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실패한 10년, collaboration

글쓴이
시간
등록일
2007-04-22 11:01
조회
10,948회
추천
0건
댓글
3건
Fig. 1 - Part of the screen captured PDFs. Original articles at Tissue Engineering Vol 12, No 12, 2006. pp. 3272.

회원게시판 Ra 님의 수학과 교수들 사이의 교류/개방성에 관한 글(http://www.scieng.net/zero/view.php?id=now&page=1&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2736) 과

연이은 폐쇄적 학과들에 관한 답글을 보고 펜을 듭니다. 먼저 엉뚱한 생각 한편: 우리 학계의 폐쇄성이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과 같이 전직제한을 권장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런지요?

기실, 한국 최고의 대학은, 한국에서 가장 폐쇄성이 강한 학교 아닙니까? 그 폐쇄성의 뒤에는 "내가 최고이고 우리 실험실이 최고"라는 자부심, 자신감, 그리고 명예로움이 숨어있다고 좋게 평가할 수도 있지만, 그저 지배하고 싶은 욕심, 추앙 받는(?) 현재의 위치를 잃고 싶지 않은 욕구만 남는 격이 되었습니다. 비교적 개방적이라고 하는 미국 대학들도, interdisciplinary program은 많은 경우 실패한 것으로 서서히 판명나고 있습니다 (물론 평가는 향후 20, 30년간 계속되겠지만). Tissue Engineering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분야를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Bob Langer를 제외한 해당 분야 유명한 사람들이 자아비판을 하는 논문을 썼습니다(일종의 회고/발췌록). 한번 읽어보십시오 (http://www.childrenshospital.org/research/ingber/PDF/2006/Ingber-TissueEng2006.pdf).

Van Mow의 고백이 다소 충격적입니다. Tissue engineering이 진정 성공못하고 지난 10년간, 즉 태동기인 1987, 88년부터 1998년까지 10년간 처절하게 실패한 이유는, 진정한 의미의 interdisciplinary research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진정한 학제간 연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당부하고 있습니다만, 저런 글을 보면, 한국의 대학에서는 이렇게 얘기할 것 입니다:

"거봐라, 함부로 interdisciplinary 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이냐. risk도 줄였고. 고전적이고 전통적인게 좋은 거다" Van Mow가 말한 10년동안 NIH를 비롯하여 얼마나 많은 국책기관에서 tissuen engineering을 위해 돈을 보조 해 주었는지 따져본다면, " 진정한 tissue engineering은 실패다"고 쓰고 말 할 수 있는 저자들이 아주 무책임하기 까지 보입니다. 한국 교수들은, " 우리는 실패했다. 그렇게 많은 돈을 쓰고도 " 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 우리는 그런 돈이나 받아보고 실패/성공을 논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만.

한국 교수들은 collaboration을 잘 안 합니다. 미국 교수들도 사실 collaboration하기 싫어합니다. 그러나, 잘 조율된 collaboration으로 평가될 수록 funding기회가 높아집니다. Tissue engineering이 미국에서 원래 목적을 달성 못하게 지난 10년간 (1998년까지) 실패한 이유를, Van Mow는 " 진정한 collaboration의 부재 " 에서 찾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께서 아래 말씀하신 수학과 내에서, 교수들이 그나마 개방하여 학생 교류도 시키고, 작게나마 협조한다는 분위기가 collaboration의 시작으로 들려서 얘기를 꺼내 보았습니다. 모든 일에, 진정 성공하고 싶으면, 혼자하기 보다, 참 collaboration, 그리고 개방과 교류 속에서만 가능할 것입니다. 쉬운 말이고, 흔히 쓰는 말이지만, 특히 대학 사회에서, 교수들로서는, 정말 지키거나 현실화 하기 어려운 명제 입니다. 왜? 내가 최고이기 때문에. 라고 생각들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현실적 어려움도 있을 수 있지만, 결국, collaboration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생각해 본적도 배워 본적도, 그리고 할 계획도 없기 때문입니다. 선생이 collaborate하지 않는데, 학생은, 폐쇄된 공간내에 밀폐되어 부패할 수 밖에 더 있겠습니까? 과기부장관이 보복부, 농림수산부, 해양부, 산자부 및 기타 과기 관련 처부와 collaborate하기 힘듭니다. 의대랑 공대랑 자연대랑 collaborate하기 참 힘듭니다. 그러나, 미래의 성공 열쇠는, 어쩌면, " 진솔한, 협조적 collaboration "에 있을 수 있습니다. " 나눠먹기" 말고 "collaboration" 말입니다.

Truly multidisciplinary studies (진정한 의미의, 다제간 연구), 이것이 Mow가 제시한 미래 열쇠입니다.

- 계속 -

  • 남영우 ()

      수학과 내에서 교류하는 것과 학제간 교류는 다른 범위의 주제라고 봅니다. 미국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하면, 생물학, 화학 등의 다른 전공자들과 같이 일하는 것을 전제로 연구를 수행하지만, 국내에서 그런 교류는 잘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과 내에서 전문가들이 같이 일하는 것은 그냥 당연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학제간 연구는 조금 다르지 않나 싶네요.

  • 시간 ()

      정의상으로야 학제간 학과내, 학과별, 등등 다릅니다만 현실을 얘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같은 학과 내에서도 실험실이 다른데 협조적으로 일 같이 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닐 수 있지 않을런지요? 같은 학과 내에서도 그런데, 학제가 들어가고 분야 다르고 학교 다르고 그러면 더 힘들겠지요. 전문가들이 모여서, 일이 잘되면 좋은데,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을 겁니다.

    Van Mow 얘기는 아마도, engineering discipline만 하더라도, 공대 교수들 사이에도 화공과, 기계과 교수들 함께 tissue engineering이라는 분야 놓고 collaboration,한다고 해 왔지만, 지난 10년간 " Truly multidisciplinary " 하지 못했다고 고백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의대 교수들이랑 협조 잘 안되었다는 말도 될 수 있지만, 공대 내에서도 그게 말처럼 쉽지 않고, 실제로 Van Mow는 다른 학교 있다고 이런저런 일로 또 다른 학교로 옮겨 가서, 거기서 다시 눈치 보고 눈물의 하세월 보내다 결국 신임학과 신임학과장이 되었습니다. 눈물 젖은 빵이 " truly multidisciplinary"라는 말을 실천하는데 따르는 어려움을 대변해 주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A가 B랑 소속이 같든 다르든, collaborate하기, 참 쉽지 않을 듯 싶습니다.

  • Ra ()

      한국에서 수학과가 타과와 collaboration이 안되는 이유는 응용수학이 거의 황무지나 다름없기 때문이겠죠. 응용수학은 그 분야 특성상 공대처럼 사회와 긴밀한 연관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에서 수요가 안생기면 할 일이 없는거죠. 우리나라에 있어 전산수학이나 금융수학같은 분야는 IMF 이후에나 겨우 '우리도 좀 그 쪽을 공부해봐야하지않겠나'하는 수준이니 collaboration을 논할 수준이 아니라고 봅니다. 타 과와 collaboration을 할만한 규모의 랩을 가진 수학과도 전국에서 손을 꼽구요. 순수수학은 타과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없고...

목록
이전
영화 속의 기상재해와 기상조절 기술
다음
1.


과학기술칼럼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1682 영화 속에 비친 곤충들의 세계 최성우 08-18 12960 0
1681 영화 속의 첨단 정보 기술 및 감시체계 최성우 06-19 11495 0
1680 영화 속의 기상재해와 기상조절 기술 댓글 4 최성우 04-24 13743 0
열람중 2. 실패한 10년, collaboration 댓글 3 시간 04-22 10949 0
1678 1. 댓글 2 시간 03-14 9176 0
1677 제1회 'SCIENG 과학기자상' 수상자 인터뷰 등 댓글 1 sysop 02-21 12425 3
1676 영화 속에 나타난 미래의 에너지 최성우 02-21 18456 0
1675 제2회 YSRIM 국제학술대회 참관기 최희규 02-16 8613 0
1674 로봇과 사이보그, SF로부터 현실로... 최성우 12-23 10592 0
1673 현실로 다가온 ‘딥 임펙트’ 최성우 10-27 10377 0
1672 생명/인간 복제의 허와 실 최성우 07-27 11408 0
1671 가상현실과 사이버네틱스 기술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최성우 05-18 11254 0
1670 냉동인간의 부활은 가능할 것인가? 최성우 03-18 20235 0
1669 환상적인 입체영상 - 홀로그래피 최성우 01-12 18544 0
1668 화장품이 똑똑해진다 - 나노구조체 최희규 01-10 13878 0
1667 오클로 광산은 '자연방폐장'인가? 댓글 1 최성우 12-13 14714 0
1666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을 방문하고 최희규 12-07 9902 0
1665 1천조분의 1까지 측정한다 최성우 11-11 9898 0
1664 한일 분체과학기술 국제 심포지움 참관기 최희규 11-10 9755 0
1663 술은 여자의 적? scieng lab 11-07 9937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