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의 달 탐사와 화성 여행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07-12-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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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달 탐사, 화성 여행 등 우주개발에 대한 붐이 다시 일고 있는 느낌이 든다. 특히 미국, 러시아 등 우주개발에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나라들뿐 아니라, 아시아 각국 등 신흥국들도 우주개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즉 올해 들어서 일본이 달 탐사위성 ‘가구야’를 발사한 데 이어, 몇 년 전 유인 우주비행에 성공한 중국 역시 최근 ‘창어1호’ 라는 달 탐사위성을 발사하여 무인 달 탐사에 나섰고, 인도 및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비슷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1969년에 인간을 처음으로 달에 보낸 미국은 그간 우주왕복선과 무인 화성 탐사 등에 주력해 왔으나, 유인 달 기지 건설 계획 등 달 탐사에도 다시금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과거 냉전 시대 미국과 쌍벽의 이뤘던 우주강국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로 우주개발에 다시금 힘을 쏟으려 하고 있다.

우주여행과 관련된 SF영화는 매우 많아서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어려울 정도이나, 그중 상당수는 너무 황당하거나 과학기술적 측면에서 볼 때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달 탐사나 화성여행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우수한 SF영화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SF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영화인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 A Space Odyssey)’ 역시 우주여행이 주요 소재의 하나인데, 여기에서는 목성 탐사를 위한 유인 달 기지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한다.

달 탐사를 주요 소재로 한 영화로서는 ‘아폴로 13(Apollo 13; 1995)’이 있다.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 주연의 이 영화는 SF나 허구가 아니며, 1970년 전 미국인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아폴로 13호의 중대 우주 사고 및 무사귀환이라는 역사적 실화를 다룬 것으로서, 실제 인물 짐 러벨의 원작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여러 차례의 우주비행 경험이 있는 노련한 우주비행사 짐 러블(톰 행크스 분)은 1969년 7월 아폴로 11호에 의한 닐 암스트롱의 역사적인 달 착륙 장면을 TV로 지켜보면서 자신도 언젠가 반드시 달을 밟아보리라 다짐한다. 그에게 뜻밖에 일찍 그 기회가 찾아오는데, 6개월 이후로 발사 예정된 아폴로 13호의 선장이 질병으로 인하여 짐 러블로 교체된 것이다. 그는 다른 2명의 동료 우주비행사와 함께 훈련을 거듭하나, 사령선 조종사 한 명이 바뀌는 우여곡절도 겪은 후 아폴로 13호는 새턴 로켓에 실려서 달을 향해 성공적으로 발사된다.

그러나 달을 향한 비행을 시작하여 달착륙선과의 도킹을 마친 우주 비행사들이 궤도 진입을 앞두고 휴식을 취하려는 순간, 산소 탱크 안의 코일이 폭발하면서 커다란 폭음과 함께 우주선은 요동치고, 우주 비행사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휴스턴에 위치한 지상 비행 관제센터의 진 크란츠(에드 해리스 분) 본부장은 기술진들과 함께 사태 수습에 나서는데, 그는 기계선의 엔진이 손상됐을지도 모른다고 보고 달의 인력을 이용하여 우주선이 달 궤도를 돌고 나온 후 착륙선을 지구 귀환에 이용하는 방법을 택한다. 전력의 상당 부분을 상실한 사령선의 일시 폐쇄, 달 착륙선을 구명정으로 한 지구 재진입 지점 운항 등의 과정에서 우주선 승무원과 지상의 관제센터는 여러 차례 아슬아슬한 위기를 맞지만, 결국 난제들을 극복하고 세 사람의 우주 비행사는 모두 무사히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이 영화는 SF나 액션물이 아니라, 불의의 사고로 우주에서 엄청난 위기에 처한 세 사람과 그들을 기적적으로 구해낸 사람들의 믿음과 집념을 감동적으로 그린 휴먼 드라마의 성격이 짙으나, 주의 깊게 볼만한 부분들이 적지 않다. 특히 꿈에 그리던 달을 바로 눈앞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러블 선장의 안타까움이나, 며칠 동안 냉동 상태에 있던 사령선을 20암페어의 전류만으로 다시 가동시켜야 하는 등 불가능에 가까운 난제들을 해결하는 관제센터 요원의 분투 등도 눈에 띄지만, 당시의 달 탐사 과정 및 관련 과학기술 수준 등을 눈여겨 보는 것도 나름의 흥미가 있을 듯하다.

즉 당시에는 비행기처럼 이, 착륙이 가능한 우주왕복선과 같은 방식의 우주 비행체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새턴 로켓에 실어서 우주선을 발사하며, 로켓의 몇 차례 분리 이후 달착륙선에는 도킹을 통하여 우주비행사들이 진입하고, 지구 귀환 시에는 착륙선을 버리고 모선의 일부만이 지구 궤도에 진입하여 낙하산으로 바다에 떨어지는 상당히 복잡하면서도 연료 및 자재의 낭비가 많은 방식이었다고 볼 수 있다.
아폴로 프로젝트가 진행된 1970년대 초반은 초대형 컴퓨터의 성능이 지금의 노트북 PC에도 미치지 못한 시절이며, 통신, 화상 전송 등의 각종 첨단과학기술들도 오늘날과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었음을 감안한다면, 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더욱 쉬울 것이다.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는 결국 1972년 12월의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종료되었으나, 지금도 ‘인류의 달 착륙 조작설’ 등 각종 음모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화성 탐험을 주제로 한 영화로는, 비슷한 시기에 선보인 ‘레드 플래닛(Red Planet; 2000)’과 ‘미션 투 마스(Mission To Mars; 2000)’가 있다. 두 영화 모두 화성 탐사에 나섰다가 미지의 생명체 등 정체불명의 위험에 직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안토니 호프만 감독에 발 킬머, 개리 앤 모스 등이 주연한 레드 플래닛에서는 화성을 지구의 식민지로 개척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즉 2050년의 지구는 죽어가는 행성으로서 더 이상 인류의 삶을 지속하기 어려워서 그 대안으로서 화성을 택한 것인데, 케이트 바우먼은 이 프로젝트의 지휘를 맡고서 문제점 수정 등을 도모하면서 화성으로 향한다. 그러나 우주선이 불시착하는 사고를 당하면서 통신은 두절되고 탐사로봇도 고장 나는 등, 대원들은 중대한 위기에 봉착한다.
바우먼은 다른 승무원들과 함께 지구로 돌아갈 계획을 나름대로 진행시키지만, 화성에 이미 살고 있던 미지의 생명체로 인하여 끔찍한 공포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게리 시나이즈 등 주연의 미션 투 마르스 역시 화성에서 조우한 미지의 생명체로 인한 공포를 다루고 있다.
서기 2020년에 인류는 최초로 화성 착륙에 성공하였으나, 화성에 도착하자마자 사령관을 비롯한 대원들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이를 미리 감지한 사령관 루크는 지구에 메시지를 타전하여 전송하는데 성공하지만, 그를 제외한 모든 대원들은 형체를 식별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의해 공중 분해되어 우주 공간으로 사라지고 만다.
메시지를 받은 NASA에서는 화성에서 일어난 사고를 조사하고 생존자를 구하기 위하여 구조대를 파견하는데, 구조대원들이 탄 우주 비행선에 기체 결함이 발생하고 대열에서 이탈하는 사고를 당한 구조선의 사령관은 다른 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자폭한다.
나머지 구조대원들은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하여 유일한 생존자인 루크와 만나서 그가 촬영한 녹화자료와 음성자료를 분석하는데, 이를 통하여 그들은 화성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또한 그 생명체가 자신들에게 의미는 알 수 없지만 뭔가 특별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내게 된다.

화성 탐험 및 그곳에서 만난 미지의 생명체로부터의 위협을 그린 위의 두 영화는 평단이나 관객들로부터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과학기술적 측면에서는 나름대로 정밀한 묘사를 위해 노력한 부분들도 보인다. 즉 에어 쿠션을 이용한 화성 착륙선의 화성표면 착륙 장면 등은 실제로 화성 탐사선에서도 이용되는 방법이며, 지구로부터 화성까지 6개월이 걸리는 여정 동안의 화성 탐사선의 비행 및 내부 모습 등도 눈여겨 볼만 하다.

화성에 생명체 혹은 지능을 갖춘 고등 동물이 과연 존재하느냐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다. 엉뚱하게도 잘못된 어휘 번역에 의하여 사람들은 화성에 고도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하여 운하를 건설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는가 하면, 미국의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Percival Lowell; 1855-1916)은 한술 더 떠서 화성에는 본래 충분한 물이 존재했는데 환경이 악화되어 점점 물이 부족해짐에 따라, 고등 생명체가 극지방의 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운하와 비슷한 관개시설을 건설하였다고 주장하였다.
1898년에 출판된 영국의 소설가 조지 웰즈(G.H.Wells; 1866-1946)의 SF소설 '우주전쟁'은 인간보다 지능과 문명이 발달한 화성인이 무서운 무기를 가지고 지구를 침공한다는 내용인데, 여러 차례 영화와 드라마로 나온 이 이야기는 최근인 2005년에도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 2005)’으로 영화화된 바 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우주선에 의한 화성 탐사가 가능해짐에 따라 화성에 과연 고등생명체가 존재하는지 더 잘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1969년 화성 탐사선 마리너 6호, 7호가 화성 표면을 면밀히 조사해 본 결과, 화성은 고등생명체가 살기에는 너무 척박한 환경임이 밝혀졌고, 뒤를 이은 바이킹호의 탐사 결과 역시 현재 화성에 생명체가 산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러나, 1997년 7월 화성 표면에 착륙했던 패스파인더호는 탑재했던 탐사로봇 소저너를 통하여 화성 표면에서 과거에 물이 흘렀던 흔적을 발견하였다. 소저너는 화성의 지질, 화학조성, 대기 등에 관한 많은 정보와 사진들을 보내 왔는데, 과학자들은 이로부터 화성 표면에 역암과 같은 퇴적암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던 것이다. 이는 곧 과거에 화성 표면에서 물이 흘렀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현재 혹은 과거에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하였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다시 고조시켰다.
이보다 앞선 1996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남극에 떨어진 화성의 운석에서 박테리아가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유기물질을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너무 과장하여 발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어 논란이 되기도 하였으나 그 이후에도 화성의 운석에서 박테리아 및 산소가 존재하였음을 시사하는 흔적을 발견하였다는 국제공동조사팀의 발표가 있었다. 따라서, 지금 혹은 과거에 화성에 고등동물까지는 아닐지라도 생명체가 존재하였음이 분명하다는 설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패스파인더호와 소저너의 화성 표면 탐사 이후에도, 뒤를 이은 스피릿 호 및 오퍼튜니티 호 등도 화성 표면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알려주는 물의 흔적을 촬영해 전송해오고 있다.


최 성우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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