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많이 지났다. - 배성원

글쓴이
sysop2
등록일
2003-06-2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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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배성원
 
제 목    [격문] 시간 많이 지났다.
 
이제 현상의 탐구, 원인의 분석, 문제해결의 당위와 목적에 대한 논의는 끝났다. 이공계기피라는 거대한 망국적 사회현상에 대항해 그 아킬레스건을 찾아 해결의 단초를 삼아야 한다. 원인은 이공계 우수인력의 자괴와 허탈이다. 그 자괴와 허탈의 원인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어디에 있는가? 우수인력의 이공계 기피 싸이클의 한 지점에 국민의 역량을 모아 서서히 선순환 구조로 변화하도록 해야 한다. 선량한 우리사회의 자정능력을 믿어야 한다. 역시 해결은 정부주도의 ‘선도적 과학기술연구‘ 밖에 없다.
정부는 완성된 국가전략기술지도(NTRM)를 활용, 그중 핵심적인 기술을 선정하여 대국민 홍보에 나서야 한다. 온국민이 향후 국가의 생존을 담보하고 배고픔을 없애줄 우리의 무기가 그 ‘기술’에 달려있다는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 거기에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되어야 한다. 살기 위해 해야 한다는 절박함 이라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기술에 온 역량을 집중하라. 과학기술에 투자하라. 온갖 실패를 무릎쓰고 기필코 해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라. 생존이 달려있다. 과학기술인들을 대우해라. 주변에 세워놓지 말고 회오리의 중심에서 활용하라.
어린 학생들에게 역동적인 과학기술계를 보여주라. 국민의 의지를 모아 정부의 후원아래 보람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선배를 보면 뜻있고 재능있는 후배들은 반드시 그 길을 같이 가려고 할 것이다.
민간기업에게는 민간기업의 할 일이 있다. 기술의 가치는 단지 돈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국가전략기술지도에서 국민의 복지와 후생을 위해 민간이 나서기 힘든 기술을 선정해서 국가주도의 연구를 해야한다. 역시 대국민 홍보를 강하게 펼치라. 국민의 뜻에 따르지 않고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정출연을 필두로 지방대학을 연계하라. 한두푼 선심쓰듯 떨어뜨려 주는 정도로는 이룰 수 없다. 홍보를 왜 하는가. 심하다 싶을 정도로 퍼 부어라. 내 세금이 몇몇 기업의 돈벌이 지원용으로 쓰이는 건 기분 나쁘다. 허나, 나를 더 건강하게 하고, 삶을 더 쾌적하게 해 준다는데 말릴 사람 없다. IMF 공적자금보다 기분 좋게 쓸 수 있다.
민간기업에게 나라를 지키라고 할 수는 없다. 국가가 지켜야 한다. 국민을 지키려면 무력은 필수적이다. 든든한 친구가 있더라도 스스로의 힘이 없으면 친구에게 짐만 될 뿐이다.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첨단은 아니더라도 쓸만한 군사기술은 보유해야 한다. 당연한 것 아닌가? 국방을 내세우고 민간을 활용하라. 그 선두에 정부출연 연구소가 있다 해서 누가 뭐라고 하는가? 
현장에서 지휘하라. 현장에서 보고, 듣고, 평가하라. 연구인력도 우수해야 하지만 평가인력도 그에 못지 않게 우수하고 전문적이어야 한다. 평가는 문건으로 되지 않는다. 현장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평가인력을 길러라. 연구자와 평가자가 서로 말은 통해야 평가가 되지 않겠나? 이런 모든 활동을 국회와 미디어를 통해 국민에게 홍보하라. 안방도 연구소가 되게 하고 실험실이 되게 하라.
이 모든 일을 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이공계 인력이 결집되어야 한다. 사회현상을 주도하고 대외적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인문사회계 인재의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기술만 최고냐고 기분 나쁠 사람들 많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살길이 그 뿐인것을. 아우르고 동참시켜라. 단, 기술평가는 맡기지 마라.
정비할건 해야 한다. 단, 치밀하게 계획하고 번개처럼 해 치우라. 정비는 정비일뿐. 마치 이공계 기피 해결의 주된 일인양 호도되어선 안된다.
사회의 새로운 바람을 ‘기술부흥’을 통해 불러와야 한다. 홍보하고 호소해야 한다. 우리사회에 역동적 기운이 넘치도록 해야한다. 기술과 문예는 별개의 흐름이 아니다. 국가를 부강케하고 국민을 복되게 하는 두 기둥이다.



 
 

  소요유 감동적인 격문입니다. 동감이고, 재청입니다! 2003/06/12 x 
 
  Simon 이런 글은 조중동 한경대 헤드라인으로 실려야함. 호외로도 뿌리고 2003/06/12 x 
 
  배성원 쓰고나서 보니 홍보라는 말밖에 눈에 띄는게 없군요. ^^; 2003/06/12 x 
 
  나겨비 감동. ^^ 2003/06/12 x 
 
  정문식 드디어 배성원님이 칼을 뽑으셨네여... 아무튼 아주 감동적이면서도 촌철살인의 명문이었습니다. 2003/06/12 x 
 
  song 과학기술을 국가발전의 초석으로~  2003/06/12 x 
 
  김하원 명문이 넘쳐나는군요! 이공계 전공자가 단무지란 사람들 이거 봐야 합니다. 2003/06/12 x 
 
  김선영 뛰어난 이공계 기술자와 감각을 지닌자를 발굴하고 계속 이끌어갈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입시위주로만 점철되어 상위몇퍼센트가 의대로 빠진다에 격분할게 아니라 지금있는 이공계 두뇌중에서도 최고급 두뇌, 즉 무슨부분에는 누가 권위자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알려져야 하지 않을까요? 2003/06/12 x 
 
  김선영 하다못해서 여기에서라도 비공개 투표나 혹은 뛰어난 사람의 업적(?)등을 알리는 곳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뭐 과학자 인명사전같은 기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선정에 대해서 엄정성과 투명성을 갖추는게 더 힘들겠지만요. 2003/06/12 x 
 
  song 일제의 실용학문에 대한 철저한 탄압과 조선시대의 균형잡히지 않은 학문 정책의 결과로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구미 선진국에 비해 존경받는 스타과학자가 없습니다. 어릴때 나는 누구처럼 되어야지 할 수 있는 모델도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많죠. 아인슈타인, 파인만, 보어, 하이델베르그, 유가와 히데끼, 갈릴레이, 뉴튼, 맥스웰, 에디슨, 벨, 가우스, 페르미, 슐레딩거, 등등 일반인이 알만한 사람들은 전부 다 외국인 투성이... 그중에서 일본인의 활약은 아시아에서 거의 유일한 거 같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국제 학술지에 chen, cheng, wang, lee, jang 등의 짱께의 이름이 넘쳐나지만...  2003/06/13 x 
 
  song 우리나라도 분명히 스타과학자가 있으나, 정부의 외면과 인문돌이 세상에서는 고시 합격자(조선시대 고거시험)가 최고의 대접을 받고 권력을 휘두르는 현실또한 안타갑습니다.  2003/06/13 x 

 회원자유게시판에서 6/12/2003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now&page=8&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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