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하고 1년간 학과공부를 복습하고 싶은데 어리석은 선택이겠죠?

글쓴이
횐님덜
등록일
2017-05-20 03:1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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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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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면 밑에 4줄요약만 읽고 답변해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공대 3학년 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학기중에 제대로 공부를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휴학을 하고 복습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사람들은 학기 중에 충분히 다 끝낼 수 있는데 그런 쓸데없는 데 귀중한 1년을 허비하느냐는 반응이더군요.

학기중에 충분한 학업적 성취가 가능했다면 저도 이런 고민 안 하죠. 시험 전에는 필기에 치이고 시험기간에는 학점방어를 위한 벼락치기 일변도여서 학기 끝나면 배운 거의 70퍼밖에 기억이 안 납니다.

근데 제가 이렇게 말해도 어느 분도 공감 못할 겁니다. 대부분의 분들은 헌장에서 필기가 가능한 분들일 거니까요. 저는 수업 끝나고 강의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필기를 정리합니다. 디자인은 가독성만 좋을 뿐 볼품없고 공도 안 들입니다. 최근엔 수업에서 바로 필기하고 강의실 밖에까지 필기를 끌고가지 않는 것을(남들은 진작부터 잘만 하고 있던 것들) 시도하고 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다음 학기부터는 오롯이 학문적 문제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우매우 기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찾기 위해 4학기 하고도 1학기의 2/3에 해당하는 기간을 가혹한 필기노동에 시달렸습니다. 그 결과 저는 휘발성 지식을 쌓고 공학이론에 대한 깊은 고찰은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공부가 즐겁습니다. 머리도 나쁘고 좋은 대학도 못 갔지만, 학교 자체가 사회에서 크게 인정받는 대학은 아니지만, 공부량이 결코 적지도 않고 과학과 수학의 기본 베이스가 갖춰졌다는 가정 하에서 수업을 나가는 곳입니다. 학점은 4학기 내내 4.0x였고 이번 학기는 3.xx 예약해둔 상태입니다.

젊음이라는 그럴듯한 구실과 부모님 지원으로 대학에서 세상물정 모르고 신선놀음 한 지도 이제 6년째네요.

제 나이도 이제 한국식으로 26살로 결코 젊진 않고, 대학원, 공기업, 사기업, 공무원 등 여러 진로 생각하고 있는데, 휴학을 했다가 제대로 취업이 안 될 거라는 불안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근데 제가 사회성이 별로고 대외활동도 전무해서 취업이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대학원 가봤자 저같은 사람, 저보다 잘하는 사람들 발에 채이는 곳인데다 저는 빵판,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fpga, 프로그래밍 이런 거 전~혀 모르는 사람이어서 질식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석박 받아봤자 개털 될 거 같아서 가기도 망설여지고요.

그렇다고 못다익힌 전공지식들을 버려두고 가기엔 아쉬움이 크고 계속 눈에 밟힙니다. 능숙하지 못한 과목들 교과서 보면서 계속 그 생각이 끊임없이 듭니다.

어쩌면 학문에 집착하는 것도 상아탑에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군대 있을 동안 공부 생각이 하나도 안 났는데 돌아와서 공부를 하니 학자가 된 기분이 들더군요. 사람 맘 참 알밉죠. 졸업 후에 책도 다 처분하고 공부랑 평생 연 끊으면 이 생각도 싹 사라지겠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년 휴학이 나을까요, 바로 4학년 가는 게 나을까요? 중소기업이나 공기업을 노리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대학원에 가는 게 나을까요?



* 4줄요약
1. 26살(만 24세, 92년생), 공대 3학년입니다.
2. 필기에 치여 학기 중에 전공 공부를 제대로 못했습니다. 근데 공부가 좋습니다.
3. 전공공부 복습하려 내년 1년 휴학 원하는데 어리석은 선택인가요? 휴학 자꾸하면 취업에 불리하다 해서 말입니다.
4. 사회성이 부족한데, 졸업 후에 중소기업이 낫나요? 대학원이 낫나요? 참고로 조별과제 할 때 소통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 zhfxmfpdls ()

    방학때 공부하면 안되나요? 대학생들 방학기간도 긴데....
    굳이 휴학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요.

  • 횐님덜 ()

    ㄴ지금까진 방학 때 토익 했고 이제 전기기사 따야 하고, 4학년 되면 인턴하고 적성검사도 하고 등등해서 방학 때 복습할 시간은 없습니다.

  • 긍정이 ()

    2. 필기에 치여 학기 중에 전공 공부를 제대로 못했습니다. 근데 공부가 좋습니다.
     >> 그럼 공부 함 더 깊이 해보세요.

    3. 전공공부 복습하려 내년 1년 휴학 원하는데 어리석은 선택인가요? 휴학 자꾸하면 취업에 불리하다 해서 말입니다.
      >> 휴학 안하고 하면 좋겠지만, 하고 싶으면 하세요. 불리 약간 할 수 있겠지만, 자격증도 따고 프로그래밍 언어도 배우고 하면 좋지 않을까 하네요.

    4. 사회성이 부족한데, 졸업 후에 중소기업이 낫나요? 대학원이 낫나요? 참고로 조별과제 할 때 소통에 지장이 없었습니다.

      >> 대기업 간 후 그 문제를 다시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여기는 한국입니다. 한국에 맞는 트렌드를 쫓아간 후 고민해도 늦지 않습니다.

  • 시간 ()

    서울대 강사욱 교수님이라고 계십니다 (생물). 그런 분의 실험실에 들어가셔서 공부해 보세요. 어찌되었건 참 기특합니다.  학교에서 교수님들이 잘 가르치셨나보네요. 확실히 동기부여를 주셨네요.

  • 통나무 ()

    요즘 대학과 교수에 대한 글들을 읽어보면
    본인 문제라기보다는 대학과 교수문제 일수도 있다고 봅니다.
    거의 그냥 진도나 나가지 다른 역할을 못해주는것 같은데...

    휴학한다고 해결될것도 아니고요.

  • 횐님덜 ()

    ㄴ조언들 감사합니다. 많은 휴학은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기업은 글렀으니 일단 중견 중소나 공기업, it스타트업을 노리도록 하겠습니다. 회사 들어가서 틈틈이 공부하고 사회경험 쌓은 후에 30대 초반에 진학할까 합니다.

  • 빨간거미 ()

    복습보다는 예습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수업에 대한 집중도 비교가 안되구요.
    성실한 학생 같으니, 다음 학기에는 복습대신 예습을 하길 추천합니다.
    그럼 복습은 과제로 충분할 것입니다.

    혼자서 하는 공부는 효율이 많이 떨어집니다.
    전공에 대한 예습과 공부를 하면서 과거에 부족했던 과목들이 연관되면, 그때 찾아보면서 공부해도 늦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잘하고 계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부때 전공수업 제대로 소화해서 자기껏으로 만드는 사람들 많이 못봤거든요.

  • 은하수 ()

    어리석은 선택 맞지요.
    뭔가 상식적인 부분이라 설명을 더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 통나무 ()

    1년전에 인문쪽 강의 듣다가 간단한 뒷풀이에서 박사과정 밟는 여자분이
    명문대 대학원과정에서 자기 지도교수에게 논문 빼앗기고 대판 싸우고 나와서
    다른곳으로 가서 학위하는데 결혼은 했고, 시댁문제부터 대학원 등록금에
    대학원에서 제대로 가르치는게 없어 사설강의까지 와서 듣는 이러저런 얘기에 학부생들도 이런저런 얘기 듣다가....자주 듣는 얘기라..그런가 하는데

    이런 웹툰까지 연재되는것 보면
    http://krgs.org/index.php?mid=webtoon&document_srl=10221

    팽창된 한국 대학과 교수들에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을 하거든요.
    학부교육도 그렇고 대학원도 그렇고....여기에 올라오는 답답한 질문들이가 이러저러한 상황들 보면 그게 소수의 문제 같지는 않고요.

    중고서점에서 버냉키와 프랭크의 경제학 책 싸서 사와 서문을 읽어보는데
    문제의식이란게 왜 경제학 개론 강의를 듣고 몇개월이 지난후 경제학개론 강의 듣지 않는 학생들과 같이 테스트를 하면 아무 차이가 없느냐?
    그런 문제의식에서 교과서를 이렇게 쓴다라고.....

    한국의 경제력이라는게 그닥 나쁘지 않은 상태인데. 굴리면서 공부시킬 그렇게 배워온 교수들이나 윗분들은 많은것 같은데, 변화한 시대와 세대들에게 새로운 문제의식과 거기에 맞추어 어떻게 문제의식을 심어주고 이게 과정중에 어떤 의미기 있고 로드맵은 어떻고 이런것은, 이런것도 수준별로 다양하게 있어야 하는데.
    빌게이츠가 교과서 사이트 만든것 같은데 거기도 초급중급고급에 칼리지 대학 이런식으로 난이도도 조정하고..뭔가 자신이 어떤 수준이면 어떻게 다음 단계를 밟고 이런 과정을 지속적으로 정보를 주어야 첨에는 뒤쳐지더라도 맘먹고 공부해서 따라잡거나 전체적인 수준자체가 상위평준화가 될것같은데.....

    하여간 .....

  • 횐님덜 ()

    2ㄴ 본인의 상식이 보편적인 상식은 아니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어쨌든 어리석은 건 맞겠죠.

  • 횐님덜 ()

    일본 대학원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일본 대학원이 싸고 시설 좋고 캠퍼스 좋고 물가도 싸고 수준도 높고 학생인권보장도 잘 된다고 들었어요.

  • 어린아저씨 ()

    공대 공부는 필기 없이도 잘할 수 있습니다. 책이 두껍잖아요.
    필기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그렇게 필기에 집착해서 수업이 소화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방법을 바꿔볼 필요도 있다는겁니다. 나중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책을 여러번 읽어보고 예제를 풀어보고, 조교에게 물어보는 등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학과과목을 더 숙지하기위해 휴학까지 하는건 반대입니다.
    과목이 70%정도 기억나면 잘하고 있는거죠. 나중에 설계를 하던 해석을 하던 그 70% 가지고 방향을 잡고 나머지 30%는 복습해서 채워가며 연구하면 됩니다. 어느 석박사과정 학생을 붙잡고 물어봐도, 본인 연구분야 외에는 70%정도 기억하고 있으면 훌륭한겁니다.

    차라리 전공과목을 줄이고, 연구실에 개별연구학생으로 들어가던지, 프로젝트 과목 중심으로 하면서 시야를 넓혀보는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이단계를 넘어가면 엔지니어가 뭘 하는가. 이런 큰그림을 그리고 나면 더 균형감있게 공부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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