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특례에 관한 논의가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습니다. 유승준이 얘기가 막 나오네요. 너무 길어서...그리고 배가 정체성 혼란으로 산으로 가는 것 같아서 읽다가 말았어요...^^:

그냥 제 할말을 하자면, 전문연구 요원으로서 전 다음을 말하고 싶습니다.

병역 문제는 누구나 져야 하는 것임을 전제로 한다면, 해당자들의 문제는 형평성 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다른 (대체) 복무 형태에 비하면 전문연구요원의 복무기간이 터무니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중요한 것입니다.

자신이 선택한 대체 복무 형태이니 입다물고 있으라는 병무청의 말도 틀린것은 아닙니다.하지만, 맞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군말없이 답을 골라야 하는 수능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원칙이 있다면 따라야 하겠지요. 버뜨(but) 원칙이 잘못되어 있다면, 그 원칙을  바꿔야 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이것이 전문연구요원으로서의 제 입장입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우린 알고도 와버린 멍청이니까 그냥 이렇게 30대 중반까지 조용히 살다 나가도, 우리 불쌍한 후배들은 이렇게 살면 안되죠.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정부가 제시하는 대처 방안으로서의 병역특례 확대문제는 전혀 실효성 없는 대안일 뿐임을 지적해야하는 것이 경험자로서의 저희의 일일것입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특례 지원자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지원한것 입니다.
1. 연속적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다. 즉, 복학생이 원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흔히 거쳐야하는 추가의 시간이나 노력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지름길이다.
2. 부대안에 들어가 살기 싫다. 하지만, 너무나도 신체건강하여 공익을 갈 수 없다.
3. 최소한의 나이에 최대한의 경력을 얻을 수 있다.
(자 이제 회사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특례시험에 붙을 수만 있다면 장미빛 미래가 보일까요? 과~연~?)

그리고 이러한 결정을 하게된데는 이러한 선택의 결과가 보장된다는 것이 전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사기 진작 방안으로 병역특례를 확대하겠다는 것도 이런 미끼를 던져주겠다는 것입니다. 순진해보이는-하지만 결코 순진하지 않을- 청소년 들에게...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십대 중반이 될때 까지 국내 학교와 회사에 묶여버리는 부작용은
그대로 둔채죠. 수많은 투덜이들만 양산해 낼 뿐일 겁니다.

때깔 좋은 것에 혹했다가  결국에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해야 하는 이 말도 안되는 대체 복무, 전문연구 요원을 그 잔머리 잘 돌아가고 용감한 고등학생들이 선택하겠습니까? (^^: 하긴 가늘고 길게 살겠다는 맘먹고 올 수도 있지만요)

간단히 한마디 하고 끝내겠습니다. - 적당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급식 줄때 밥이 상했다고 불평하면, 밥 더주며 달래 주시렵니까? '그래도 너희는 굶지는 않으니까 다행이야, 쟤들은 라면 먹어' 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