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만난사회] 남의 나라 우주선 타는 한국 우주인, 무슨 소용이람? [06/03. 31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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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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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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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만난사회] 남의 나라 우주선 타는 한국 우주인, 무슨 소용이람?


4월 과학의 달이 성큼 다가왔다. 올해도 청소년들을 위한 과학축전 등을 비롯하여 각종 과학행사와 다양한 이벤트 등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해마다 개최되는 이러한 행사들도 물론 나름의 의미가 있고 과학기술계를 위해서도 일정 정도 기여를 해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최근 들어서는 과학의 대중화 및 과학문화의 확산 차원에서 더욱 강조되어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소모적이고 전시성이 짙은 비슷한 행사들이 되풀이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소기의 목적 달성과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본말이 뒤바뀌는 경우마저 생긴다. 입안 초기부터 적지 않은 논란에 휩싸여온 ‘한국인 우주인 배출사업’이 그 대표적 예이다.

과학기술에 관심을 더욱 고양시키기 위한 전 국민적 이벤트로 추진한다는 이 사업은 도대체 무슨 의미와 효과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혹 우리가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발사하는 우주선에 한국인을 태워 내보낸다면 나름의 의미가 있는 이벤트일 수도 있겠지만, 거액을 들여서 남의 나라 우주선 한번 타보는 것이 우리의 우주기술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차라리 그 돈으로 우주기술 관련 부품 소재 등의 연구개발에 투자하거나,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젊은 과학기술인과 학생들에게 지원이라도 제대로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범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고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다는 주장도 하는 듯하나,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벤트와 흥행몰이의 결과로 생기는 잘못된 국민적 자긍심과 헛된 꿈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이는 과학문화의 확산이나 과학의 대중화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도리어 정반대의 결과를 낳곤 한다. 지난 황우석 사태로 인하여 그 후유증을 앓는 국민 대중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사실을 벌써 잊었는가?

각종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 행정 관료들의 입장에서는 뭔가 가시적으로 내세울 만한 실적이 매우 중요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를 들면, 특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건물을 짓고, 행사나 이벤트를 개최하고, 관련 자금을 확보하여 투입하는 일 등이 모두 향후 정부 업무 평가 등에서 ‘정량적 실적’으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소기의 목적 달성과 효과 등을 ‘정성적’으로 엄밀히 따져 보면, 아까운 국고와 세금의 낭비에 그치거나 도리어 역효과를 부르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한다면, 특히 과학기술 분야와 같이 고도의 전문성과 다각적인 성찰을 필요로 하는 분야는 해당 부처에 대한 평가의 경우에도 가시적이고 정량적인 실적만을 중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과연 여러 행정과 정책 수단들이 합목적적이고 적절한 것이었는가에 관해 냉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 내에서도 전반적인 인식의 전환과 합리적인 평가의 척도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최성우/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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