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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도 연구환경에 구애를 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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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턴스 작성일2016-04-14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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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몇 주 전에 어떤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기사에선 약 20년 전에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가 자교의 본고사 문제를 지적했다 교수들한테 트집 잡혀서 쫓겨났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이후 외국에 이민가서 방문교수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돈도 안 주고 자리도 안 내줘서 너무 열약한 환경이었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궁금한 게, 수학자는 '책 몇 권', '논문 다운받을 수 있는 대학도서관'(무료 열람도 가능한 사이트가 있다고도 들었습니다),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도대체 왜 연구 환경이 열약하다는 거죠? 그냥 "생계가 막막하다"는 말을 돌려서 한 얘기인가요? 아니면 타 학자들과의 공조가 있어야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인가요?(그것도 메일 돌려가면서 협조 요청하면 되지 않나요?)

그리고, 왜 그 성균관대 교수는 서울대와 미시건대를 거쳐서 촉망받는 학자였고 논문 실적도 괜찮았다는데 이후에 왜 영영 한국이나 외국의 그 어떤 대학에서도 임용을 받지 못했나요?

댓글 7

LemonLime님의 댓글

LemonLime

예? 뭐요? 연필과 종이???

세아님의 댓글

세아

수학자도 먹고 살아야지요. 아이도 키우고 취미 생활도 즐기고 맛난 것도 사먹고. 농담하신거죠?

세아님의 댓글

세아

조금 더 제대로 말해보면, 수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론 당연히 논문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런데 그것만큼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수학자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수학자들은 다양한 계기를 통해 다른 수학자들, 공동연구자들을 만나고, 그 기간 동안 집중적인 토론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얻기도 하고 풀어오고 있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수학계의 흐름을 알아야 하고요.

그런데 그것이 이메일로 가능하겠습니까? 생판 본 적 없는 사람이 이메일 보냈을 때 친절하게 차근차근 이야기해줄 사람이 몇이나 되며, 더 나아가 수학을 이메일로 토론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능하겠습니까? 그런 연유로 수학 분야는 다른 사람들을 초청하기도 하고 초청받아 가기도 하여 세미나 발표를 하고 집중 강연을 하는 일들이 매우 일상적입니다. 조금 더 크게는 크고 작은 다양한 학회를 열어 다른 사람들과 만나 토론하고 수학이야기를 나눕니다. 그것이 수학자들이 수학을 연구하는 방식입니다.

이 때문에 돈이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을 초청하려면 항공료 숙박료 강의료 등의 경비가 필요하고, 반대로 내가 다른 곳에 방문하려해도 같은 돈이 필요합니다. 학회를 조그맣게 열려고만해도 천 만원 이상 깨집니다. 그것 때문에 수학자들에게 충분한 액수의 연구비가 필요한 겁니다.

연구비 없는 분들의 경우 해외 학회 한 번 나가기도 어렵고 관심있는 분야의 사람들 초청하기도 어렵기에 자기가 하는 것만 혼자서 끙끙대며 하다가 그냥 사라지는 경우 많습니다.

세아님의 댓글

세아

그리고... "촉망받는 학자였고 논문 실적도 괜찮았다"와 같은 이야기들은 근거를 대지 않으면 의미없는 이야기입니다.

윤덕턴스님의 댓글

윤덕턴스

세아 // 생계 걱정도 제가 언급을 했고, 그 기사에도 있더라고요. 아내가 한달에 2천달러 안되는 돈 벌어와서 생계를 이었다는 얘기가 있던걸로... 연구란 게 혼자서 되는 일이 아니란 걸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돌아온백수님의 댓글

돌아온백수

수학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죠. 소위 난제라고 불리는 몇가지 증명을 푸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되죠. 그리고, 약간의 생활비가 있으면 되겠죠.

하지만, 새로운 수학이론은 어떻게 탄생할까요?

수학은 과학의 언어입니다. 언어라는 것이 보전하는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단어들과 어법이 계속 추가되는 거죠.

과학은 계속 발전해가고, 그에 따라 이론도 발전해야 하는데, 그런 이론들이 사용하는 수학이라는 언어와 논리체계는 수백년된 난제만 붙잡고 있다면, 어쩔까요?

세아님의 댓글

세아 댓글의 댓글

과학이 수학을 언어로 사용하는 것뿐이지 수학이 과학의 언어인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이론이요?

예를 들어 루트가 들어있는 분수식을 부정적분하려는 지극히 수학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아벨적분공식이 등장하였는데, 아벨적분공식의 수학적 근본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리만기하학이라는 새로운 기하학이 등장하였습니다. 어인슈타인이 갖다 쓰는 수학이 리만기하학이지요? 아벨적분공식을 해석하기 위해 등장한 또다른 개념 중 하나가 벡터다발, 모듈라이라는 것들인데, 이런 개념 없이 이론물리 못하더군요.

예를 들어 다항식방정식의 근의 공식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지극히 수학적인 오래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갈루아는 군론이란 것을 시작하였고, 그것은 현시대에 추상대수학으로 발전하였는대데, 이론물리하는 분들이 입자의 대칭성등을 설명하기 의해 군론을 갖다 쓰지요?

17세기 뉴턴시대부터 다변수다항식에 의해 주어진 도형의 방정식을 분류하겠다는 시도가 19세기 접어들어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하여 20세기에 대수기하학으로 꽃 피우게 되었는데, 그걸 갖다 쓰는 곳이 초끈이론 같은 곳이지요?

기원전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전해내려온 평행선은 항상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절대 불변의 법칙같아 보이는 이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평행선이 없는 혹은 무수히 많은 공간들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그것이 지금은 새로운 기하학으로 확장되어 휘어진 공간이라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지요.

수백년된 문제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 중에 사로운 개념들이 만들어지게 되고 그것이 수학의 발전의 자양분이 됩니다. 예를 들어 16세기에 시작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문제는 19세기에 접어들어 다양한 도전이 계속되었고, 그 부산물로 얻어진 새로운 수학이 바로 추상대수학의 아이디얼 이론입니다.

수학자들 그냥 오래된 연구하게 내비두시면 쏠쏠하게 써먹을 재미난 수학 많이 만들어 줍니다. 갖다 쓰시면 되는 겁니다.

물론,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함께하는 수학도 당연히 필요합니다. 과학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새로운 수학이나 새로운 문제가 제시되는 경우 또한 많이니까요.

대신, 수학 자체의 발전은 여타 다른 학문에 의존적이지 않고 의존적이어서도 안된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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