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코리아] 3. 고시제도 확 바꾸자 - 중앙일보

글쓴이
한대희  ()
등록일
2002-02-2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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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코리아] 3. 고시제도 확 바꾸자
 

"신라의 골품제와 지금의 고시제가 뭐가 다릅니까."

최근 하위직 공무원들이 펴낸 단행본 『작은새들의 비상』에 담긴 항변이다. 능력보다 고시(5급).7급.9급이란 출신 성분이 평생 따라다니고, 고시 출신끼리 끌고 당겨주는 과거제(科擧制)식 집단주의가 만연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우리의 공무원 사회, 특히 고위 공직은 폐쇄성과 비전문성, 현실 안주 등으로 대다수 국민에게 '철밥통'으로 각인돼 왔다.

개방형으로 지정된 3급 이상 1백31개 공직 가운데 임용이 완료된 1백17개 중 민간인이 선임된 경우는 13%인 15개에 불과하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런 공무원 사회를 "집단이기주의가 만연해 눈치만 살아 있는 조직"이라고 통박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은 지난해 세계 47개국 가운데 우리 정부의 효율성(40위)과 위기관리능력(42위)이 최하위권이라며 조직.인사의 개혁을 주문했다.

'헤드헌터'회사인 유니코서치 유순신 대표는 "인성.판단력.문제 해결 능력을 중시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업형 인력 채용.관리 시스템을 공직에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도 출범 초기에는 '기업형 정부'를 천명하고 국가 경영 혁신을 개혁의 화두로 잡았다. 기업 마인드로 공직 사회를 바꾸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고급 공무원의 채용 구조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 고시는 여전히 일부 과목을 달달 외워 당락을 결정하고 있다. 가치관.적성.사고력 등을 측정해 최종 합격자를 정해야 할 면접시험은 필기시험을 통과한 수험생이 형식적으로 거치는 통과의례에 불과하다.

손태원 한국인사조직학회장은 "공직 채용 구조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은 행정만능주의에 젖은 일부 고위 공직자가 변화에 저항하면서 기업 마인드가 공직사회에 파고들 여지가 적었던 탓"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이유로 공장에서 나오는 '볼트와 너트'같은 천편일률적인 공무원들이 여전히 양산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 내에 고급 공무원의 채용구조를 다음과 같이 바꿀 것을 제안한다.

첫째, 행정자치부가 한꺼번에 뽑아 획일적으로 부처에 배정하기보다 각 부처가 필요한 사람을 직접 뽑는다. 또 개방형 임용제를 활성화해 민간 전문가가 자유롭게 공직에 드나들 수 있게 한다.

둘째, 고시 합격자가 공직 밑바닥부터 경력을 쌓으면서 공직 수행능력을 검증받는 행정인턴제를 도입한다.

셋째, 전문성.적성 등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고시 과목을 확 바꾸고, 면접시험을 강화한다.

넷째,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소양을 일선 행정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학교에 다니면서 행정 실습을 하는 관학(官學)협력체제를 구축한다.

이와 관련, 중앙인사위원회는 "현행 고시제를 2004년부터 공직 적격성 테스트(PSAT)로 바꾸는 등 경영원리를 행정에 접목한 고급 공무원 채용구조 개선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김기찬.이승녕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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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입력시간 : 2002.01.2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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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ervice.joins.com/asp/article.asp?aid=205397&serv=education§=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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