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모터와 모터 콘트롤이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진 기술입니다. 엘리베이터, 에스켈레이터, 전동차 등등 찾아보면, 아주 많은 전기모터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 기술들을 검토하면,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 보이겠죠.

전기자동차가 가져야 하는 성능이 있겠죠.

유튜브에서 테슬라 급가속 영상 한 번 보셨는지요? 전기 모터의 작동 특성상 가속이 빈번한 저속구간에서 최대 토크를 일정하게 유지하기에 테슬라 뿐만 아니라 웬만한 전기자동차들의 저속구간 가속력은 고성능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대단하며, 현존 전기자동차 중 최고의 스펙을 가진 테슬라 모델 S의 경우 내연기관 스포츠카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람보르기니를 압도하는 제로백 가속성능을 발휘합니다.

사실 전기 모터 구동시 변속 기능은 모터를 제어하는 인버터가 실질적으로 담당하기 때문에, 전기자동차에서의 기계적 변속기는 이론적으로 불필요 합니다. 물론 고속 구간에서의 전기 모터 구동 효율 개선을 위해 기계적 변속기를 별도로 설계하여 장착 할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 별도 장착되는 경우라도 상당히 단순화 된 수준(2단 변속 정도)으로도 충분한지라 내연기관과 같은 고도의 기술적 노하우가 요구되지는 않기에, 결국 전기자동차 시대에서는 기계적 변속기가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에서와 같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는 힘들게 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내연기관에 장착되는 기계적 변속기는 저속구간에서 최대토크를 자체적으로 발생시키기 힘든 내연기관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보조장치로 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전기모터에 기계적 변속기가 비중있게 역할을 하는 경우는 고도의 정밀도와 신뢰성이 요구되는 공작기계 분야 정도 일 뿐, 보통 차량(자동차, 철도차량 등)에 장착되는 정도의 수준에서는 기계적 변속기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기계적 변속기 분야의 세계적 강자인 ZF가 최근 전장부품 분야의 대규모 기업인 TRW를 과감히 인수하여 조직 통합을 추진하는 것도 전기자동차와 관련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기계적 변속기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하이브리드라는 과도기적 기술 트렌드가 확대되는 시기까지는 기계적 변속기의 역할은 여전하겠지만, 이후 전기자동차로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가 도래한다면 자동차 산업에서의 기계적 변속기의 비중은 급속도로 줄어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