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빛, 어둠, 그리고 멜라토닌

글쓴이
Simon
등록일
2003-10-28 23:0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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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2003 – 뇌 안에 수면과 연관이 있는 주요 화학물질로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것이 있다. 최근 미 존스홉킨스 연구자들은 멜라토닌의 체내 조절에 관여하는 중요 과정을 발견하였다. 이 연구는 금주 네이처의 구조생물학 부문 온라인 버전으로 공개되어 있다.

밤에는 우리 뇌의 멜라토닌 수치가 높고 낮시간에는 낮은 것이 보통이다. 물론 밤에도 멜라토닌이 아예 사라져 버리는 경우도 왕왕 있는데, 바로 환한 빛에 우리 몸이 노출된 경우이다. 마치 깜깜한 밤 중인 줄 알았더니, 환한 빛을 받은 생체 내 신호 전달기는 ‘지금은 낮이다’라고 인식하여 뇌 속 멜라토닌이 자취를 감춰버리게 하라는 반응을 보이도록 유도하는 모양이다. 밤낮을 바꾸어 일하는 야근자들이나 밤 시간에도 환한 환경 속에 일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람 역시 멜라토닌 수치를 밤에 측정해 보면 그 수치가 매우 낮게 나타나는 것은 이러한 맥락일 것이다. 즉, 빛에 노출만 되면 사라져 버리는 뇌 속 멜라토닌 이라고 하는 신비한 화학물질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홉킨스 연구자들은 AANAT이라고 불리우는 단백질, 즉 멜라토닌이라는 물질을 만들어주는 효소에 주목하였다.

세포가 AANAT와 같은 단백질의 작용을 활성화 또는 억제시키는 방법은 바로 단백질 자체를 변경시키는 것일텐데, 연구자들은 그 중 일부를 다른 곳에 붙여 버리거나, 아예 삭제해 보는 것에 착안했다. 즉, 해당 단백질의 인산염기(phosphate group)와 같은 부위를 단백질의 백본을 따라 없애 가면서 실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위가 어디인지 찾아내 가는 것. AANAT이라는 단백질의 경우, 제일 중요한 부위는 빌딩 블럭 31번인 것으로 드러났다는데, 연구자들의 부연 설명이 이어진다.

“인산염기(phosphate group)를 덧붙여보기도 하고 삭제해 가는 방식을 반복해 가면서 해당 효소의 안정성을 조절하는 주요 단계에 있어 31번 빌딩 블럭이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아내었습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 생명의공학 기초과학 연구소의 약학 및 분자생물학과 교수인 필립 콜 박사의 전언은 이어진다. “이런 인산염기가 붙어있을 때만, (멜라토닌을 활성화시켜주는) 해당 효소가 안정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이와 같이 해당 효소가 안정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 멜라토닌은 뇌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실제 생체는 ‘아하, 지금은 캄캄한 밤 중이므로 보다 많이 분비되어야 겠군’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 따라서, 일상적으로 빛이 없는 밤에, 뇌 속 멜라토닌의 수치는 낮았던 법.

연구자들의 다음 단계 관심사는 생체가 빛에 노출되었을 경우, 이들이 발견한 인산염기가 어떻게 없어지게 되고, 또 그로 인해 멜라토닌과 관계된 효소는 어떻게 파괴될 것인지 등을 알아내어 종국에는 멜라토닌 수치가 급감하게 되는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해당연구는 Nature Online에서 http://www.nature.com/cgi-taf/DynaPage.taf?file=/nsb/journal/vaop/ncurrent/abs/nsb1005.html

Scieng 심준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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