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슈 엔지니어링(조직공학)

글쓴이
Simon
등록일
2004-04-2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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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귀를 실험실 용 쥐의 등 위에
자라게 하는데 조직공학 기술을 응용해
성공한 미 과학자들 실험결과 (2002, BBC)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


서두: 장기(organ)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에 선정된 주요 10개의 테마 중 맨 마지막을 차지한 분야는 ‘바이오 신약/장기’이다. ‘장기’는 생명체의 내장 기관을 말하는데, 물질을 이루는 최소 단위를 원자-분자-물질로 나눈다면, 유사하게 생명체를 이루는 단위를 세포-조직-기관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세포를 키워서 조직을 만든 다음 기관으로 완성해 간다는 접근 방식이다.

국가가 다양한 분야 과학자들에게 임무를 주어 장기(organ)를 만들게 하려는 동기(motivation)는 질병(disease) 때문이고 목적은 몸에 이식(transplant)하기 위함이다. 환자에게 장기를 제공하려는 이유는 노화와 불치병 치료에 새로운 해결책을 강구하려는 필요성 때문이며, 몸에 이상 없이 대체될 수 있는 완벽에 가까운 ‘조직 또는 장기 대체물’을 만들어 높은 부가가치와 ‘이윤’을 창출해 내려는 의도도 부가적으로 전제되어 있다. 아직 갈 길은 멀고 험난하나 성공 가능성이 높은 비전, '조직공학'에 관해 알아본다.

본론: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
조직 공학(tissue engineering)은 생명 조직의 손상된 기능을 복원하거나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고 나아가 기능을 훨씬 더 바람직하게 개선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99년 통계를 보면, 미국의 경우 인체 조직 손상이나 장기에 문제가 있어 고통 받는 환자들에 쏟아붓는 지출이 연간 4천억불(400 billion USD)에 달하고, 매년 8백만회의 각종 수술이 행해지고 있어 총 4000~ 9000천만 일(40-90 million hospital days)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의 시간을 병원에 입원해 보내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5년이 지난 현재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으나, 이미 조직 공학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연간 시장 규모는 8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분야 기술을 이용해 생산된 바이오 상품의 판매 시장 규모는 향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Vacanti, J.P., and Langer, R. (1999). Tissue engineering: The design and fabrication of living replacement devices for surgical reconstruction and transplantation. Lancet 354:32-34.].

생체조직을 엔지니어링 기법을 활용, 체외에서 작업한 후 체내 다시 이식하는 발상이 가능했던 것은 1930년대 비쎄글리(Bisceglie) 덕분이다. 그는 병에 걸린 생쥐(mouse)의 환부에서 종양 세포를 떼내 폴리머(분해성 플라스틱과 같은 합성 중합체, polymer) 소재의 얇은 막(membrane) 위에 붙인 다음, 돼지의 복강(abdominal cavity)에 이식시켰는데 체내 면역 체계에 의해 곧 죽어 없어질 줄 알았던 세포가 계속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Bisceglie V. (1933). Uber die antineoplasticsche immunitat: heterologe Einplflanzung von tumoren in Huhner-embryonen. Ztschr. Krebsforsch. 40: 122-140].

이 실험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세포를 막 안에 붙여 함께 체내에 넣었다는데 있고 이것은 흔히 ‘캡슐로 몸에 좋은 성분을 선택적으로 흡수, 장을 보호하게끔 한다는 요쿠르트’에 적용된 원리와 마찬가지로 세포가 증식하는데 필요한 양분과 대사를 통해 분비되는 부산물과 같이 크기가 작은 물질들은 막의 미세 구멍을 통해 출입 가능하게 유도하고, 항체나 다른 면역 세포와 같이 비교적 크기가 큰 분자들은 막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주는 역할을 한 폴리머 소재의 얇은 막(polymer membrane) 덕분이었다. 그의 아이디어는1970년대 동물 모델을 이용한 실험에 다시 활용돼 섬세포(islet cell) 주변을 반통기성 미세막으로 감싸 보호한 후 당뇨가 걸린 실험실용 동물의 당(glucose)을 조절하는데 적용된다[Chick, W.L. Like, A. A., and Lauris, V. (1975). Betat cell culture on synthetic capillaries: An artifical endocrine pancreas. Science 187: 847-848].

70년대 후반을 거쳐 80년대 들어서면서 피부(skin)를 재생하는데 관심있었던 과학자들이 체내 가장 흔해 빠진 물질 중 하나이자 피부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인 각질, 아니 교원질(collagen)을 얇게 종이처럼 펼쳐 놓은 다음 그 위에 피부 재생에 주요 역할을 하는 세포를 깔아 함께 배양시키거나 아예 교원질-글리코사미노글리켄(GAG) 복합재(Collagen-GAG Composites) 위에 세포를 얹어주는 방식으로 화상 등에 의한 손상부위를 재생시키는데 위 기술을 응용했다[5, 6]. 여기 응용된 얇은 막은 2차원 시스템이긴 했지만, 근본 소재는 합성 중합체가 아닌 살아있는 생체(이를테면 물고기 등)로부터 자연적으로 생산된 고분자 물질들을 따로 분리해 만들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Bell, E., Ehrich, P., Buttle, D. J., and Nakatsuji, t. (1981). Living tissue formed in vitro and accepted as skin-equivalent of full thickness. Science 221: 1052-1054].

2차원 미세 막위에 세포를 깔아 놓으면 아무래도 다량의 조직을 만들어내기는 힘들뿐더러 일부 세포는 3차원 공간 상에서만 정상적으로 증식을 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이 발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해서 다음 단계로 생각의 차원을 높여간 것이 3차원 상에서 세포를 배양할 수 없을까하는 시도였고 바로 랭어Langer) 등과 같은 화공학자들이 이 점에 착안, 세포 및 조직의 3차원 다량 배양에 도전했다. 이 기술은 90년대를 너머 오늘의 바이오 엔지니어링 분야 태풍의 핵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고 흔히 ‘세포 치료(cell therapy)’라고 하는 말도 이후 등장하기 시작했다[Langer, R., and Vacanti, J. P. (1993). Tissue engineering, Science 260:920-926.].

3차원 배양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소위 세포가 들어붙어 자랄 수 있도록 지지역할을 하는 지주(support) 또는 지지대(scaffold, 스캐폴드, 골격 뼈대라는 뜻으로 본래는 사형대, 처형대라는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2차원 막이나 캡슐과 달리 스캐폴드(scaffold, 지지대)는 3차원 형으로 본디 3차원 구조를 가진 모든 체내 세포가 기대어 분화 및 증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일컫는데 다 자라고 나면 스스로 녹아 없어지도록 함은 물론 궁극적으로 다량의 세포가 성숙할 시점에 도달해 ‘조직(tissue)’으로 발전할 시기에는 정상 조직과 대등한 수준의 물리적 성질(강도 등)을 가질 수 있게 유도한다는 것이 크게 어필했다. 2000년 전후로 활발히 시도된 사례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착안점은 이런 배경이 있었고 기술적 요소를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우선 배양하려는 조직에 적합한 소스(source)가 체내 어느 부위인지 명확히 파악을 한 다음, 필요한 세포만 채집해 분리시킨 후 ‘충분한(sufficient) 양’을 배양시켜야 한다. 세포 수가 적으면 원하는 만큼의 조직을 얻을 수 없다.

둘째, 3차원 배양을 위해 세포가 기대서 자랄 수 있는 지지대(scaffold)를 만들어야 하고 이 놈은 체내에서 세포가 성숙히 자란 후 유해성 없이 분해되어 없어짐(biocompatibility + bioabsorability)과 동시에 세포외 기질과 유사한 수준의 기계적 강도 및 물리적 성질을 가져야 하며 그 외형(shape)과 크기(dimension)도 배양 전에 섬세히 준비되어야 한다. 다만 지지대(scaffold)의 경우 반드시 합성 고분자(synthetic polymer, PLA, PGA 등)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고 가재나 게 등의 갑각류(crustaceans)의 외피 성분인 키틴과 같은 자연물로부터 유도된 비합성 고분자인 카이토산(chitosan)과 같은 자연 중합체도 스캐폴드로 활용하는 사례가 보고되어 있다.

세째, 세포를 지지대 위에 얹을 때 균일한 밀도로 주입을 시켜 줘야 하고, 일단 스캐폴드 안에 다량의 세포가 위치하게 되면 정지 상태에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배양액과 양분이 포함된 액체 용기 안에서 동력학적 힘을 작용시켜 배양시키는 방식인 바이오 리액터(bioreactor)를 사용하라고 강력히 권장되고 있다.

네째,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이식(transplantation)인데 체외 배양된 세포와 조직을 환부의 크기에 맞도록 적절히 가져다 놓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 역시 해결해야할 중점 과제 중 하나이며 배양 조직에 따라 다르지만 경우에 따라 이식 후 해당 부위에 혈류가 스며들어갈 수 있도록 길을 터지고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고려를 해야한다.

결론: 어느 단계까지 왔나?
거의 신체 모든 부위를 전부 건드리고 있고 섭렵해 오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 노인성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뇌세포 및 뇌조직의 체외 배양, 간암과 간기능 저하를 대체시킬 목적으로 한 간세포 및 간조직, 심지어 눈과 귀는 물론이고 뼈, 연골, 인대와 건, 그리고 혈관과 혈액의 세포와 조직을 생산해 일부는 이미 상용화되어 시술에 직접 응용되고 있다. 요약하면, 인공 소재와 자연 물질을 복합해 사용하는 추세이며 목적이 되는 세포 및 조직들에 관한 생화학 및 유전적 연구는 별도의 다른 테마로 다음 기회에 소개할까한다.

Scieng, 심준완

  • 김정훈 ()

      저 쥐 사진은 왠지 좀 무서운데요.. ^-^'

  • Simon ()

      무서우시죠? 사실은 귀가 귀가 아닙니다. 귀의 형태를 띈 mold를 polymer scaffold로 해서 그 위에 cartilage cell을 붙인 것에 불과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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