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난문제들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17-03-3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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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마의 정리와 골드바흐의 추측 -
수학에서 전문 학자들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흥미와 관심을 끌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잘 풀리지 않는 어려운 문제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등인데 약 350년간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가 지난 1994년에 완전히 증명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풀리지 않는 난문제(難問題)들도 적지 않다.
역사적으로 난문제는 수학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비록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는 못했을지언정, 많은 수학자들이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 20세기 말에야 증명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17세기 프랑스의 수학자 페르마(Pierre de Fermat; 1601-1665)는 20세기 말까지 수학계의 풀리지 않는 과제로 남아있던 의문의 정리(定里)를 남겼다. 1637년 무렵에 낸 그의 저서 마지막 장에서 그는 “ x^n + y^n = z^n 의 관계식에서, n이 3 이상일 경우에는 이 식을 만족하는 x, y, z의 세 자연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밝힌 후, “나는 이 놀라운 정리를 발견하여 증명하였으나, 지면의 여백이 부족하므로 증명은 생략하겠다.” 라고 썼다.
그가 죽은 후 300년 이상의 세월동안 수많은 쟁쟁한 수학자들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려고 무척 애썼으나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n이 3인 경우는, 페르마보다 훨씬 이전에 이슬람의 한 수학자가 ‘그 방정식의 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페르마 이후에는 18세기의 저명한 수학자 오일러(Leonhard Euler; 1707-1783)에 의해 증명되었다.
n이 5인 경우는 르장드르(Adrien Marie Le Gendre; 1752-1833), n이 7인 경우는 라메(Gabriel Lamê´; 1795-1870)에 의해 각각 증명되었고, 쿠머(Ernst Eduard Kummer;  1810-1893)는 일반적인 해법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시하기도 했지만, 이것을 완벽하게 증명한 사람은 20세기 말이 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컴퓨터의 발달에 힘입어 400만 이하의 수에 대해서까지 증명하기도 했지만, 일반적인 해법에 도전한 내로라하는 수학자들이 자존심만 상한 채 실패하기 일쑤였다.

불과 이십여 년 전인 1994년, 영국 출신의 수학자 앤드루 와일즈(Andrew Wiles)가  드디어 대수기하학의 여러 개념 등 현대수학을 동원하여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완전하게 증명하였다. 와일즈는 칩거 생활을 하면서 7년간의 연구 끝에 1993년에 이 정리의 증명을 내놓았으나 논리적 오류가 발견되어, 1994년 새로운 방법을 사용해 완벽히 증명하였다.
와일즈는 열 살 무렵에 고향 마을의 도서관에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관한 책을 처음 접한 후에, 이 정리를 증명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와일즈의 증명 과정과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얽힌 상세한 이야기들은 인도 출신의 물리학자이자 과학저널리스트인 사이먼 싱(Simon Singh)이 1997년에 저술한 책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Fermat’s Last Theorem)’에 잘 소개되어 있는데, 국내에도 번역되어 나온 이 책은 교양과학 분야 베스트셀러에도 오른 바 있다.
수백 년 동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못지않게 수수께끼였던 것은, 과연 페르마가 그것을 정말로 증명했겠느냐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당시의 수학 발달 정도에 비추어 볼 때 증명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 아직도 증명되지 않은 골드바흐의 추측 >
역사적으로 풀기 어려웠던 유명한 문제 중에 이른바 ‘3대 작도 문제’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숱한 수학자들을 괴롭혀 온 문제들인데,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을 가지고, 1)임의의 각을 3등분하여 작도하는 것, 2)주어진 원과 같은 면적의 정사각형을 작도하는 것, 3)임의의 정육면체의 체적이 2배가 되는 정육면체를 작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3대 작도 문제는 이후에 거의 2천여 년 동안 수많은 쟁쟁한 수학자들이 자와 컴퍼스만으로 풀려고 도전하였으나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 문제들이 해결된 것은 19세기에 들어와서인데, 세 문제 모두 눈금 없는 자와 컴퍼스만으로 작도가 불가능함이 증명되었다. 즉 첫 번째의 각 3등분 문제와 세 번째의 정육면체 문제는 1837년에 프랑스의 수학자 방첼(Pierre Laurent Wantzel; 1814-1848)이 해석기하학을 써서 증명하였고, 두 번째의 원과 정사각형 문제는 1882년에 원주율 π가 초월수라는 사실을 증명한 독일의 린데만(Ferdinand Lindemann; 1852-1939)에 의해 해결되었다.

3대 작도 문제는 모두 원래 불가능한 문제임이 증명되어 해결되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유명한 문제 중의 하나로서 ‘골드바흐의 추측’이라는 것이 있다. 골드바흐의 추측(Goldbach’s conjecture)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정수론 분야의 미해결 문제로서,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개의 소수(素數; Prime number)의 합으로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하나의 소수를 두 번 사용하는 것은 허용된다.
예를 들어, 20까지의 짝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4 = 2+2
6 = 3+3
8 = 3+5
10 = 3+7 = 5+5
12 = 5+7
14 = 3+11 = 7+7
16 = 3+13 = 5+11
18 = 5+13 = 7+11
20 = 3+17 = 7+13
그러나 2보다 큰 모든 짝수에서 가능한지는 아직까지 명확히 증명되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의 유래는 프로이센의 수학자였던 골드바흐(Christian Goldbach; 1690-1764)가 1742년에 당대의 저명한 수학자 오일러에게 보낸 편지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이 편지에서 2보다 큰 모든 정수는 세 개의 소수의 합으로 표현이 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제안하였다. 당시 골드바흐는 1을 소수로 취급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언급했던 것인데, 오일러는 답신을 통하여 이를 약간 수정하여 ‘2보다 큰 모든 짝수는 두 소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라고 표현하였다.

이 문제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만큼이나 유명한 문제로서 그동안 많은 수학자들이 도전을 해왔으나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다. 이를 소재로 한 수학소설인 ‘앵무새의 정리(드니 게즈 著)’, ‘골드바흐의 추측(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著)’ 등이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끈 적도 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마찬가지로 정수론의 분야에 관한 것으로서 간결하게 표현되고, 수학자가 아닌 일반 대중들도 그 의미를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인기를 끌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수학자들이 수치적으로 골드바흐의 추측을 확인하려는 작업을 해왔는데, 컴퓨터의 발달에 따라 대단히 큰 짝수들에 대해서도 골드바흐의 추측이 성립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완전한 해법, 즉 수치적 확인이 아닌 일반적인 증명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고, 세계 각국의 수학자들이 노력한 결과 일반적인 증명에 보다 가까이 갈 수 있는 단서나 그와 관련된 정리들은 여러 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골드바흐의 추측을 완벽하게 증명하는 수학자가 나온다면 그 역시 역사에 이름을 길이 남길 것이다.
 
                                                                                By 최성우

이미지1: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및 그 증명을 기념하는 우표
이미지2: 골드바흐의 추측 등을 소재로 한 수학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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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는 내용을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페르마 정리나 작도불능 문제가 인류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 라고 한다면, 한 인간의 작은 스텝이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 되었다는 말로 대신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위에 언급한 대수기하학 등 당시에는 체계가 없었던 새로운 수학분야가 만들어짐으로써 인류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와 해결하려는 노력이 합쳐져서 현재의 문명사회의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 수학이 갖는 첫번째 매력이라고 봅니다.

    Galois Group GF(2^n), GF(p^n) 등은 타원곡선암호(ECC), 블록암호(예, AES), USIM, LTE, WiFi, Bluetooth, Zigbee, CRC-n 등 현대 통신에서 꼭 필요한 필수 기술입니다.

    현재의 엔지니어들이 이동통신 기술의 해답을 찾기 위해 수백년전부터의 수학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수학을 배워서 어디에 쓰냐는 질문이 무색해지지요?

    잘 정리해 주셔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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