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국내출시 왜 안되고 있나

글쓴이
avaritia
등록일
2009-06-1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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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국내출시가 또 불발이다. 실망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언론에서도 이번에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실 요깟 단말기 한종류 들어오네 마네 별로 큰 이슈가 아니다. 세계 유수의 단말기는 한국에서 다 팔아야 한다는 당위성도 없다. 현재 국내 시장에 세계 1위 노키아 단말기는 한 종류도 판매되고 있지 않다. 윈도우즈 기반 스마트폰의 초강자 노키아 n95, n97은 말할 것도 없다. 아이폰이 국내에 들어와도 판매 10만대를 넘기기는 힘들 것이다. 단말기 가격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겠지만 아이폰 전용 요금제(의무가입)와 약정기간(2년 예상)의 부담이 장난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애플의 인터페이스가 훌륭하고 쉽다지만 오랜 기간 삼성, LG에 익숙해진 '일반 이용자'들을 끌어오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국내에서 아이폰의 잠재고객은 다음과 같다. 기존의 스마트폰 유저들, 아이팟 터치를 잘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 애플 매니아, 그리고 mp3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특히 아이팟 터치 2세대가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터치 이용자들이 "요것에 전화까지 되면 올매나 좋을까! 그러면 전화기랑 터치랑 두 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을텐데." 하는 간절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미국과 한국에서 아이팟 터치가 갖는 의미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국내에 아이폰 출시가 되지 않고 있는건가?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이미 수많은 블로거들이 열띤 토론을 벌여 왔다. 처음에는 위피 때문이라고 했다. 위피 의무탑재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할 때마다 따라붙은 말이 위피 때문에 아이폰이 못 들어오고 있는 거라고 했다. 사실 위피는 외산 휴대폰에 대한 장벽 역할을 어느 정도는 수행해 왔다. 하지만 한국 시장이 정말 탐났다면 위피 탑재 따위는 일도 아니다. 모토롤라를 보라.

 

아이폰 국내 출시가 안되는 이유는 첫째 애플의 시각, 둘째 국내 이통사의 시각과 국내 통신시장의 상황을 따져 보아야 한다.

 

첫째 애플의 시각. 아이팟과 아이폰은 모두 아이튠스 및 그 안의 앱스토어(app-store)와 같이 가야 한다. 필수 콤비다. 아이튠스 없는 아이팟, 아이폰은 반쪽 기계다. 한국에는 아이튠스 스토어가 없다. 아이팟은 팔면서 아이튠스가 없다니!?!? 아이팟 유저가 아니라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 없다. 애플은 아이팟 기계만 파는 것이 아니라 아이튠스를 통해 음악, 동영상(방송물을 포함한), podcast, 그리고 앱(app)을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올린다.(podcast의 대부분은 무료) 즉 애플은 컨텐츠를 제작하고, 배급하고, 이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창조했으며 아이팟과 아이폰은 그 서비스를 위한 단말기일 뿐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이튠스가 없다. 즉 한국 시장에서 아이팟은 그냥 좀 불편한-경쟁 제품들에 비해 음악파일 넣기가 번거로운 - mp3 기기였다. 다른 말로 하자면 애플코리아는 본사에게 "어이, 맥 파는 김에 그냥 옆에 놓고 팔테니 기기라도 팔자구!" 해서 아이팟을 팔고 있는 것이지, 제대로 된 애플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 아이튠스가 없는 것은 애플이 한국의 음원 시장을 "됴티 안케" 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멜론 등의 분발로 좀 나아졌지만, 음원을 돈 주고 듣는 사람도 없었고, 특히 pop 음악을 듣는 사람이 급감하여 애플이 열심히 만들어 놓은 네트워크 -가수, 음반사 등과의-는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애플이 한국에서 아이튠스 스토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한다면 [가요]를 주컨텐츠로 해야 하고 한국 음원 시장의 질서를 개척하려는 힘든 싸움을 혼자 해야 한다. 멜론을 인수하면 쉽겠지만 SKT는 아쉬운게 없다. 아무튼, 아이팟 수십만대가 팔린 한국에서 여전히 아이튠스는 없다.

 

작년 가을부터 상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아이팟 터치가 히트를 치면서, 사람들이 app 를 구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에 '임시로' 오픈한 앱스토어 한국 홈페이지는 허접하기 그지없었다. 앱도 몇개 있지도 않았다. 자생앱은 당연히 없었다 - 일제 앱은 좀 있었다-. 사람들은 외국 앱스토어에 계정을 만들어서 허기를 달랬지만 이것도 애로가 많았다. 외국의 앱스토어에서 한국 신용카드로는 결제가 안되기 때문에 무료앱만 다운로드할 수 있다. - 나는 처음에는 영국 앱스토어에서 영국 Barclays 은행 debit card로 결제를 했었는데, 계좌를 닫은 후에는 영국에서 사온 itunes gift card 를 이용하고 있다- 6월 현재 한국 앱스토어는 장족의 발전을 했다. 미국이나 영국 앱스토어에 비해서는 여전히 서비스중인 앱의 수에서 딸리지만 그래도 이제 어엿한 앱스토어가 되었고, 자생 앱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네이버와 다음에서도 앱을 만들어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앱스토어는 '미국'에 기반을 둔 임시 상태이다. '한국' 앱스토어에서 앱을 구입하면 달러화로 결제가 된다 -_-;; 미국 웹사이트에서 인터넷 구매를 하는 것과 같다.

 

정리하자. 애플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아직 준비가 미비한 시장이다. 아이팟과 아이폰을 팔아도 아이튠스 서비스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여부는 매우 난망하다. 다른 말로 하면, 아이폰을 좋은 조건에 팔 이유가 전혀 없다. 통신사에 저자세를 보이며 우호적으로 공급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아주 좋게 생각하자면, 한국같은 '메이저급' 시장에 자기네 주력 상품을 출시하면서 다른 메이저급 시장에서 잘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 한 뭉텅이를 떼고 반쪽 출시한다는 것은 자존심도 상하고 소비자에게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좀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자면 아이폰을 국내에 출시하면서 해당 통신사의 [도움과 지원]을 받아 아이튠스 스토어를 세워 보려고 할 수도 있다. 통신사가 [뭐가 아쉬워서] 그것에 도움을 줄지는 모르겠다.

 

 

둘째, 국내 이동통신사의 입장이다. 국내에는 세 개의 이통사가 있다. 그리고 망대여와 재판매가 허용되지 않으며, 신규 사업자의 진입은 불가능하다. 완벽하게 보호되는 시장이다. 영국의 경우 망대여와 재판매가 자유롭게 허용되기 때문에 TESCO나 ASDA같은 수퍼마켓까지 나서서 휴대폰을 판다 - 단말기만 판다는 얘기가 아니라! - 또 단말기 리테일 시장 역시 경쟁 체제라서, 통신사별 매장 뿐 아니라 여러 통신사의 단말기를 함께 파는 이동통신 양판점(점포 규모는 크지 않다)이 있다. 카폰웨어하우스나 폰스포유가 유명하다.(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인생역전 팝페라 가수' 폴 포츠가 바로 카폰웨어하우스 직원 출신이다) 주요 이동통신사업자도 보다폰(한국의 SKT 해당), O2(KTF 해당), Three, Orange 등 여러개가 그야말로 박터지게 경쟁하고 있다. 공짜폰은 당근이고, 사용량이 적은 사람들은 충전식 (Top-up) 요금제도 많이 이용한다. 소비자 우위의 시장이다. 일본은 영국만큼 개방적이고 박터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보다는 오픈되어 있다. Softbank 는 뒤늦게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일본에서 아이폰을 파는 곳이 바로 소프트뱅크다.

 

만년 3등인 LG텔레콤이 상대적으로 약자라지만, 사실 이 3대 이통사는 [아쉬울 것 하나 없는] 공룡들이다. 앉아서 돈만 세면 된다. SKT는 55%에 육박하는 이용자 점유율 때문에 확장도 맘대로 못한다. 그냥 크게 당하지 않을 만큼 방어적으로 마케팅하고, 남들 하는 만큼보다 쪼끔 덜 판촉하면 된다. 밀려드는 돈으로는 호사나 부리면 그만이다. 매체에 광고를 쫙 깔고, 특정 멜로디나 주문이 전국민에게 퍼지는 데에 얼마나 걸리는지 보면서 즐기면 되는거다. KT는 SKT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세적이다. 과거 공기업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폰 국내출시를 추진하던 회사도 KT다. 하지만 KT도 [아쉬울 것 하나 없는] 회사다. 일본 Softbank 처럼, 아이폰이 주된 성장동력, 신생 회사의 입소문의 첨병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스마트폰 분야에서 SKT에 밀리고 있는 것]이라는 사소한? 걱정거리가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큰 걱정거리는 아니다.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미미하다. PC가 지천에 널려있고, 긴 시간 PC에서 떨어져 일하는 사람도 많지 않으며 (영업사원들조차.. 뭐 가봤자 얼마나 멀리 가나?) 휴대폰이란 신형폰 나올 때마다 바꿔 제끼는 유행상품이라는 인식이 여전하니, 고가에다 무겁고 교체주기가 긴 스마트폰은 일부 gadget mania 들의 애용품일 뿐이다. 한국은 매우 독특하게도, 팜(및 트레오), 블랙베리, 심비안을 다~ 바이패스하고 윈도우즈 모바일 (처음에는 CE)로 스마트폰 시장을 시작한 나라다. 99%의 PC가 윈도우즈 기반이다. SKT가 옴니아와 엑스페리아를 먹었다. KT로서는 [스마트폰 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반드시" 아이폰을 잡을 필요도 없다. 노키아, HTC, LG를 잡으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다. 여러모로 아이폰이 아쉽지가 않다.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은 KT입장에서 보면 작은 걱정거리다. 그보다 큰 걱정거리가 산적해 있다. 대표적으로 SK 브로드밴드(구 하나로)의 공격을 QOOK(구 메가패스)으로 방어하는 것이 있다. LGT? 말도 말자. 3G도 안한다는 회사다. 와이브로도 안한다. 새로운 것 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어차피 불가능하다. 3G 아이폰만이 WCDMA라서 국내에서 사용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이통사들은 이처럼 시장에서 압도적인 - 소비자들마저 압도하는 - 파워를 가지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장따위는 큰 관심사가 아니다. 물론 이들에게 물어보면 "진짜 수퍼파워는 방통위(구 정통부)!!! 얘들때문에 장사를 못한다구!!!" 라고 소리칠 것이다. 웃기는 얘기다. 방통위와 이통사가 티격태격해도 어차피 부부싸움이나 마찬가지다. 방통위가 이통사의 [제대로 된 정부측 카운터파트] 였다면 진작에 이동통신 사업 진입 규제를 다 풀어버렸을 것이고, 외국계 이통사 - 특히 보다폰과 O2 -들이 몰려들어와서 국내 이통사들은 폭격을 맞고, 물론 그 와중에 소비자들은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즐기며 쾌재를 부르고 있었을 것이다. 위피라는 것도 결국 보호막이었던 것이고 그 보호막 하나쯤 치워도 별 일 없겠기에 치워버린 것 뿐이다.

 

이러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진 판국에, 애플이라는 [시장 시스템 브레이커]를 안방에 들이는 것은 전혀 내키는 일이 아니다. 애플은 착실히 단말기만 만들어 파는 삼성, LG, 모토롤라, 노키아와는 전혀 다른 회사다. 애플은 아이폰을 [고가에 대충 이통사에 팔아 넘기지 않는다.] 삼성 옴니아는 그렇게 한다. 애플은 아이폰을 [싸게 이통사에 제공한다] 그러면서 자기네가 정한 완전 정찰제 가격으로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 통신사는 아이폰 전용 요금제와 약정기간을 건다. 애플은 [다달이 들어오는 이용료]에다가 플러스로 아이튠스(및 앱스토어) 매출에 의한 수익을 올린다. 정리하자. 애플이 아이폰을 파는 것은 단말기 제조업이 아니다. 아이폰이라는 서비스를 팔고 그 서비스 요금을 받아가는 것이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이렇다. 애플은 단말기를 사용자들에게 리스해 주는 금융업을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것은 닌텐도가 Wii를, 소니가 PS3를 팔고 있는 것과는 또 다르다. 게임기는 게임타이틀을 팔아서 낮은 기기값을 보전하지만, 애플은 컨텐츠가 팔리지 않아도 고정금액을 가져가고, 컨텐츠가 팔리면 또 수익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이통사가 아니다. 따라서 전세계의 이통사들을 '앞잡이로 두고' 이 사업을 하는 것이다. 진정 영악하다 아니할 수 없다. 달리 말하자면 이통사 입장에서는 [빨대 꼽힌] 상황이다. 좋게 말하면 윈-윈 게임이다. 아이폰 덕에 고객이 늘고, 비싼 요금제를 팔고, 그중 일부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이통사들처럼 [아쉬운 것 하나 없는] 회사들은 경우가 좀 다르다. 그리고 그들이 진정 두려워하는 것은 [빨대 꼽히는 첫 경험을 당하는 것]이다. 애플의 비즈니스모델을 받아들였다 치자. 만약, 정말 만에 하나지만, 삼성전자가 옴니아 후속폰을 팔면서 애플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우기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니, 차후에 웬갖 단말기 제조사들이 죄다 이런 식으로만 팔겠다고, 빨대 꼽을 맨살을 벌리라고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한국 이통사들이 여태 아이폰을 도입하지 않은 주된 이유는 시장 질서의 재편이 두렵기 때문이다.

 

 

꽤 길어진 글의 결론부이다. 이러한 여러 난점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몇년째 거듭된 낚시질과 헛방에도 불구하고, 금년 내에 아이폰이 결국, 기어이, 드디어, 국내에 출시되는 것은 낙관적이다. 애플도 심드렁하고 KT나 SKT도 심드렁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양측이 심드렁해도 일이 되는 경우가 있다. 소비자들이 강하게 원할 경우에 그렇다. 그냥 "엥이~ 몇대나 팔리겠어" 하면서 내어 놓는 것이다. 아이폰을 내어 놓는 이통사는 그래도 칭찬 정도는 얻을 것이다. 어려운 일 하느라 욕봤데이~ 정도 말이다. 아이팟 터치의 히트를 봤을 때 아이폰은 분명히 어느 정도는 성공할 것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팔린 블랙잭 + 미라지 + 옴니아를 다 합친 대수보다 더 많이 팔릴 것이다.

 

물론, 아이폰이 히트하더라도 우려되는 점들이 남아있다. 삼성과 LG의 애프터서비스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에게 애플의 A/S는 상당한 불만요소가 될 수 있다. 애플의 A/S는 한국에서만 악명높은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것(A/S)을 잘 하는 회사가 아니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정되면 통짜로 바꿔주고, 워런티 기간이 끝난 경우면 통짜로 버릴 수밖에 없는 서비스 요금을 부르는 회사다. (워린티 기간 연장 역시 추가 구입 옵션이다. 일종의 보험 판매와 마찬가지다) 한국 휴대폰 이용자들의 이용패턴을 외국과 면밀히 비교해 본 연구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식당에서 편의점에서 충전기를 찾는 사람이 눈에 띄는 것을 보면 - 외국에서는 극히 보기 힘든 모습 - 통화량은 많고, 애정어린 관리는 덜하는게 아닌가 싶다. 배터리 내장형인데다 'TTA 24핀 표준' 도 아닌 아이폰이 일반적인 한국 소비자와 잘 맞을지 모르겠다. - 결국 geeks 들만의 것인가? - 은행들이 나서서 획기적인 전용 앱을 내어 놓지 않는 이상, activeX, 공인인증서, 플래시, 자바 등등이 난무하는 인터넷뱅킹이 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윈도우즈 기반 스마트폰들이 제공하는 블루투스 PAN을 통한 테더링 역시 지원하지 않는다 - 무선모뎀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 - 내장 사파리 브라우저는 인터넷 표준을 깡그리 무시하는 수많은 국내 웹사이트를 제대로 표시할 수 없다. - 애플은 여전히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주요 포털은 근래 많이 나아졌고,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별도 홈페이지를 운용중이다) 사용 편의성과 app을 이용한 확장성은 윈도우즈 기반 스마트폰에 비해 높지만, 고급 사용자가 [별의 별 기능]을 뽑아내 사용하는 데에는 윈도우즈폰이 나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잠재적으로 아이폰에게 최강의 라이벌이 될 안드로이드폰들의 출시가 임박해 있다.

 

생뚱맞은 얘기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최근의 프리미엄급 폰들을 보면, 스마트폰용 OS를 채용하지 않고 확장성이 없다는 것만 빼면 점점 더 스마트폰을 닮아가고 있다. 스마트폰도 아닌 프라다폰2가 QWERTY키보드를 달고 나왔을 정도다. 바탕화면에는 위젯이 가득한데, app이 배열되어 있는 아이폰과 비슷해 보인다. 모델마다 자체 OS와 자체 위젯을 까는 것은 낭비다. 결국 [모든 휴대폰의 스마트폰화]는 예정된 수순이다. 스마트폰 OS는 더 가벼워질 것이고, 탑재 가격은 내려갈 것이며, 인터페이스는 더 쉬워질 것이며, CPU는 더 빨라지고 전기를 덜 먹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이상 휴대폰마다 자체 OS를 채용할 이유가 없어진다. [모든 휴대폰의 스마트폰화]의 첨병이 바로 아이폰이다. 윈도우즈기반 스마트폰은 [웬지 작은 컴퓨터를 가지고 다니는 것 같아요-뭐 사실이 그렇다]였지만 아이폰은 그보다 일반 터치폰에 가까운 느낌이기 때문이다. 기능을 확장하고 능력을 뽑아내는 것은 유저의 몫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그런 고급 유저가 많아지고 기능이 늘어날 수록 애플은 더 많은 돈을 번다. 한국인들은 아이폰을 경험해야 한다. 그래야 우직하게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많이 파는 것만이 먹고사는 길이 아님을, 영악하게 소비자들을 '놀게 하고' 기쁜 마음으로 '다달이 수금'에 동참토록 하는 방법도 있음을 직접 겪어 보아야 한다. 한국, 일본 사람들이 잘 못하는 일이다. 배울 것은 빨리 배우는 것이 좋다. 배워서 더 잘 써 먹을 수도 있고, 적어도 '안 당하고' 사는 데에는 도움이 될테니까.

  • 언제나 무한도전 ()

      차분히 다 읽어보았습니다.
    iphone 사용자로서, 한국 통신시장에 이런 저런 불만 많은 사람으로서,
    또 기존 기사들의 분석이 별로 신통치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 글 정리해서 어디 기고 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 돌아온백수 ()

      iPhone 사용자는 아니지만, 오랜 맥 사용자로서....
    저는 90년대 초반에 한국에서 맥킨토시를 썼습니다.

    iPhone 이 판매되어도,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나리라 보입니다. 왜냐하면, 한국인들의 판매/구매 행태가 아주 독특하거든요. 왕대접 안해주면 왠만해도 안 삽니다.

    원글에서도 지적했지만, 보이는 것이 불완전한 써비스이고 (미국서도 AT&T 에 대한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거든요), 무엇보다도 천지인 방식에 익숙한 엄지족들에게는 별로 안땡기는 키보드이죠. 요금 비싸죠...... 모양도 단순할 뿐, 명품 같지 않거든요.

  • 박영록 ()

      잘 읽었습니다.
    언젠가는 출시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무지막지한 데이터정액요금(아마도 5만 - 10만사이)으로 인해
    제대로 보급되지도 못하고 사그러들것이라는게 제 예상입니다.
    일반소비자가 월5만이상되는 요금(1년이면 60만이상)을 내고 사용할리가 없습니다.

    이통사입장에선 아이폰 하나때문에 굳이 데이터정액제를 도입할 이유가 없구요.

  • bozart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한국의 통신을 지배하고 있는 이통사나 핸드폰 제조사 모두가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저도 iphone이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그런데, 소비자가 20-30만원할 가격을 비싸다고 구매하지 않을 거란 건 이해가 안가는군요. 다른 국산 폰들은 2-3배 비싸지 않나요? 언론플레이가 아닌지.

  • 박영록 ()

      아이폰의 초기비용 20-30만원은
    2년약정 + 데이터정액가입 이 필수입니다.(전세계적으로)
    애플은 매월이용료의 일부를 받아 기기값을 충당합니다.
    옴니아 70-80만원은 팔고 땡인 비지니스 모델이죠

    총액으로 보면 거의 비슷할것 같네요

  • bozart ()

      박영록님,
    말씀하신 내용은 처음 ATT를 통해서 iphone나왔을 때, 다른 경쟁사 (verizon) 들이 내세웠던 공격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iphone의 사용자 패턴이 기존 핸드폰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iphone사용자의 경우 "통신" 기능을 사용하는 주 목적이 음성통화가 아닌 데이타, 웹서핑이라는 거죠. 그결과 iphone을 사용자의 데이타 사용 시간이 전화 통화량을 몇 배 능가합니다.

    하루 종일 웹 서핑을 하고, 심지어 전화비를 아끼기 위해 Skype같은 wifi를 이용한 음성 통화를 사용합니다. ATT 데이타 요금 (3G)이 한달에 30불인데요, 이건 공짜나 마찬가지에요.

    사용자가 선택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이통사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아이폰을 들여올 이유가 있느냐는 게 문제겠죠.

  • 돌아온백수 ()

      bozart 님//

    그나저나, 왜 text 는 데이타로 안들어가고 따로 파나요? iPhone 에서 text 를 데이타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 bozart ()

      돌백님,
    당연히 iphone에서 text messaging 할 수 있는 app들이 널려있습니다. 이런 app들은 인기있는 message service, 즉 MSN, google chat, skype등의 통합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구요, 자체 메시징 서비스를 해줍니다.

    문제는 현재까지 이들이 pushing notification이 안되고 있다는 거죠. 즉 메시지가 왔는지 여부를, 사용자가 app을 열어보지 않고는 알수가 없습니다. 이 기능이 iPhone3.0에 제공될 예정이므로, 앞으로는 걱정없이 쓰실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ATT 가 제공하는 SMS text 서비스를 쓰고 있는데요, 기존 핸드폰 SMS와 차원이 다르게 편리합니다. MSN 쓰는 것과 똑같다 보시면 됩니다.

  • Wentworth ()

      한국 출시는 기대도 안 하고 있던 터라... 역시 통신사의 카르텔에 소비자는 희생양이 되는군요. 진짜 비즈니스 후렌들리 하려면 망 개방 하고 외국통신사 불러들어야 하는데 말이죠.

  • bozart ()

      외국통신사도 서비스 후지고, 이기적인 건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미국에서는 애플이 이들을 흔들고 (흔들 수) 있는 여건이 되고, 한국은 아직 이통사들 (핸드폰 제조사) 이 버티고 있는 것 뿐이지요.

    어떤 식으로든 iPhone이 출시되는 건 시간문제인데,  ITMS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반쪽짜리 서비스로 아이폰이 성공한다면 그게 더 신기할 것 같네요 ...

  • 검은달사람 ()

      개인적으로는 아이폰 출시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막판까지 몰리지 않는 이상 그 어느 통신사도 들여오려 하지 않을 것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통신시장에 그 막판을 야기할 요소는 아직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이폰이 들어올 땐 막장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만일 반쪽짜리 아이폰이 들어온다면,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는 케이스가 되겠습니다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짚자면 전파가 공공재가 아닌 '아주 엄격한 국가재산'이라는 점까지 올라가겠습니다만, 당장의 환경에서는 해결책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차라리 WM기반 스마트폰 차원의 활성화가 더 가능성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고, 실제로 SKT에서는 이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만 아시다시피 안하느니만 못하는 수준으로...)

    마이미츠(mymits.net)로 퍼갑니다.

  • 아웃사이도 ()

      <a href=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338146 target=_blank>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338146</a>

    카더라 통신으로는 한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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