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갑자기 생겨난 의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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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등록일
2002-07-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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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물리법칙의 판단 기준

물리법칙은 그 법칙이 자연현상을 '보편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 없는냐로 신뢰성을 판단 합니다. 물리법칙을 현대적으로 말하면  '자연에 대한 수학적 모델'중 보다 일련의 현상을 보다 보편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모델로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수학적 모델은 '수학적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수학적 모델로 자연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F=ma는 질문하신 바와 같이 수학적으로 증명되 법칙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추론 (사실은 직관적으로) 자연의 모델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입니다.  뉴튼이 이 수학적 모델을 자연에 적용시키기 위하여 수학으로 만들었습니다. 즉 힘이라는 물리량과 가속도라는 물리량, 그리고 질량이라는 물리량과의 관계는 물리적 직관에 의하여 수학적으로 표현되었을 따름이고, 나머지 속도, 가속도, 변위 등은 물리적 직관에 의하여 수학적으로 추론된 물리양들입니다.

수학은 과학에 있어서 도구일 따름입니다. 즉 자연의 수학적 모델은 수학적으로 엄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학적으로 해가 있다고해서 자연에 그에 해당하는 '현상'이 항상 대응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연현상이 있다면 그 수학적 모델의 수학적 해가 어떤 형테로든지 존재한다고 봅니다. 즉 수학적모델을 잘세워 해가 존재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과학에서 사용하는 수학은 수학의 엄밀성을 그대로 따르지는 않습니다. 즉 자연현상을 '오차범위내에서 수학적으로 설명 가능'하면 수학적 불완전성을 갖더라도 받아드리게 됩니다. 이를테면 수치적분이라든가 섭동이론 등에서 그런 예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학적 모델은 자연을 설명하는 데 아주 유용합니다. 
 
한편 증명 불가능한 수학은 과학에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럴 이유도 없구요.  다시말하지만 수학은 과학에서 도구일따름입니다. 수학적으로 엄밀한 해를 구할 수 없는  자연의 수학적 모델은 근사를 써서 계산합니다. 즉 실험오차 범위 내에서 해가 구해지도록 모델을 설정합니다.

수학적 실재는 항상 과학적 실재가 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수퍼스트링 이론에서 11차원 공간을 가정하는데 그것은 수학적 모델이지 실제 이 모델이 설명하는 것은 4차원 리얼 스페이스 입니다. 즉 나머지는 수학적인 해는 존재하지만 과학적 실재는 아니게 됩니다.  또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에서 기술되는 파동은 제곱이 확률밀도라는 것으로 존재를 나타내는 실제적인 물리량으로 환원 됩니다. 

중요한 것은 수학적 모델에서 과학적 실재가 아닌 다수의 수학적 해가 존재할 수 있는데 이를 과학적실재와 연결을 찾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과학에서 실험결과와 모델에서 계산된 결과, 즉 수학적 모델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테스트들이 있습니다. 주로 많아 사용하는 방법이 통게적인 '유사성 테스트' 방법인데  chi-square test나  KS test등이 있습니다. (*** 시간나는 대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3}셋째,  사람의 감각과 인식, 인지와  경험의 축척 등으로 판단해서 옳다고 생각된다면
>그 원리나 법칙은 믿을수 있는것이다.

이와 같은 것을 과학적 직관이라고 부릅니다. 과학적 직관은 그 자체로서 홀로 과학적 실재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즉 이를 과학적인 검증ㅡ 혹은 타당한 모델을 통하여 '과학적 용어'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과학에서는 '알고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과학적 방법'으로 표현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예를들면 동양에서 수천년전에 상대성 이론이나 양자역학과 이론과 같은 원리를생각해 냈다는 주장을 많이 합니다. 실제 그렇구요. 그러나 이는 과학적으로 보면 그렇게 의미가 큰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과학적으로 정리 & 표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형이상학, 즉 인식론적으로 나름대로 의미가 크기는합니다.


[2] 동일하게 나타난 두 자연현상의 유사성에 대하여

>어떤 서로 다른 두가지 물리적 현상이 있을때, 이들의 과정은 서로 다르지만, 결과는 같게 나타난다면
>그 두가지 현상들은 서로 같다고 볼수 있는가?
>

결과가 같더라도 자연의 수학적 모델이 다르면 다른 현상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모델자체가 다르니까요.

적당하고 간단한 예가 지금 생각안나는데 이를테면 수성궤도의 근일점 이동, 즉 수성궤도면의 회전과 같은 현상이 태양과 같은 두 별이 중력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에 나타납니다. 이 원인이 두가지가 있는 데 하나는 고전 역학적으로 자구-달과 같은 조석력에 의하여 궤도면 자체가 회전하는 경우와 일반 상대론적으로 시공간의 기하학적인 특성에 의하여 궤도면 자체가 회전하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이 두 모델의 경우  궤도면 자체가 회전한다는 것은 같은 현상이지만 그 원인, 즉 자연현상은 전혀 다르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모델도 서로 다른 모델이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밝히는 것이 과학자들이 할 일이고요.

한편 동일한 현상에 대하여 여러 개의 모델 (=설명)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은 최종적으로는 그 자연현상을 가정 잘 설명할 모델을 받아드리게 됩니다.


>ps: 혹시 저런것에 관한 책이 있다면 알려주신다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기억나는 책이 지금은 없네요. 제 생각에는 위와 같은 의문을 갖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의문은 결국 '연구'라는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학부 과정에서 배우는 교과서는 대개는 보편적으로 널리 받아드려지고 있는 모델, 다시말하면 교과서적인  모델을 그냥 서술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실제 연구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를 느끼기 힘들 겁니다.  석사과정에 가도 대개는 코스워크가 이루어져 이와같이 학부때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박사과정을 지나가면서 과학적 원리나 과학적 행위에 대해 조금이나마 체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것은 학부때 관련 서적을 좀 많이 읽어보라는 것입니다. 교과서가 아니고 일반 교양서적에서 과학에 대한 설명이 읽고, 교과서에서 그에대한 지식을 보충할 수 있으면 좀더 재미있는 교과과정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책은  하이덴베르그 '부분과 전체',  장회익 '과학과 메타과학', 카프라 '동양철학과 현대물리',  기타 전파과학사 과학 시리즈 중에 물리학의 역사에 관한 것과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 등과 더나아가  토마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  자크 모노 '우연과 필연' 등등이 있습니다. 단지 억지로 읽으려고 하지 마시고 재미있게 읽으셔야 합니다. 여기에 철학이나 사상관련 서적을 읽어 놓으면 도움이 됩니다.  이상.   

  • 임호랑 ()

      잘 설명해주고 계시군요. 큰 의심없이는 절대로 과학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모든 과학법칙들도 결국은 자연현상을 설명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속의 모델일 뿐, 진리 자체는 아닙니다. 따라서 말짱 황일 가능성이 크고, 사실 모든 자연법칙은 그 적용한계를 벗어나면 진리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뉴튼역학이 상대론에 의해 깨졌다고 하지만, 상대론은 언제 또 깨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결국 적용한계가 넓어져가는 과정으로 본다면 과거의 과학적 진리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다 의미가 있습니다. 파인만의 물리를 보면, 학부생들에게 철학적인 질문을 하는게 많이 나오는데, 노벨상탄사람답게, 어떠한 기존 법칙도 도마위에 올려놓고 난도질을 해대더군요. 학부에서도 너무 준비된 답만 가르쳐요. 그래선 창의력이 안 나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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