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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우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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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elieve 작성일2012-02-1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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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길어질거 같아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사실 진로상담입니다.

요즘 몇 년간 저도 모르는 사이에 우울증에 걸린것 마냥 우울해진 것 같습니다.
어떤때는 그냥 뭔가를 다짐하고 기분이 갑자기 좋아질때도 있어서 조울증인가 싶기도 하고..

저는 전기, 전자공학 전공하는 서울 소재 대학 07학번이고요.
1학년 마치고 군대갔다와서부터 도서관에 쳐박혀서 학점관리, 영어공부만 해서일까요?
그냥 뭔가 군대에 있을때부터 굳은 얼굴이 지금까지 펴지지 않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복학하고 나서 주변 친구들한테 너 왜이렇게 표정이 안좋냐, 굳어있냐는 말도 몇번 들었고..
생각해보니 이건 군대에 있을때부터 들었군요.

아무래도 원인은 삶에 의욕이 부족해서라고 해야하나요. 뚜렷한 목표를 찾지 못해서라고 해야하나요.
지쳤다고 하면 더 정확해 보이기도 합니다. 참 고등학교 졸업하고 고작 몇년 나름 빡세게 살았다고
지치다니요.
우리 아버지는 직장을 몇십년을 다니셨는데 내가 지쳤다고 말할 면목이나 있는건지..


그래도 작년 3학년 1학기 때까지만해도 저는 학사 졸업 후 해외박사유학을 완전히 결심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미국 교환학생을 두 학기째 하면서(현재 7학기째) 그 결심에 자꾸 의구심이 듭니다.

차라리 국내 박사를 하는건 어떨까 생각도 들고, 차라리 대부분 대학 동기들처럼 취직하는건
어떨까 생각도 들고.. 모 대기업 연구소에서 직장생활 하시다가 박사 유학 오신 지인은
직장생활 하고 박사 하는게 연구성과도 더 수월할 거라고 조언 하시고..
아니면 자기가 지낸 연구소는 5시 퇴근 등등 근무환경이 좋다고 그냥 취직하는것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것 같다고 하시고..  머리가 복잡합니다.

또 따지고 보면 대학원을 나와도 직장생활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박사 따는 시간에 대기업 취직해서
버는 돈이나 대학원 나와서 버는 돈이나 정년까지 쳐보면 사실 비슷하다고도 말씀하시고..
그럴 바에야 뭐하러 대학원 가나 생각도 들고..(물론 박사라는 성취감과 명예, 대우가 다르겠지만)

미국에 나와서 짧게나마 유학해보니 단순히 연구에 대한 자신감은 있더라도 자기 삶에 일부분을
감수하면서까지(결혼, 돈 등등) 해외유학을 할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영 바보 같네요. 다른 사람들은 아무말 없이 잘 하는데.

미래에 대해 결정이 확실히 나야 해야하는 일을 하고 제 우울증도 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글 올립니다. 그 결정을 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국내 박사와 해외박사가 국내에서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해외박사를 하고 오면
국내에 기반이 없어서 힘들다는 말도 들었는데 이에 대해서 조언도 좀 해주세요. 해외박사 후
포닥 후 국내 지방대 교수든 해외 교수든 희박하다고 봐야 하나요?

저에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연구경력이 없고 학점은 4.5 기준 4.25, 낯가림이
심해서인지 붙임성이 없고 인간관계 폭이 넓지 못하고 별로 안좋아요.
그래서 취직이 비교적 더 안맞겠다 생각도 들고 스타일을 생각해도 연구직이 더 맞아보여서
대학원을 결심하기도 했었구요.



장문의 p.s.

때마침 페이스북에 보니 제 동창중 한명은
서울소재 의학전문대학원 입학한다고 하고...
조금이나마 답을 얻기 위해 들어온 사이엔지 게시판에는 서울대 공대와 치대를 두고서는
사실상 만장일치로 치대를 권유하시고.. 뭔가 모를 박탈감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렇게 삶에 질적으로 차이가 있나 싶기도 하고..

제 주변에 벌써 수능으로 한번에 들어가던 재수를 하던 MEET를 보던 의사가 될 동창들이 최소
3~4명이나 있군요.

그러면 단순히 비교해서 공대전공과 문과계열, 경영,경제 전공이 비교가 가능한가요?
어떤일을 하던지 힘든건 마찬가지일텐데 공학인이라고 특별히 힘든 이유가 무엇인지
저는 아직도 선뜻 대답을 못하네요. 문과 나와서 기업 취직하면 공대나온 사람처럼 똑같은
회사원인데 그들도 불안정하고 힘들지 않나요?
저는 의문을 제기하려는게 아니고 정말 궁금해서 질문드리는 겁니다.
단순히 이공계 내에서 공대와 의대를 비교하면 의대가 더 평탄한 길이라는 뜻인지 생각해봅니다.


제가 적은 글에 대한 어떠한 부분, 어떠한 말이라도 다 좋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댓글 5

지루한일상님의 댓글

지루한일상

  4.25/4.5 라... 참 열심히 사셨네요. 대학생활 친구들이랑 적당히 놀면서 여행도 가고, 이것저것 해보기도 하며 살아도 인생 크게 달라지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보아하니 해외유학... 교수 등을 바라보며 죽 달려왔는데 이제보니 그 길에 대한 확신도 안서시는 것 같네요. 해외박사를 할 때의 +,- 를 계산하며 주판알을 튕겨봐도 남는 장사라는 보장도 없고...희생해야 하는 시간도 무시하지 못하는데 교수가 안되면 어쩌나 고민도 되고요.
 제가 예상컨데 님이 해외에서 박사를 마치고 돌아와도 바로 교수되기 보다는 처음엔 S전 같은데 취업할 확률이 몇십배 높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님 하기 나름이겠죠. ㅡㅡ;
 대한민국 전국에 얼마만큼의 교수자리가 있는지, 될 가능성은 얼마만큼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런 계산만으로 가기에는 쉽지 않은 진로라고 여겨집니다. 결론은? 공부하고 싶으시면 가세요. 이왕 박사 딸거면 저라면 해외갑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인생이 꼭 자기 계획대로 가야된다고 하는 강박(?)관념을 버리세요. 제가 오래 산것은 아니지만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인생입니다. 죽도록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안 될수 있고, 반대로 적당히 열심히 해도 어쩌다 보니 괜찮은 위치에 있을 수 도 있습니다.
그냥 좀 더 마음 편히 하시는 게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주제 넘은 충고를 한 것 같기데 아무쪼록 잘 생각하고 결정하세요
  ps. 낯가림 심하고 붙임성 없는 사람은 다 굶어 죽나요? 그들도 다 취직해서 직장생활 합니다.

행복님의 댓글

행복

  일단은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어서요. 무얼 하든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 제 생각에는 글쓰신 분이 아무리 찾으려고 지금 당장 고민해 봐도 충분히 만족 할 수 있는 답은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젊은이들이 글쓴이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며 이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경험에서 충고하자면 미래에 대한 고민을 너무 심하게 하지는 마시고(우울증의 원인입니다.) 선택의 순간이 오면 그 때 최선의 선택을 하고 살아가는게 어떨까요. 어차피 어떤 선택이 더 잘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개인의 선택이나 노력을 통해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기 보다는 이런 고민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많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주신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뚱마라치님의 댓글

뚱마라치

  영화 쿵푸팬더와 매트릭스 시리즈를 진지하게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 영화 모두 흥미롭고 재밌기도 하지만 인간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철학인 '자신에 대한 믿음'이 내제되어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힘 내시고 글을 쭉 읽어보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것 보다 본인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이 괜찮다고 판단되니, 자신을 더욱 믿고서 현재 하는 일에 대한 자신감과 활력도 가지시길 바랍니다.

신세계님의 댓글

신세계

  올해 서울대 법대 수석졸업자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진학했죠.
문과, 이과 얘기가 아니라 그냥 의사라는 직종, 그리고 의학이라는 분야가 현재 가장 hot한 필드인거에요. 과거에 전자,컴퓨터, 제어등이 hot했던 시기가 있었듯이 말이에요.

의학이라는 필드에 돈줄이 흐르고 있고 앞으로 전망도 좋아요. IT가 뜰때는 IT경제학이니, IT경영이니 온갖 학문에 IT를 붙였죠? 요새는 금융을 다 붙여요. 금융경제, 금융수학, 금융공학 등등

앞으로는 의학을 붙일겁니다. 지금도 의공학이니 바이오 어쩌고니 시작됐죠. 그쪽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펀드가 몰리고 지원이 이루어지는거에요. 다만 아직 우리나라가 제조업 수출기반의 산업이라 중점육성산업을 어디로 해야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는단계죠. 제조업으로 하자니 이공계 유인책이 없고, 인도, 중국등의 추격이 거세고요. 그렇다고 확 접자니 대안이 확실한것도 아니고요.

서울대의대학장, 공대학장, 나랏님들이 모여서 노상 의논하는게 이거에요. 의학전문대학원을 폐지한다는건 그래도 제조업 쪽을 당분간은 유지하겠다는 의미구요. 회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입니다.

단순히 의사=전문직=웰빙 vs 배고픈 소크라테스 식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님이 전자전기를 한것도 사실 공대에서 가장 인기있는 필드여서 아닙니까. 물론 재미도 있겠지만요.

그런데 이제 그 인기있는 필드가 의학계열로 넘어갔음을 말씀드리는겁니다. 그런 개념으로 접근해보세요.

iBelieve님의 댓글

iBelieve

  모든분들 조언 감사합니다.
행복님이 딱 제 느낌을 정확히 표현해주신 듯 합니다.
뭘 하던지 행복하지 않을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앞길을 결정할 때 계산만으로 결정하기에는 물론 무리가 있지요. 딱히 교수자리를 바라본 건 아니었지만(교수가 되어도 행복하지 않을것 같다는 느낌 때문에) 어쨋든 공부 헛하지는 않았다는 것은 보상받을것 같아서 말씀드려봤습니다.

예전부터 마음 편하게 먹기로 마음먹었지만 쉽지가 않네요. 말씀하신 대로 마음 편하게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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