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통합수료입니다. 잘 가고 있는걸까요?

글쓴이
석박통합꽥
등록일
2019-05-16 18:06
조회
3,992회
추천
0건
댓글
1건
안녕하세요, 석박통합수료상태인 30살 넘은 학생입니다.
이전에 2개정도의 푸념글을 적었었고, 많은 위로와 공감을 받았습니다.
이후 상담도 받고 하면서 정서적으로 제가 하는 일에 대한 평가와 저 자신에 대한 평가를 분리하기 시작하였고, 많이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저와 같이 마음이 힘드신 분들은 상담이 필요하다면 한번 받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황은 이전과 비슷하게 안좋습니다. 방금 6개월간 했던 연구가 결국 안될 짓이었다는 결과를 받았고, 올해 지나면 장학금도 끊깁니다. 그런데도 마음이 작년보다는 좋으니, 그저 안전장치가 고장난채로 추락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ㅎ;

교수님께 좀 다른것을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이것저것 찾다가 다 뺀찌맞고 결국 연구실에서는 익숙한 분야지만 저는 안해봤었던, (전혀 새로운 장비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었던 장비입니다. 연구실에서 타 원생들이 주로 하던 분야이기도 하구요.) 그런 장비를 만들 것 같습니다. 아마 졸업은 더 늦어지겠지만 이전처럼 무기력하게 있는것 보단 좋을 것 같습니다. 장비를 만들어도 그놈의 융합 연구는 계속 해야 합니다..

지난달에는 과제로 같이 일하는 다른 교수님이 제 박사논문의 아웃라인을 다이어그램으로 제시해 주셨습니다. (제 처지를 알고계신 분이며 스스로 지도교수처럼 생각하라고 해주신 분입니다. 감사하게도.. ) 그 내용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런걸 교수님이 제시해주시고 같이 논의한다는 경험 자체가 없었어서 멍 했습니다.

지금까지 지도교수님이랑 '왜 안돼냐, 빨리 고쳐라' 혹은 '어떻게 할거냐, 생각좀 해 와봐라' 등의 '개발'에 대한 대화를 7년간 했었지, 박사연구의 큰 그림을 논의한 적이 없었거든요. 연구의 설계를 하는 논리력 및 상상력과, 옥석을 고르는 수렴적 사고력이 거의 멈춰있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ㅎㅎ 한심하네요. 이렇게 수동적인 사고를 하고 살았었다니.. 테크니션이 아니라 박사의 일을 제대로 하려면 앞으로 많은 사고 트레이닝이 필요할 것 같은데, 참 막막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이 게시물은 sysop님에 의해 2019-05-18 13:29:09 자유게시판에서 이동 됨]

  • SlowStarter ()

    실적이 충분하다는 전제 하에서 학위 논문 작성은 박사로서의 주체적인 연구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학위 논문 작성은 박사 학위 완성을 위한 것이이니 만큼 적극적으로 덤벼 드시면 생각보다 빨리 결실을 보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목록


진학/학업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13886 [학부] 옥스퍼드 공대 vs 서울대 공대 (비교글 아님) 댓글 10 curious 06-02 12360 0
13885 공부가 좋지만 고민에 발묶인 학부생 댓글 4 하마하마링 05-29 4945 0
13884 모멘트를 모르고 기초수학도 모르는 지방공대 3학년입니다 댓글 5 Dyitz 05-29 6054 0
13883 선배님들의 직종선택 스토리를 듣고싶습니다 홍드 05-27 2548 0
13882 물박사가 될 것 같아 무섭습니다 댓글 1 회프 05-22 6002 0
13881 학부 연구생으로 제어에 대해 몇가지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댓글 5 구구까까 05-21 3761 0
13880 대학교 3학년 학부생 고민.. +궁금한점 seojc 05-20 3293 0
13879 연료 전지 VS 이차 전지 더 유망한 분야는 어디일까요? 댓글 3 wjddbsdl 05-18 4937 0
13878 서울대 대학원 전공 시험 댓글 1 wjddbsdl 05-18 4241 0
13877 회사 말고 학계에서 계속 일할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댓글 9 Mechanicalman 05-17 3610 0
13876 전자공학부인데 회로 쪽으로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댓글 6 QICI444 05-15 5045 0
13875 연구직에서 학부 학벌이 많이 중요한가요 댓글 1 스텔스 05-15 5524 0
13874 취업 고민이 있습니다 댓글 1 홍드 05-10 2462 0
13873 도피성대학원이 될지...취준을 계속해야할지 고민입니다. 댓글 8 불사조군 05-10 7393 0
13872 Flow assurance (흐름안정성) 아이좋아 04-26 2126 0
13871 진로상담과 조언 구합니다.. 댓글 4 나도몰라 04-21 3083 0
13870 학자금 대출 안갚아도 되나요? 댓글 3 모리 04-19 3856 0
13869 auto cad에 관한 질문 알파카7 04-19 2109 0
13868 지방대 낮은학점. 대학원 고민있습니다. 댓글 1 hooni33 04-18 5420 0
13867 특허 출원 이후 관련 논문에 대한 질문 댓글 1 papilos 04-04 1846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