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 joke) 존 내쉬의 수난.

글쓴이
열방
등록일
2003-07-06 21:32
조회
9,8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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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
댓글
3건
요새 하두 SCI 거기다 impact factor까지 난리치는데...
얼마전에 미국에서 포닥으로 있다가 잠시 휴가차 들린 형이 그러더군요...
아마도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연구실의 박사과정이 저널에 투고할 논문으로 고민하더라군요...
J. Phys. chem. 에 낼지 fluid phase equilibria 에 낼지로...
당연히 한국사람이라면 impact factor 몇 배 높은 J. Phys. chem.에 내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죠... 어차피 논문의 질만 된다면...
그런데 그 사람은 어차피 자기가 연구하는 분야의 사람들이 많이 보는 fluid phase equilibria 에 투고하더군요...
사실 이런 것이 합리적인 생각일텐데요...
좌우당간 아래에 퍼온 글입니다.
hibrain.net에서 "hope"님이 올린 글을 옮겼습니다...

------------------------------------------------------------
영화 A Beautiful Mind를 보셨습니까?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수학자 존 내쉬가 박사 과정 시절 강의도 안나가고 논문 하나도 출판 못해
서 취직 추천도 못 받을 위기에 처했는데 그 유명한 Game Theory를 창안하여 그 업적으로 쟁쟁
한 동기들을 모두 누르고 모두가 선망하는 Wheeler lab에 추천받아 가게 된다는 이야기가 나옵
니다.

그 존 내쉬가 환생해서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교가 아닌 한국의 한 대학에서 학위 과정을 하며 똑
같은 상황을 맞습니다.

존 내쉬, 며칠 밤새워 typing한 game theory의 페이퍼를 지도 교수에게 보이며 숨죽이고 않아
있다.

교수: ..으음. 자네의 이 이론 지난 150년간 지배한 고전경제학 이론을 뒤엎는다는 것을 알고
나 있는가? 좀 presumptuous 하지 않어?

존 내쉬: (겁먹은 목소리로) 예, 예 알고 있습니다.

교수: ... (한참 후 감동적인 목소리로) 이 정도의 혁신적인 발견이라면...자네 가고 싶은 곳이
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겠네.. 함께 데리고 갈 팀 멤버를 추천하겠나?

그 순간 교수방문이 벌컥 열리며 극도로 흥분한 존 내쉬의 경쟁자 핸슨이 뛰어들어오며 소리친
다.

아니, 뭐, 뭐예요. 뭐하는 거예요. 추천은 당연히 내가 받아야지. 저 내쉬라는 녀석 SSCI 논문
에 한편도 못냈는데, 아니 SSCI 논문이 뭐야 국내 저널에도 하나 없어. 난 리딩 저널에 논문이
벌써 수편인데 왜 쟤를 추천하는 거예요? 객관적인 기준이 뭡니까, 뭐예요?

교수: 이거 보게, 진정하고. 존 내쉬의 이 페이퍼는 학계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대
업적일세. 자네도 훌륭한 학자지만 말이야. 좀 흥분을 가라앉히게...

핸슨: 그걸 어떻게 알아요? 추천이 공정해야지 이건 정실이야 정실!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논문
을 평가해야지 아니 출판도 안된 페이퍼 하나로 쟤를 추천해요? 다시 말하지만 난 SSCI 게재 논
문만 해도...

교수: 아니 SSCI가 문제가 아니야. 이건 역사에 남을 훌륭한 업적이라니까...

핸슨: 몰라요, 몰라! 이런 객관성이 없는 인사 추천, 가만히 당하고 있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어요!

결국 핸슨은 자신의 SSCI 논문 게재 실적과 내쉬의 0 기록을 대비한 자료를 치밀하게 준비, 대
학 본부, 교육부, 국가인권위원회, 그리고 브레인카페에 진정한다. 많은 이들의 질의와 조사에
지친 교수, 결국 내쉬에 대한 추천을 포기하고 그 자리에 SSCI 논문이 가장 많은 핸슨을 추천하
게 된다.

실의에 빠진 내쉬, 결국 현대 경제학을 수정한 game theory는 빛을 보지 못하고 영화에서처럼
정신병원에 들어가 일생을 마친다. (정신병원에서는 영화에 나오는 인슐린 요법 대신 그냥 너무
맞아서 부인 알리시아가 아무리 용기를 북돋으려 해도 별 소용이 없더라)

  • 김하원 ()

      통렬하군요. 적은 내부에 있죠.

  • 배성원 ()

      작금의 이공계 상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객관적 평가 근거'.... 그거죠. '편수'로 대변되는 그거.

  • 소요유 ()

      장님의 나라, 장님이 되고 싶은 나라에서 한줄로 세워주는 '줄'이 중요하지 '빛'은 그야말로 '남의 일'이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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