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고시 출신의 한계(?)에 대해서

글쓴이
프방
등록일
2003-02-10 12:29
조회
35,04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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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건

맨날 답변만 달다가 질문 하나 올리네요 ^^;

저번에 사무관 임용시 군경력 질문 하면서 병특 갈까 군대 갈까 고민했었는데
특례 취업도 너무 어렵고 나중에 군경력 문제도 그렇고
고시를 치기로 마음먹은 이상 지금이라도 최대한 빨리 입대해서
빨리 제대하는 게 낫다는 판단하에 육군 가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전산쪽 특기병 지원했네요 ^^)

그래서 제대 후에 기술고시를 볼 생각입니다.
제가 과학기술, 산업정책에 관한 일을 하고 싶고
시험과목 측면에서 다른 고시보다 준비가 수월하기도 하고
기술직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는 약간의 오기도 있고 해서
기술고시를 선택하고자 합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직렬별로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특허청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특허청에서는 주로 특허심사 업무를 하고
이것은 정책 수립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맞는지요?
기시 합격하고 연수 끝날 때 특허청으로 발령받은 사람이
나중에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경우가 얼마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특허청에서 통신쪽 심사관을 하다가
정보통신부로 옮겨서 통신정책을 다루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한 겁니다.
특허청의 업무는 굉장히 특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건설교통부 같은 곳에서는
행시출신과 기시출신이 함께 근무하는 것 같은데...
이런 곳에서 기시출신의 업무는 어떤지 ('기술 업무를 하지요' 이런 답변 말고요 ^^)
기술관료로서의 위상은 행시출신과 비교해서 실제로 어떤지 알고 싶습니다.

행시출신과 기시출신의 비율은 사무관에서도 4:1 정도이지만
고위직으로 갈수록 그 차이가 점점 커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관리자가 될수록 기술지식보다는 행정지식이 중요한데
기시 출신들에게 그런 관리, 행정능력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겠고
고위직일수록 능력과는 관계없는 정치적인 요소가 작용하거나
행시출신과의 힘싸움에서 밀려서 기시출신이 고생하는 거라고 추측은 합니다.
법규적인 측면에서도 "기술직"에게 여러 가지 제한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공직 생활을 해 보신 분들의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만약에 그러한 기술고시 출신의 한계가 태생적인 것으로
극복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이미 산업체에서는 기술지식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엔지니어 출신이 중용되는 추세가 확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과학기술, 정보통신, 산업자원 관련 부서에서는
기술직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저의 추측은 너무 순진한 생각인지
여러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정말 궁금한 것만 썼는데 쓰고 보니 꽤 기네요 ㅜ.ㅜ
괜히 오기로 기술고시 봤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건 아닌가 해서요...
물론 제대한 다음 이야기지만 ^^;

  • 임호랑 ()

      그때가서 판단해보시길 권유하고 싶습니다. 그 사이 박사, 기술사 특채가 활성화 될 수도 있고, 그게 새로운 주축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허청에 간 사람들이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것을 못봤는데, 규정이 있는지는 모르겠군요. 설사 가능하다해도 외청에서 부처로 옮기는 것이 쉽질 않고 또 정책쪽에서 안 받아주려할 겁니다. 기시출신이 행시한테 밀리는 것은 외적으로는 상위직 진출이 힘들게 해놓은 점, 행시출신이 상관이기 때문에 편파적으로 작용하는 점이 있고, 내부적으로는 기시출신들이 대개 인간관계에 소극적이고 불의를 잘 참는 것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리 준비를 하고, 공무원으로서 다양한 자질을 함양해나간다면 기시냐 행시냐의 차이는 안 중요하고, 오히려 앞으로 우대될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 fOr yOu ()

      제가 듣기로는 사시가 아니라면 행시든 기시든 변시든 나중에 한번씩은 후회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 나그네 ()

      글쎄요.저보다 나이가 더 많으신 것 같은데, 집안에 공무원이 몇명 있어서 솔찍히 행시 출신의 공무원들은 기시를 엄청 무시합니다.별볼일 없고 힘없다는 식으로 말하더군요.저도 한국에서 공대를 다녔던지라 약간 기분이 나쁘기도 하더군요. 아주아주 가까운 친척지간인데도 서슴없이 그런 말이 나오는 걸 보면, 솔찍히 공무원이란게 재경쪽이 힘이 쎄지 않습니까, 요즘에는 재경직과 일반행정직을 따로 고시를 뽑는다는 것을 아실테고, 같은 공무원들끼리도 은근히 교류가 있나보더군요. 난 부처 다르면 서로 전혀 모를 줄 알았는데, 그런데 재경직도 아니고 일반행정고시출신에게 저런 말을 들었습니다.재경직같이 진짜 힘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기시출신이란게 어떤 위치인지는 각오를 하셔야 할 겁니다.은근히 부서가 달라도 서로 교류가 있는 것 같

  • 나그네 ()

      아요.사람이란게 아무리 자기길만 간다지만 같은 공무원들사이의 인식이란 것도 피할 수가 없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확실한 부서에 따라서 다르니깐 언듯 듣기에 국방부는 군인들이 판을 치고 과기부같이 기술관련부처는 기시출신이 다른 부처에 비해서 확실히 힘이 있긴 있는 것 같더군요. 어차피 공무원이란게 3급부터는 정치적인 줄이나 정치권을 통하지 않고는 올라가지 힘드신 것은 아실 겁니다. 기시 출신이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김대중정권까지는 공개임용을 통해서 4급인가? 그 이상 뽑는 자리에 알맹이있는 자리는 외부인사가 등용돼지 않았던 걸로 압니다. 노무현정권이후로 어쩔지 몰르지만, 여하튼요.기술관련부처에서는 좀 힘이 있을지 몰르지만, 공무원이란게 부처를 떠나서 상당히 서로간에 비교하거나 그런 게 있는

  • 나그네 ()

      모양입니다. 집안에 공무원이 몇명있다보니깐 느끼는 것인데요. 재경직쪽의 서기관(7급출신이라도)은 똑같은 4급이라도 힘없는 환경부같은데 4급과는 자기는 완전히 틀리다고 하도,,, 해양부같이 그다지 힘있다고 봐주지 않는 사무관(일반행정출신)은 7급출신 서기관은 장관실에도 들어가지 못한다고 무시하고, 또 기시출신 별볼일없다고 무시하고, 공무원아닌 사람은 재경직아닌 다른 부서는 공무원하다가 나와봤자 별로 않알아준다고 비재경직 공무원들 무시하고, 그런데 공무원들끼리는 서로 어느정도 아나봐요.아 그리고 충격은 보직없어서 해외로 떠도는 인공위성 공무원을 미국어디 놀러갔을때 본적있습니다.저한테는 충격이었습니다.회사같으면 정리해고될 사람이 그렇게 해외에서 떠돌며 공무원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니 여하튼 현재 한국 공무원들 문제

  • 나그네 ()

      가 많은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기시출신 장관이라든가 상당히 직급이 높은 고위공무원은 처음부터 포기하고 들어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 replay ()

      제가 듣기로는 특허청에서 특허심사업무를 5년간 담당하면 변리사 자격이 주어진다고 하던데 사실인지 궁금하네요. 이거때문에 기술고시 패스하신분들중 상위점수 대부분이 특허청을 지망하시는것으로 들었습니다만.. 이쪽분야와 관련되신 분이 있다면 답변을 듣고싶습니다

  • mechx ()

      예전엔 심사심판관으로 5년이상 재직시 자동부여였지만 2001년 이후 사무관 이상으로 특허청에 전입온 사람은 심사,심판업무 말고 지원부서에서 일해도 5년후 변시 1차면제에 2차 두과목만 보면 되는걸로 바뀌었습니다. 심사심판관도 아닌 일반 사무관 이상이 특혜를 받는것도 사실 행정직들의 욕심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mechx ()

      그리고 상위점수 대부분이 특허청 지망하는 것은 변리사 자격증도 어느정도 유인요인이었지만 그보다는 특허청이 업무만족도가 높고(실제로 작년에 전 정부부처중 업무,삶의 만족도 1위였다고하네요) 다른 부처의 경우 위에 나그네님 말씀처럼 행정직들 더러운꼴 보기싫어서 특허청을 지원하는 요인이 더 크다고 봅니다. 뭐 개인적으론 심사관을 하고 싶어 지망했지만..

  • mechx ()

      아, 그리고 프방님 질문에 대해, 부처 선택은 성적순(2차성적과 연수원성적 50:50)으로 부처마다 TO가 나온 수대로 선택권이 주어집니다. 예로 02년의 경우 전기직(특허청5, 산자부2, 조달청1), 기계직(특허청2, 산자부2, 과기부1, 조달청1), 화공직(특허청1, 산자부1, 환경부1) 이었죠. 물론 자신이 원하면 보직 2년후 부처간 이동 가능합니다. 특허청에서 산자부든 과기부든간에. 특허청의 경우 전입 희망자가 전출희망자 보다 많다고 하네요.

  • mechx ()

      전 근데 나그네님 말씀처럼 비관적으로 보진 않습니다. 지금이야 직제 자체에서 기시출신의 고위(3급이상)직 진출이 제한받지만(그나마 예전에 기술직 자리였던거 마저 행정직들이 복수직으로 돌려놓는 바람에) 그래서 공무원들의 전문성 문제가 지금 불거지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노무현정부에서는 기술직 출신 고위직30%를 공약으로 내건거구요. 하긴 당장에 저대로 되리라고 보진 않습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CEO들 중 이공계 출신들이 득세하듯이 이것이 지금의 시대 흐름이라면 바뀌어갈거라고 믿습니다.

  • mechx ()

      그리고 공직 사회가 아직도 전근대적인 시스템과 사고방식에 묶여 있기 때문에 '힘있는부처, 목에힘주는'것들이 있다고 보는데 이거야 말로 공직사회 개혁의 최선 대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이(재경부) 주도하는 경제정책이란게 앞으로도 유효할꺼라 보지 않거든요. 작은정부가 목표라면 제일먼적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게 지금의 힘있는 부처(재경,행정자치부)등이 아닌가 싶습니다.

  • 전문연 ()

      기시를 준비하든 아니면 행시 및 변시를 준비하든 빨리 합격하는것이 중요합니다..공직사회는 서열우선 순위니까여.지금 공직사회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고시제도 철폐요구가 인사위원회에 많이 접수되었으며 몇일전 보도에 의하면 행시인원의 과반수격인 50%정도를 인턴 및 다른 루트를 통해 공직사회로 흡수하려 합니다...이런한 경향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것 같습니다...임호랑님 말씀처럼 이번 특허청 특채와 같이 박사, 기술사 및 변리사의 특채가 다른 부처에서도 확실히 늘어날 것이며 비 정기적으로 각부처마다 자체적으로 채용하는 방식을 특채의 경우 정기적으로 년 2회 및 행자부 게시판에 공고를 통한 정식 공무원임용을 확대하는 추세이므로 프방님께서도 군 문제를 해결하신뒤 상황판단을 거친후에 준비하시는것이 좋을듯하군여...

  • 서웅 ()

      절반 정도가 특허청에 간다는 것은 십여년 전의 얘기입니다. 현재는 주로 중앙부서로 많이 가죠(건교부 환경부 정통부 농림부 산자부 과기부 해수부 보복부 등등). 전기기계 직렬은 특허청이 인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전기기계쪽에서 변리사 따서 나오면 괜찮거든요(변리사 업계에서는 기시 출신 변리사를 성골이라고 합니다) 일부 직렬에서는 기술고시 출신의 위상이 결코 행시에 밀리지 않구요, 오히려 높히 평가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많은 직렬이 지금까지 그런 대우를 받아 왔던게 사실입니다만 점점 더 많은 기시출신들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현재 기시 출신 차관은 3명(정통부 환경부 해수부)이고, 기시 출신이 각 부서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가령 건교부,환경부,정통부,농림부 등)

  • 서웅 ()

      그리고 시험 준비가 수월할 거라 말씀하시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공부하기는 편할겁니다. 전공이니까. 그러나 합격은 그와는 다른 얘기이지요. 가령 기술고시의 꽃이라 불리우는 토목직의 경우 5-10명 뽑는데 현재 서울대생만 100여명이 지원하는 시험입니다. 올 해 합격생 10명 중 서울대생이 8명이었다는군요. 어느 고시도 이런 고시는 없습니다. 준비하시는 분들은 목숨걸고 하셔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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