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으로 이직하고 싶습니다.

글쓴이
고민중
등록일
2004-03-08 23:26
조회
5,660회
추천
4건
댓글
9건

저는 삼성 TN에서 휴대폰 개발을 5년째 하고있습니다.

밖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것보다는 작은 연봉이지만 그런대로 만족할수 있는 연봉에

성과급명목으로 그 연봉의 절반을 더하여 받고 있습니다.

유사한 일을 하는 친구들과 비교하면 거의 최상급에 속하는 보수이지요.

그러나 저는 내년에 공기업으로 이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어떤분은 제 의견에 동조를 하시겠고, 어떤분은 비난을 덧대시겠지요.

쉽게 이야기하다시피 그건 모두 개인의 생각차이이고, 그에 따른 선택입니다.

저보다 경력이 짧은분의 비난은 사절합니다.


이직 사유를 간단히 적어보면 돈을 얻기위해 포기해야하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Work for life? Life for work?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개발자의 기쁨, 성취감?  제가 보기에는 여유있는 철학자의 독백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내팽개치고 해외를 몇달씩 떠돌거나

잘해야 지친몸을 이끌고 밤늦게 들어와 잠시 누워있다 이른 새벽에 출근하는 삶속에서

기쁨과 성취감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2,3년동안은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그만큼 회사에 큰 기여도 했습니다.

그 댓가는 거의 없었지만...

마치 전쟁터에 서있는 느낌입니다. 주변의 동료들도 무척이나 힘듭니다.

해가갈수록 직급이 올라갈수록 업무부담은 가중되며 이에따른 개인의 사생활은

철저하게 외면됩니다.

승진의 기회를 노리고 열심히할 수도 있지만 전 그러한 선택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전 승진할 수 있을 역량이 있지만 그건 제 길이 아닙니다.


이젠 적어도 퇴근하는 발걸음이 가벼울수 있는 회사에서 생활하고 싶습니다.

해가 아직 있는 시간의 퇴근길을 어색해하기보다, 별이 있는 시간의 퇴근길을

낯설어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요즘 이런저런 자리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한데 안정되고 좋은(?) 회사일수록 당연히 경력을 뽑지도 않고 신입도 아주 제한적으로

선발을 하더군요. 당연한것이겠지요. 안정되니 나가는 분들이 없고, 그러니 경력을 뽑을 이유가 없겠죠.


누가 제가 옮길만한 좋은 회사를 좀 소개해줬음 좋겠습니다.

  • 단단 ()

      님의 바램... 충분히 공감합니다.

  • 2bgooroo ()

      옮길만한 좋은 회사 ==> 이런 고급정보는 그냥 나오지 않죠

  • 인생이란.. ()

      한전이나..발전회사 여유있고..사기업만큼(혹은 더) 월급 나오고 칼퇴근도 가능하져..

  • 조언 ()

      에트리나 케티같은 곳은 어떤가요? 정출연이니 안정적일거 같은데요

  • ()

      진솔한 이야기이십니다. 가슴 깊은 곳을 한 방 때리는 문장력이구요.
    이런 건 핸드폰 개발 5년차만이 하실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그런 비밀이죠...

  • ㅊㅊㅊ ()

      KT도 지금까지는 잘 해왔지만 미래에 먹고살 사업분야가 없어서 큰 문제라네요. 당장에 04년 매출목표가 03년보다 적죠 ? 아마..
    제 wife가 KT본사에 있어서 이것저것 듣고 있습니다.

  • 오동섭 ()

      이제 직장 4년차지만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네요..힘내세요..
    석사 과정에 있는 후배들도 다 공기업에 목을 메던데..
    그냥 저냥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공계로 살기가 만만치 않네요..
    그래도 파이팅입니다~~!! ^^

  • 인생이란 ()

      저는 대기업 개발직있다가 공사로 이직한 넘입니다. 님처럼 힘들기로 소문난 휴대폰 연구개발은 아니었지만 개발업무란거 자체가 체질에 안맞더군요. 대학 졸업할땐 돈 좀 더주는 대기업이 마냥 좋아보였는데 10년후,아니 몇 년후에 뒤돌아보면 그게 얼마나 철없고 한심한 생각인지 깨닫게 됩니다. 물론 능력있고 목표가 확실한 사람은 끝까지 버티고 잘 헤쳐 나가더군요..
    각설하고....드리고 싶은 말씀은 공사로 옮겨도 꿈의 현실이 펼쳐지는건 아니더군요. 이 바닥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 받을 일도 많고...이해 못할 일도 많이 일어나고...아주 가끔은 개발일 할 때가 문득 그리워 질때도 있죠...^^...물론 삶의 압박면에선 확실히 덜합니다. 분명한 건 월급쟁이는 거기서 거기란 말이 정답인거 같습니다.왜 사람들이 의대,한의대 몰리는지 이해가 갑니다.

  • 고민중 ()

      한분만빼고는 모두 좋은 댓을을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목록
이전
사실 지금 공대가 좋은데
다음
[질문]졸업 후..


진학/학업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공지 '자기가 속한 실험실 연구환경 평가하기' beta2.3 댓글 79 sysop 09-29 80898 53
공지 학교 비교글 삭제합니다 댓글 8 sysop 11-11 24458 0
13944 유한요소해석 프로그램 좀 알려주실수있나요? 댓글 1 cation0413 01-04 3340 0
13943 공학대학원 진학과 커리어 댓글 1 삶이란 02-03 5617 0
13942 아무것도 안한 27살 전기전자과 따끔하게 혼나고 싶습니다 댓글 3 로니컬만 12-01 10720 0
13941 안녕하세요 현재 4학년 전자공학과 학생인데 진로고민이 있습니다.(긴글) 뇸뇸 11-07 6070 0
13940 나이 30, 박사 진학 댓글 1 회로쟁이 10-07 7438 0
13939 부산쪽 CS 대학원 추천 부탁드립니다. 댓글 1 하하하하하 07-30 4684 0
13938 조기졸업과 취업, 석사진학에 있어서 질문이 있습니다. 댓글 3 Nozic 07-17 6285 0
13937 통신분야 수강신청 질문 댓글 1 Tesile 06-19 3711 0
13936 캐나다에서 기계공학 코스웍 석사 질문 드립니다. 댓글 1 soult 06-19 3863 0
13935 전공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 수학적 사고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 댓글 4 파란소주 06-12 6777 0
13934 미국 박사진학 고민 댓글 4 jhkim9573 05-31 5745 0
13933 기계공학과 전기 전자 전공 수업 선택 고민 댓글 2 호놀률루 04-23 4893 0
13932 안녕하세요! 청정에너지와 수소사회와 기계공학 댓글 1 태릉입구 04-01 3689 0
13931 캐나다 이민 일자리 전망-바이오vs(석탄)에너지 댓글 1 minn 03-23 3986 0
13930 전자전기공학과 세부 분야 조진웅 03-06 5745 0
13929 화공 대학원 분야 아이좋아 03-01 4320 0
13928 대학원 동역학 교재 댓글 1 붉은밭 02-26 4108 0
13927 기계공학과 진로탐색 같이하실 분 구합니다! (Ch2_기업분석) 당태종 02-24 4412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