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신입생 모셔와라" 교수에 인원 할당

글쓴이
성백경
등록일
2003-04-2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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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위기의 요체는 결국 가르쳐야 할 학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상품을 살 고객이 없어서 재고만 쌓여가는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이 50%를 밑도는 대학이 5~6개였으나 올해는 10개를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2개 학과 6백40명을 모집했던 전남 H대는 전체 충원율이 50%에도 못미쳤다.

토목환경공학과 등 4개 학과에서는 아예 신입생을 한 명도 뽑지 못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1998년 이후 19개 학과를 12개로 줄이고 교수들을 30% 정도 내보내는 등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전히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이 대학은 조만간 신입생을 한 명도 뽑지 못한 학과들을 추가로 없애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이 대학 3학년 金모(25)씨는 "올해 복학해 보니 학생 서너명이 대학원처럼 교수 연구실에서 수업하는 학과가 있어 놀랐다"며 "졸업장을 받기 위해 등록만 하고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교 분위기가 썰렁하다"고 말했다.

전북 한일장신대도 올 신입생을 모집 정원(8백명)의 47%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부산예술문화대도 올 신입생 정원 9백80명 중 4백9명만 채웠다.

정원 1천90명인 충북의 Y대도 올해 등록률이 40%에도 채 못미쳤다.

이 대학 일부 교양과목은 수강생이 모자라 폐지됐다.

다른 강좌들도 1백석이 넘는 좌석 가운데 열댓 개만 차는 경우가 상당수다.

대학내 서점을 운영하는 김모(45)씨는 "학기 초인데도 교재를 찾는 학생들이 뜸해 책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도 안 팔린다"며 "교재를 80% 이상 반품한 과목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수도권 대학으로 편입하는 지방대 재학생들이 늘어나는 것도 지방대 공동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경북대 관계자는 "경북지역 대학생들은 대구지역 대학으로, 대구지역 대학생들은 서울의 대학으로 무더기 편입하는 탓에 연중 학생 채우기에 바쁜 것이 지방대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방대 신입생들조차 서울 지역 대학 진학을 위해 휴학 후 재수하는 경우가 많아 지방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1학년 1학기 중 휴학생이 전체의 25%에 육박하자 지난달 학칙을 바꿔 질병.군복무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입생의 1학기 중 휴학을 금지했다.

지방대를 위기로 몰고 가는 것은 학생수 부족만이 아니다.

일부 지방대들이 사활을 건 신입생 모집작전을 펼치면서 스스로 대학위상을 떨어뜨리고 있다.

예컨대 교수들을 입시 세일즈현장에 내몰고 신입생의 자질을 따지지 않는 마구잡이식 선발을 하는 곳도 있다.

전북 J대의 경우 미충원 때는 학과를 폐지한다는 전제를 달아 교수들에게 신입생 모집을 할당했다.

이에 따라 교수들은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주머니를 털어 등록금(2백만원)의 30~50%를 지원한다는 조건으로 신입생을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내신 등 성적을 감안하지 않고 원하기만 하면 뽑아주는 무분별한 선착순 모집도 심각한 문제다.

경북의 한 대학은 올해 사진학과 정원을 채우기 위해 추가모집 때 지역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장들과 관광지 사진사들까지 뽑았다.

이들에게는 출석하지 않아도 졸업시켜 준다는 약속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에 근무하다 올해 초 교수로서의 자존심을 이유로 전문대로 옮겨간 L교수는 "등록금만 내면 아무에게나 졸업장을 주는 대학이라면 더 이상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별취재팀 ▶전국팀=송의호.정용백.안남영.장대석.홍권삼.천창환.김방현 기자 ▶정책사회부=김남중.강홍준 기자 njkim@joongang.co.kr

  • 공대생 ()

      경쟁력없는 대학은 폐교해야죠. 쓸데없이 대학을 세워서 돈벌이에나 이용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 소요유 ()

      이제 빅뱅이 시작되었다고 봐야 겠군요. 교육시장의 개방, 그리고 경쟁력의 문제 등으로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제부터가 중요해지겠군요. 

  • 최희규 ()

      1997년 DJ 선거 공약이 지켜진 것인가요? 원하는 사람 전부 대학 보내 주겠다... 제가 어렸을적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미국은 대학가기가 쉽다, 하지만 졸업하기가 어렵다..." 이제 우리나라도 졸업하기 어려운 대학만 만들면 되는 걸까요... ^^

  • song ()

      가만히 있으면 저런 학교들은 무너질 것이고, 다른 형태의 교육기관으로 전환되겠지요~  학교설립한 사람은 무슨생각으로 지었을까요? 자기 자식은 그 학교에 보내는지 의심이 듭니다.

  • 고양이 ()

      좋은 일입니다. 망할 대학은 망해야지요. 쓸데없이 학벌때문에 젊음을 낭비하는 허접대학교 학생들보면 안타까웠는데 잘된일이죠.

  • 김일영 ()

      그런데 문제는 대학이 무너진 뒤입니다. 대학의 재학생과 교수진 그리고 이로인해 관련 대학으로 파급되어 공동화가 진행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지방의 모대학이 문을 닫으면 이와 관련된 재단의 모대학도 영향을 받고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겠죠. 대학의 폐교도 중요하지만 폐교이전에 사학의 재단부터 손을 보고난 후에 특성화를 시키거나 그게 안되면 문을 닫는 방법을 주어야하겠죠. 사족으로는 지방대학 문닫으면 그 일대 시장도 죽겠죠.

  • 김일영 ()

      다음에 대학에 대한 게시판이 있더군요. 링크로 달아 놓습니다. <a href=http://feature.media.daum.net/030416_edu/article/200304/21/m_feature/v4155210.html?_top_G&news&2 target=_blank>http://feature.media.daum.net/030416_edu/article/200304/21/m_feature/v4155210.html?_top_G&news&2</a>

  • replay ()

      성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시장이 개방된다면 한국의 대학들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련지 걱정이 앞섭니다. Stanford 서울분교 이런간판만 내걸어도 우루루 몰려들텐데말이죠. 지방대의 위기는 한국대학전체 위기의 시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소요유 ()

      현실적으로 국내 교육에서의 가계가 부담하는 사교육비와 공교육비 합은 이미 외국에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사람들이 돈 좀 있는 집안이라는 생각은 이미 10년전 이야기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주위를 보면 경제적으로 어렵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잘나가는 것도 아닌 가계의 일년 수입이 ~5000만원 정도면 외국에서의 교육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국내 대학이 국제 경쟁력이  있는가도 의문이고, 그동안 국내 대학을 보장해 주던 '국내파' 로서의 기득권도 이제 많이 무너진 상태이고 말이죠. 위기는 위기인데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입니다. 이런 경우는 결국 정도로 나가야 겠죠.  국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 소요유 ()

      간단한 예를 들어보죠. 중고등학교 아이 둘을 갖는 중산층 가정에서 사교육비 (학원 & 과외)로 일년간 지출하는 돈이 대략 ~2500만원 (아이하나에 월 100만원) 정도는 되야 할 겁니다. 여기에 공교육비와 아이들 생활비를 합치면 ~3000 만원을 넘기게 됩니다. 이정도 나이의 자녀를 둔 중산층 가정이라면 40대 중후반~50대 초반이므로 연봉이 5000~6000만원 정도라고 보면 수입의 50%가 교육비로 들어간다는 계산이죠. 이런 차원이면 교육의 문제는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이고 생존의 문제입니다.

  • 소요유 ()

      호주에 아이 둘을 유학시키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두 아이 교육비 = 1000만원 x 2= 2000만원, 생활비 (주거비 + 식비 포함) = 대략 1주일에 50만원 = ~2500 만원/년 이렇게 됩니다. 그러니 아이들 사교육비로 학비가 떨어지고, 국내에서 생활을 생각하면 별차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니 연봉 5000~6000정도의 중산층들이 기러기 아빠들이  늘어나게 되는 이유입니다.  일단 경쟁력이나 이런 것을 접어두더라도 국내 교육 현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아이들을 내보내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되겠지요.

  • 소요유 ()

      대학의 경우 현실적인 학비와 경비를 고려해보면 더 심각해 집니다. 호주의 대학 학비는 환율이 따라 다르지만 대략 연 1000만원 ~ 1200만원 안팎입니다. 거기에다가 생활비는 주당 20만원 내외면 대략 꾸려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역시 연 1000만원 안팎이 되겠지요. 국내 사립대의 경우 등록금이 연 ~800만원 안팎이고, 국립대의 경우 ~500만원이므로 국내가 다소 싸고,  대학생 생활비는 월  20~30만원, 즉 연 ~500만원 입니다. 그런데 만약 하숙을 하는 경우라면 여기에 월 30만원, 년 ~400만원의 비용이 추가됩니다. 하숙으로 사립대 다니는 경우라면 연간 1500만원은 들여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돈만 이야기한다해도 국내 대학이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 소요유 ()

      국내에서 의대나 치대, 한의대 열풍이 부는 이유는 바로 국내 교육의 경쟁력 상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경쟁력 상실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곳을 찾아가려고 하는 인간의 심리는 지극히 당연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공계 기피 문제가 단순하게 의료인들의 집단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것만으로 해결 될 수 없는 문제로 봅니다. 현재 경쟁력 잃은 국내 교육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부분인 우리 사회의 모순과 더불어 각광을 받게 된 것이지요.  그게 고시 열풍과  의대 치대 한의대 열풍과 관계 있습니다.

  • replay ()

      의대열풍이 국내교육의 경쟁력 상실과 연관되어있다는 소요유님의 의견에 저도 공감합니다. 한가지 궁금한점은 추후에 의료시장도 개방되어 해외유수의 의료시설과 의료진이 한국에 들어온다면 그때도 국내 의대열풍이 지속될 수 있을까요?

  • 마당쇠 ()

      의료 개방은 200x년로 이미 확정 되었습니다...의대생들은 모두 압니다... 일반인들만 모를 뿐... 교육개방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심 되겠네요... 교육개방도 실제로는 이미 몇 년전에 확정이 되었습니다만, 시행하기 일보 직전에 발표한거 뿐입니다... 의료개방도 아마 이러한 전철을 밟을 듯 합니다...

  • 소요유 ()

      의료 개방이 되든 말든 그래도 그게 미래의 선택으로 가장 확실하다면 당연히 그쪽으로 몰리겠죠. 전 다른 전공을 하여 나타나게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보다 좀 더 안전한 쪽을 선택하고자 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봅니다. 사실  의대 열풍과 사시등 각종 고시 열풍이 같은 맥락인 면도 있고, 좀 다른 면도 있는데 이게 바로 고시에 있어서의 '복권' 심리가 있는 반면에 의대 열풍에는 복권심리 보다는 "안전 빵" 심리가 작용하는 점이 다르다고 봅니다. 물론 둘 다  미래의 불안에 대한 숨길 수 없는 마음의 표현인 것은 맞지만 말입니다. 

  • 소요유 ()

      의료 시장이 개방되어 의사의 기대 수입이 줄어 들더라도 여전히 '의사 선생님'임에는 변함이 없겠죠. 즉 외부의 힘이든 우리 자력이든지 간에 의사들의 문제가 해결 되더라도 교육에서의 경쟁력이 생기지 않는한 그러한  의대 열풍이나  고시 열풍은 사그러 들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교육의 문제는 대학 이후의 취직 문제 (제가 '상부구조'라고 표현합니다만)해결이 동전의 앞면과 뒷면 같은 점이 있습니다.  현재 기업의 외국 학위자 출신 선호는 국내 교육 문제에서 탈출한 이들에 대한 선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게 학벌 세탁이든 뭐든 말이죠. 물론 상당기간 현재의 구축해놓은 학벌 카르텔이 깨지기는 힘들겠지만 국제 경쟁을 계속해야하는 쪽 일수록 빠르게 변해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경쟁력의 문제가 되겠지요. 

  • 소요유 ()

      의대 열풍과 고시 광풍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는 두가지 극단적인 심리, 그게 '도박'이라 하더라도 즉 권력을 쟁취하고자 하는 권력욕과  농경사회인으로서의 '안전 빵' 심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안전빵'과 '도박',  이 두 면이 이질적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진취적이지 못한 무의식의 완곡한 표현이라고 봅니다.  어쩌면 학력과 학벌이라는 것도 이 두가지 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구두운 ()

      한탕주의,박정희 전두환씨가 한국사회에 뿌리내린 특허전매품이죠. 국민들의 정신을 황폐화시키고 한국사회를 향락소비와 퇴폐문화로 치닫게 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못된 왕들은 왕위를 삭탈해서 무슨무슨군이라고 했는데 박정희,전두환 두 사람은 내란역모죄인들이니 대통령칭호를 박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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