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E님이 iPhone을 3G 이용해서 Laptop도 사용할 수 있는지 질문을 하셨는데, 좀 더 일반적인 얘기를 위해 따로 글을 적어보았습니다.

먼저 AIRE님의 질문에 답변을 하면, 기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Carrier가 서비스를 허락/제공 하지 않는다면, 거의 불가능하지요. 벌써 Verizon에서는 별도의 기기 (donggle이라고 하는) 를 USB 포트에 꽂아서, Laptop에 3G로 인터넷 억세스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달에 30불씩 받아쳐먹고 있습니다. 얼마전 iPhone용 App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긴 했는데, 아마 Carrier (ATT) 가 어떤식으로든 훼방 놓을 겁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여기서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왜 우리는 Laptop이 언제, 어디서든지 Internet access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입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지난 1년 6개월간 iPhone을 쓰는 과정에서 Laptop을 집에 갖고 오지 않는 날이 점점 많아지더군요. 첨엔 실수로 그랬는데, 나중에는 주말이나, 특별한 작업을 해야할 때를 제외하고는 사무실에 그냥 두고 옵니다. 첨에는 정말 불안 했는데, 이젠 전혀 불편함을 못 느낍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시면 재밌을 겁니다. 과연 내가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매일같이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저는 간단하게 이렇게 분류해보았습니다.
1. Mobility (100) : 언제 어디서든 Internet 에 연결되야 함 : 메일, 웹서핑, 인터넷 쇼핑
2. Mobility (50) / Performance (50) : 성능이 중요하면서도, 인터넷에 연결되어야 함 : On-line game, Web conference,
3. Performance (100) : 인터넷과 관계없는 작업 : Documentation, Simulation, Off-line Game

우리가 항상 인터넷에 접속하고 싶은 이유는 1번 인데, iPhone으로 훌륭히 cover가 되거든요. 따라서 굳이 언제 어디서든 Laptop이 인터넷에 접속해야할 필요가 없습니다. 2번의 경우는 어짜피 사무실같은 고정된 위치에서 작업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와 다를 바 없구요.

결론적으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억세스 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행동 패턴" 이라는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뭐 거창한 얘기는 아니구요... 화장실에서, 길을 걸으면서, 버스를 타면서, 운동을 하면서, 소파에 누워서, 밥먹으면서 대부분의 업무 처리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인간의 삶 자체가 바뀔 것이라는 얘기지요. 제 경험으로는 iPhone이 화면이 작고, 속도가 느린 단점이 있지만, 소파에 누워서 인터넷 하는 맛 때문에, 요즘은 곁에 Laptop이 있어도 잘 쓰지 않습니다.

너무 앞서간다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혁신적인 기술의 보급으로 많은 부분에서 생활 패턴의 변화가 왔다는 것을 깨닫을 수 있을 겁니다. 한 예로 디지탈 카메라의 보급으로 가족 여행에서의 행동 패턴 (사진 포즈 잡느라고 시간 보내는 것이 사라졌죠) 이 바뀐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동료중에 나는 핸드폰 절대 안쓴다고 자랑삼아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