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실패할 수 있는 권리

글쓴이
bozart
등록일
2009-01-27 02:22
조회
6,34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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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건
최근 스티브 잡스가 건강을 이유로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아무래도 몇 년전 수술해야했던 췌장암이 재발한 것 같습니다.

당연히 잡스가 사라진 이후의 애플의 미래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
과연 애플이 이제까지의 혁신적인 기업으로 남을까요? 아니면, 그냥 평범한 공룡 기업으로 변신 (?) 할까요?

제 생각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이유를 "실패할 수 있는 권리"에 찾고 싶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애플 내에서, 아니 전체 IT 기업군에서 실패하고도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스티브 잡스였죠.

우리는 애플의 성공담만을 듣고 보고 열광 했지만, 사실 그뒤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실패담이 있었습니다. 80, 90년대에는 애플 III, LISA, NeXT등이 실패했고, iPod가 성공한 2000년 이후에도, 일체형 스피커 (Hi-Fi 였나?), 모양만 멋있고, 전혀 실용성이 없었던 Cube등이 나왔다가 슬그머니 사라졌구요. MAC mini, Apple TV, MobileMe도 아직 고전 중입니다. 

스티브 잡스 특유의 카리스마와 안하무인적인 성격이 주변의 반대와 공격을 넘어설 수 있던 원동력이었지요. 하지만 앞으로 누가 CEO가 되든지 주변 (특히 주주) 에서 이런 모험과 독선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애플이 잘 나가지 않을 거란 얘기는 아닙니다. 잡스가 심어 놓은 씨앗이 싹을 터서 이제 막 변곡점을 지난 상태이므로, 앞으로 관리만 잘 하면 더 큰 성공을 거두게 되겠죠. 잡스가 닦아놓은 H/W의 iMAC, iPod, iPhone, S/W 의 OS-X 와 iTune Music Store의 환상적인 결합은 당분간 어느 누구도 깰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첨단 혁신 기업으로서의 애플의 이미지는 퇴색하게 되고,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새로운 혁신 기업이 나타나길 기다려야 하겠지요.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 Wentworth ()

      bozart님의 주장은 결국 스티브 잡스 없이는 지금의 혁신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이군요. 경영 쪽으로 눈을 돌려서 이러한 혁신을 시스템 적으로 가능하게 하기는 힘들까요? 사실 제가 궁금한 점은 이겁니다.

  • bozart ()

      미국의 회사는 주주의 이익을 최선으로 생각합니다. 미국 회사의 경영진은 파리 목숨이죠. 맘에 안들면 주주들이 이사회에서 갈아 치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자가 아닌 CEO가 모험을 하기는 어렵구요, 주주들의 입장에서도 CEO가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모험을 하는 것을 지켜보기 힘듭니다.

    야후의 경우 외부 영입 CEO가 회사의 색깔 (서치 -> 미디어) 을 바꾸려다가 실패한 후, 제리 양이 들어왔구요. 제리 양이 MS인수 안을 거부하여주주들을 실망 시킨 후 물러났죠.

    일단 체계가 잡힌 (상장된) 회사의 경우 시스템적인 면에서 보수적인 경영 색채를 띌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 돌아온백수 ()

      오호... 보짜르트 님하고 제생각하고 비슷하네요.

    애플의 지금까지의 사업모델이 그리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철저한 아웃소싱의 생산방식이고, 재고도 가지지 않습니다. 인터넷으로 주문해보면, 중국에서 바로 미국 가정으로 배달되죠.

    소량생산, 잦은 모델 변경에는 맞는 모델인데, 대량생산에 가격경쟁에서는 이기기 힘든 모델이죠. 애플이 공룡으로 변신하려면, 이런 방식을 깨야 합니다.

    아마도 나이키등이 채택하는 형태로 가리라 봅니다. 즉, 신모델을 생산하는 기지, 구형모델을 대량생산으로 가격을 떨어뜨리는 생산기지로 나눌 수도 있어요. 즉, 시장을 분리하려고 하겠죠. 즉, 꿩도 먹고, 알도 먹는 형태로 가려고 하겠죠.

    이런 형태로 변신하게 된다면, 소위 기존의 충성스런 애플 추종자들의 이탈을 막기는 어렵고요. 대량생산 쪽이 시장변화에 느리게 반응하게 되므로, 운영 비용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기존 공룡들의 전철을 답습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 준형 ()

      실패 할 수 있는 권리라는 말을 계속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학생때는 실패를 해도 똑같은 실패만 안 하면, 됐는데, 프로가 되니껀, 실패를 하는게 두려워 지네요.

  • bozart ()

      "실패할 수 있는 권리" 는 스티브 잡스가 평생의 싸워 얻은 훈장입니다. 애플의 모험 정신의 원천인 반면에 한계로 작용하죠. 그냥 잡스 자리에 간다고 해서, 잡스 2 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잡스의 안하무인, 오만, 뻔뻔스러움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잡스가 되기에는 너무 "나이스"합니다.

  • Mi Sueno ()

      Wentworth님,
    조직에서 시스템적으로 가능한 혁신이란 문자로만 존재합니다. 혁신이 상시로 되는 조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는(게다가 스스로!) 일종의 구두선이지요. 통치논리의 일종으로, 결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발이나 손 혹은 엉덩이가 몸 전체를 운동시키거나 공부를 시킬 순 없지요.
    연주가 훌륭하면 지휘자 덕, 형편없으면 악단 탓을 하는 수많은 무자격 지휘자들이 남발하는 용어입니다.

    시스템적으로, 스마트하게 하라 (너희만!)..

  • Talez ()

      헐 잡스아저씨가 췌장암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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