부신 성공에 힘입어, Microsoft를 정점으로 하는 S/W산업이 탄생하게 된다. 이후에는 S/W와 H/W는 최소한의 끈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빌게이츠는 역사를 만든 장본인이다. 이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4. 제록스 PARC

IBM PC 이전에 세상을 지배했던 애플 II는 OS가 ROM에 들어있었기 때문에, 전원을 켜면 곧바로 컴퓨터를 켤 수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 ...

여러분은 잡스가 제록스 PARC연구소에서 GUI의 기본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사실은 익히 들었을 것이다. 70년대에 서부의 제록스 PARC연구소는 컴퓨터 기술의 성지였다. 마치 동부의 Bell Lab이 통신 기술의 성지였던 것처럼. 참고로 우리가 흔히 쓰는 이더넷 (IEEE802.3)의 전신이 바로 PARC에 만든 에테르넷이라면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PARC에서 GUI라는 혁명적인 기술을 보고 감격하던 그 순간, Alan Kay는 제록스에 있었다, 그것도 GUI 창안자로. 그 이후로도 그는 지난 30년간 스티브 잡스의 멘토역할을 하게 된다.


5. "Object" in OOP

Alan Kay의 또다른 업적은 객체 지향형 프로그램 (OOP: Objective Oriented Programing) 이란 개념을 정립한 것이다. 과연 그가 처음 OOP나 다른 개념들을 고안할 때, S/W를 H/W부터 따로 분리해서 생각했을까? 나는 그들이 생각한 OOP개념 속의 Object는 S/W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H/W도 포함했을 것으로 본다. 아니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S/W나 H/W는 의미가 없다. 단지 외부의 입력에 반응하는 독립된 개체 (Object) 만이 존재할 뿐.    

(추가) 내말을 못믿겠다면, Unix를 떠올리면 된다. 오리지날 Unix는 외부 디바이스를 file로 인식한다.

자 다시 한번 그의 말을 다시 한번 읽어보라.

"People who are really serious about software should make their own hardware,"

그들은 가문의 반대로 헤어진 로미오와 줄리엣을 다시 결합시키려는 모험 (도박) 을 하고 있다. 즉 H/W와 S/W의 벽을 허무는 자신들만의 길로 가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음... 그림을 하나 그려야겠군)

  • zzzZzz ()

      다시 결합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개방형이냐 아니냐가 문제 아닐까요 다시말해 새로운 하드웨어에 제3자가 소프트웨어를 수정해서 넣을 수 있느냐? 마지노선의 차이인데 리눅스는 OS 단계에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게 해놓았고 윈도우와 다른 여타의 경우도 정도의 차이는 있는지만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것(SDK)들을 제공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s/w와 h/w의 벽을 허무는 길은 둘을 자유롭게 결합 시킬 수 있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bozart ()

      H/W와 S/W가 분리되는 순간부터, 각자의 방식으로 팽창되어 왔습니다. 말씀하신데로 사용자/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S/W를 올릴 수 있는 레벨 (level, layer) 이 중요합니다.

    애플이 가장 폐쇄적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10만개가 넘는 앱스토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애플이 제공하는 SDK는 개발자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요? 바로 지독히 폐쇄적 (?) 인 H/W와 S/W의 결합 (최적화) 때문이죠.

    저는 S/W와 H/W의 산업적 decoupling이 비만증을 불러왔다고 봅니다. 그들이 돌아가려는 시도는 일종의 다이어트에요. 인텔이 모바일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고 했죠? 아무도 그런 말은 안하지만, 기술은 이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겁니다.

  • Neo Blue ()

      EBS 동과서의 다큐를 보면서 느낀게 생각나는데
    <a href=http://blog.naver.com/ysakkim00/110067783810 target=_blank>http://blog.naver.com/ysakkim00/110067783810</a>

    전체를 하나로 보는 사고, 하나를 전체로 보는사고
    동양적인 사고로 알려진 것들을 더 잘 활용하는 서양사람들 같습니다.
    특히 애플의 철학이 있는 object들...

  • bozart ()

      동양 철학이 애플의 제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잡스가 젊은 시절에 동양 철학에 심취해서 인도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죠. 오히려 그의 괴팍한 성격 (결벽성) 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봅니다만...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이번 글타래 중 저에게는 가장 흥미롭네요.. 20세기 말에 컴퓨터를 접한 저로써는 User-S/W-H/W 구조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예전에는 단순히 User-object의 개념 뿐이었다니..

    어찌보면 현대 CS에서 S/W-H/W가 이루는 Hierarchical한 구조에서 성능과 편의성 사이에서 서로 밀고 당기는 저울질이 발생한 원인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둘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연구들이 많이 이루어져 왔고..
    다음 글타래인 Architecture Minimalism의 의미가 더 잘 이해가 갑니다.

  • 훌륭한과학자가될래요 ()

      사실 21세기 들어서면서 모바일과 같은 embedded s/w(지금 생각해 보면 새로운 용어도 아니지만)라는 트렌드가 각광 받으면서 H/W S/W간의 장벽이 과거 PC세상에 비해 많이 허물어지는 수순을 밟는건 애초에 의도되었던 컴퓨터 아키텍처의 본질로 돌아가는 당연한 현상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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