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 Biotechnology.. 진로에 대하여.

글쓴이
가을바다
등록일
2002-10-13 20:56
조회
8,573회
추천
3건
댓글
7건
안녕하세요. 신문기사를 읽다가 우연히 접한 사이트인데 들어와서 보니까 상당히 유익하고, 현실적이고, 재미있네요.

역시 모든분들께서 진로문제로 상당히 걱정하고 계시는군요.
당연하지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저는 대전에 있는 국립대 석사를 졸업해서 역시 대전에 있는 정부출연연구소에 근무했습니다.
어언 햇수로 6년이 넘었군요.

일단 드리고 싶은 말씀은,
대덕연구단지에 대한 환상이나, 동경같은 걸 갖고 계시다면 당장 버리세요.
물론 정식연구원이 된다면 좋겠지만, 정식 연구원이 된다는 건 일단 외국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고,
집안도 빵빵하고 가진 돈도 많아야 합니다.
그거 아시잖아요. 돈있고 빽있어야 그런 자리 들어간답니다.
 
저는 생명공학연구원에 다녔습니다.
석사과정부터 시작해서 석사후에도 계속 다녔죠.
남들이 보기에는 좋은 연구소지만 제일 중요한 돈문제는 정말 형편없습니다.
그야 말로 착취죠.
하지만 연구분위기, 논문쓰기에는 좋습니다.
그러니 돈에는 아직 문제가 없이 공부나 연구를 더 하고 싶다면 생명공학연구원에 들어가도 좋습니다.

그리고 인삼연초연구원이란 곳에도 다녔습니다.
지금은 담배인삼공사 중앙연구원으로 바뀌었지요.
이곳은 돈문제도, 연구분위기도 정말 형편없습니다.
이곳은 학부, 석사, 박사모두 하루 단가로 월급을 책정합니다.
석사는 3만원도 안돼요. 참내...
그러다가 사내 벤처에 참여를 했는데...
윗사람들은 너무 하더군요. 일은 죽어라 시키면서, 자기는 여기저기서 투자받아서 돈 갖고 있으면서 우리한테는 점심값도 안주고, 보험도 않들어주고..
한달에 120만원 준다고 해서 당장 나와버렸죠.

암튼 지금은 모두 다 그만두었습니다. 왜냐하면 신물을 느꼈거든요.
아무리 영어로 논문을 쓰면 뭐합니까. 싹 가로채버리는데.
지긋지긋합니다. 연구비타서 자기 집 인테리어 고치고, 참 치사합니다.

이제는 대덕연구단지나 바이오벤처쪽은 돌아보지도 않으렵니다.

지금은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원래 제 꿈은 공무원이 아니었는데 세월이, 이 현실이 저를 변하게 만들더군요.
다행히 석사학위를 가지고 공무원이 되면 여러 혜택이 있고, 또 워낙에 안정적이니까 일단 열심히 해 볼라고 합니다. 외국연수기회도 많이 있고요.
전공을 살린 공무원이라 재미도 있군요.

학부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건, 대학원을 들어가건 그건 여러분들 마음입니다.
대학원은 가도 후회, 안 가도 후회를 하더군요.
하지만 저의 짧은 생각이지만, 박사과정이라면 나중에 더 심각히 생각을 해야겠지만,
일단 석사학위는 있어야지만 그나마라도 조금 골라서 갈 수 있답니다.
그러니 당장엔 힘이 좀 들겠지만, 석사학위는 받아 놓으세요.
젊은 날, 2-3년 더 투자한다고 생각하세요.

여러분들, 건승하세요.








  • 쉼업 ()

      능력이 있으신 분 같은데, 앞으로 건투를 빕니다.

  • 정문식 ()

      정부 예산을 물 쓰듯이 낭비하는 몇몇 놈들만 척결해도, 님처럼 능력 있는 사람들이 알맞은 직장을 얻지 못하고 방황하는 일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박사 실업자' 양산의 근본 원인은 어쩌면 이렇게 후배에게 가야 할 몫까지 갈취하는 부도덕한 '선배'들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대학원은 가도 후회, 안 가도 후회'라는 말에서 고학력 실업과 학력 인플레가 공존하는 참담한 현실을 느낄 수 있군여...

  • 놀자박사 ()

      같은 동네의 표준연에서 근무한적이 있습니다. 저희랑 분위기가 비슷하군요...ㅋㅋㅋ...그래도 생명연은 연구할 분위기라도 있죠..표준연에 제가 있을때는 연구 분위기 그딴거 없었습니다...오로지 노가다...자나깨나 노가다...

  • 이민주 ()

      왜 대덕연구단지에서 위촉연구원이나 연구생 박사후연수생등을 많이 쓰냐면은 월 60만원 남짓 주면되니까. 5-6명 데려다가 막 부려먹어도  정직 연구원 1명정도 월급밖에 안되니까  그 맛에 그러는거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기들의 지위를 이용하여 멋모르는 사람들을 '경력도 쌓고 좋지~~' 라는 미명아래 열심히 부려먹는거 같습니다.  뭐 연구소에서 인간적인 대우니 뭐니 해도 그 연구실의 분위기가 좋든말든..  커다란 범위에서는 착취당하고 있는것입니다.

  • 이민주 ()

      제가 대덕연구단지의 기모 연구소를 들어가려고 했는데  월 60만원에  아침부터 저녁 10시까지 근무하는것을 요구하더군요....  솔직히 저라도 양심이 있다면 그런말 하면서 얼굴이라도 뻘개 졌을것입니다. 뭐 당연한듯 말하더군요..  그러면서 느낀게.. 모르는사람이 착취하는것보다  아는사람 같은 분야의 사람에게 착취하는게 더 지독하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 이민주 ()

      그래도 항모 연구소는 위촉직에 대한 대우가 훨씬 좋고 위촉으로 해서 잘하면 정연구원으로도 잘 뽑아준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지금은 잘 모르고...

  • bbobbi ()

      저도 석사 졸업하고 바이오쪽 벤쳐에 있다가 지금은 대기업 연구소로 옮겼습니다...이미 다른곳으로 진로를 옮겼군요...흑흑흑...하지만..전 끝까지 살아남아서 ..우리도 제대로 대우 받으며 일한다는 증거가 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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