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연구하기 위해 뇌-인지과학 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어떨지..
- 글쓴이
- 악어떼
- 등록일
- 2012-09-2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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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uter science 와 neuroscience/cognitive science 의 학위과정을 선택하기가 힘듭니다.
전통적으로 CS에서 바라보는 AI의 접근법은 HMM, stochastic method 등의 확률통계를 이용한 기계학습, 패턴인식, 컴퓨터비젼 등을 연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연구해서 AI가 가능한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NLP 에서 자동번역기를 만들 때 언어학적인 지식도 상당히 요구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을 잘 하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해서 언어학에 대해 지식이 있는 건 아닙니다. 즉, 컴퓨터는 뇌가 일하는 방식대로 일하지 않기 때문에, 현행 방식대로 이종 언어간의 문법과 구문을 대응시켜서 번역하는 알고리즘으로는 태생적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또 컴퓨터 비젼의 예를 들어서, 주차장 감시카메라에서 얻어진 실시간 영상정보를 통해 수상한 자의 행동을 감지하고 경보음을 울리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죠.
딱봐도 거동이 수상해보이는 사람이 차 옆에 와서 이리저리 훑어보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주머니에서 문 따는 기구를 꺼내 차를 절도하는 장면을 보고 컴퓨터가 도둑이라고 판단 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자기 차일수도 있는데 말이죠..
결국 인공지능 기술로 해결할 수 없고 사람이 모니터 앞에서 하루 죙일 들여다 보고 있어야 도둑인지 판단할 수 있겠죠.
이렇게 수학과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클래시컬한 CS의 접근방식이 옳은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예 MIT BCS 프로그램처럼 뇌를 먼저 이해한 후 AI를 만들겠다는 접근법이 더 그럴듯 해보입니다.
이 모든 것들을 차치하고서라도...
부모도 자식도 친구도 없으며 금속과 실리콘으로 이루어진 컴퓨터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인간의 인지과정을 모방한다는 게 애초에 가능키나 한 것인지 의문스럽습니다.
단순히 '배고파죽겠다'라는 말의 진짜 의미조차 이해를 못할 테니까요.
다시 제목으로 돌아가서,..궁극적으로 AI를 개발하기 위해 어떤 프로그램에 진학해야할지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사람들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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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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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computer science가 낫지 않을까 하는데요. cognitive science는 MIT BCS나 UCSD의 그룹 등을 제외하면 직접적으로 AI개발에 나서진 않고 다소 인문/철학적인 관점을 가미해서 cognitive process를 바라봅니다. 뇌에서 영감을 얻어 AI를 만들고자하는 cognitive computing의 주도세력인 IBM의 modha 그룹을 살펴보세요. 어쨋든 '구현'을 해야 하기 때문에 EECS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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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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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강인공지능에 대해선 이 사람이 아주 대가죠. <a href=http://goertzel.org/ben/resume.html target=_blank>http://goertzel.org/ben/resume.htm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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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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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아주 좁은 의미에서의 인공지능만이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죠.
게다가 뇌에 대한 연구는 더욱 그러합니다.
기껏해야 쥐의 뇌에 이런 저런 실험을 하는게 전부인데, 언제 실제 적용한 연구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뇌연구를 하게되면 교수 말곤 밥벌어 먹고 살 수 있는 길도 막막합니다.
몇개 안되는 교수 자리를 유학파들이 경젱하는 형상이구요.
이런 현실에 대해 잘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우선 뇌-인지 과학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얘기를 많이 들으십시오.
그래서 현실에 대해 파악을 하신 후 진학 여부를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
행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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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거미님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지요. 어느 연구기관의 누가 어떤 미디어에서 회의적인 의견을 말했는지. -
빨간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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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아님 어느 연구기관의 누가 얘기한거면 주관적 의견이니까 의미가 없는 얘기에요.
1970년대부터 AI가 한참 이슈가 되어 근 20년 가까이 집중 연구되었습니다. 그때 악어떼님께서 말씀하신 인체의 신경조직을 흉내낸 다양한 기법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근본적인 이론의 발전은 정체가 되었고, 1990년대쯤 부터는 연구자들 사이에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ai는 한계가 있구나라는 (증명되지는 않고 증명할수도 없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그렇다고 연구가 끝난건 아니구요. 규모가 작은 문제(좁은 범위의 제어와 좁은 범위의 인식)의 해결을 위한 방법론 쪽으로 연구의 방향이 틀어졌습니다.
악어떼님
통계적인 기법들 말고, 인간의 신경망을 흉내낸 기법들 또한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multilayer perceptron나 SOM 등이 바로 그것이죠.
그 외에 인간의 유전자 변형 과정을 흉내 낸 유전자 알고리즘이나 정형화되지 않은 해법을 찾는 퍼지 이론이란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것들 모두 국지적 어플리케이션에서만 유용한 것으로 드러난 상황입니다.
그리고 뇌나 신경망의 구조 등의 마이크로한 레벨이 아닌 매크로한 레벨에서의 인간 인지 방식을 따라한 방법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기대 이하입니다. -
빨간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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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아님의 댓글에 대한 대답을 작성하고보니, 제 댓글이 좀 치우쳐 있었음을 알았습니다.
인공지능 연구자들에게 회의적인 파트는 인간 같은 컴퓨터, 인간과 유사한 컴퓨터, 인간을 흉내내는 컴퓨터에 대한 영역입니다.
반면에 마이크로한 레벨의 어플리케이션들에서는 어느 정도의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MS의 키넥트입니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이 키넥트가 당시 연구자들의 멘붕을 불러왔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키넥트가 그 분야 연구자들이 그동안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거든요.
근데 순전히 결과적으로 해석해보면 그럴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비전 기술이 실체화되려면 상당한 수준의 제네럴한 IT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론적인 인식률을 높히기도 어렵지만, 인식률이 높다고 해서 실제로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처리시간'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다중의 처리과정이 극도로 최적화 되어야 하는데, 일개 대학 혹은 연구기관에서는 현실적으로 그런 시스템을 만들 인력도 돈도 없습니다.
MS야 돈도 많고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모여 있으니까 가능했겠죠.
에고, 얘기하다보니 내용이 삼천포로 빠졌네요. -
ZdayA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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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erministic 한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non-deterministic 한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려니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고요, 미래에 대해선 제가 잘 모르겠지만 현재로써는 실용적인 AI 를 하려면 EECS 를 가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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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rsqu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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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비슷비슷 한 거 같은데요?? MIT보면 CSAIL 이랑 BCS에서 하는 연구가많이 중복돼요.cognitive science 에서 하는연구도 결국 computational neuroanatomy, learning algorithm 같이 수학적/전산학적 방법론으로 뇌의 여러 문제를 풀어보려는거 같은데 compsci로 가나 cogsci로 가나 비슷한 방향으로 연구를 할것같네요. 근데 왠만한 대학 학부에는 인지과학과가 없으므로 교수하시려면 걍 컴싸가 낫지 않을까하는데요..예전에 싸이엔지에서 다학제간 분야의 문제점 이란 글에서도 전통적인 필드가 낫다고 어떤 분이 쓰셨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